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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극장 나들이] ‘아더왕의 전설’ 트렌드를 입다, 뮤지컬 '킹아더'
[극장 나들이] ‘아더왕의 전설’ 트렌드를 입다, 뮤지컬 '킹아더'
  • 김세원 기자
  • 승인 2019.03.20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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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서에 맞게 각색 된 프랑스 뮤지컬
판타지적 요소와 역동적인 무대 구성이 강점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오는 6월 2일까지 이어져
엑스칼리버를 뽑기 위해 결투를 벌이는 기사들의 틈에 끼지도 못했던 평범한 아더는 전설의 검 엑스칼리버를 우연한 기회에 뽑는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엑스칼리버를 뽑기 위해 결투를 벌이는 기사들의 틈에 끼지도 못했던 평범한 아더는 전설의 검 엑스칼리버를 우연한 기회에 뽑게 된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여행스케치=서울] 고전은 익숙하지만 익숙하기 때문에 매력적이다.

바위에 꽂힌 엑스칼리버를 뽑는 자가 진정한 왕이 된다는 예언, 그리고 누구도 뽑지 못했던 칼을 쉽게 빼 올리는 아더. 정확한 내용은 몰라도 한 번쯤 들어본 적 있는 ‘아더왕의 전설’의 주인공 아더는 혼란스러운 시대와 계속되는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백성들을 지켜준 영웅으로 비춰진다. 그의 실존 여부에 대해 확인 된 것은 없지만, 그런 점 덕분에 상상의 폭은 더 넓어진다.

엑스칼리버를 뽑아 왕이된 아더, 뮤지컬 '킹아더'는 그런 아더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엑스칼리버를 뽑아 왕이된 아더, 뮤지컬 '킹아더'는 그런 아더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우리에게도 익숙한 아더왕의 전설이 트렌드와 만나 새롭고 낯선 뮤지컬이 탄생했다. ‘마침내 만나는 새로운 프랑스 뮤지컬’이라는 수식어처럼 뮤지컬 <킹아더>의 원작은 2015년 9월 프랑스 파리에서 초연을 한 따끈따끈한 작품이다. 당시 초연임에도 150회 공연, 3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할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얻었다. 프랑스 뮤지컬의 특징인 화려함이 돋보였던 작품을 이제 한국에서 만날 수 있다.

처음 들어도 귀에 쏙쏙 들어오는 넘버와 무대를 꽉 채우는 안무는 눈을 즐겁게 한다. 영상을 활용한 국내 공연은 프랑스 공연만큼 무대장치가 화려하지는 않지만, 현대무용, 발레, 힙합, 아크로바틱 등 다양한 장르가 접목되어 움직이는 앙상블과 배우들 덕분에 쉴 틈 없이 눈을 움직여야 한다. 

무대를 꽉 채우는 앙상블은 쉴 틈 없이 움직인다. 사진제공 / 알앤디웍스
무대를 꽉 채우는 앙상블은 쉴 틈 없이 움직인다. 사진제공 / 알앤디웍스
현대무용, 힙합을 시작으로 아크로바틱까지 다양한 장르를 무대 위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 / 김세원 기자
현대무용, 힙합을 시작으로 아크로바틱까지 다양한 장르를 무대 위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아더 역의 한지상 배우는 “앙상블 배우들이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뿜어내며 연기하고 있다”며 “작품에 녹아있는 판타지적 요소나 배우들의 움직임이 만드는 낯설음이 큰 매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 장승조 배우 또한 “이 작품을 하면서 늘 재밌다는 생각을 해왔다”며 “이 마음을 관객들도 느낄 수 있도록 연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뮤지컬 <킹아더>는 원작을 그대로 선보이는 레플리카 방식이 아닌 대본과 음악만 가져온 스몰 라이선스 작품이다. 특히 대본과 음악에서도 많은 부분을 한국 정서에 맞게 각생하고 조정해 프랑스 뮤지컬과는 색다른 매력을 볼 수 있다. 1막 서막의 2장 ‘다시 일어나리라(rep)’와 ‘새로운 시작(rep)’ 등 한국 공연에서만 만날 수 있는 추가 넘버 또한 이런 새로운 매력의 일부이다. 

제작진은 '아더의 성장기'에 집중했다. 사진은 아더가 운명적인 사랑의 상대 귀네비어와 만나는 장면. 사진 / 김세원 기자
제작진은 '아더의 성장기'에 집중했다. 사진은 아더가 운명적인 사랑의 상대 귀네비어와 만나는 장면. 사진 / 김세원 기자
아더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원탁의 기사들. 사진 / 김세원 기자
아더왕과 그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원탁의 기사들. 사진 / 김세원 기자

제작진이 가장 중점으로 둔 부분은 엑스칼리버를 뽑은 ‘평범한 인간 아더의 성장기’이다. 아더 역을 맡은 한지상 배우는 “이 작품은 아더의 압박감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며 “한 인간이 견디기 힘든 임무를 부여받았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고 이것에서 비롯되는 고통을 극복하며 깨달음을 얻는 아더의 여정을 담은 극”이라고 설명했다. 

아더에 대한 충성심과 사랑하는 여인 귀네비어 사이에서 갈등하는 랜슬롯. 사진 / 김세원 기자
아더에 대한 충성심과 사랑하는 여인 귀네비어 사이에서 갈등하는 랜슬롯. 사진 / 김세원 기자

엑스칼리버를 뽑은 후 아더가 맞이하는 사건과 그의 일대기를 담은 극은 큰 인기를 끌었던 작품인 만큼 인물 또한 매력적이다. 주인공 ‘아더’는 평범한 사람으로 등장해, 혼란에 빠진 왕국과 백성을 구하는 진정한 왕이 되는 인물이다.

이런 아더의 곁에서 그를 돕다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는 ‘귀네비어’는 자신이 선택한 사람과 원하는 사랑을 하는 캐릭터이지만, 후에 충성심 강한 기사 ‘랜슬롯’을 만나며 혼란에 휩싸인다.

아더왕의 전설에서 핵심 인물을 뽑으라면 빠지지 않는 원탁의 기사 중 한 명인 랜슬롯은 아더에 대한 충성심과 사랑하는 여인 귀네비어 사이에서 갈등을 그리며 극에 매력을 더한다. 

엑스칼리버의 주인이 되지 못해 아더에게 복수심을 품는 멜레아강. 사진 / 김세원 기자
엑스칼리버의 주인이 되지 못해 아더에게 복수심을 품는 멜레아강. 사진 / 김세원 기자
아더의 결혼식을 보며 복수심을 불태우는 모르간은 그가 가장 행복한 순간 비밀을 말해 이야기를 다른 국면으로 전환시킨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아더의 결혼식을 보며 복수심을 불태우는 모르간은 그가 가장 행복한 순간 비밀을 말해 이야기를 다른 국면으로 전환시킨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아더에게 충성을 다하는 랜슬롯이 있다면 그에게 복수의 칼날을 가는 이들도 있다. 엑스칼리버의 주인이 되지 못한 ‘멜레아강’이 그 대표적 인물 중 하나. 아더왕의 누이이자 아더에 대한 복수심으로 마녀와 같은 존재가 된 모르간은 아더가 가장 행복한 순간 비밀을 공개하며 이야기 전개에 새로운 국면을 제시한다. 

뮤지컬 '킹아더'의 주연 배우 단체사진. 왼쪽부터 아더 역의 고훈정, 한지상, 장승조, 귀네비어 역의 간미연, 임정희, 이지수, 랜슬롯 역의 임병근, 니엘, 장지후 배우. 사진 / 김세원 기자
뮤지컬 '킹아더'의 주연 배우 단체사진. 왼쪽부터 아더 역의 고훈정, 한지상, 장승조, 귀네비어 역의 간미연, 임정희, 이지수, 랜슬롯 역의 임병근, 니엘, 장지후 배우. 사진 / 김세원 기자

국내 정서에 맞게 각색과 수정 과정을 거치면서 달라진 또 하나의 점은 쇼적인 요소가 강했던 원작에 비해 각 캐릭터의 서사를 더 탄탄하게 구성 했다는 것. 각색을 한 오루피나 연출은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캐릭터들의 마무리를 많이 바꿨다”며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를 관객들이 좀 더 잘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고 캐릭터들의 갈등이 좀 더 잘 해결되며 마무리될 수 있도록 각색했다”고 밝혔다. 

6월 2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펼쳐지는 뮤지컬 '킹아더' 포스터. 사진제공 / 알앤디웍스
오는 6월 2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펼쳐지는 뮤지컬 '킹아더' 포스터. 사진제공 / 알앤디웍스

고전과 현대의 트렌드가 만나 새로움과 기분 좋은 낯섦을 만들어냈다. 지금껏 만나본 적 없던 새로운 뮤지컬 <킹아더>는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오는 6월 2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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