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호 표지이미지
여행스케치 7월호
[교토 여행 ②] 일본의 천 년 수도 교토, 500년 동안 천황 가족이 머물던 ‘교토고쇼’
[교토 여행 ②] 일본의 천 년 수도 교토, 500년 동안 천황 가족이 머물던 ‘교토고쇼’
  • 박상대 기자
  • 승인 2019.04.02 18: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옛 일본의 수도 교토, 국보급 문화재만 1500점 넘어
500여 년간 일본의 천황궁이었던 교토고쇼(京都御所)
도시샤 대학에서 도보 10분 거리…함께 여행하기 좋아
지금의 교토고쇼는 세부적으로 에도 시대의 양식을 취하고, 남북 약 1100m, 동서 약 600m의 부지에 지어졌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지금의 교토고쇼는 세부적으로 에도 시대의 양식을 취하고, 남북 약 1100m, 동서 약 600m의 부지에 지어졌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여행스케치=교토] 14세기 이후 500여 년간 일본 천황궁이었던 고쇼. 현재 천황 즉위 30주년 기념으로 10일간 일반 관광객에게 개방한다는 그날, 옛 천황궁을 살펴보고 왔다. 여행자의 운수가 대통한 것인가?

문화재가 지천으로 널린 고도, 교토
알다시피 교토는 일본의 수도였다. 기원전 고분시대의 유적과 유물들이 발견될 정도로 유서 깊은 도시다. 먼 옛날 한반도와 중국에서 온 사람들도 이 도시에서 뿌리를 내렸다고 한다. 내륙에서 바다를 건너온 사람들은 자신들의 세력기반을 마련하고, 절ㆍ신사 등을 짓기도 했다. 794년 나라(奈良)에서 이곳으로 천도한 일본 50대 덴노(天皇ㆍ천황)인 간무(桓武, 737~806)는 중국의 장안을 모방하여 헤이안쿄(平安京)라는 수도를 건설하였다.

이후 교토는 메이지 시대 초기까지 일본의 황실이 자리를 잡은 곳이었고, 정치ㆍ경제ㆍ문화ㆍ군사의 중심지가 되었다. 많은 사원과 사찰이 들어서고, 귀족과 무사들이 상류사회를 형성하여 우아한 고급문화들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주거문화가 비약적인 발전을 보이는데 다양한 양식의 건축물이 지어졌다. 건축기술은 사찰이나 사원, 귀족들의 거주공간을 짓는 데 활용되었는데 가운데 으뜸은 황실을 짓는데 동원되었다.

교토고쇼 공원은 월요일, 공휴일, 연말연시, 황실행사 등을 제외한 때에는 무료로 자유롭게 입장이 가능하다. 사진 / 박상대 기자
교토고쇼 공원은 월요일, 공휴일, 연말연시, 황실행사 등을 제외한 때에는 무료로 자유롭게 입장이 가능하다. 사진 / 박상대 기자
벼슬길에 오른 귀족들이 드나들던 오쿠루마요세. 사진 / 박상대 기자
벼슬길에 오른 귀족들이 드나들던 오쿠루마요세. 사진 / 박상대 기자

그런데 놀라운 사실 한 가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회사가 578년 백제인 -곤고 시게미쓰(金剛重光. 한국명 유중광)를 비롯한 세 사람의 장인-이 일본에 세운 건축회사 ‘곤고구미’라는 사실이다. 백제가 멸망하기 전, 문화가 절정에 이르렀을 때, 일본과 교류가 활발했던 시절이다.

“당시 곤고구미는 일본 왕실의 요청으로 사천왕사(四天王寺.오사카성) 등 사찰‧신사‧성 등을 지었다. 오사카(大阪)에 있는 사천왕사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이다. 현재 이 회사는 일본에서 사찰 신축뿐 아니라 아파트, 빌딩 등 현대식 건설 사업도 하고 있다.”(2004년 중앙일보) 

메이지 유신(明治維新) 뒤, 1869년 도쿄로 수도를 옮기면서 교토는 수도의 지위를 잃었다. 마지막 자존심으로 교토(京都)라는 이름을 지키고, 도쿄(東京)를 ‘동쪽에 있는 수도’라고 부르게 했다. 그리고 새로운 문물과 교육제도 등을 선도적으로 받아들여 문화ㆍ교육 도시로 발전했으며 새로운 산업계획을 추진하여 근대적 산업도시로 변모해갔다.

교토에는 수많은 문화재와 관광상품이 있다. 국보급 문화재만 1500점 이상 될 거라고 한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문화재가 교토고쇼(京都御所)이다, 

중세 일본의 정신적 뿌리였던 천황궁
교토고쇼(御所ㆍ궁궐)는 도시샤 대학 이마데가와 캠퍼스에서 도보로 10여 분 거리에 있다. 어소 공원은 월요일, 공휴일, 연말연시, 황실행사 등을 제외한 때에는 무료로 자유롭게 입장이 가능하다. 그러나 내부를 모두 공개하진 않는다. 

천황일가가 도쿄로 옮겨간 후 사람이 살지 않고, 천황이나 황후, 황태자 및 황태자비가 교토에 휴가차 머무를 때 이용한다. 간혹 국빈이나 외빈을 접대할 때 이용하고 있으며, 옛 명성을 지키기 위해 일반 관광객에게는 잘 개방하지 않는다.

천황 즉위 30년 기념으로 3월 중에 10일간 개방했는데, 기자는 그날에 찾아간 것이다. 널리 홍보하지도 않아서 운이 좋은 여행객이라고 말했다.

1915년 다이쇼 천황이 탔다는 마차. 사진 / 박상대 기자
1915년 다이쇼 천황이 탔다는 마차. 사진 / 박상대 기자
궁궐에 잘 정돈된 마당. 사진 / 박상대 기자
궁궐에 잘 정돈된 마당. 사진 / 박상대 기자

입구에서부터 아름드리 적송들이 멋진 자태를 뽐내고 서 있다. 어른 키보다 훨씬 높은 츠키지 담장을 돌아가자 입구가 보인다. 어소 사방이 츠키지 담으로 둘러싸여 있다. 츠키지 담은 5개의 줄무늬가 들어간 가장 권위 있는 것으로, 총 6개의 문이 있다. 이 문을 통과해야 진짜 고쇼이다.

정문 입구에서 사람들이 천막을 쳐놓고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다. 여행객이 많지 않으니 기념품 가게도 한산하다.

역대 천황의 거처이자 집무소였던 고쇼는 겉모습만 봐도 웅장하다. 여러 차례 화재가 발생하여 기존 건축물이 소실되었고, 다시 짓기를 거듭하였다. 현재 건물은 1855년 지어진 것인데 규모와 형식은 1790년에 조영된 것을 그대로 복원한 것이다. 화재가 나서 재건축을 할 때, 황족들은 교토의 귀족들 집에 거처를 마련했다고 한다. 

황족의 흔적이 남아 있는 궁궐
정문을 들어서서 오른쪽으로 가자 오쿠루마요세가 있다. 그 현관 앞에 꽃수레가 서 있는데 예전에 벼슬을 부여받은 고위급 귀족들이 천황을 알현할 때 이용하던 문이다. 그 옆으로 입궐할 사람들이 대기하던 쇼다이부노마 건축물이 있다. 대기실은 크기와 꾸밈이 다른데 벼슬의 높이에 따라 차이를 두었다.

그 옆으로 돌아가자 1915년 다이쇼 천황의 즉위식 때 천황이 탔던 마차가 전시되어 있다. 여행객들은 그 마차를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한다.

동양의 전통 궁궐 건축물들이 그러하듯 고쇼의 내부 건축물들도 대부분 서로 연결되어 있다. 통로나 복도가 있고, 다다미가 갈려 있다. 널빤지나 다다미를 깔 때 외부인의 출입을 감지할 수 있도록 일부러 삐거덕 소리가 나게 군데군데 장치를 해두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연못 안과 주변에 아름다운 분재들이 자라고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연못 안과 주변에 아름다운 분재들이 자라고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어소 안에 잘 조성된 인공 연못. 사진 / 박상대 기자
어소 안에 잘 조성된 인공 연못. 사진 / 박상대 기자

건축물과 건축물이 연결될 때, 마당을 거칠 때는 높은 솟을대문이 있다. 이는 우리의 궁궐과 같은 형식이다. 마당에는 하얀 돌이 깔려 있는데 마치 농촌에서 곡식을 말릴 때 작은 이랑을 내는 것처럼 마당의 돌에 이랑을 만들어 놓았다. 아침마다 이랑을 새로 손질한다는데 명상과 정신수련을 위한 일이라고 한다.

일본 사람들은 마당을 뛰노는 공간이나 걸어 다니는 외부공간으로 여기지 않고 내부공간의 일부라고 생각한다는 설명이다. 다이쇼 천황 즉위식에 즈음하여 세웠다는 구리지붕 어전 순코덴에서는 궁궐건축 과정을 설명하는 사진들을 전시하고 있다.    

고쇼에는 황실의 사적 공간과 집무 공간, 귀빈 접대 공간 등 다양한 공간이 각기 다른 건축물에 들어 있다. 나라의 중대한 업무를 결정한 회의장소도 있다. 조선 침략을 결정한 회의공간도 어디엔가 있을 텐데…. 연회를 열었던 공간, 공부를 했던 방도 있다. 

궁궐에는 다양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궁궐에는 다양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쇼와 천황을 비롯한 여러 천황 즉위식이 열린 곳. 사진 / 박상대 기자
쇼와 천황을 비롯한 여러 천황 즉위식이 열린 곳. 사진 / 박상대 기자
기념품을 팔고 있는 간이 가게들. 사진 / 박상대 기자
기념품을 팔고 있는 간이 가게들. 사진 / 박상대 기자

그리고 연못이 중심이 된 회유식 정원이 있다. 연못에 작은 섬이 있고, 섬에는 소나무 분재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두루미와 청둥오리 등 야생 새들이 연못에서 한가롭게 놀고 있다. 연못 주변 매화나무에 꽃이 피고, 소나무에선 새순이 올라온다. 

지금은 구중궁궐이 아니건만 교토고쇼는 지나칠 정도로 평화롭다. 하늘은 파랗고, 정원의 나무들은 푸르고 싱싱하다. 500년을 대를 이어 살아온 사람들은 떠났지만 무수히 많은 이야기가 남아 꿈틀대고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