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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2019 올해의 관광도시] 드넓은 갯벌과 바다를 내 품 안에…올봄, '안산 대부도'를 여행하는 법
[2019 올해의 관광도시] 드넓은 갯벌과 바다를 내 품 안에…올봄, '안산 대부도'를 여행하는 법
  • 조아영 기자
  • 승인 2019.04.03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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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생태 관광 자원과 해양레저 체험 두루 갖춘 안산
갯벌에서 바지락 쉽게 캘 수 있는 어촌체험 인기
안산 해양아카데미에서 요트 체험까지 즐길 수 있어
탄도항 일몰. 사진제공 / 안산시청
안산 대부도 탄도항의 일몰은 장관을 이룬다. 사진제공 / 안산시청

[여행스케치=안산] 갯벌을 누비며 한 바구니 가득 바지락을 캐고, 바람의 힘으로 바다 위를 항해하는 요트에 몸을 실어본다. 누군가에게는 렌즈에 담고픈 근사한 석양으로 기억되는 곳. 풍부한 생태 관광 자원과 해양레저 체험을 두루 갖춰 ‘2019 올해의 관광도시’로 선정된 경기 안산시의 대부도에서 생기 가득한 하루를 보내러 떠난다. 

대부도에는 종현ㆍ선감ㆍ탄도 등 총 3곳의 어촌체험마을이 있다. 그중 선감어촌체험마을에서는 ‘갯벌 사파리 트랙터’를 타고 편하게 갯벌까지 이동할 수 있다. 서해는 조수간만의 차가 큰 만큼 12시간 기준으로 매번 물때가 바뀌며, 갯벌에 들어갈 수 있는 시간 역시 매일 바뀌기 때문에 미리 유선상으로 문의 및 예약 후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덜컹덜컹 트랙터 타고 바지락 캐러 떠나요
시흥과 대부도를 잇는 시화방조제에서 30분 남짓 달리면 선감어촌체험마을에 닿게 된다. 낚시, 포도 따기 등 마을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 중 가장 인기가 좋은 것은 단연 바지락 캐기 체험. 체험 전 사무실에 방문하면 무릎 아래까지 오는 장화를 대여할 수 있으며, 신발을 갈아 신고 두꺼운 장갑을 끼면 준비가 끝난다. 탁 트인 트랙터에 앉아 점점 가까워지는 갯벌을 감상하다 보면 상쾌한 바닷바람에 끼룩끼룩 갈매기 우는 소리가 실려 온다.

선감어촌체험마을. 사진 / 조아영 기자
바지락 캐기, 낚시, 포도따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선감어촌체험마을. 사진 / 조아영 기자
마을에서 갯벌까지 이동하는 수단인 갯벌 사파리 트랙터. 사진 / 조아영 기자
마을에서 갯벌까지 이동하는 수단인 갯벌 사파리 트랙터. 사진 / 조아영 기자

허경미 선감어촌체험마을 사무장은 “트랙터는 성인 기준 40명까지 탑승할 수 있으며 3.2km가량 이동하기 때문에 편도 소요 시간은 20분 정도”라며 “트랙터를 타보신 분들은 옛 달구지를 연상케 하는 재미에 다시 우리 마을을 방문하시기도 한다”고 말한다.

갯벌에 도착하면 물이 고여 있는 곳을 따라 걷는다. 질퍽이는 갯벌 위를 걷다가는 자칫 낚시 구멍에 발이 빠질 수도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먼저 다녀간 길 위로 걷는 것이 더욱 편하다.

가는 길 곳곳에는 낙지나 주꾸미를 쪼아 먹기 위해 갯벌 위를 총총 걸어간 앙증맞은 갈매기 발자국이 보인다. 덩달아 푹푹 발자국을 남기며 걷다 보면 바지락을 캘 수 있는 어장에 도착한다. 

면적을 넓혀가며 구덩이를 파다 보면 쉽게 바지락을 잡을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면적을 넓혀가며 구덩이를 파다 보면 쉽게 바지락을 잡을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한 바구니 가득 잡힌 바지락. 사진 / 조아영 기자
한 바구니 가득 잡힌 바지락. 사진 / 조아영 기자

바지락을 캐는 법은 어렵지 않다. 한곳을 깊이 파는 것보다 면적을 넓혀가며 3~5cm 깊이로 캐는 것이 요령이라면 요령이다. 구덩이에 고인 바닷물 속에서 호미를 살짝 끌어올리면 육안에 보이지 않던 바지락도 잘그락잘그락 소리를 내며 딸려 올라온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호미질을 하다 보면 제철을 맞아 살이 통통하게 오른 바지락이 어느새 한 바구니 가득 찬다.

잡은 바지락은 깨끗하게 씻어 비닐봉지에 담아가도 되지만, 개인 재활용 용기를 챙겨 가는 편이 더욱 좋다.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의 일환으로 용기를 가져가면 마을에서 생수 한 병을 무료로 제공하며, 해감을 위한 바닷물도 떠 갈 수 있어 일석이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갯벌 체험 도중 흙탕물이 옷에 묻을 수도 있기 때문에 여분 옷도 함께 챙겨가는 편이 좋다. 체험을 마친 뒤 마을에 돌아오면 샤워실과 탈의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Info 선감어촌체험마을
체험비
대인(중학생~성인) 1만원, 소인 7000원, 장화 대여비 1000원
주소 경기 안산시 단원구 개건너길 78

오직 바람의 힘으로 항해하는 요트
바지락을 캐며 마음껏 갯벌 위를 누볐다면 이제 바다로 떠날 차례다. 대부도의 남쪽 끄트머리, 화성의 전곡항과 마주 보고 있는 탄도항은 물때에 맞춰 열리는 길을 따라 ‘누에섬’으로 걸어갈 수 있는 명소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에 더해 항구에 자리한 안산 해양아카데미에서는 직접 요트 위에 올라 바다를 항해하는 체험을 함께 즐길 수 있다. 

탄도항 인근에 자리한 안산 해양아카데미. 사진 / 조아영 기자
탄도항 인근에 자리한 안산 해양아카데미. 사진 / 조아영 기자
안전교육이 끝나면 계류장으로 이동한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안전교육이 끝나면 계류장으로 이동한다. 사진 / 조아영 기자

김황곤 경기해양레저교육원 국장은 “세일링(sailing) 요트 체험 자체가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생소한 분야이다 보니 많은 분들이 신기해하신다”며 “배를 항구에 대거나 떼는 접안ㆍ이안 과정을 제외하면 오직 바람만으로 배를 움직인다는 점도 이색적으로 느껴지실 것”이라 말한다.

구명조끼 착용법 등 꼭 필요한 안전교육을 마치면 계류장에 정박되어 있는 요트로 향한다. 새하얀 외관이 인상적인 크루저 요트 ‘안산(ANSAN)호’의 총 승선 가능 인원은 10명이다. 선체의 높이가 꽤 높기 때문에 배에 오를 땐 있는 힘껏 로프를 쥐고 체중을 실어 올라야 한다. 요트 체험 시간은 안전교육을 포함해 1시간 남짓 소요되며, 탄도항에서 출발해 전곡항과 누에섬을 지나 다시 탄도항으로 돌아온다. 

돛을 올리고 본격적인 항해가 시작되면 저마다 한 봉지씩 챙겨온 새우 과자를 꺼낸다. 갈매기 먹이 주기는 요트 체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로, 과자를 던져주는 대로 척척 받아먹는 갈매기가 신기하기만 하다. 배 꽁무니를 쫓아오던 갈매기 떼가 멀어져 가면 고즈넉한 바다 경관이 시야를 메운다. 나란히 줄지어 선 풍력발전기와 길쭉한 누에섬의 실루엣, 햇볕을 받아 반짝이는 윤슬. 뭍에서 바라봤던 풍경과는 또 다른 모습이 감탄을 자아낸다. 

돛을 펼친 안산(ANSAN)호의 모습. 사진제공 / 안산 해양아카데미
돛을 펼친 안산(ANSAN)호의 모습. 사진제공 / 안산 해양아카데미
선상에서는 갈매기 먹이 주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선상에서는 갈매기 먹이 주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대부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별미인 바지락 칼국수. 사진 / 조아영 기자
대부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별미인 바지락 칼국수. 사진 / 조아영 기자

항해 중에는 요트가 나아가는 원리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김황곤 국장은 “방향을 전환할 때에는 택킹(tacking)이라는 기술을 쓴다”며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을 따라 지그재그로 선회하며 뱃머리를 돌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탄도항에 되돌아와 하선하면 모든 요트 체험은 마무리된다. 

체험 후에는 출출해진 속을 달래기 위해 계류장 인근에 자리한 탄도어항 수산물직판장으로 발걸음을 옮겨본다. 신선한 수산물과 함께 대부도의 별미인 바지락 칼국수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두툼하고 쫄깃한 면발과 시원한 국물, 탱글탱글한 바지락 살을 쏙쏙 빼서 맛보다 보면 어느새 만족스러운 한 끼 식사가 완성된다.

Info 안산 해양아카데미
체험비
1만원
체험시간 1차 오전 10시, 2차 오전 11시, 3차 오후 1시, 4차 오후 2시, 5차 오후 3시
주소 경기 안산시 단원구 대부황금로 7 안산어촌민속박물관 동쪽 방향 탄도교 인근

갯벌 속 생태계와 옛 어민의 삶을 엿보다
바다 위를 항해하고 나서는 바닷속을 들여다보기 위해 안산어촌민속박물관으로 여정을 이어간다. 지난 2015년 새 단장을 마친 박물관은 갯벌 생태계와 더불어 어민들의 삶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박물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대형 수족관 2개가 시선을 잡아끈다. 수족관에는 서해에서 서식하는 우럭, 민어 등을 비롯해 까치상어가 살고 있어 다양한 어종을 한눈에 관찰할 수 있다.

제1전시실에 들어서면 마치 산호초를 연상케 하는 전시물이 눈에 띈다. 갯벌에 사는 저서동물의 ‘서식굴’을 파악하기 위해 실리콘을 넣고 굳힌 것으로, 제각기 다른 모양새가 흥미롭다.

갯벌 생태계와 어민들의 삶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안산어촌민속박물관. 사진 / 조아영 기자
갯벌 생태계와 어민들의 삶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안산어촌민속박물관. 사진 / 조아영 기자
갯벌에 사는 저서동물의 서식굴을 살펴볼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제1전시실에서는 갯벌에 사는 저서동물의 서식굴을 살펴볼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개조개, 피뿔고둥 등 다양한 조개껍데기(패각)을 만져볼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개조개, 피뿔고둥 등 조개껍데기(패각)가 전시되어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이상희 경기도 문화관광해설사는 “아파트나 빌라 등 사람이 사는 주거공간도 여러 형태가 있듯이 갯벌 속에도 다양한 서식굴이 있다”며 “갯지렁이, 농게 등 대부분의 생물은 수직 방향으로 좁고 길게 서식굴을 만들지만, 칠게만은 천적인 마도요를 피하기 위해 가로로 집을 지어 산다”고 설명한다.

전시실 한편에는 바지락을 비롯해 동죽, 개조개, 피뿔고둥 등 다양한 조개껍데기(패각)를 전시해놓아 직접 손으로 만져보고 체험할 수 있다.

이어지는 제2전시실에서는 다양한 갯벌 채집 도구와 운반 도구를 살펴볼 수 있다. 백합을 캘 때 쓰는 ‘끄랭이’, 펄 속에 숨은 맛조개를 잡는 ‘맛써개’, 논밭에서 쓰는 지게보다 다리가 길쭉한 ‘갯벌 지게’ 등 생소한 도구들이 흥미를 자극한다.

갯벌 채집 도구와 운반 도구가 전시되어 있는 제2전시실. 사진 / 조아영 기자
갯벌 채집 도구와 운반 도구, 영상을 볼 수 있는 제2전시실 전경. 사진 / 조아영 기자
맛조개를 잡는 맛써개 등 흥미로운 도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맛조개를 잡는 '맛써개' 등 생소한 도구가 흥미를 자극한다. 사진 / 조아영 기자
대부도 곳곳에서 번성했던 염전을 재현한 디오라마. 사진 / 조아영 기자
대부도 곳곳에서 번성했던 염전을 재현한 디오라마. 사진 / 조아영 기자

2층에 자리한 제3전시실은 옛 대부도 사람들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공간이다. 전시실에 재현된 전통가옥의 창고에는 논밭을 가는 도구와 갯벌 채집 도구가 함께 전시되어 있다.

이상희 해설사는 “옛 대부도 주민들은 한해의 절반 동안 농사를 짓고, 남은 기간에는 갯벌에서 일하는 ‘반농반어’생활을 했다”고 말한다. 전통가옥 곁에는 일찍이 섬 곳곳에서 번성했던 염전이 디오라마로 재현되어 있어 당시 생활상을 생생하게 그려볼 수 있다.

Info 안산어촌민속박물관
관람료
성인 2000원, 청소년ㆍ군인 1500원, 어린이 1000원
운영시간 오전 9시~오후 6시(매주 월요일 휴관, 매표는 오후 5시 이전까지 가능)
주소 경기 안산시 단원구 대부황금로 7 

높이가 75m에 달하는 달전망대. 사진 / 조아영 기자
높이 75m에 달하는 달전망대에서 일몰을 감상하거나 투명한 스카이워크 위를 걸을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Tip 시화나래 조력문화관
동해가 해돋이 명소라면, 서해는 붉은 태양이 가라앉는 해넘이가 장관을 이룬다. 높이 75m, 아파트 25층 높이의 달전망대에서 일몰을 감상하거나 투명한 스카이워크 위를 걸으며 아찔한 스릴을 느껴보자. 달전망대 곁에 자리한 조력문화관에서는 시화호의 역사와 조력발전을 비롯한 청정에너지 발전 원리를 살펴볼 수 있다. 시화나래 조력문화관은 시화방조제 한가운데 자리해 대부도 여행의 시작점으로 삼거나 마지막에 둘러보기 좋다.
관람료 무료
운영시간 오전 9시 30분~오후 5시 30분(매주 월요일 휴관, 달전망대는 오전 10시~오후 10시)
주소 경기 안산시 단원구 대부황금로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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