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 역사를 체험으로 즐기는 테마파크와 야경이 좋은 천문대 여행
60년 전통의 고집 있는 국수, 대동할매국수
[여행스케치=김해] 최근 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출연한 <라스트 미션>에서 주인공 얼 스톤이 평생 술과 파티 그리고 사업에 빠져 가족들과의 관계에 소홀히 하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후회를 하며 이런 말을 했다. “일을 우선순위에 두지 말고 가족을 우선순위에 두라.” 매일을 바쁘게 보내는 가장들에게 가장 필요한 한 마디이다.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가족들과 대화와 시간을 공유한다면 먼 훗날 오늘의 여행이 유난히 기억나는 하루가 오지 않을까싶다.
온 가족 단결로 시작하는 김해 여행
마음을 평화롭게 해주는 시골 한구석에 숨은 김해낙동강레일파크는 낙동강 철교 위를 달리는 레일바이크와 와인동굴로 구성된 테마파크이다. 꽤나 널찍한 무료주차장에 자동차를 주차한 뒤 목적지로 향하는 길목에는 사진을 찍기 바쁜 사람들로 가득하다.
환영을 알리는 레일파크 입구에서는 레일바이크와 와인동굴 중간에 위치한 붉은 기차가 눈에 띄는데, 이것은 예전에 운행했던 새마을호 기차를 가져와서 내부를 카페로 꾸며놓은 ‘열차카페’이다. 기차의 특징을 그대로 살린 인테리어와 예쁜 역 이름이 붙은 자리에서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다.
열차카페의 뒷문은 와인동굴로 향하는 길이 되어준다. 외국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분위기가 좋은 와인동굴은 은은한 불빛으로 사람들을 맞이해준다. 485m의 길이로 이루어진 동굴에서 김해시의 특산물인 산딸기로 만든 와인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 특징. 잠시나마 어른들만의 여유를 누릴 수 있는 장소가 되어준다.
김해레일파크가 가족여행지로 안성맞춤인 이유는 낙동강레일바이크이다. 온 가족이 단합해서 힘차게 페달을 ‘으샤으샤’ 밟으며 낙동강 위의 철교를 지나가면 가족애를 돈독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레일바이크를 타고 가다보면 기찻길 중간에서 철교전망대를 볼 수 있는데, 레일바이크는 중간에 정차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방문하려면 완주한 뒤에 가야한다. 탁 트인 시야로 드넓게 펼쳐진 자연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이 있다면 꼭 찾아가는 게 좋다.
열심히 페달을 밟아 철교전망대를 지나치면 드디어 낙동강 위를 달리게 된다. 온 몸을 스쳐가는 시원한 바람의 촉감은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낭만을 선사한다. 단,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안전을 위해 안전벨트 착용과 더불어 운행 중 주정차 금지, 앞 차와의 10m 간격 유지 그리고 핸드폰 같은 소지품은 분실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Info 김해낙동강레일파크
운영시간 오전 9시~오후 5시(매월 마지막주 월요일 휴장)
이용요금 레일바이크(2인/3인/4인) - 1만5000원/1만9000원/2만3000원
와인동굴 – 성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
주소 경남 김해시 생림면 마사로473번길 41
고집 있는 국수집의 진한 맛
김해에서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으로 대동할매국수를 추천한다. 진한 멸치 육수 냄새로 코끝을 자극하는 이곳은 1959년 개업하여 60년 동안 국수 하나만을 팔고 있는 고집쟁이이다.
통 멸치를 4시간 동안 푹 끓인 육수와 면이 어우러진 국수 한 그릇의 가격은 4000원.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는 국수는 소중한 시간을 내어 식사를 하러 온 사람들에게 정성을 담아 끓인 멸치곰국으로 한 끼를 대접하고 싶다는 가게의 철학이 반영되었다.
대동할매국수를 처음 방문한 사람이라면 기다림의 미를 느끼도록 마련된 따뜻한 육수 한 잔을 마시며 ‘국수 맛있게 드시는 방법’을 읽어야한다. 손님의 취향을 존중하기 위해 물국수로도 비빔국수로도 먹을 수 있게 제공하는 것이 이 집의 특징. 물국수는 육수를 자작하게 부어 땡초와 먹으라는 설명과 땡초와 참기름 2방울 그리고 약간의 육수를 넣어 먹으라는 비빔국수 제조법이 참 신선하다.
고정관념을 깨트린 방법으로 탄생한 두 스타일의 국수에는 공통점이 있다. 시금치와 단무지의 아삭함 때문에 물과 비빔 모두 식감이 일품이라는 것이다. 특히, 바닷바람을 머금어 짭짤하면서도 탱탱한 국수를 먹다가 국물을 들이키면 칼칼하면서도 잘게 썬 부추와 깨소금으로 풍미를 한 층 더 느끼게 해준다.
예전부터 잔치국수는 마을에서 기쁜 일이 있을 때 먹는 길한 음식으로 전해진다. 가정의 달을 맞이해 온 가족이 먹어도 전혀 거부감 없는 길한 음식을 김해에서 맛보자.
Info 대동할매국수
영업시간 오전 9시 30분~오후 7시(휴게시간 오후 3시~3시 30분, 월요일 휴무)
메뉴 보통 4000원, 곱빼기 5000원
주소 경남 김해시 대동면 동남로45번길 8
가야의 역사를 체험을 통해 즐겨보자
김해가야테마파크는 김해의 랜드마크로서 철의 왕국 가야의 찬란한 역사를 배울 수 있는 교육파크이다.
가야무사 어드벤처 시설은 아이들이 모험 놀이대와 롤러슬라이드 등을 이용하며 수로왕의 용기와 기상을 배울 수 있다. 교육적이면서도 재미난 공연도 항상 준비되어있는데 4~5월까지는 ‘매직버블쇼와 레이져쇼’를 관람할 수 있고 6월부터 12월까지는 핸드프린팅으로 이루어진 ‘가야를 그리다’를 볼 수 있다.
또한, 기존까지는 대부분 관람형 시설을 갖추어 놓아서 모든 연령대가 즐기기엔 다소 아쉬움이 있었지만, 오는 5월초부터 체험형 시설을 추가하여 개장할 예정이라는 새로운 소식이 있다. 예를들어 막연하게 종이 위에 기록된 김수로왕의 태생과 역사를 볼 수 있던 가야왕궁은 AR증강현실로 이천년 전 가야의 신비를 직접 체험할 수 있게 꾸민다.
익스트림 시설도 새롭게 준비될 체험시설이다. 아이들을 위한 교육적인 시설이 갖춰졌던 이전과 달리 다양한 세대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만들어진 배틀익사이팅 타워와 익사이팅 사이클이 갖춰진다. 국내 최초로 만들어지는 익사이팅 사이클은 15m 고공에서 짜릿한 라이딩으로 모험심을 키울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Info 김해가야테마파크
운영시간 평일 – 오전 9시~오후 6시, 주말 – 오전 9시~오후 8시
입장료 성인 5000원, 청소년 4000원, 어린이 3000원
주소 경남 김해시 가야테마길 161
하늘에 뜬 별과 땅에서 빛나는 별을 볼 수 있는 저녁
김해 여행의 마무리는 분성산을 권한다. 밤하늘의 별과 땅의 별을 마주할 수 있는 천문대가 있기 때문이다. 부산과 경남에서 별자리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김해천문대는 천체관측과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으로 우주의 신비함을 소개하는 과학문화공간이다.
오래전부터 김해는 별과 연관이 깊다. 가야의 왕자가 만든 ‘비비탄’이란 첨성대와 인도의 공주였던 수로왕의 왕비가 별을 따라 항해를 했다는 역사적 사실이 증거이다. 그런 이유에서 김해 천문대의 건립은 존재 자체의 가치뿐만 아니라 가야의 천문학을 현대에 계승하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
천문대 건물은 알과 같은 형상이 특징인데 이것은 본가야의 시조 김수로왕이 알에서 태어난 것에서 유래되었다. 천문대와 어우러진 김해시의 아름다운 전경 또한 이곳을 방문하는 이유가 되어준다. 반짝이는 김해의 밤풍경이 마치 하늘과 땅을 거꾸로 뒤집은 듯하다. 달과 별을 바라볼 수 있는 김해천문대는 우주에 대한 궁금증을 품은 사람이라면 언제든지 환영이다. 다만, 천제관측은 날씨에 따라 프로그램을 개설하기에 꼭 날씨가 좋은 날에 방문해야한다.
Info 김해천문대
운영시간 오후 2시~오후 10시(월요일 휴무)
주소 경남 김해시 가야테마길 25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