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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박상대 칼럼] 봄꽃 향기는 누구 소유일까요?
[박상대 칼럼] 봄꽃 향기는 누구 소유일까요?
  • 박상대 기자
  • 승인 2019.04.10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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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하동군청
경남 하동에서는 5월 17일부터 26일까지 '하동북천 꽃양귀비 축제'가 열린다. 사진제공 / 하동북천코스모스메밀꽃영농조합법인

[여행스케치=하동] 어느 시인은 꽃들이 바람이 났다고 하였습니다. 여기저기서 꽃 이파리들이 바람을 피우고 있네요. 꽃잎이 바람에 흩날리는 게 아니라 꽃잎이 바람을 몰고 다니는 게 맞습니다. 

파랑꽃, 빨강꽃, 노랑꽃, 분홍꽃이라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꽃들을 단지 색깔로 구별하면 곤란하지요.

양지꽃, 제비꽃, 민들레꽃…. 꽃들은 저마다 이름을 가지고 있으며 각기 다른 향기를 뱉어내고 있습니다. 산수유와 생강나무, 진달래와 철쭉처럼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이름과 향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마치 사람들처럼.

저는 지금 봄꽃과 꽃향기가 사람들을 홀려대는 남도의 섬진강변을 걷고 있습니다. 어느 도로는 꽃 터널을 이루고, 어느 들판은 초록 바다로 변해 버렸습니다.

누구는 꽃놀이를 나오고 누구는 꽃마중을 나오고…. 그들의 공통점은 관심과 부지런함입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꽃이 피고, 감미로운 향기가 유혹해도 관심을 갖지 않고,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무관심하고 게으른 사람은 가질 수 없으며, 몸과 영혼을 호강시키지 못합니다. 콘크리트 방에 가두고, 컴퓨터나 텔레비전에 온 신경을 집중하게 하지요.

휴식을 모르고 달려온 사람들, 일에 미쳐 살아온 휴식을 주문하는 것은 정부의 주 52시간 근무제가 아니라 봄바람의 유혹입니다. 사람들에게 봄꽃과 향기가 힐링이란 선물을 주고 있습니다. 앙상하던 가지에 새순이 돋고, 메말랐던 대지에 새생명이 부활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지친 육신과 영혼도 봄날 맞이 부활을 이루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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