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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극장 나들이] "당신의 죄를 고백해봐요"...스스로에게 묶인 두 남자 이야기 연극 '언체인'
[극장 나들이] "당신의 죄를 고백해봐요"...스스로에게 묶인 두 남자 이야기 연극 '언체인'
  • 김세원 기자
  • 승인 2019.04.12 1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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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에 비해 친절하게 돌아온 연극 언체인
대학로 콘텐츠그라운드에서 오는 6월 9일까지 열려
연극 '언체인'은 밀폐된 공간에서 한 사건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벌이는 심리게임을 다루고 있다.
연극 '언체인'은 밀폐된 공간에서 한 사건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벌이는 심리게임을 다루고 있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여행스케치=서울] 잃어버린 기억의 실마리를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아른아른 생각 날 것만 같은 기분에 머리가 아파오고, 온통 그 생각에 묶여버린다. 

연극 언체인은 밀폐된 공간인 싱어의 작업실에 갇힌 두 남자, ‘마크’와 ‘싱어’가 의문의 한 사건에 대한 실마리를 찾기 위해 벌이는 심리게임을 그리고 있다. 

주인공인 '마크'와 '싱어'는 서로를 의심하며 갈등한다. 막바지로 갈 수록 긴장감이 고조된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주인공인 '마크'와 '싱어'는 서로를 의심하며 갈등한다. 막바지로 갈 수록 긴장감이 고조된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잃어버린 기억을 더듬으며 불안에 빠지는 싱어 역의 최석진 배우. 사진 / 김세원 기자
잃어버린 기억을 더듬으며 불안에 빠지는 싱어 역의 최석진 배우. 사진 / 김세원 기자

초연은 실험적인 시도로 호평을 받았다면, 재연에서는 설명을 추가해 관객들이 주인공의 내면을 이해할 수 있도록 조금 더 친절하게 돌아왔다. 초연에 이어 재연의 연출을 맡은 신유청 연출은 “초연때 보다는 지문에 충실하고자 했다”며 “작품의 배경인 지하에 자리한 싱어의 작업실도 그런 맥락에서 설정을 더했다”고 밝혔다.

유년시절 상처가 있는 싱어와 사이코패스 기질이 있는 마크, 서로에 대한 의심은 긴장감을 팽팽하게 고조시킨다. 의심으로 시작된 물음에는 대답대신 다른 질문이 기다린다. 서로 번갈아가며 가해자가 되기도 하고, 과거의 상처로 인해 스스로 고통 받기도 한다.

극 '언체인'의 초·재연 모두 참여하게 된 싱어 역의 강승호 배우가 극 중 열연하고 있다. 사진 / 김세원 기자
극 '언체인'의 초·재연 모두 참여하게 된 싱어 역의 강승호 배우가 극 중 열연하고 있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초·재연을 함께하게 된 강승호 배우는 “초연에 비해 많은 것들에 변화가 있었지만 ‘마크’와 ‘싱어’라는 인물은 그대로 남았다”며 “2인극이라는 형식과 무대 위에서 에너지를 주고받는 방법이 매력적인 작품이라 새로운 도전을 하는 마음으로 작품에 임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초연에 비해 친절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생각할 거리들이 극 곳곳에 포진되어 있다. 신 연출 또한 “작품이 열려있는 방향성이 많기 때문에 배우들 저마다의 생각도 다양하다”고 말했다. 

연극 '언체인'의 모든 요소가 스포일러라고 할 수 있을만큼 높은 집중력이 필요하다. 관객들마다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다는 점은 극의 재미요소이다. 사진 / 김세원 기자
극중 괴로워하고 있는 마크 역의 양승리 배우. 사진 / 김세원 기자
연극 '언체인'의 모든 요소가 스포일러라고 할 수 있을만큼 장면 장면에 높은 집중력이 필요하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연극 '언체인'의 모든 요소가 스포일러라고 할 수 있을만큼 장면 장면에 높은 집중력이 필요하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언체인’의 모든 요소요소가 스포일러의 가능성을 담고 있을 정도로 집중해서 봐야 하는 극임에는 틀림없다. 배우들의 해석이 가미된 극의 완성은 관객의 몫이다. 등장인물의 ‘이면’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중요한 극인만큼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겠다.

어떤 인물의 말이 진실인지 누구의 잘못인지는 극의 후반부로 가면서 밝혀지지만, 빠르게 진행되는 극 덕분에 모든게 완벽히 밝혀지기 전 까지는 내 생각을 스스로 의심하게 된다. 이렇게 다양한 해석이 이 연극의 또 다른 재미이다. 

극중에서 마크와 싱어는 서로 번갈아가며 위협하고 타협점을 찾는 모습을 보인다. 사진 / 김세원 기자
극중에서 마크와 싱어는 서로 번갈아가며 위협하고 타협점을 찾는 모습을 보인다. 사진 / 김세원 기자
마크에게 정보를 요구하는 싱어의 모습. 사진 / 김세원 기자
괴로워하는 싱어와 그런 싱어를 붙잡는 마크의 모습. 사진 / 김세원 기자

연출 또한 작품에 틀을 정하지 않았다. 신 연출은 “타인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찬 모습을 보며 이곳이 지옥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연출하지 않았다”며 “연출의 생각에 지배당할 수 있어 무대는 외부에서는 알 수 없는 장소이자 미래 없이 과거와 현재만 보이도록 연출했다”고 밝혔다. 

연극 언체인은 오늘 6월 9일까지 대학로 콘텐츠그라운드에서 공연된다. 사진제공 / 프로스랩
연극 언체인은 오늘 6월 9일까지 대학로 콘텐츠그라운드에서 공연된다. 사진제공 / 프로스랩

노재환 프로듀서는 "원래 이야기가 계속 이어진다는 의미에서 제폭을 '파이'라고 하고싶었다"며 "그래도 '풀려난다'는 뜻의 제목이 극의 내용과도 맞물리고 의미 있다고 생각해서 지금의 제목으로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밀폐된 공간에서 기억에 실마리에 묶여버린 두 인물 ‘마크’와 ‘싱어’가 과연 ‘언체인’할 수 있을지 확인하러 가보는 건 어떨까?
연극 언체인은 대학로 콘텐츠그라운드에서 오는 6월 9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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