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타고 태양의 후예 촬영지 가지 말입니다
[여행스케치=정선] 강원도 정선으로 향하는 아리랑 열차는 흥겹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태양의 후예’를 만나러 가기 때문이다. 태양의 후예 11회, 12회에서 납치당한 강모연(송혜교)을 유시진(송중기)이 구출하는 장면의 촬영지인 ‘삼탄아트마인’으로 떠난다.
“태양의 후예는 정말 명작이예요. 지금도 재방송을 보고 있을 정도로 감동 받아서 오늘은 친구들과 함께 드라마 촬영지를 보러왔어요.”
칠순이 넘어 보이는 어르신이 정선아리랑 열차에 올라타며 말을 건넨다. 최근 코레일이 출시한 ‘정선, 태후를 만나다’ 패키지 상품을 취재하면서 만나 함께 동행을 했다. 이 패키지는 정선아리랑 열차를 타고 태양의 후예 촬영지인 ‘삼탄아트마인’, 정선의 하늘길인 ‘하이원 곤돌라’, 소박하지만 정이 넘치는 ‘고한시장’을 여행하는 당일 상품이다.
볼거리가 한가득. 삼탄아트마인
청량리역을 출발한 열차는 약 3시간을 달려야 민둥산역에 도착한다. 외부 전망을 볼 수 있도록 개조된 A-train은 그 시간이 지루하지 않도록 해준다. 코레일 승무원이 방송으로 특정 조망장소를 놓치지 않도록 알려주며, 식당 칸에서 이벤트를 열어 선물을 증정하는 시간도 있다.
민둥산역에 도착하면 미리 대기한 관광버스가 30여 명의 승객을 태우고, 태양의 후예 촬영지인 ‘삼탄아트마인’으로 곧장 향한다. 삼탄아트마인은 폐광산업시설을 재창조한 문화예술공간으로, 2015년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관광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삼탄아트마인에서 ‘태양의 후예’를 촬영한 곳은 모두 세 곳이다. 여행객들은 촬영지인 샤워 스페이스 갤러리와 레일바이뮤지엄, 에코 갤러리 등에서 드라마 장면을 재현하며, 기념촬영을 한다. 배우와 제작진이 묵었던 삼탄아트마인 객실에는 배우 송중기가 입었던 군복이 걸려있다. 송중기처럼 군복을 착용해 보는 체험도 가능하다.
특히 샤워 스페이스 갤러리는 아구스(데이비드 맥기니스)가 강모연을 납치한 장소이다. 여기서 아구스는 강모연에게 이렇게 이야기 한다.
"빅보스는 영리하고, 유머러스하고 신비롭지. 그런데 그는 비밀이 많아. 종종 사라질 거고, 연락이 잘 안 될 거고, 그러다 어느 날엔가는 영영 돌아오지 않을 거야. 헤어지는 게 좋아."
이 대사는 강모연이 유시진 대위가 신변의 이상이 있을 때 떠올리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다친 강모연을 유시진이 부축해주는 장면과 신발끈을 묶어주던 명장면 등을 삼탄아트마인에서 촬영했다.
드라마의 인기로 더욱 각광을 받고 있는 삼탄아트마인은 볼거리가 많다. 탄광개척시절 광부들이 장화와 옷을 세척하던 시설들과 중앙관리시스템실 등을 볼 수 있으며, 삼탄아트마인의 김민석 대표가 세계 150개국을 여행하며 수집한 미술 컬렉션들도 감상할 수 있다.
정선의 맑은 공기를 만나다
이제 ‘태양의 후예’를 잠시 잊고 정선의 하늘길을 보러가자. 하이원리조트의 곤돌라를 타고 하늘길에 올라 해발 약 1400m 고지에 펼쳐진 야생화 정원과 백운산 절경을 감상한다. 산책을 마치고, 여행지에서의 기분을 마음의 엽서에 적어 ‘하이원 1340 우체통’에 넣어보자. 1년 뒤에 자신에게 전해지는 이 엽서를 보며, 정선 여행을 다시 끄집어 낼 수 있는 추억을 기대하면서...
‘정선, 태후를 만나다’의 마지막 코스는 고한읍에 있는 전통시장을 방문해 돌아가는 기차에서 먹을 저녁거리를 준비하는 것이다. 시장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메밀전병이나 수리취떡 등의 강원도 향토음식들을 구입할 수 있다. 고한시장은 탄광이 폐쇄된 이후 직업을 잃은 광부들이 생계를 위해 만든 곳으로, 관광열차 이용객들로 인해 작은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성림 청량리역 여행센터장은 “지난 5월에 첫 선을 보인 ‘정선, 태후를 만나다’ 상품을 찾는 고객이 크게 늘고 있다”며 “기차로 떠나는 당일 여행이라 일정이 빠듯하지만, 이용자들의 의견을 수용해 더 알찬 일정으로 업그레이드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선 태후를 만나다’는 매일 오전 8시 20분, 청량리역에서 출발한다.
Info
A-train 정선 태후를 만나다-아트레일
요금 평일 - 어른 6만5000원, 어린이 5만6100원
주말 - 어른 6만9000원, 어린이 5만6800원
문의 02-913-1788
※ 이 기사는 하이미디어피앤아이가 발행하는 월간 '여행스케치' 2016년 7월호 [떠오르는 여행지] 코너에 실린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