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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문화관광해설사 추천] 다양한 매력 갖춘 10년이 젊어지는 땅, 양구
[문화관광해설사 추천] 다양한 매력 갖춘 10년이 젊어지는 땅, 양구
  • 노규엽 기자
  • 승인 2016.10.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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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해설사 추천 ‘스토리 여행’, 양구 편
누가 이 땅을 오지라 칭했는가?
내 안의 무거운 것들을 버리고 가는 곳
사진 / 노규엽 기자
이병득 양구군 문화관광해설사와 맑디 맑은 양구로. 사진 / 노규엽 기자
[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여행스케치=양구] 북한 땅이 코앞인 강원도 양구는 아주 먼 벽오지, 혹독한 추위 등 부정적 이미지가 많았던 곳이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서는 전세 역전. 난개발을 피한 양구의 자연유산이 도시생활에 찌든 몸을 치유해준다. 이름 하여 ‘청춘 양구’, 양구를 찾으면 10년이 젊어진다는 말은 절대 허언이 아니다.

이병득 양구군 문화관광해설사는 “양구는 무언가를 보러 오거나 얻으러 오는 곳만이 아닌, 내 안의 무거운 것들을 버리고 가는 곳”이라고 말한다. 여행의 의미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고, 여행지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10년이 젊어지는 곳’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강원도 양구는 이병득 양구군 문화관광해설사의 말처럼 맑은 자연 속에서 진정한 힐링을 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인제 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 못살겠네. 그래도 양구보단 낫겠지.’ 양구는 옆동네 인제와 함께 군입대를 앞둔 청년들에게는 제1기피대상 중 한곳으로 유명하다. 오죽하면 이곳에서 군생활을 마친 이들이 ‘다시는 강원도 방면으로 오줌도 누지 않겠다’는 말을 이어왔을까? 남북의 분단현실에서 최전방이라는 상징성과 산간지방의 추위, 그리고 교통의 불편함이 양구라는 땅을 ‘가기 싫은 혹한의 땅’으로 인식되게 했다.

그러나 서울-춘천고속도로와 춘천 북부와 양구를 잇는 터널들이 개통된 이후 사정이 달라졌다. 지금 서울-양구간 소요시간은 단 2시간 내외. 양구를 새로운 관광지로 받아들이기에 충분한 요건을 갖춘 것이다.

안보ㆍ생태관광 그리고 인문학
양구는 비무장지대(DMZ)를 품고 있는 땅이다. 한때는 한반도 분단현실에 경각심을 주었던 비무장지대이지만, 지금 시대에는 한 발 더 나아가 안보와 생태관광의 생생한 현장으로 여겨지는 것이 사실이다.

북한과의 군사대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을지전망대와 제4땅굴은 이견의 여지가 없는 안보관광의 기준점이요, 두타연과 양구자연생태공원은 오랜 기간 간직된 한반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해발 1049m에 위치한 을지전망대에서는 펀치볼 마을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이어 양구에도 역사를 아우르는 인문학 관광이 떠오르고 있다. 조선백자의 제조역사를 가늠할 수 있는 양구백자박물관과 근현대 서민들을 삶을 그린 故박수근 화백의 미술관은 지식의 목마름도 채울 수 있는 일품 관광지다. 그 중에서도 이병득 해설사는 단연 으뜸으로 두타연을 꼽는다.

“계절이 바뀜에 따라 제각각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점이 아주 매력적인 곳입니다. 봄이면 야생화가, 여름엔 시원한 계곡물, 가을이면 단풍, 겨울의 눈 덮인 풍경까지. 언제나 꽃을 기다리는 마음처럼 기대가 되는 곳이죠.”

자, 이제 양구를 멀다 말고 그 땅으로 가자. 들이쉬는 공기마저 맛이 남다른 청춘 양구의 젊음을 만끽하러 가자.

서민의 삶을 화폭에 담다, 박수근미술관
“박수근 화백은 12세 때 밀레의 <만종>을 원색 도판으로 보고 밀레와 같은 화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품었다 하죠. 그래서 그의 작품 속 시선이 서민을 향하게 된 겁니다.”

1914년 양구에서 태어난 박수근 화백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의 혼란함 속에 살았던 인물이다. 1932년 조선미술전람회에 이른 봄의 농가를 그린 수채화 <봄이 오다>로 입선한 그는 <빨래터>, <소금장수>, <아기업은 소녀> 등의 작품들을 남겼다. ‘서민의 화가’라 불렸던 그는 격동기를 살아가던 서민들과 여인들의 모습을 주로 그려, 지금도 그의 그림을 보며 당시의 시대상을 떠올릴 수 있게 해준다.

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6시
관람료 성인 3000원, 학생 2000원, 7세 이하 어린이 무료
주소 강원 양구군 양구읍 박수근로 265-15
문의 033-480-2655

사진 / 노규엽 기자
박수근미술관은 자연공간과 어우러지도록 설계하여 건축되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사진 / 노규엽 기자
DMZ의 생태환경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양구자연생태공원, 생태식물원의 생태탐방로. 사진 / 노규엽 기자

DMZ의 생태계를 엿볼 수 있는 양구자연생태공원
“강원도 최북단인 양구의 희귀식물자원과 멸종위기동물 등의 소중한 동물자원들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DMZ의 생태환경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공을 들인 곳이죠.”

양구자연생태공원은 크게 양구생태식물원과 DMZ야생동물생태관으로 나누어져 있다. 야생동물생태관은 DMZ에 서식하는 동ㆍ식물에 대한 영상과 자료들을 둘러보고 체험학습도 해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고, 생태식물원은 아이들을 위한 자연 속 놀이터이자 양구의 자연생태를 직접 볼 수 있는 곳이다. 식물원 너머로는 해발 450m 대암산 자락으로 이어지는 생태탐방로가 있어 실제 현장에서 다양한 수종의 식생들을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다.

한편, 야생동물생태관 옆으로 DMZ야생화분재원도 조성되고 있어 볼거리가 더욱 풍성해질 예정이다.

관람시간 생태식물원 - 오전 9시~오후 6시
             야생동물생태관 - 오전 9시~오후 7시(4~10월), 오전 9시~오후 5시(11~3월)
주소 생태식물원 - 강원 양구군 동면 숨골로310번길 169
       야생동물생태관 - 강원 양구군 동면 숨골로310번길 140
문의 033-480-2529

을지전망대&제4땅굴 출입신청은 통일관에서
“해발 1049m에 위치한 을지전망대는 펀치볼 마을을 가장 잘 내려다볼 수 있는 장소 중 하나이기도 하죠. 제4땅굴과 함께 양구를 찾는다면 꼭 들려야할 안보관광지입니다.”

가칠봉ㆍ대우산ㆍ도솔산ㆍ대암산 등 해발 1000m이상의 산들에 둘러싸인 양구군 해안면은 차별침식으로 인해 형성된 분지로 농토가 많은 곳이다. 한국전쟁 당시 이곳에서 4번의 큰 전투가 있었음은 농사수확량과 관계가 없지 않았을 터. 해발 1242m의 가칠봉을 사이에 두고 뺐고 빼앗기는 전투가 치열했다고 한다. 

을지전망대는 당시의 격전지였던 남한 땅(펀치볼 마을)과 북녘의 땅을 모두 볼 수 있는 장소로 의미가 깊다. 최근 들어 대남방송 확성기가 설치된 스탈린 고지를 비롯해 날씨가 아주 맑은 날이면 금강산 봉우리들도 조망이 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1990년에 발견된 제4땅굴은 제2의 한국전쟁이 발발했을지 모르는 아찔한 역사의 현장이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제4땅굴은 북한의 남침 의욕을 확인할 수 있는 땅굴들 중 마지막으로 발견된 곳으로,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1028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1990년에 발견된 제4땅굴은 1970년대에 발견되었던 이전의 3개 땅굴과 달리 보다 고도의 기술력으로 착공했기에 땅굴의 모양이 넓고 정교한 것이 다르다.

이곳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제2의 한국전쟁이 발발했을지 모르는 아찔한 역사의 현장이지만, 덕분에 전동차를 타고 편리하게 내부를 관람할 수 있게 된 아이러니함도 존재한다. 제4땅굴 입구에는 땅굴발견 당시 내부를 수색하던 중 북한군이 설치한 지뢰를 밟고 산화한 셰퍼드 헌트 소위의 충견비가 세워져 있다.

한편, 을지전망대와 제4땅굴은 관람에 제한이 있어 해안면에 위치한 통일관에서 출입신청서를 작성해야 관람이 가능하다. 시간에도 제한이 있어 두 곳 모두 관람을 원할 시 동절기 오후 2시 30분(하절기 오후 3시 30분)까지 통일관에 도착을 해야 하며, 둘 중 한 곳만 관람을 하려면 동절기 오후 3시 30분(하절기 오후 4시 30분)까지 통일관에서 출입신청서를 작성해야 한다.

관람시간 동절기 - 오전 9시~오후 5시
            하절기 - 오전 9시~오후 6시
주소 양구통일관 - 강원 양구군 해안면 해안서화로 35
문의 033-481-9021

생태와 안보관광이 모두 모인 두타연 계곡
“지금도 비무장지대 안에 위치한 두타연은 오염되지 않은 생태계를 보며 트레킹을 하거나 휴식을 할 수 있는 양구 최고의 장소죠. 계곡과 주변의 산세가 멋진 경관을 이루고 있는데, 특히 단풍이 들면 아주 멋지답니다.”

두타연은 여러 가지 의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북에서 흘러오는 물이 두타연을 거쳐 남한의 하천을 이룬다는 점, 트레킹 코스 중간 즈음 위치한 금강산 가는길, 두타소로 떨어져 내리는 3단 폭포의 힘찬 물결, 그 밖의 DMZ 내의 생태계와 각종 체험코스 등 두타연에서만 하루를 보내도 시간이 부족할 정도다.

두타연은 DMZ 내에 있어서 반드시 출입통제소를 거쳐야 한다. 두타연까지 차량 이동이 가능한 이목정안내소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 비득안내소는 풀코스 트레킹 목적이 아니라면 찾을 일이 거의 없다. 한편, 트레킹을 계획 중이라면 출입 제한 시간을 염두에 두고 계획을 잡아야 한다.

관람시간 동절기(11~2월) 오전 9시~오후 4시
            하절기(3월~10월) 오전 9시~오후 5시
※최종 출입 시간은 관람시간 종료 1시간 전까지
입장료 대인(만 13~64세) 3000원, 소인(만 7~12세) 1500원, 자전거대여료 4000원
주소 이목정안내소 - 강원 양구군 방산면 고방산리 1024
문의 033-480-2251

사진 / 노규엽 기자
북에서 흘러오는 물이 두타연 계곡을 이룬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사진 / 노규엽 기자
고려~조선시대에 이르는 백자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양구백자박물관, 가마터. 사진 / 노규엽 기자

백자 제조역사의 산실, 양구백자박물관
“예부터 질 좋은 백토가 나오는 양구는 백자 생산의 중심지였습니다. 흔히 조선백자라고 말하지만 백자의 생산은 고려시대부터 시작되었죠.”

문헌에 따르면 고려말 이성계가 금강산을 찾아가 왕이 될 수 있기를 빌면서 백자를 사용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내 조선 태조가 되었으니 백자를 더욱 중요시 여겼을 것임을 생각할 수 있다.

도자기생산지로서 양구는 고려시대부터 주목받는 곳이었으며, 조선시대에는 경기도 광주 분원에 원료를 공급하며 광주 분원의 기술과 조형미가 이식된 곳이기도 하다.

관람시간 동절기(11~2월) 오전 9시~오후 5시
            하절기(3~10월) 오전 9시~오후 6시
주소 강원 양구군 방산면 평화로 5182
문의 033-480-2664

※ 이 기사는 하이미디어피앤아이가 발행하는 월간 '여행스케치' 2016년 11월호 [문화관광해설사 추천 ‘스토리 여행’] 코너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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