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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걸어서 여행하는 울란바토르의 명소들
걸어서 여행하는 울란바토르의 명소들
  • 윤문기 걷기여행작가
  • 승인 2017.08.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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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걷기여행 – 몽골 ②
칭기스칸 광장부터 독립운동가 유적지까지
사진 / 윤문기 걷기여행작가
몽골에는 초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차를 타고는 알 수 없는 울란바토르의 속살을 만나보자. 사진 / 윤문기 걷기여행작가
[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여행스케치=몽골] 몽골은 넓은 나라다. 남북한 합친 한반도 면적의 약 7.4배로 세계 19위 수준이다. 인구는 우리나라 부산시에 못 미치는 300만 명에 불과하니 인구밀도는 상당히 헐겁다. 그런데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수도인 울란바토르에 산다. 울란바토르 면적이 서울의 두 배가 넘는다지만 실제 도시화가 진행된 지역은 그보다 훨씬 좁아서 체감되는 시내 인구밀도는 꽤 촘촘하다. 

해발고도 1300m 고원에 자리한 울란바토르는 한여름 평균기온이 27도인데 비해 겨울은 영하 46도까지 떨어진다. 그래서 여행은 5~9월 정도로 한정하는 게 일반적이고, 최적기는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으로 판단된다. 

몽골은 영어도 잘 안통하고, 거리의 간판은 러시아 문자인 키릴 문자여서 해독이 어렵다. 치안이 완벽하지 않아 밤거리를 혼자 다니는 일과 소매치기는 늘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점만 주의한다면 울란바토르 시내의 대표적인 관광지들은 걸어서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깝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울란바토르 시내를 활보해보자. 차를 타면 절대 만날 수 없는 진짜 몽골의 울란바토르를 만나게 될 것이다.  

간등사원 – 중앙아시아 최대의 불상 안치
몽골의 국교는 불교다. 종파로 치면 티베트 밀교, 이른바 라마교로 인구의 53%가 신자다. 번화가 북서쪽에 자리한 간등사원은 몽골 최대의 불교사원으로 17세기에 지어졌다. ‘완전한 즐거움을 주는 위대한 사원’이란 뜻을 가졌으며, 20세기 초반 공산정권 하에 전국의 사원들이 폐사되었을 때 박물관으로 사용하기 위해 무너질 위기를 넘겨 지금에 이른다.

본당에는 중앙아시아 최대의 불상으로 불리는 24m 대형 불상을 모신다. 이곳에서는 라마교 건축양식과 특징을 여러 형태로 살펴볼 수 있다. 외관으로는 풍마동으로 불리는 탑 상륜부와 용마루의 장식, 경전이 든 동그란 통을 돌리는 마니차가 곳곳에 있어 흥미롭게 돌아볼 수 있다. 본당 앞쪽으로 부속 사찰들이 있어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입장료는 3000 투그릭(한화 1500원).

사진 / 윤문기 걷기여행작가
몽골 최대의 사찰인 간등사원. 중앙아시아 최대의 불상을 본당에 모셨다. 사진 / 윤문기 걷기여행작가
사진 / 윤문기 걷기여행작가
탑 상륜부의 종을 손으로 치면 귀가 밝아진다는 간등사원 본당 앞의 탑. 사진 / 윤문기 걷기여행작가

칭기스칸 광장과 국립박물관 – 울란바토르의 정중앙
몽골 정부종합청사가 자리하면서 가장 번화한 곳이 칭기스칸 광장이다. 본래 이름은 중공과 러시아로부터 몽골의 실질적인 독립을 이뤄낸 독립영웅 수흐바타르의 이름을 따랐던 곳인데 얼마 전 이름이 바뀌었단다. 칭기스칸 광장 북쪽에 있는 정부종합청사 중앙에는 칭기스칸의 대형좌상이, 건너편 광장 중앙에는 말 위에서 진격하는 수흐바타르의 동상이 높게 솟았다. 칭기스칸 광장을 보고 난 후에는 종합청사 북서쪽 길 건너편에 국립박물관이 있으므로 들러보는 게 좋다. 단, 박물관 내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며, 촬영을 하려면 입장료 5000 투그릭(약 2400원) 외에 1만 투그릭(약 5000원)을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

나란톨재래시장 – 볼 것 즐비한 울란바토르의 동대문시장
여행의 윤활유라면 재래시장 투어가 아닐까. 몽골 최대의 재래시장이랄 수 있는 나란톨재래시장은 울란바토르 번화가 동쪽에 자리한다. 서울로 치면 동대문시장 쯤에 해당되겠다. 몽골에서 가장 큰 시장답게 사람들도 북적거리고 규모도 상당하다. 나란톨시장은 각 구역별로 취급하는 물품이 달라 쇼핑이 편하다. 

사진 / 윤문기 걷기여행작가
몽골의 독립영웅 수흐바타르의 동상이 칭기스칸 광장 중앙에 있다. 사진 / 윤문기 걷기여행작가
사진 / 윤문기 걷기여행작가
사람 사는 냄새를 느끼기에 재래시장만한 곳이 없다. 나란톨재래시장. 사진 / 윤문기 걷기여행작가

서남북으로 각각 문이 있는데, 남쪽을 정문으로 한다. 정문을 기준으로 시계 반대방향으로 설명하자면, 남쪽 정문 주변은 장난감 가게들이 모였고, 곧바로 신발가게가 이어진다. 유명메이커의 ‘짝퉁’신발들이 즐비하고, 몽골인들이 말을 탈 때 애용하는 고급 가죽장화도 한화 7만 원 정도에 판매된다. 그리고 한동안 각종 생활용품 코너가 자리를 차지한다. 가죽지갑이나 허리띠부터 간단한 전기용품까지 상품이 즐비하다. 살짝 안쪽으로 들어가면 양탄자와 옷가게들이 끝없이 이어진다. 전통 옷가게에서 직접 옷을 구매해서 그 자리에서 갈아입고 다니는 외국 관광객들도 적지 않단다. 

볼 것이 즐비하고, 살 것도 많은 나란톨재래시장이지만 가장 주의할 것은 역시 소매치기이다. 가급적 가이드를 동행해서 가는 것이 좋고, 가방은 앞쪽으로 매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복드칸 궁전박물관 – 몽골 마지막 왕의 거처
몽골은 현재 의원내각제적인 성격이 강한 이원집정부제다. 즉, 대통령이 외치와 국방을 맡고 총리가 내각을 이끄는 형태다. 그 이전의 왕조시대 마지막 왕인 복드칸(자브춘 담바 후탁트 8세ㆍ1869~1924)이 20년간 살았던 겨울궁전이 지금은 박물관이 되어 일반에 공개된다. 1903년에 완공된 이 궁전은 대부분이 티베트 불교사원의 건축양식과 장식을 따른다.

궁전이 사원 양식과 혼재된 것은 몽골에서도 티베트의 달라이라마처럼 불교지도자가 환생하는 자나바자르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1635년 티베트에서 ‘판첸라마’로부터 계를 받고, ‘젭춘담마(성인)’칭호를 받은 제1대 자나바자르 이후 환생을 거듭해 마지막 왕인 제8대 ‘젭춘담바 복드칸’으로 이어진 것이다. 

사진 / 윤문기 걷기여행작가
복드칸의 궁전박물관. 사원영역과 서양식 생활영역으로 공간이 확실히 나뉘어 있다. 사진 / 윤문기 걷기여행작가
사진 / 윤문기 걷기여행작가
이태준(1883~1921) 선생의 기념공원이 복드칸 궁전박물관에서 가까운 곳에 있다. 사진 / 윤문기 걷기여행작가

건물의 지붕선이나 목재의 짜임 등을 보면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양식 2층 건물로 된 생활공간은 실제 왕과 왕비가 거처했던 침실과 식당 등이 당시 모습 그대로 남아있고, 복드칸이 별도로 수집한 박제동물 등이 전시되고 있다. 입장료는 8000 투그릭(약 4000원)이지만 사진이나 비디오촬영을 하려면 5만 투그릭(약 2만4000원)을 별도로 내야 한다. 무단으로 촬영하다 적발되면 벌금이 상당하므로 내부촬영을 원한다면 미리 촬영 라이선스를 구매하는 게 좋다. 

이태준 기념공원과 자이승전승기념탑 – 울란바토르를 한 눈에...
몽골에서 의료사업을 펼치며 항일 독립운동을 하셨던 이태준(1883~1921) 선생의 기념공원이 복드칸 궁전박물관에서 가까운 곳에 있다. 세브란스의학교를 졸업했던 선생은 안창호 선생의 권유로 비밀청년단체인 청년학우회에 가담하여 활동했다. 중국을 거쳐 몽골에 도착한 선생은 김규식 선생과 함께 비밀군관학교 설립계획에 동참했고, 세계 각지의 애국지사들과 긴밀한 연락관계를 유지하며 독립운동을 돕는다. 마지막 왕인 복드칸의 어의를 지내며 몽골에 현대의학을 널리 전한 선생은 현대사에 있어 한국과 몽골의 친선관계를 이은 1등 공신으로 일컬어진다. 

사진 / 윤문기 걷기여행작가
자이승전승기념탑에서 본 울란바토르의 모습. 사진 / 윤문기 걷기여행작가
사진 / 윤문기 걷기여행작가
울란바토르의 야경은 머릿속 몽골의 이미지와 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사진 / 윤문기 걷기여행작가

이태준 기념공원 바로 옆에는 제2차 세계대전의 승전을 기념하기 위해 1971년에 세워진 자이승전승기념탑이 있다. 울란바토르 남쪽 가장 높은 언덕에 기념탑을 세웠기에 공식이름보다 ‘자이승 전망대’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린다. 이곳을 방문하는 실제목적도 높은 언덕 위에서 울란바토르시를 한눈에 굽어보기 위한 것이다. 꽤 많은 계단을 올라야 하지만 수고 이상의 시원한 파노라마 경관을 펼쳐내며 두 눈이 시원해지는 몽골여행의 진수를 전한다.

TIP
동선에서 동쪽으로 쳐진 나란톨 재래시장을 빼면 ‘칭기스칸 광장’, ‘복드칸궁전박물과’  리가 2.2km(약 40분)로 전체적으로 걷는 거리가 줄어든다.

각 명소별 걷는 순서, 거리, 시간(관람시간 제외)
간등사원 - 2km, 40분 - 칭기스칸 광장(국립박물관) - 2.8km, 50분 - 나란톨 재래시장 - 4km, 1시간10분 - 복드칸 궁전박물관 - 1.2km, 20분 - 이태준 기념공원 - 0.3km, 10분 - 자이승전승기념탑

※ 이 기사는 하이미디어피앤아이가 발행하는 월간 '여행스케치' 2017년 9월호 [해외 걷기여행] 코너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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