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여수] 여수 10미 중 애주가들이라면 절대 빠뜨릴 수 없는 음식이 있다. 장어구이와 장어탕이다. 장어구이는 여름철 보신탕과도 안 바꾼다는 말이 있듯이, 장어는 허한 기력을 보충시켜주면서 위장을 보호해주고 노화 방지에도 효능이 있다. 소금구이와 양념구이 등 입맛에 맞게 골라 먹는 장어구이에 소주 한 잔 곁들이지 않을 수 없고, 구수하게 끓여낸 장어탕은 불편한 속을 풀어 해장을 하기에 아주 제격이다.

바다장어(아나고)로 끓여내는 장어탕은 시간과 정성이 담긴 음식이다. 장어 뼈와 머리를 오랜 시간 고아낸 육수에 장어를 통으로 썰어 넣고 된장과 우거지 등으로 맛을 낸 장어탕은 구릿빛 뽀얀 국물로 식욕을 자극한다. 다진 청양고추로 매운 정도를 맞추고 국물을 한 숟갈 떠넘겨보면 위장 전체가 편안해진다. 통장어의 두툼하고 하얀 살을 살살 발라먹는 맛도 빠질 수 없다.

장어요리는 여수의 대표 음식인 만큼 시내 어디에서나 맛볼 수 있지만, 오랜 전통의 맛을 이어오고 있는 곳은 여수 잠수기수협이 있는 국동항이다. 장어탕 거리에 다닥다닥 붙어 열을 지은 식당들은 어느 집이나 각각의 노하우와 서비스를 지니고 있다 하니, 여행 중에 매일 다른 집을 찾아 미식열전을 펼쳐볼만한 정도다.

Info 여수 장어탕 거리
주소 전남 여수시 어항단지로 13 잠수기수협 앞

노규엽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