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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섬플러스①] 하얀 모래와 하얀 포말이 인상적인 섬, 전설이 많은 백령도
[섬플러스①] 하얀 모래와 하얀 포말이 인상적인 섬, 전설이 많은 백령도
  • 박상대 기자
  • 승인 2019.05.03 1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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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5도 중 가장 북서쪽에 자리한 백령도
백령 흰나래길 걸어 만나는 귀한 사곶해안
자연이 빚은 콩돌해변 · 두무진 해변의 기암괴석
백령호수 앞에 서 있는 백령도 표지석. 사진 / 박상대 기자

[여행스케치=옹진] 백령도는 서해5도 가운데서도 가장 북서쪽에 있는 섬이다. 민간인보다 군인 숫자가 더 많다는 섬, 사곶 모래사장과 콩돌해변, 기암괴석이 웅장한 두무진 등 비경이 널려 있고, 심청이가 아버지를 위해 몸을 던졌다는 인당수가 있는 섬, 수많은 전설들이 살아 있는 섬에 다녀왔다.

천연비행장 모래해변의 유혹
백령도 가는 배를 탈 때마다 괜한 긴장감이 든다. 서해5도 가운데 가장 북쪽에 있는 섬, 금방이라도 북한 군함들이 에워싸고 덤빌 수 있을 만큼 북한 땅과 가까이 있는 섬이다. 

1895년에는 황해도 장연군에 속하였으나 광복 후 옹진군에 편입되었다. 백령도(白翎島)란 이름은 따오기가 흰 날개를 펼치고 공중을 나는 모습처럼 생겼다하여 붙여졌다.

사곶해변 위치를 알리는 안내판. 사진 / 박상대 기자
사곶해변 위치를 알리는 안내판. 사진 / 박상대 기자
천연비행장이라 불리는 사곶해변은 천연기념물 제391호로 지정되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천연비행장이라 불리는 사곶해변은 천연기념물 제391호로 지정되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전망대에서 바라본 드넓은 사곶해변과 북한 장산곶. 사진 / 박상대 기자
전망대에서 바라본 드넓은 사곶해변. 사진 / 박상대 기자

용기 포구에서 배를 내리면 백령 흰나래길을 따라 왼쪽으로 걷는다. 1km 정도 걸어가면 세계에서 두 곳밖에 없다는 사곶해안이 소나무숲 사이로 나타난다. 수만 년 동안 규조토가 쌓여서 만들어진 해변, 길이가 자그마치 3km에 이르고 썰물 때에는 폭이 300m에 이르는 백사장이 드러난다. 경사가 완만하고 바닥이 단단하여 자동차들이 다니는 도로가 생긴다. 백사장은 군수송기의 이착륙이 가능할 만큼 단단하다. 그래서 거창하게 천연비행장이란 말을 하기도 한다.

그 모래가 얼마나 몽글고 고우면 물기가 스며들 틈도 없는 것인지. 다시 여름이 오면 이 모래해변에서 원시인 체험을 하고 싶다는 깊은 유혹에 젖었다. 

백사장 끝 지점에 저수지(백령호)가 있고, 한쪽에 국토최북서단 섬을 알리는 표지석이 서 있다. 백령도에 있는 유일한 대교인 백령대교를 건너 언덕 전망대에 오르면 드넓은 사곶해변과 북한 장산곶이 보인다. 이 전망대에선 육지에서 생각했던 긴장감 있는 백령도에 비해 너무나 평화로운 백령도를 조망할 수 있다.

콩돌과 바다 물경이 빚어낸 소리를 들어보라
우리나라 남해안에는 몽돌해변이 많이 있다. 어른 주먹 만한 동그란 돌들이 해안을 차지하고 있다. 몽돌은 그 지역 해저에 깔려 있는 바위와 절벽에 있던 바위들이 풍파에 무너지면서 깨지고 부숴진 후 파도에 쓸려다니다 동그랗게 만들어진 것이다. 얼마나 오랜 세월이 흘러야 그런 모습으로 변신하게 될지 상상하기도 어렵다.

해병대 가족이나 애인을 둔 사람들은 콩돌해변의 추억을 쉽게 잊지 못한다. 사진 / 박상대 기자
해병대 가족이나 애인을 둔 사람들은 콩돌해변의 추억을 쉽게 잊지 못한다. 사진 / 박상대 기자
남포리 콩돌해안은 천연기념물 제392호로 지정되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남포리 콩돌해안은 천연기념물 제392호로 지정되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콩돌해안은 동그란 돌들의 크기가 콩알만큼 작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콩돌과 조약돌이 해안에 지천으로 깔려 있다. 해변의 길이는 약 600m, 너비는 약 80m에 이른다. 도로변에서 해안으로 들어가면 발이 푹푹 빠질 정도로 많은 돌들이 쌓여 있다. 

콩돌해변은 맨발로 콩돌들을 밟으며 걷는 재미도 있지만 진짜 명품은 파도가 일렁일 때 들리는 촤르르 촬촬 소리다. 잔잔한 물결과 콩돌들이 몸을 섞으면서 만들어내는 소리! 그것은 인간 세상에서 자연이 만들어낸 최고의 소리가 아닐까! 전국을 여행해본 경험자의 입장에서 백령도 콩돌해변의 소리는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천상의 멜로디이며 하모니다.  

주말이면 백령도에 근무하는 군인과 애인을 만나러온 여인들이 콩돌해안에 앉아 밀어를 속삭이고 있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한가롭고 행복해 보이는 풍경이다. 아침이면 종종 그 해안에 안개가 낀다고 하니 얼마나 더 환상적인 광경을 연출할지 짐작이 간다.

두무진은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멋진 해변이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어선이 정박되어 있는 평화로운 풍경. 사진 / 박상대 기자
사진 / 박상대 기자
두무진은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멋진 해변이다. 사진 / 박상대 기자

환상적인 조형미를 자랑하는 기암괴석 두무진 
백령도에는 섬을 한 바퀴 도는 일주도로가 뚫려 있다. 걸어서 다닐 수도 있지만 좀 멀고, 사람과 자동차가 같이 다니는 혼용도로도 있다. 

콩돌해안에서 1km쯤 떨어진 곳에 작은 규모의 콩돌해변인 장촌포구가 있다. 그 인근에 용트림바위가 마치 하늘로 솟아오를 듯한 모습으로 해안을 지키고 서 있다. 장촌에서 500여m 거리에 유서 깊은 중화동 교회가 있다. 중화동 교회는 서울의 새문안교회 다음으로 1898년에 세워진 우리나라 두 번째 일찍 세워진 장로교회다. 

작은 콩돌해안인 장촌포구. 사진 / 박상대 기자
장촌포구 옆 해변에 있는 용트림바위. 사진 / 박상대 기자

교회에서 자동차로 30분여 가면 두무진 해변에 이른다. 두무진 해변은 백령도에서 가장 서북쪽에 있다. 두무진은 환상적인 해안절벽과 기암괴석으로 유명하다. 기묘한 바위들 때문에 서해의 해금강으로 불린다. 처음 이곳을 찾은 여행객들은 누구나 “히야~ ” 탄성을 내지른다! 어느 선인은 “늙은 신이 빚은 마지막 조각품”이라고 했다지만, 두무진 해안의 바위들은 그냥 오랜 세월 풍화작용의 결과물이라고 말하기엔 망설여진다.

과연 자연의 힘으로 이처럼 완벽한 조형미를 갖춘 기묘한 바위들이 만들어질 수 있단 말인가! 부족한 어휘력과 짧은 혀를 탓하며 감탄사를 쏟아내는 편이 더 낫다. 두무진항에서 유람선을 타고 해안선을 따라 형제바위, 코끼리바위, 선대암, 장군바위 등 바다 위에 서 있는 기암괴석들을 관람하면 이 땅이 우리 국토임이 자랑스럽고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중화동교회는 서울의 새문안교회에 이어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한국 장로교회이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중화동교회는 서울의 새문안교회에 이어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한국 장로교회이다. 사진 / 박상대 기자
백령도의 별미인 메밀칼국수. 애호박 양념장과 육수 맛이 그만이다. 사진 / 박상대 기자
백령도의 별미인 메밀칼국수. 애호박 양념장과 육수 맛이 그만이다. 사진 / 박상대 기자

두무진 해변의 기암괴석들을 구경하고 돌아서서 두무진항으로 나오면 어부들이 잡아온 생선을 파는 횟집과 음식점들이 있다. 또한 백령도 특산품을 판매하는 가게들도 있다. 여행객들은 두무진에서 지갑을 열어야 한다. 

회를 사먹든 특산품을 사든 지갑을 열어 이 아름다운 섬을 지키며 살아가는 주민들을 도와야 한다. 주민들이 살지 않으면 여행객들은 이 섬에 여행을 올 수 없기 때문이다.

심청각에서는 저 멀리 북녘땅과 심청이가 뛰어든 인당수가 보이고, 실내에서 심청전의 판소리, 영화, 고서, 음반 전시물 등을 관람할 수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심청각에서는 저 멀리 북녘땅과 심청이가 뛰어든 인당수가 보이고, 실내에서 심청전의 판소리, 영화, 고서, 음반 전시물 등을 관람할 수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이밖에도 백령도에는 효녀 심청을 기념하는 심청각이 있다. 심청이 몸을 던진 인당수가 보이는 언덕에 있다. 그리고 진촌리 북쪽 해안에는 국내 유일의 물범 서식지인 물개바위가 있다, 

Info 백령도
인천항에서 08시30분, 13시, 07시50분에 출항한다.
백령도에서 13시30분, 12시50분, 07시에 출항한다. 
성수기와 비수기 평일과 공휴일에 따라 여객선 운임이 다르다. 대인 기준 평일 왕복 평균 133,000원. 
숙박할 수 있는 민박, 펜션, 모텔이 여러 곳 있으며, 음식점도 여러 곳이 있다.

백령도의 전설 하나
먼 옛날, 청년선비가 사또의 딸과 사랑에 빠져 혼인을 약속하였다. 이를 안 사또가 딸을 외딴 섬으로 보내버리자 선비는 사또의 딸을 찾기 위해 애를 썼다. 어느 날 하얀 학이 흰 종이를 물어다주고 가는 꿈을 꾸어 놀라 깨어보니 정말 종이에 주소가 적혀 있었다.
선비는 주소대로 장산곶에서 배를 타고 이곳까지 와서 사또의 딸을 찾았고, 두 남녀는 사랑을 완성했다. 그래서 섬 이름을 백학(白鶴)이 알려주었다 하여 백학도라 하였고, 근대에 이르러 백령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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