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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섬플러스③] 서해5도의 막내, 늘 푸르름이 감도는 소청도
[섬플러스③] 서해5도의 막내, 늘 푸르름이 감도는 소청도
  • 박상대 기자
  • 승인 2019.05.03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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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5도 가운데 가장 작은 섬, 소청도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세워진 소청도 등대…1층에는 전시관 마련
조용히 해안가 · 숲길을 걷고픈 여행자에게 제격인 섬
소청도 등대 너머로 저무는 해넘이 풍경은 언제나 장관이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소청도 등대 너머로 저무는 해넘이 풍경은 언제나 장관이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여행스케치=옹진] 서해5도 가운데 가장 작은 섬 소청도. 백령도 가는 여객선을 타면 대청도 직전에 잠시 들렀다 가는 섬이다.

소청도는 작은 섬이다. 한때 초등학교가 있었는데 학생 수가 200명에 이르기도 했다. 59년생 돼지띠들이 초등학교 다니던 60년대의 전설 같은 이야기일 뿐 지금은 초등학생이 딱 1명 있다고 한다. 여느 섬에서나 자주 듣는 이야기다. 섬사람들은 이러다가 공도(사람이 살지 않는 빈 섬)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한다. 

어쨌거나 나는 섬을 순례하기로 했다. 이른 아침 집을 나서 1시간 만에 인천여객선터미널에 도착했다. 오랜만이다. 서해5도- 백령도‧연평도‧대청도-를 떠돌 때 몇 차례 들렀고, 인천 앞바다 섬들을 오갈 때 타는 배가 출발하던 터미널이다. 

오전 8시 30분에 출발하는 배 ‘코리아킹’을 타야 하는데 출발하기 30분 전에 표를 바꿔야 한다. 아침을 못 먹고 왔으니 김밥이라도 하나 먹어야겠다. 빈속에 배를 타면 멀미가 더 심하지 않던가.

소청도의 관문인 탑동항. 사진 / 박상대 기자
소청도의 관문인 탑동항. 사진 / 박상대 기자
소청도의 큰 마을은 탑동항 너머 예동마을에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예동마을에는 천주교 공소와 기독교 교회가 나란히 자리한다. 마을 뒷산에 김대건 신부 동상이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예동마을에는 천주교 공소와 기독교 교회가 나란히 자리한다. 마을 뒷산에 김대건 신부 동상이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배가 인천을 떠난 지 3시간 40분만에 소청도(탑동)항에 도착했다. 인천항에서 들고 간 지도를 펼쳐 출장소가 있는 예동마을을 향해 걷는다. 한적하고 조용하다. 갈매기 한 마리 날지 않는 섬의 포장길을 따라 10여 분 걸어가자 예동마을(소청1리)이 나타난다. 마을 앞에 작은 포구가 또 있다. 

출장소 옆에 보건소와 초등학생 1명이 다닌다는 소청분교가 있다. 학교 운동장에서는 해병대원들이 축구를 하고 있다. 출장소 앞마당에서 바라보니 교회 예배당과 천주교 공소가 있고, 공소 뒤에 김대건 신부 동상이 서 있다. 

“김대건 신부가 중국을 오갈 때 소청도를 들러서 가셨답니다. 그래서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성당이 있었고, 주민들 대부분이 성당에 다녔지요. 외국인 부영발(에드워드 머펫) 신부님이 먹을 것과 생활용품을 틈틈이 나눠 주셔서 모두들 고마운 마음으로 지냈지요.” 등대펜션 사장님의 증언이다.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일찍 세워진 소청도 등대. 사진 / 박상대 기자
인천 팔미도 등대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일찍 세워진 소청도 등대. 사진 / 박상대 기자
등대 1층 전시관에서는 전국의 여러 등대 사진과 관련 정보를 살펴볼 수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소청도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소청도 등대
소청도 등대는 1908년, 인천 팔미도 등대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세워진 등대이다. 일찍이 세워져 나이가 많은데도 중국 산동성‧대련 앞이나 북한 북부지역, 서해5도 앞을 지나가는 배들을 안내하는 길라잡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등대는 소청도의 서쪽 80m 절벽에 자리하고 있는데 해넘이 풍경이 아름답다고 소문이 자자하다. 등대에는 등대지기가 살고 있다. 한동안 여행객들에게 숙소를 제공하기도 했는데 불편한 점이 있어 지금은 여행객에게 개방하지 않는다. 

등대도 당초 건물을 허물고 1996년에 새로 지은 것이다. 그러나 등명기는 일제 때 설치한 것을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데 그 밝기가 촟불 15만개와 같다고 한다. 등대 1층 전시관에는 소청도 사람들의 옛날 모습을 담은 사진과 전국의 여러 등대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또한 등대에 관한 여러 정보들이 전시되고 있다. 

분바위. 사진 / 박상대 기자
등대 앞 바다가 붉게 물드는 광경을 볼 수 있는 분바위. 사진 / 박상대 기자
다양한 문양이 새겨진 듯 드러나는 분바위 모습. 사진 / 박상대 기자
다양한 문양이 새겨진 듯 드러나는 분바위 모습. 사진 / 박상대 기자
소청도 주변에는 아름다운 절벽과 해안이 숨어 있다. 갯바위 낚시나 선상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자주 찾는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소청도 주변에는 아름다운 절벽과 해안이 숨어 있다. 갯바위 낚시나 선상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자주 찾는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소청2리인 노화동 언덕 송신탑 아래나 분바위에서 감상하면 장엄한 해넘이 광경을 가슴에 담을 수 있다. 

분바위에서는 하루를 달려온 태양이 서해로 넘어갈 때 등대 앞 바다가 붉게 물드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소청도의 동쪽 끝에 있는 분바위는 해넘이를 구경하는 명소이기도 하지만 대리석 바위가 아름답다. 대리석에 마치 분칠을 해놓은 듯한 다양한 문양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 사람들이 이곳의 돌을 상당히 많이 채굴하여 가져갔다고 하니 원래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웠을지 짐작조차 할 수가 없다. 바위 군데군데 채석하다 만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어 보는 이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이곳은 지질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소청도에는 우럭이 많다 
소청도 주민 가운데 어선을 운항하는 어부는 20명이 남짓이다. 대부분 나이가 많아서 해마다 어부 숫자가 줄어들고, 운항하는 어선들도 줄고 있다. 매일같이 바다로 나가 물고기를 잡아 오는 배는 10척 남짓 된다. 

우럭이 매달려 있는 소박한 풍경. 사진 / 박상대 기자
마을 사람들의 주요 수입원 가운데 하나인 반건조 우럭. 사진 / 박상대 기자
마을 사람들의 주요 수입원 가운데 하나인 반건조 우럭. 사진 / 박상대 기자

“육지에 나가 잘되라고 학교도 보내고, 육지로 내보냈지만 젊은이들이 다시 돌아와서 섬을 지키며 살면 좋겠어요. 수산물을 잡아서 팔아도 수입이 좋고, 어항에 정기여객선이나 수산물 운반선이 정기적으로 들어와서 생활이 편해지면 돌아오겠지요.”

이용희 어촌계장은 섬이 예전처럼 활기 넘치게 되면 좋겠다는 희망을 안고 있다. 

소청도 앞바다에선 우럭, 놀래미, 꽃게, 홍어가 많이 잡힌다. 특히 우럭은 주요 어획 어종이다. 이틀에 한 번씩 오는 운반선을 통해 생물을 판매하기도 하지만 반건조 시킨 생선을 판매하기도 한다. 판매는 지인들을 통해 판매하는데 단골손님이 제법 된다고 한다. 

소청도에는 펜션과 민박집이 많지 않으므로 예약하고 가야 한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소청도에는 펜션과 민박집이 많지 않으므로 예약하고 가야 한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소청도에는 음식점이 따로 없다. 민박집에다 미리 주문하면 맛있는 음식을 조리해서 내준다. 생선구이, 생선조림, 찌개, 꽃게탕 등을 판다.  

음식점이 없으니 술집도 없다. 대신 당구장과 구멍가게가 하나 있다. 도시의 밤을 상상하며, 도시의 밤문화를 즐기고 싶은 사람은 소청도에 가면 안 된다. 소청도는 소청도의 밤이 있다. 별들이 늘 섬 하늘을 지키고 있다. 가느다란 바람을 타고 먼 바다에서 물고기와 조개들의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갈매기도 찾지 않는 조용한 섬에서 해안가나 숲길을 걷고 싶은 여행객, 갯바위에서 낚시를 즐기고 싶은 여행객은 소청도에 가라고 권하고 싶다. 

Tip 소청도
교통편 인천→소청도 : 인천항 08시30분 출항 (코리아킹호), 13시00분 출항(옹진훼밀리호)
         소청항→인천 : 소청항 07시40분(코리아킹호), 07시00분 출항(옹진훼밀리호) 
*운임은 성수기와 비수기가 다르며, 주말과 평일이 다르다. 미리 인터넷으로 예매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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