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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새롭게 바뀐 돈의문박물관마을로 놀러오세요!
새롭게 바뀐 돈의문박물관마을로 놀러오세요!
  • 유인용 기자
  • 승인 2019.05.14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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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에서 명인과 함께 다양한 체험
매일 점심 열리는 광장 음악회
향수 자극하는 ‘콤퓨타게임장’ 등
사진 / 유인용 기자
서울 경희궁 앞에 자리한 돈의문박물관마을. 지난 4월 새단장을 마치고 다시 오픈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여행스케치=서울] 지난해 봄, 경희궁 앞 새문안마을에 문을 연 돈의문박물관마을이 지난 4월 새롭게 단장한 모습으로 다시 오픈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살아있는 ‘참여형 마을’로 탈바꿈했다는 것. 단순히 보기만 하는 마을이 아닌, 방문객들이 마을에서 다양한 체험을 해보며 즐길 수 있다.

경희궁 앞에 빼꼼 자리한 작은 마을
세종대왕 동상이 있는 세종대로사거리에서 서대문 방향으로 큰길을 따라 걸어서 10분. 오른편으로 높은 계단이 나온다. 계단을 올라서면 아담한 한옥들과 2층 양옥집들이 옹기종기 모인 돈의문박물관마을의 예스런 풍경이 펼쳐진다. 

돈의문은 서대문의 다른 이름이다. 조선 세종대왕 때 서대문이 새로 지어지면서 ‘새문’이라고 불렸고 서대문 안쪽 동네는 자연스럽게 ‘새문안 동네’가 됐다. 서대문은 이후 일제강점기 때 소실됐고 당시 지어진 건물들은 대부분 식당으로 운영됐는데 이 낡은 건물들을 철거하는 대신 동네의 정체성을 최대한 살려 만들어진 곳이 돈의문박물관마을이다. 마을은 여러 채의 한옥과 다양한 전시관들로 구성됐다.

도슨트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선민지 돈의문박물관마을 MC는 “실제로 사람이 사는 집은 없고 마을 내 한옥은 명인들의 공방으로 채워져 있다”며 “전시관 중 일부 건물은 1900년대 초 지어진 건물을 개‧보수만 해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돈의문박물관마을 광장의 마을 안내소에서는 마을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사진 / 유인용 기자
돈의문박물관마을의 광장 풍경. 평일에는 오후 12시 20분마다, 주말에는 오후 1시마다 음악회가 열린다. 사진 / 유인용 기자
사진 / 유인용 기자
올해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조성된 ‘독립운동가의 집’. 사진 / 유인용 기자

과거와 현재가 맞닿은 공간
큰길에서 계단을 올라 마을 광장에 서면 오른편으로 벽면에 유관순 열사, 김구 선생, 윤봉길 의사 등 낯익은 얼굴들이 보인다. 올해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독립운동가의 집’으로 안중근 의사 등 널리 알려진 독립투사들부터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 독립운동가들까지 알아볼 수 있다. 전시관 내부는 1900년대 초 가정집처럼 꾸며졌고 한쪽에는 두루마기와 저고리, 모자 등 입어볼 수 있는 의상이 준비돼 의미 있는 기념사진도 촬영할 수 있다.

선민지 MC는 “마을 내 옛 건물을 사용하고 있는 전시관 중 보수 및 보존이 제일 잘 된 곳이 바로 독립운동가의 집”이라며 “그 옆의 돈의문전시관 또한 과거 한정식 식당이었던 곳을 보수 공사해 조성한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돈의문전시관에서는 새문안 동네의 옛 모습을 사진 및 사료를 통해 엿볼 수 있고 전시관 뒤편으로는 올해 개장하면서 새롭게 문 연 공간들이 방문객을 맞는다. 1960년대부터 80년대까지의 생활용품들을 전시한 생활사 전시관이다. 부엌살림을 살펴보던 한 방문객이 옛날식 가스레인지를 가리키며 “어머, 이건 곤로구나!”하고 반가움을 표한다. 

사진 / 유인용 기자
1960년대부터 80년대까지의 생활용품들을 전시한 생활사 전시관. 일부 소품은 실제 1900년대를 배경으로 한 여러 영화들의 촬영 소품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사진 / 유인용 기자
추억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돈의문 콤퓨타게임장'. 사진 / 유인용 기자
사진 / 유인용 기자
콤퓨타게임장 2층의 만화방. 만화책들이 세월의 흔적은 노랗게 입은 채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곤로를 비롯해 앉은뱅이상, 주전자, 소쿠리 등 부엌살림부터 옛날 책가방, 이불, 자개장, 선풍기, TV 등 안채 살림까지 ‘응답하라 1988’과 같은 드라마 속에서나 나올 법한 곤때 묻은 생활소품들이 향수를 자극한다. 일부 소품들은 실제로 영화 소품으로 사용되기도 했던 것들이다.

서울에서 돈의문박물관마을을 찾은 장윤순 씨는 “어린 시절 사용했던 추억의 물건들을 볼 수 있어 굉장히 반갑다”며 “중장년층에게는 특히 더 재미난 볼거리이기 때문에 주변 친구들에게 돈의문박물관마을을 방문할 것을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생활사 전시관 옆의 ‘돈의문 콤퓨타게임장’과 ‘새문안만화방’도 올 봄 새로 선보인 곳이다. 콤퓨타게임장은 테트리스, 버블버블 등 추억의 컴퓨터 게임을 즐기는 이들로 가득하다. 2층에서는 책장 가득히 꽂힌 만화책들이 세월의 흔적은 노랗게 입은 채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선민지 MC는 “돈의문박물관마을은 새단장 이후 주말에 하루 6000~7000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며 “골목마다 인증샷을 찍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돈의문박물관마을의 한옥에는 명인들의 공방이 입점해 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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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그라피 체험 수업을 진행하는 공방의 풍경. 사진 / 유인용 기자
사진 / 유인용 기자
박물관마을의 공방에서 팔찌 만들기를 체험하는 모습. 사진 / 유인용 기자

명인들과 함께 하는 공방 체험
전시관과 게임장, 만화방을 다 돌고 다시 광장으로 나오면 마을 한쪽에 한옥들이 줄지어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실제 사람들이 사는 곳은 아니고 다양한 분야의 명인들을 만날 수 있는 공방이다.

돈의문박물관마을에는 8곳의 공방이 있고 각각 붓글씨 캘리그라피, 서예, 다도, 전통 팔찌 만들기, 무드등 만들기 등의 체험 활동을 할 수 있다.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1시~오후 6시까지 체험할 수 있으며 체험료는 최소 3000원부터다. 일부 체험은 평일에는 운영하지 않는다.

한 공방에서 팔찌 만들기를 체험한 직장인 김은미 씨는 “경희궁 주변을 산책하러 왔다가 우연히 돈의문박물관마을을 발견하게 돼 들어왔다”며 “한옥을 단순히 눈으로 구경하는 것뿐 아니라 다양한 체험 활동도 해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한옥이 모여 있는 중심부의 갤러리에서는 명인들의 작품을 한데 모은 상설 전시가 열린다. 5월에는 닥종이와 미술 작품들을 전시한다.

사진 / 유인용 기자
한옥이 모여 있는 중심부의 갤러리에서는 명인들의 작품을 한데 모은 상설 전시가 열린다. 사진 / 유인용 기자
사진 / 유인용 기자
돈의문전시관에서는 과거 돈의문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현재의 돈의문박물관마을은 1900년대 지어진 옛 건물들과 최근 새롭게 지은 건물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낡은 건물들이 자리했던 곳에 어느 날 하늘에서 똑 떨어져 만들어진 듯한 돈의문박물관마을은 자세히 살펴보면 구석구석에 옛 흔적이 남아 있다. 옛것을 적당히 살리고 새것으로 적절히 보충한 공간. 마을이 품은 추억과 향수를 공간으로 서술하는 곳. 돈의문박물관마을은 ‘옳은 방식의 공간 재생’에 대한 답을 들려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Info 돈의문박물관마을
매일 오후 2시, 4시마다 도슨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MC의 재미난 해설과 함께 마을을 더욱 깊이 있게 둘러볼 수 있으며 시간에 맞춰 마을 입구에서 교복 차림의 MC를 찾으면 된다.
운영시간 오전 10시~오후 7시 (매주 월요일 휴관)
주소 서울 종로구 송월길 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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