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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주말여행] 안성에 가면 ‘안성맞춤’처럼 만족스러운 여행이 있다
[주말여행] 안성에 가면 ‘안성맞춤’처럼 만족스러운 여행이 있다
  • 조상민 여행작가
  • 승인 2019.06.21 1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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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두진 시인의 이름을 딴 문학길부터
안성 선비마을에서 체험 활동 등
안성맞춤! 안성 여행
박두진 문학관, 남사당 공연 등을 관람할 수 있는 안성맞춤랜드. 사진 / 조상민 여행작가
박두진 문학관, 남사당 공연 등을 관람할 수 있는 안성맞춤랜드. 사진 / 조상민 여행작가

[여행스케치=안성] ‘안성맞춤’! 경기 안성하면 바로 떠오르는 단어이다. 조선시대 유기제품을 한양 사대부들의 마음에 꼭 들게 만든다 하여 붙여진 이름은 믿을 수 있는 신용을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마음에 꼭 드는 여행하기 안성맞춤인 곳, 경기 안성으로 떠나본다.

박두진 시인의 이름을 딴 박두진 문학길은 금광호수 내에 있다. 사진 / 조상민 여행작가

자연을 노래한 청록파 시인을 만나는 길
“해~~야 떠~라 해~~야 떠~라 빨갛게 해야 솟아라~”

8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한번쯤을 들어봤을 법한 그룹 마그마의 ‘해야’의 한 소절이다. 박두진 시인의 ‘해’의 시구를 개사한 가사가 인상적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이름인 박두진 시인은 1916년 안성에서 태어나 18세까지 안성의 사갑뜰과 청룡산을 오가며 시감을 키웠다. 광복 후 그는 1946년 박목월, 조지훈과 함께 3인 공동시집 ‘청록집’을 발표하며 자연과 서정을 노래하는 청록파로서 자연스럽게 불리게 되었다.

공원 주차장 근처에는 박두진 시인의 동상이 자리해있다. 사진 / 조상민 여행작가
박두진 시인의 동상과 함께 세워진 시문. 사진 / 조상민 여행작가
박두진 시인이 나고 자란 안성시에는 박두진 문학관이 설립되어 있다. 사진 / 조상민 여행작가

안성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인지 안성의 금광호수에는 박두진 시인의 이름을 단 ‘박두진문학길’이 조성되어 있다. 호수의 둘레를 따라 2.4km 정도 이어지는 둘레길은 수변 데크나 숲속 오솔길 외에도 곳곳에 시인의 시가 적인 시문이 설치되어 있어 자연 속에서 펼쳐지는 ‘박두진 시회전시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1961년 준공 당시만 해도 동양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던 금광호수는 빙어 및 새뱅이(민물새우)의 낚시터로도 유명하다. 뜰망 위에 솔가지를 꺾어 물에 드리우면 그 사이사이로 민물새우들이 들어와 걷어내기만 해도 새우가 한 가득이다. 인근에는 이를 이용한 맛좋은 매운탕집이 오랜 시간 동안 손님들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

주차장을 중심으로 좌측으로는 혜산정, 수석정 등 정자, 우측으로는 박두진 시인의 집필실 쉼터로 연결되어 있어 밥을 먹고 둘러보기 좋다. 걷다 보면 수령 400년이 훌쩍 넘은 느티나무도 만나볼 수 있다.

안성에는 만세운동과 관련된 장소들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사진 / 조상민 여행작가
안성에는 만세운동과 관련된 장소들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사진 / 조상민 여행작가

안성의 4대 정신을 기리다
안성의 4대 정신(호국정신, 선비정신, 장인정신, 예향정신)은 안성을 지탱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3.1운동의 정신을 계승하여 4월 1일 만세 시위를 벌인 것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이런 정신의 연장선상으로 3.1운동 기념관이 만들어졌다. 독립운동과 관련된 실물 전시, 모형, 체험관, 영상물 등으로 당시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기념관 외에도 안성지역 독립운동가 선열들의 넋을 위로하고 뜻을 기리는 사당인 광복사, 원곡면 만세운동 참여자들이 만세를 외친 곳을 기념한 만세고개 기념비, 안성 3.1운동 기념탑 등 안성의 만세운동과 관련된 것들이 많이 남아있다. 

광복사 안 길에는 태극기가 줄지어 서 있다. 사진 / 조상민 여행작가
광복사 안 길에는 태극기가 줄지어 서 있다. 사진 / 조상민 여행작가

안성의 4대 정신을 찾아볼 수 있는 또 다른 곳도 있다. 안성 선비마을이 바로 그곳. 안성 선비마을은 예전부터 해주오씨가 모여 사는 집성촌으로서 관련 문화, 역사 자원이 보존되고 있는 곳이다. 지금은 선비체험, 한옥팜스테이, 장아찌만들기 체험 등 다양한 도농교류 활동을 통해 도시민들에게 휴식을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이곳은 지난 500여 년 동안 한 번도 산신제를 거르지 않고 지내 마을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고 있다. 조상의 덕을 기리고 전통을 계승하기 위한 제례 또한 매년 지낸다. 매년 빠지지 않고 제사를 지내다 보니 생겨난 음식도 있다. ‘국말이밥’은 종중 때부터 전해지는 요리법으로 제사 등 많은 인파가 몰렸을 때 간단하게 먹던 음식이다.

안성 선비마을에서는 선비체험을 비롯해 한옥팜스테이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할 수 있다. 사진 / 조상민 여행작가
안성 선비마을에서는 선비체험을 비롯해 한옥팜스테이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할 수 있다. 사진 / 조상민 여행작가
제사를 모실때나 많은 인파가 모였을 때 간단히 해먹었던 국말이밥. 사진 / 조상민 여행작가
제사를 모실때나 많은 인파가 모였을 때 간단히 해먹었던 국말이밥. 사진 / 조상민 여행작가

국물과 숙주나물, 한우고명 등을 따로 준비해 두고 밥과 국물을 말아 올린 후 다시마가루 고명을 얹으면 간편함과 맛, 건강까지도 한 번에 챙길 수 있는 종가댁 음식이기도 하다. 다시마를 볶아 가루를 낸 고명으로 건강을 챙기는 정성이 엿보인다.

마을에는 종중의 대소사를 관장하는 종중재실과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75호로 지정된 400년 이상 된 정무공오정방고택, 덕봉서원 등이 자리하고 있어 이곳에 방문했다면 한 번쯤 가볼만 하다. 

안성 남사당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외줄타기이다. 사진 / 조상민 기자
안성 남사당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외줄타기이다. 사진 / 조상민 기자

신명나는 남사당 놀이 한 마당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남사당’은 조선 후기 결성된 안성 청룡사의 남사당패를 일컫는 말이다. 경복궁 중건이 한창이던 때, 흥선대원군이 부역꾼들을 위로하기 위해 전국의 사당패를 불러 모았다. 

그때 최초의 여성 꼭두쇠, ‘바우덕이’가 이끌던 안성의 남사당패가 부역꾼들을 가장 기쁘게 해 당상관 정3품, 옥관자를 수여받았다. 조선시대 때부터 출중한 실력을 자랑했던 남사당은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동그란 돔이 덮인 남사당공연장은 내·외부 공연장과 카페, 식당까지 갖춰진 곳이다. 11월까지는 매주 토요일 오후 4시와 일요일 오후 2시면 풍물, 버나(접시돌리기), 살판(땅재주), 어름(줄타기), 덧뵈기(탈놀이), 덜미(인형극) 등 6개의 마당으로 이루어진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를 뽑자면, 단연 외줄타기이다. 아슬아슬 외줄에 올라 좌중의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공연은 이내 풍물로 이어지고 외줄타기를 보며 느낀 긴장감을 해소시켜준다. 함께 불안해하고 함께 신명을 즐기는, 관객과 하나 되는 공연은 환호 속에 마무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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