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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섬플러스⑩] 섬 속의 또 다른 섬을 만나다, 제주 우도
[섬플러스⑩] 섬 속의 또 다른 섬을 만나다, 제주 우도
  • 유인용 기자
  • 승인 2019.07.05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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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와 순환버스 타고 돌아볼 수 있는 아담한 섬
세 가지 매력 지닌 해변, 제주 해녀들의 흔적 등 볼거리
우도 특산품 땅콩으로 만든 아이스크림 등 먹거리 다양
사진 / 유인용 기자
우도에서 가장 높은 우두봉에서 내려다본 풍경. 우도는 제주도의 동쪽 끝에 떠 있는, 제주에서 가장 큰 섬이다. 사진 / 유인용 기자

[여행스케치=제주] 제주의 동쪽 끝, 성산일출봉을 마주하고 있는 우도는 해안을 따라 서너 시간이면 모두 돌아볼 수 있는 작은 섬이다. 우도에는 세 종류의 해변과 제주 해녀들의 흔적, 우도의 명물인 땅콩으로 만든 다양한 먹거리까지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많다.

“멀고 먼 옛날 제주에는 설문대할망이 살았다. 성산일출봉에서 해 뜨기를 기다리다 오줌이 마려워진 설문대할망은 참고 또 참다 서귀포와 식산봉에 다리를 한쪽씩 걸치고 앉아 오줌을 누었는데 그 오줌줄기가 어찌나 셌던지 바다에 물줄기가 생기면서 성산일출봉의 한 귀퉁이가 떨어져 나갔다. 제주에서 가장 큰 섬 우도는 그렇게 만들어졌다고 한다.”

우도, 어떻게 돌아보면 좋을까?
제주에서 우도로 들어가는 배편은 성산일출봉 뒤편의 성산항에서 운항한다. 배는 30분 간격으로 있는데 매 회차 여객선에 몸을 싣는 관광객들의 숫자가 어마어마하다. 성산항에서 뱃길로 약 15분, 여객선은 우도에 몸을 대고 관광객들을 쏟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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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의 서빈백사해수욕장. 사진 / 유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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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 곳곳에서는 현무암으로 만든 돌탑을 볼 수 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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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를 자유롭게 돌아볼 수 있는 아담한 전기차. 특히 젊은층 여행객들이 전기차를 타고 섬을 둘러보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사진 / 유인용 기자

우도에 입도하면 해안도로를 달리는 형형색색의 작은 차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배터리로 달리는 전기차로, 딱 성인 두 명만 탈 수 있는 앙증맞은 크기다. 우도는 환경 보호를 위해 일반 차량의 입도가 금지되어 있는데 전기차는 관광객들이 섬을 마음껏 돌아볼 수 있는 교통수단 중 하나다. 항 인근으로 전기차와 전기자전거 대여소가 모여 있으며 우도의 웬만한 관광지에서는 노란색, 빨간색, 파란색 등등 가지각색의 전기차를 만날 수 있다. 단 전기차는 배터리가 떨어지면 달릴 수 없어 보통 3시간 내에 다시 반납해야 한다.

운전면허가 없다면 버스를 이용해 섬을 돌아보는 방법도 있다. 해안도로 순환버스는 1일 이용권을 구입해 자유롭게 타고 내렸다가 관광지를 둘러본 뒤 다시 탑승해 다음 관광지로 이동할 수 있는 관광버스다. 우도의 메인 관광지인 9곳과 임시 정류장 18곳까지 총 27곳의 정류소에서 정차하며 섬 한 바퀴를 모두 돌면 표를 반납해야 한다. 버스 기사들의 위트 넘치는 해설을 들으며 섬을 돌다 보면 시간이 훌쩍 흐른다. 티켓은 배가 들어오는 하우목동항과 천진항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20분마다 한 대씩 운행한다. 버스는 짝수일에는 반시계 방향으로, 홀수일에는 시계 방향으로 섬을 돈다.

INFO 우도 마을버스
이용요금 성인 5000원, 유아 및 초등학생 3000원
주요노선 (하우목동항 출발 기준) 하우목동항-전흘동망루-하고수동해수욕장-비양도-비양동해수욕장-검멀레해수욕장-우두봉-천진항-서빈백사해수욕장

사진 / 유인용 기자
우도의 해안도로 순환버스를 타면 자유롭게 타고 내리며 우도를 돌아볼 수 있다. 우도의 메인 관광지인 9곳과 임시 정류장 18곳까지 총 27곳의 정류소에서 정차한다. 사진 / 유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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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항에서 우도로 들어가는 여객선은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매 30분 간격으로 운항한다. 사진 / 유인용 기자

Tip 우도 가는 배편
성산항에서 우도로 들어가는 여객선은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매 30분 간격으로 운항한다. 우도의 선착장은 하우목동항과 천진항 두 곳이 있으며 정시에는 성산항과 하우목동항에서 서로 동시에 출발하고 매 30분에는 성산항과 천진항에서 서로 동시에 출발한다. 소요시간은 약 15분이다.
입도시간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매 30분마다
이용요금(왕복) 성인 8500원, 중고생 8100원, 만 65세 이상 7000원, 초등학생 3200원
차량요금 경차 2만1600원, 중형차 2만6000원
주소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등용로 112-7 성산포항종합여객터미널

세 개의 얼굴을 가진 우도 해변
우도에는 세 개의 해수욕장이 있는데 재미있는 점은 세 곳이 모두 다른 종류의 해수욕장이라는 점이다. 우도 남동쪽의 하고수동해수욕장은 동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래 해수욕장으로 여름철 우도의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다. 카약 체험도 할 수 있고 해변에 서 있는 해녀와 인어공주 조형물은 우도의 대표 포토 스팟 중 하나다.

하고수동해수욕장에서 약 2.5km 가량 남쪽으로 떨어진 검멀레해수욕장은 총 길이 100m 가량의 아담한 해수욕장으로 그 이름처럼 검은 모래가 펼쳐진 곳이다. 까만 현무암이 오랜 시간동안 바람을 맞으며 잘게 부서져 만들어진 검은빛 모래사장은 우리나라에서도 몇 곳에서만 볼 수 있는 귀한 풍경이다. 해수욕장에서 오른편 너머로는 동안경굴이라는 커다란 두 개의 동굴이 있다. 먼 옛날 고래가 살았다는 전설이 있어 ‘고래 콧구멍’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검멀레해수욕장에서는 동굴 내부를 돌아볼 수 있는 보트도 타볼 수 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여름철 우도의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하고수동해수욕장. 고운 백사장에서 물놀이를 즐기기 좋다. 사진 / 유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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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가 검은빛을 띠는 검멀레해수욕장. 사진 / 유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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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의 서쪽 서빈백사해수욕장은 우리나라에 단 하나밖에 없는 홍조단괴해수욕장으로 천연기념물 제438호로 지정됐다. 사진 / 유인용 기자

우도의 31번 해안도로 순환버스를 운전하는 정민국 기사는 “동안경굴은 고릴라가 누워 있는 모양의 우두봉 아래에 있는데 매해 가을마다 동굴 음악회를 열 정도로 규모가 크다”고 소개한다.

우도의 서쪽 해안에 자리한 서빈백사해수욕장은 우리나라에 단 하나밖에 없는 홍조단괴해수욕장으로 천연기념물 제438호로 지정된 곳이다. 지름이 4~5cm에 달하는 홍조류들은 동글동글하고 흰 생김새로 인해, 멀리서 보면 마치 해안에 흰 팝콘을 잔뜩 쏟아놓은 듯하다. 꽤 단단해 웬만해선 밟아도 부서지지 않는다.

흰 덩어리들은 성산봉과 우도 사이의 얕은 바다에 사는 홍조류들이 파도를 타고 둥글게 구르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파도가 밀려오면 홍조류들끼리 부딪쳐 마치 탬버린을 울리는 듯 경쾌한 소리가 난다. 서빈백사해수욕장은 정면으로 성산일출봉을 향하고 있어 우도에서 낙조를 보기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다.

우도의 또 다른 볼거리들
전기차나 자전거를 타고 우도의 해안을 달리다 보면 마치 돌고래가 내는 듯한 ‘호이’ 하는 소리가 간간히 들린다. 소리가 나는 곳으로 시선을 옮기면 주황색 물체가 둥둥 떠 있다. 해녀들이 물질할 때 물 위에 띄워놓는 ‘테왁’이다. 해녀들은 물질이 끝나면 수면 위로 올라와 테왁을 붙잡고 잠시 쉬는데 이때 가쁘게 숨을 내쉬는 소리가 돌고래 소리와 비슷한 ‘숨비소리’다. 우도 곳곳에서는 과거 해녀들이 옷을 갈아입었던 탈의실인 ‘불턱’도 볼 수 있다. 

정민국 기사는 “우도에서는 300여 명의 해녀가 활동하는데 보통 연령대가 50~70대”라며 “얕은 바다에서 성게나 우뭇가사리 등을 채취한다”고 말한다.

사진 / 유인용 기자
우도의 해녀들이 주황색 테왁을 물 위에 띄워놓고 물질을 하고 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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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 곳곳에서는 해녀 탈의장인 불턱을 볼 수 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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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의 가장 북쪽에 자리한 전흘동망루와 흰 등대. 사진 / 유인용 기자

우도의 가장 북쪽에 있는 불턱 옆으로는 전흘동망루와 등대 하나가 세워져 있다. 망루는 봉수대와 같은 말로 조선시대 군사시설로 이용됐던 곳이다. 검은 현무암이 오밀조밀 쌓여 만들어진 망루와 새하얀 등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 좋은 명소다.

전흘동망루에서 섬 오른편으로 돌면 우도에 딸린 작은 섬 비양도다. 제주도보다 먼저 일출을 볼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어 백패커들이 즐겨 찾기도 하는 비양도는 실제로 지난해 방영된 JTBC 예능 프로그램 ‘효리네민박2’에서 백패킹 장소로 소개되기도 했다. 걸어서 몇 분이면 금방 돌아볼 수 있는 작은 섬이지만 소원을 이뤄준다는 신비한 돌의자에 앉아볼 수도 있고 승마 체험도 가능하다.

우도 남쪽의 우두봉은 우도에서 가장 지대가 높은 곳이다. 봉우리에 올라서면 평평한 우도의 모습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바다 너머로는 제주도가 서 있다. 우두봉에서 바라본 성산일출봉은 반을 잘라 왼편은 코뿔소, 오른편은 코끼리의 옆모습을 닮았다. 우두봉에서는 산악자전거도 타볼 수 있고 승마 체험도 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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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의 오른편에 딸린 작은 섬 비양도는 백패커들의 로망 여행지이기도 하다. 사진 / 유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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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에서 지대가 가장 높은 우두봉. 멀리 보이는 성산일출봉은 절반을 잘라 왼편은 코뿔소, 오른편은 코끼리의 옆모습을 닮았다. 사진 / 유인용 기자

해풍 속에서 옹골차게 자란 우도 땅콩
우도를 돌아보다 보면 땅콩아이스크림을 파는 카페를 자주 마주한다. 웬만한 식당에서는 땅콩막걸리도 판매한다. 그만큼 땅콩은 우도를 대표하는 특산품 중 하나다. 우도 땅콩은 알맹이가 작은 것이 특징으로 빨간색 속껍질이 연해 따로 벗기지 않고 먹어도 입이 까끌하지 않다.

우도 땅콩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하고수동해수욕장과 검멀레해수욕장의 중간 지점에 자리한 우도바당땅콩영농조합법인 센터를 들러보자. 땅콩마을 입구에 자리한 센터에서는 우도 땅콩의 역사와 관련해 알아볼 수 있다. 땅콩막걸리와 땅콩아이스크림을 비롯해 땅콩버터, 땅콩새싹차, 땅콩알사탕, 땅콩초코스틱 등 우도 땅콩을 활용한 다양한 먹거리들도 판매한다.

김성환 우도바당땅콩영농조합법인 판매관리부장은 “우도에서 땅콩을 재배하기 시작한 것은 약 20여 년 전으로 강한 해풍과 거친 토양에서 자라 육지의 땅콩과 다른 맛을 낸다”며 “종자가 다른 것은 아닌데 땅콩뿐 아니라 쪽파나 마늘 등 다른 작물들도 우도에서 자라면 좀 더 맛이 좋아진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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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의 땅콩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우도바당땅콩영농조합법인 센터. 사진 / 유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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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바당땅콩영농조합법인 센터에서는 우도 땅콩으로 만든 땅콩아이스크림, 땅콩막걸리, 땅콩새싹차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땅콩아이스크림은 우유 아이스크림에 땅콩가루를 뿌려 만든다. “아이스크림 믹스에 땅콩 분말을 넣으면 아이스크림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김성환 부장의 설명이다. 부드러운 우유 아이스크림에 잘게 빻은 땅콩가루가 듬뿍 올라가 고소함을 더한다.

우도 땅콩의 맛은 다른 지역에서 맛보기 어려우며 제주에서 자란 땅콩도 우도 땅콩의 맛을 따라오지 못한다고 한다. 비단 땅콩뿐만이 아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아담한 전기차를 타고 달려보는 것, 제주도보다 조금 더 빠른 일출을 감상하는 것 등 우도에는 ‘오직 우도만 가지고 있는’ 것이 있다. 올 여름 우도를 향해야 하는 이유다. 

INFO 우도바당땅콩영농조합법인
이용요금 땅콩아이스크림 3000원, 볶음땅콩 150g 7000원 등
주소 제주 제주시 우도면 우도해안길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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