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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12월호
[이 섬을 사랑하라] 남해의 한 점, 소매물도
[이 섬을 사랑하라] 남해의 한 점, 소매물도
  • 여행스케치
  • 승인 2003.07.1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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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소매물도 전경. 사진 / 김연미 기자
소매물도 전경. 2003년 7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여행스케치=통영] 비취빛 바다가 꿈틀거리며 수평선 위로 갈매기가 날아오른다. 온종일 흰 바다가 띠처럼 펼쳐지는 곳 하루가 삼일 같고, 삼일이 일주일 같은 시간이 흐르는 곳 소매물도가 있다.

소매물도로 가는 뱃길에 안개가 자욱하다. 안개 사이로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섬들이 살포시 얼굴을 내밀었다 이내 사라진다. 창으로 안개가 자욱하게 깔려서 마치 구름 속을 산책하는 듯 하다. 소매물도는 뱃길로 1시간 40여분 정도 걸리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남단에 위치하고 있다.

매물은 메밀의 경상도 사투리라 한다. 예전에는 메밀이 주식이었다고 하는데 메밀은 보이지 않는다. 메밀꽃이 피는 작은 섬이라, 비취색 바다에 흰 메밀꽃. 어쩐지 엽서에만 나올 듯 한 풍경이 그려진다.  

소매물도 분교 뒤쪽에서 바라본 마을 전경. 사진 / 김연미 기자
소매물도 분교 뒤쪽에서 바라본 마을 전경. 2003년 7월. 사진 / 김연미 기자
등대섬-절벽이 사납게 생겨서 떨어질 위험이 있어 나무철조망이 쳐져있다. 2003년 7월. 사진 / 김연미 기자
등대섬-절벽이 사납게 생겨서 떨어질 위험이 있어 나무철조망이 쳐져있다. 2003년 7월. 사진 / 김연미 기자
나무 사이로 멀리 눈꼽처럼 삼여도가 보인다. 2003년 7월. 사진 / 김연미 기자
나무 사이로 멀리 눈꼽처럼 삼여도가 보인다. 2003년 7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선착장에 내리니, 돌담에 쌓인 나지막한 집들이 층층이 옹기종기 모여서 바다를 향하고 있다. 어디든 사람의 발길이 많아지면 쉬이 변하는 게 다반사인데 소매물도는 오지 섬다운 맛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현재 13가구가 살고 있으며 모두 민박을 하고 있다. 가을 날 시골길은 벼를 말리는 마당이 되듯이 소매물도의 초여름 길은 미역을 말리는 마당이 된다. 바닷바람이 미역 말리는 아낙의 머리수건을 날려보낸다.  

등대섬으로 가는 길 소매물도가 유명해 진 것은 몇 년전, CF 광고의 배경이 되었던 등대섬 때문이다. 등대섬으로 가는 길은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당일 코스로 왔다면 선착장에서 배를 이용해 등대섬으로 가는 것을 권한다. 가는 길에 남매바위, 고래여, 글씽이굴, 촛대바위 등을 구경하면서 아저씨의 걸쭉한 사투리로 바위에 얽힌 사연을 들을 수 있다.

등대섬에 도착해서 몇 시까지 와 달라고 하면 그 시간에 맞춰서 와준다. 오는 길에는 용궁, 상어굴, 개구리 바위, 손바위 등 다른 볼거리가 있으며 또한 배가 동굴속까지 들어가는 스릴을 느낄 수 있다. 한 섬을 지탱하기 위해서 파도와 사투를 벌이는 절벽들의 늠름한 기상에 저절로 감탄이 터진다. 가격도 저렴해서 네사람이 3만원이면 탈 수 있다.

등대섬으로 가는 다른 방법은 걸어가는 것이다. 숙박을 할 경우는 두가지 방법을 다 해보는 게 좋다. 소매물도 선착장에 내려서 고개를 들으면 섬 꼭대기에 키 큰 두그루의 나무가 보이는데 그 지점을 향해서 마을의 돌담길을 따라 올라간다. 올라가는 길에 돌아보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 지붕 넘어로 푸른바다가 어머니가 자식을 품고 있듯이 사람을 품고 있는 형상으로 눈앞에 확 펼쳐진다.

매물도 뒤로 해돋이. 2007년 7월. 사진 / 김연미 기자
매물도 뒤로 해돋이. 2003년 7월. 사진 / 김연미 기자
망태봉에서 바라보는 하늘에 노을이 붉다. 2003년 7월. 사진 / 김연미 기자
망태봉에서 바라보는 하늘에 노을이 붉다. 2003년 7월. 사진 / 김연미 기자
힐 하우스 산장 모습. 2003년 7월. 사진 / 김연미 기자
힐 하우스 산장 모습. 2003년 7월. 사진 / 김연미 기자

20여분 올라가면 폐교된 분교를 산장으로 만든 힐하우스가 나온다. 분교 앞에서 풀밭 사이로 사람 혼자 다닐 수 있는 오솔길을 따라가다 보면 두 갈래로 나눠진다. 우선 오른쪽 길로 접어들면 등대섬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망태봉(분교에서 5분정도 소요)이 있다. 앞으로는 바다 위에 떠 있는 등대섬을 한 눈에 볼 수 있고 뒤로는 매물도가 보인다. 폭풍의 언덕 앞에는 가마우지가 똥을 싸서 하얗게 보인다는 삼여도가 보인다. 소매물도에 왔으면 꼭 올라보기를 권한다.

망태봉을 내려와 왼쪽으로 난 오솔길을 가면 넓적한 바위가 있어서 등대섬을 바라볼 수 있다. 물때가 맞으면 등대섬으로 이어지는 바닷길이 열리는데 이 길이 등대섬으로 가는 길이다. 풀밭사이로 사람들이 만든 오솔길이 훤히 보인다. 그 길을 따라가면 넉넉잡아 30분이면 등대섬으로 갈 수 있다.

등대섬에는 바람에 눕는 풀들이 쑥쑥 자란다 등대섬에는 그야말로 하얀등대가 하나 서 있다. 선착장에서 등대로 올라가는 길은 공사중이다. 폭풍으로 발이 묶이는 뱃사람들을 위해 집을 짓고 있어 조금 어수선하다. 그렇다고 해서 등대섬이 가지는 매력이 결코 떨어지지는 않는다.

큰 나무도 없이 풀과 들꽃이 바람부는 쪽으로 눕는다. 무릎까지 자란 풀들이 결이 고운 녹색 물결로 출렁인다. 풀밭 사이로 내달리면 어깨에 날개가 돋아서 바람을 타고 날아가는 듯 하다. 배를 타고 올 때 올려다보는 절벽을 위에서 내려다보았다. 절벽은 칼처럼 차갑게 보였다. 절벽밑으로 떨어지면 칼에 찔릴 것 같은 아찔한 충동에 고개를 들었다.

소매물도의 또 다른 즐거움 해돋이와 일몰을 모두 볼 수 있다. 해돋이는 정태봉과 분교 화장실 뒤쪽의 동백나무 숲에서 볼 수 있다. 동백나무에 어리는 붉은 해가 인상적이다. 민박주인에게 해돋이 시간을 알아둔다. 일몰은 섬 어느 곳에서나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폭풍의 언덕이나 정태봉에서 보는 게 일품이다.

분교 뒤의 동백나무숲을 지나면 묘지가 하나 있는데 이 곳은 마을에 내리는 일몰을 볼 수 있다. 바위가 많아 더 볼게 많다 소매물도 둘레에는 바위가 많다. 커다란 바위가 앞을 딱 막고 있어 발길이 쉽게 떨어지지 않지만 사실 바위 사이의 간격이 넓지 않아 돌아다니기에 나쁘지 않다. 하지만 낙상하지 않도록 늘 조심해야 한다.

소매물도 바다는 장소에 따라서 바다 빛이 달라보이는 특색이 있다. 또 주위의 바위를 유심히 보면 제각기 다른 형상을 가지고 있다. 이름 없는 바위에게 이름을 지어주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아닐런지.

어린이, 여자들도 낚시를 즐길 수 있다. 바위나 선착장에 앉아서 낚시를 할 수 있다. 갯지렁이가 징그러우면 새우를 끼어서 물고기를 유인한다. 특히 줄낚시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어 어린이와 여자들이 하기에도 좋다. 줄낚시는 통영여객선터미널 주위의 낚시가게에서 구입할 수 있다. 가격은 5백원 정도.  

지친 나그네가 자고 가는 곳  힐 하우스 산장
폐교된 분교를 산장으로 개조하여 코펠, 가스버너 등 취사도구를 갖추어 놓아서 먹거리만 장만해 가면 된다. 나무에 달아놓은 그네에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가 일품. 커피 3천원, 방값 1인당 만원. 이외에 다솔산장, 하얀산장, 김순선할머니댁, 김학순할머니댁, 이장님댁.

Traveler’s Guide 언제나 함께하는 여행가이드
통영 가는 길
자가운전시 남해고속도로 사천 IC -> 사천읍 -> 고성 -> 통영 (통영여객선터미널) 강남고속버스터미널 -> 통영 -> 통영시외버스터미널에서 여객선터미널까지 택시요금 2천원 선.

소매물도 가는 길
통영여객선터미널 -> 소매물도 (고려개발 여객선, 하루에 두 번, 7시, 2시. 토·공휴일은 11시에 하나 더 증편. 요금 1만3천2백원. 소요시간 1시간 40분)

Check▶주말에는 소매물도에 가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표를 미리 예매해둔다. 먹거리 소매물도에는 식당이 없다. 담배도 판매하지 않는다. 매점은 있지만 몇 가지 물건만 있어 필요할 것 구입하기는 좀 어렵다. 먹거리를 꼭 준비해서 가야한다. 통영여객선터미널 주차장 건너에는 ‘할매김밥의 대가(1인분 3천원)’에서 충무김밥을 포장해 준다.

통영시장 구경하세요
소매물도 행 여객선이 출항하려면 시간이 많이 남는다고요. 그럼 통영시장 구경가세요. 통영장은 장소를 달리하여 하루에 두 번 선 답니다. 오전 장은 여객선터미널 건너편에 서는 서호시장으로 파라솔이 줄지어 쳐져 있어 찾기 쉬워요. 오후 장은 강구안 근처에 있는 중앙시장으로 여객선터미널에서 시내 쪽으로 20분 정도 걸어가다 보면 시장과 연결된 곳이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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