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충남] 한산이 자랑하는 우리의 대표 민속주인 소곡주. 한산 방문길에 한 잔 맛을 본 사람들은 그 감칠맛 나는 술향기를 두고두고 말한다.
한산 소곡주는 들국화 향기가 난다. 술을 입안에 넣고 혀를 두어 번 굴린 뒤 목구멍으로 넘기면 향긋한 국화향기가 입안에 감돈다. 애주가들은 이 향기에 취한다. 백제의 왕과 대신들도 이 향기에 취해 밤낮으로 술에 취했던 것은 아닐까. 의자왕이 삼천 궁녀와 이 술을 마시고 노느라고 국정을 소홀히 했는지는 모를 일이다.
삼국사기 백제본기를 보면 다안왕 11년 추곡의 흉작으로 민가 사양주인 소곡주 만들기를 전면 금지한 바 있고, 무왕 37년(635년) 3월에는 왕이 신하들과 더불어 백마강변의 기암괴석이 아름다운 강 위에서 이 술을 마시고 그 흥이 극치에 달했다는 기록이 있다.
또한 조선시대에는 과거를 보러가던 유생이 주막에서 이 술을 마시다가 정신을 잃어 과거를 치르러가지 못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한산 소곡주는 주원료인 찹쌀, 메주콩, 누룩, 들국화 등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신토불이 재료만을 사용하고 있다.
술을 빚어낼 때 재료만큼 중요한 것이 양조용 용수인데 한산 소곡주 양조에 사용하는 물은 건지산의 맑은 물로 염분이 전혀 없고 철분이 약간 함유된 독특한 물이다. 모든 술은 내리는 정성에 따라 술맛에 차이가 있다.
가장 좋은 술은 양력으로 12월, 음력으로 10월에 술을 내려 그 이듬해 1월까지 100일 동안 숙성시켜서 마시는 술이라 한다. 좋은 맛과 향을 얻고자 빚어서 땅속에 묻기도 하는데 열과 공기에도 술맛이 좌우된다는 이야기이다.
한산 소곡주는 피를 맑게 하고, 독을 풀어주는 약리 효과가 있으며, 말초 혈관을 확장시켜 주는 효과도 있다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