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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체험여행] 아름답고 이국적인 '한국의 발리', 신안군 증도 우전해수욕장
[체험여행] 아름답고 이국적인 '한국의 발리', 신안군 증도 우전해수욕장
  • 황병우 기자
  • 승인 2019.07.17 03:2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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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 바람과 구름도 잠시 쉬었다 가는 느려서 더 행복한 섬 ‘증도’.
‘한국의 발리’라고 부를 만큼 이국적인 풍경이 아름다운 우전해수욕장
대한민국 소금장인들의 역사, 태평염전…썰물에만 건널 수 있는 화도 노두길
전남 신안군 증도는 이국적인 풍경을 선사하는 우전해수욕장(사진)을 비롯해 태평염전과 청정갯벌 등이 있어서 느리게 움직이며 '쉼'을 할 수 있는 섬이다. 사진 / 황병우 기자
전남 신안군 증도는 이국적인 풍경을 선사하는 우전해수욕장(사진)을 비롯해 태평염전과 청정갯벌 등이 있어서 느리게 움직이며 '쉼'을 할 수 있는 섬이다. 사진 / 황병우 기자

[여행스케치=신안] 지난 2007년 우리나라와 아시아에서 최초로 슬로시티(Citts Slow)로 지정된 전남 신안군 증도는 느려서 더 행복한 섬이다. 생명을 품은 갯벌, 하얀 금을 만드는 염전, 음이온 가득한 해변과 해송숲, 시간과 바람을 머금은 듯한 풍경, 자연을 있는 그대로 버무린 음식 등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들이 그곳에 있어서다.

중국 송나라와 원나라 유물 약2만4000여점이 700여년 만에 긴 잠에서 깨어 세상에 나오면서 보물섬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증도를 보물섬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진정한 ‘쉼’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 열대의 시원한 파도를 느낄 수 있는 우전해수욕장

전남 무안에서 지도와 사옥도를 지나 증도대교를 건너면 비로소 증도에 다다르게 된다. 다리를 건넌 후 국내에서 단일 규모로는 가장 큰 태평염전을 지나 남서쪽으로 약 5km 이동하면  우전해수욕장의 이국적인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고운 백사장이 펼쳐진 우전해수욕장에는 싸리나무와 짚으로 지붕을 꾸민 파라솔이 자리하고 있어 열대 지역을 연상시키는 풍경을 선사한다. 넓은 백사장과 울창한 해송숲 그리고 시원한 바닷바람과 파도소리가 발길을 붙잡는다. 

썰물로 물이 빠진 모래 위에는 수 많은 농게들이 먹이를 찾느라 분주하다. 서상현 전남 신안군 문화관광해설사는 “증도에서는 농게들을 비교적 쉽게 잡을 수 있어서 게장을 담가 먹는다”며 “농게장은 밥도둑이라고 할 만큼 맛있기 때문에 증도에서 인기있는 반찬거리다”라고 말했다.

썰물로 물이 빠진 우전해수욕장 백사장에 농게들이 먹이를 찾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 / 황병우 기자
썰물로 물이 빠진 우전해수욕장 백사장에 농게들이 먹이를 찾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 / 황병우 기자
울창한 한반도 모양 해송숲에는 산책길이 있어서 산림욕을 즐길 수도 있다. 사진 / 황병우 기자
울창한 한반도 모양 해송숲에는 산책길이 있어서 산림욕을 즐길 수도 있다. 사진 / 황병우 기자

수많은 농게들이 움직이는 백사장과 울창한 한반도 모양 해송숲을 따라 북쪽으로 약2.5km 떨어진 곳에는 우전해수욕장 만큼이나 이국적인 풍경이 매력적인 짱뚱어해수욕장을 만날 수 있다. 두 해수욕장 모두 색다른 풍경 덕분에 사진가들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해수욕을 충분히 즐겼다고 생각되면 신안갯벌센터/슬로시티센터에서 체험프로그램을 이용하거나, 증도의 명소 짱뚱어 다리를 건너보는 것이 좋다. 특히 짱뚱어다리는 아름다운 해넘이를 배경으로 다리 위에서 연인들이 인증샷을 남기는 등 데이트 코스 중 하나다. 

썰물로 물이 빠지면 다리 아래 갯벌에는 펄떡이는 짱뚱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짱뚱어는 5월부터 10월까지가 제철로 단백질이 풍부해 운동이나 다이어트를 하는 이들에게는 좋은 단백질 공급원이라고 한다. 짱뚱어다리에서 북쪽으로 약800m 거리에 증도면사무소 주변 여러 음식점에서 싱싱한 짱뚱어로 짱뚱어탕을 만들고 있기에 증도를 여행한다면 반드시 먹어보는 것이 좋다.

Info 우전해수욕장
주소 전남 신안군 증도면 우전리

Info 신안갯벌센터/슬로시티센터 
이용요금 무료
운영시간 09시~17시 (매주 월요일 휴무)
주소 전남 신안군 증도면 지도증도로 1766-4

증도를 찾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 중 하나인 짱뚱어다리. 사진 / 황병우 기자
증도를 찾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 중 하나인 짱뚱어다리. 사진 / 황병우 기자
태평염전에서는 우리의 전통적인 천일염 생산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사진 / 황병우 기자
태평염전에서는 우리의 전통적인 천일염 생산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사진 / 황병우 기자

대한민국 소금장인들의 살아있는 역사, 태평염전

증도에는 단일규모로는 국내 최대 천일염전인 태평염전이 있다. 입구에서부터 일직선으로 뻗은 도로 양 옆으로 소금창고가 일렬로 늘어서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염전의 규모는 여의도 두 배에 육박하는 140만평에 달한다.

염전 입구에서 오른쪽에 있는 국내 유일의 염생식물원은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돼 있는 갯벌 습지다. 증도의 특산물로 여겨지는 함초(퉁퉁마디)는 물론 나문재, 칠면초, 해홍나물 등 다른 곳에서는 보기 어려운 70여 종의 염생식물을 관찰할 수 있다. 

서상현 해설사는 “태평염전은 한국전쟁이 끝난 후 피난민들을 정착시키고 경제적 기반과 소금 생산을 늘리기 위해 당시 정부 주도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옛날 방식 그대로 천일염을 생산하고 있어서 문화재청의 근대문화유산 360호로 지정됐다”고 말했다.

그는 “태평염전 내에 있는 염생식물원은 염생식물들이 가진 독특한 색상으로 인해 인기가 높은 데이트 코스 중 하나”라며 “염전 입구 가게에서 소금아이스크림을 맛보면 ‘단짠’의 진수를 경험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소금아이스크림은 짠 맛을 내는 소금 덕분에 아이스크림의 단맛이 더 강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얼음에 소금을 첨가하면 더 차가와지는 성질 때문에 소금아이스크림이 더욱 차갑게 느껴진다.

국내 유일의 염생식물원에는 함초(퉁퉁마디)를 비롯한 70여종의 염생식물을 관찰할 수 있다. 사진 / 황병우 기자
국내 유일의 염생식물원에는 함초(퉁퉁마디)를 비롯한 70여종의 염생식물을 관찰할 수 있다. 사진 / 황병우 기자
태평염전 소금박물관에서는 소금과 관련한 다양한 전시와 체험을 할 수 있다. 사진 / 황병우 기자
태평염전 소금박물관에서는 소금과 관련한 다양한 전시와 체험을 할 수 있다. 사진 / 황병우 기자

태평염전 소금박물관은 1948년 염전 설립 초기에 지어져 석조소금창고를 내부 리모델링을 통해 지난 2007년 개관했다. 국내에 남은 유일한 석조창고로, 과거의 모습이 그대로 보존된 덕분에 근대 석조건축사적 의미를 인정받아 근대문화유산 361호에 지정됐다.

박물관에서는 매년 4월부터 10월까지 염전에서 직접 소금을 채취하는 천일염 생산과정을 체험할 수 있고, 11월부터 3월까지는 바닷물을 끓여 만드는 우리나라 전통 소금생산 방식인 자염 생산과정과 소금 초콜릿 만들기를 실내에서 체험이 가능하다. 

아울러, 빌게이츠 재단이 제작한 소금박물관 특별영상 ‘슈퍼파워 오브 솔트(Superpower of salt)’를 비롯해 소금의 어원, 문화와 역사, 소금의 활용 및 과학, 염전의 유물, 증도의 청정갯벌, 트릭아트 포토존 등이 상시로 전시 중이며, 박물관 셀프탐방 스탬프 미션도 경험할 수 있다.

Info 태평염전 소금박물관
이용요금 성인 3000원, 청소년 및 어린이 1500원 (65세 이상, 장애인, 국가유공자, 미취학아동 무료)
운영시간 매일 09시~18시 (매주 화요일 오후 2시~수요일, 설 및 추석 명절 휴관)
주소 신안군 증도면 지도증도로 1058

Info 염생식물원
이용요금 무료
운영시간 00시~24시 연중무휴
주소 전남 신안군 증도면 증동리

사진에서 왼쪽에서 오른쪽까지 줄지어 서있는 건물들이 모두 태평염전의 소금창고다. 사진 / 황병우 기자
사진에서 왼쪽에서 오른쪽까지 줄지어 서있는 건물들이 모두 태평염전의 소금창고다. 사진 / 황병우 기자
화도 노두길은 증도에서 화도로 갈 수 있는 유일한 육로다. 택시가 화도에서 증도로 건너오고 있는 모습. 사진 / 황병우 기자
화도 노두길은 증도에서 화도로 갈 수 있는 유일한 육로다. 택시가 화도에서 증도로 건너오고 있는 모습. 사진 / 황병우 기자

선화공주의 전설이 남아있는 화도와 노두길

증도와 가까운 섬 중 하나인 화도는 지난 2007년 방영된 드라마 ‘고맙습니다’를 촬영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섬으로 가려면 밀물이면 잠겼다가 썰물에 드러나는 유일한 육로인 1.2km의 노두길을 통해서 건너면 된다. 

화도에 빨리 가야할 이유가 없는 여행객들은 노두길을 걸어서 건너는 것이 좋다. 노두길에는 마주오는 차량을 피할 수 있는 작은 대피 공간이 있는데, 걸어서 건너다가 잠시 쉬었다 가기에 적당하다. 화도와 노두길이 맞닿은 곳에 자리한 펜션에서는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에 노두길이 물에 잠긴 것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서상현 해설사는 “밀물이 들어오는 물때를 잘 맞추면 무릎 아래까지 바닷물에 담근채 노두길을 건널 수 있다”면서 “색다른 추억을 만들려는 이들이 많이 찾는 장소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그는 “화도는 원래 풀한포기 없는 바위섬이었는데 옥황상제의 딸 선화공주가 이곳에서 귀양살이하면서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꽃을 가꾼 것이 온 섬에 가득 차게 됐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라고 지명의 유래를 설명하기도 했다.

노두길에서 섬 안으로 1.3km정도 이동하면 드라마가 촬영된 가옥을 만날 수 있다. 그 맞은편에는 당시 드라마 제작진들이 이용했다고 하는 식당도 있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곳이 증도라면, 화도는 시간이 멈춘 곳이라 할 수 있다. 갈대숲을 흐르는 바람소리와 갯벌 위 농게들이 내는 작은 소리들이 모든 움직임을 멈춘 진정한 ‘쉼’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Info 화도 노두길
주소 전남 신안군 증도면 대초리

화도 노두길은 밀물 때에는 물에 잠기기 때문에 주의해서 건너야 한다. 사진 / 황병우 기자
화도 노두길은 밀물 때가 되면 물에 잠기기 때문에 주의해서 건너야 한다. 사진 / 황병우 기자
증도 안에 있는 8개 명소에는 '증도 슬로시티 보물찾기 호핑투어' 스탬프 이벤트를 위해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사진 / 황병우 기자
증도 안에 있는 8개 명소에는 '증도 슬로시티 보물찾기 호핑투어' 스탬프 이벤트를 위해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사진 / 황병우 기자

여행하고 황금돼지잡고! 증도 슬로시티 보물찾기 호핑투어

신안군은 증도를 방문하는 여행객을 대상으로 올해 10월까지 매월 1명에게 황금돼지 1돈을 증정하는 ‘신안 증도 슬로시티 보물찾기 호핑투어’ 스탬프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신안 증도에서 발견된 700여년 전 보물을 찾아 8개 숨은 명소를 여행한다는 콘셉트로 진행되는 ‘보물찾기 호핑투어’ 이벤트는 제1코스 태평염전을 시작으로 화도 노두길, 슬로시티센터, 우전해변, 한반도 해송숲, 짱뚱어해변, 짱뚱어다리, 해저유물발굴기념비 등 총 8개 지역에 각각 설치된 스탬프함에 배치된 체험북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다. 

이들 8개 지역에 방문한 후 각각 마련된 스탬프 8개를 체험북에 찍고 인증샷 8장을 촬영해 SNS에 올린 후 ‘신안군 문화관광’ 홈페이지 게시판에 완주 인증신청을 하면 이벤트 참여가 완료된다. 매달 초 무작위 추첨을 통해 전달 이벤트에 참여한 여행객 중 10%에게는 신안군 특산품이 제공되며, 그 중 1명에게는 30만원 상당의 ‘황금돼지 1돈(3.75g)’이 지급된다.

증도는 국내 최대 단일염전 태평염전과 청정갯벌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것으로 인해 지난 2007년 아시아에서 최초로 슬로시티(Citts Slow)로 지정됐고,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갯벌습지보호지역, 람사르협약에 의한 습지, 갯벌도립공원으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우전해수욕장(사진)과 짱뚱어해수욕장은 이국적인 풍경으로 사진가들의 인기 장소가 되고 있다. 사진 / 황병우 기자
우전해수욕장(사진)과 짱뚱어해수욕장은 이국적인 풍경으로 사진가들의 인기 장소가 되고 있다. 사진 / 황병우 기자
전국에서 아름다운 자전거길 중 하나로 선정된 증도는 천혜의 자연으로 풍광이 좋아 자전거를 즐기기에 상당히 좋다. 사진은 짱뚱어다리 앞 자전거 모양 조형물. 사진 / 황병우 기자
전국에서 아름다운 자전거길 중 하나로 선정된 증도는 천혜의 자연으로 풍광이 좋아 자전거를 즐기기에 상당히 좋다. 사진은 짱뚱어다리 앞 자전거 모양 조형물. 사진 / 황병우 기자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듯한 증도에서 시원한 파도소리와 키 큰 갈대 숲을 흔드는 바람과 작은 새들의 지저귐, 농게와 짱뚱어가 내는 작은 소리들과 함께 진정한 ‘쉼’을 경험해볼까.

한편, 1세대 걸그룹 ‘핑클’의 멤버인 이효리, 옥주현, 이진, 성유리가 14년 만에 ‘완전체’로 뭉쳐 캠핑카를 직접 몰고 전국 방방곡곡에 있는 여행지를 다니며 캠핑을 즐기는 JTBC 방영 예능 프로그램 <캠핑클럽>에서 티저 영상을 통해 우전해수욕장이 촬영지 중 하나로 공개되면서 여행객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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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도사람 2019-07-22 04:33:46
농게가 아니고 달랑게입니다. ㅎ
달랑게가 밥도둑...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