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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박물관 기행] 김제 벽골제 수리민속유물전시관
[박물관 기행] 김제 벽골제 수리민속유물전시관
  • 여행스케치
  • 승인 2003.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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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김제 벽골제 수리민속유물전시관 전경. 2003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김제 벽골제 수리민속유물전시관 전경. 2003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벽골제는 한때 정읍 부안까지 이르렀던 관개면적이 지금은 많이 줄었지만 아직도 인근 평야에서는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2003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벽골제는 한때 정읍 부안까지 이르렀던 관개면적이 지금은 많이 줄었지만 아직도 인근 평야에서는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2003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여행스케치=김제] 우리나라 5천년 역사는 농경문화의 역사이기도 하다. 이 땅에 농사가 시작되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농경문화의 변천과 그 유물들을 시대별로 쭉 훑어 볼 수 있는 곳이 김제 벽골제에 있는 수리민속유물전시관이다.

김제 광활한 평야를 달리다가 얼마 전 강원도 어디선가 들었던 말이 생각났다. “평야? 안 부러워! 요즘 농사는 산간 밭농사가 훨씬 쏠쏠해.” 밭은 한해에도 두세 번 간다. 고랭지 채소가 건강식품으로 인기를 모으면서 값도 후하게 받아 수입이 좋다는 것이다.

그래도 김제 평야 그 넓은 지평선을 대하면 은근하면서도 강한 힘이 느껴진다. 세상이 제 아무리 바뀌어도 이 땅만 있으면 살 수 있다! 일제시대 이 땅에서 난 곡식들이 군산항을 통해 일본으로 강탈되었을 때도, 정보화 사회가 되어 농사는 한물간 유물처럼 취급받고 있는 요즘도 땅은 말은 없지만, 의연하다.

거중기. 무거운 물체를 들어올릴 때 쓰던 기구. 2003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거중기. 무거운 물체를 들어올릴 때 쓰던 기구. 2003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곡갑. 대형 쌀창고안에서 쌀을 보관할 때 쓴 저장용기. 2003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곡갑. 대형 쌀창고안에서 쌀을 보관할 때 쓴 저장용기. 2003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풍구. 지방에 따라 풍로, 풍차라고도 하는데 내부에 바퀴가 있어 바람을 일으키고 위에서 볍씨 등 낟알을 흘려보내서 쭉정이나 티끌을 가려내는 기구. 2003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풍구. 지방에 따라 풍로, 풍차라고도 하는데 내부에 바퀴가 있어 바람을 일으키고 위에서 볍씨 등 낟알을 흘려보내서 쭉정이나 티끌을 가려내는 기구. 2003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벽골제 안에 있는 수리민속유물전시관을 둘러보면 그 힘의 실체를 느낄 수 있다. 백제시대 축조했다는 벽골제는 수리 농사 전반을 이해할 수 있는 곳. 저수지 규모는 줄었지만 수리민속유물관과 벽천미술관, 우도농악관 등이 농경문화의 이모저모를 보여주고 있어 찾는 이들이 줄을 잇는다.

수리민속유물관은 4개의 전시실로 나뉘어 있다. 원시시대 농경문화에서부터 지금까지의 변천 과정이 모형과 유물, 시각 자료 등을 통해 정리되어 있는데 사료로도 가치가 있다. 규모는 크다고 할 수 없지만 마음먹고 꼼꼼히 둘러보자면 반나절로는 부족하다.

용두레. 논에 물을 대는 기구. 2003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용두레. 논에 물을 대는 기구. 2003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논에 물을 대는 수차. 2003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논에 물을 대는 수차. 2003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특히 수리농사 (水利農事)에 관해서는 풍부한 자료와 사료를 갖추고 있어 체계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다. 전시관 외부 벽골제 단지 곳곳에도 수리농사와 관련한 조형물이나 농기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물레방아가 있는 연못에서는 용두레나 맞두레, 수차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 놓았다.

벽골제 저수지는 과거 길이가 3.4km로 관개면적이 금만평야를 비롯하여 정읍 부안 일대까지 이르러 1만 ha에 달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규모가 많이 줄었다. 그러나 아직도 일대의 논에서는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축조 연도가 330년이니 무려 1천6백년 이상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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