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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에너치 체험 여행] 자연과 생활을 지켜줄 대체 에너지, 제주도 풍력 발전
[에너치 체험 여행] 자연과 생활을 지켜줄 대체 에너지, 제주도 풍력 발전
  • 여행스케치
  • 승인 2003.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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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제주 행원풍력발전단지 전경. 풍력 발전은 자연을 이용한 무공해 재생 가능한 바람을 이용하므로 그린 에너지라고 한다. 2003년 9월. 사진 / 박상대 기자
제주 행원풍력발전단지 전경. 풍력 발전은 자연을 이용한 무공해 재생 가능한 바람을 이용하므로 그린 에너지라고 한다. 2003년 9월. 사진 / 박상대 기자

[여행스케치=제주] 바람이 많아서 걱정이 많던 섬 제주. 해마다 몇 차례씩 몰려온 태풍과, 거기에서 파생된 막대한 피해…. 바람 소리만 들려도 지긋지긋하던 그 섬에 바람이 효자 노릇을 시작했다. 당대 최고의 대체 에너지라는 풍력 발전 때문이다.

바람이 희망을 불어주고 있다. 바람 많기로 소문난 섬 제주. 해마다 태풍이란 이름으로 아름다운 섬을 덮쳐서 사람들을 울리던 바람. 그 바람이 에너지가 된 것이다. 사람들의 생활 터전을 흔들어버리던 바람을 사람들의 생활에 도움을 주는 에너지로 개발했다.

제주도 북제주군 구좌읍 행원리. 성산포나 우도 여행을 마치고 해안 도로를 따라 제주시로 가본 사람들은 김녕 해수욕장 부근에서 이미 발견했을 것이다. 해안가에 풍차처럼 우뚝 선 하얀 풍력 터빈이 파란 하늘 위로 긴 날개를 빙글빙글 돌리고 있는 이국적인 풍경을.

타워는 65m와 75m의 원형테이퍼 구조로 되어있고 모든 용접부위는 자동용접기에 의해 용접되어진다. 2003년 9월. 사진 / 박상대 기자
타워는 65m와 75m의 원형테이퍼 구조로 되어있고 모든 용접부위는 자동용접기에 의해 용접되어진다. 2003년 9월. 사진 / 박상대 기자

조용하던 해안가 마을에 우뚝 서서 위용을 떨치고 있는 하얀 탑이 풍력발전 시설이다. 이미 15개가 만들어졌다. 한 개당 보통 6백kw를 생산하고 있는데 전체 전력 양으로 계산하면 한 시간당 약 1만kw, 3천여 세대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전력 200kw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석탄 300톤 이상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대비하면 놀라운 양이다.

1996년 4월, 처음 풍력발전 실용화 사업계획을 수립한 이래, '98년에 처음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그리고 해마다 두세 개씩 새로운 발전기를 만들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서 만들어진 전력은 변전소를 거쳐 한국전력에 판매되고 다시 각 가정으로 보급된다. 올해 예상되는 순 이익이 14억 원쯤 될 거라고 한다. 아직은 투자금액도 뽑지 못했지만 미래에 대한 기대치는 높기만 하다.  

해안 도로를 따라 세워진 풍력발전기. 멀리서 보면 마치 바람개비 같다. 2003년 9월. 사진 / 박상대 기자
해안 도로를 따라 세워진 풍력발전기. 멀리서 보면 마치 바람개비 같다. 2003년 9월. 사진 / 박상대 기자

에너지의 중요성은 아무리 이야기해도 지나치지 않다. 멀리 떨어진 중동에서 전쟁을 해도 우리는 경제가 휘청거리지 않은가. 앞으로 10년 후면 기름 에너지는 값이 지금보다 10배쯤 오를 거라고 예견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면 우리 경제나 생활상은 처참한 상황이 올 거라고 한다.

“이제는 대체 에너지를 적극 개발해야 합니다. 화석을 에너지로 쓰고 의존하던 시대는 머잖아 끝납니다. 풍력 발전은 자연 환경을 그대로 활용하고, 재생이 가능한 환경 친화적인 사업이죠. 국토 이용의 효율성도 향상되고, 무공해에다 경제적이란 점이 강점이죠. 전력 생산 단가도 차츰 낮아지고 있어요.”

풍력 발전단지는 제주도청에서 관리하고 있다. 2003년 9월. 사진 / 박상대 기자
풍력 발전단지는 제주도청에서 관리하고 있다. 2003년 9월. 사진 / 박상대 기자
Tower 내부는 Nacelle로 올라가기 위한 사다리가 설치되어 있다. 타워 옆에 있는 변전실 모습. 2003년 9월. 사진 / 박상대 기자
Tower 내부는 Nacelle로 올라가기 위한 사다리가 설치되어 있다. 타워 옆에 있는 변전실 모습. 2003년 9월. 사진 / 박상대 기자

제주도청 에너지관리계 김동성 계장. 그는 우리나라에 풍력발전 관련법규조차 없을 때 풍력발전 시대를 기대하며 바람을 전기 에너지로 바꾸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풍력발전은 화력이나 수력보다 비용과 공해 문제에서 앞서고, 원자력보다 위험성도 없다.

대기를 오염시키는 이산화탄소를 놓고 볼 때, 풍력 발전이 전체 전력의 10%를 차지하면 1백억 톤을 억제시킬 수 있다고 한다. 풍력발전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전제 조건이 몇 가지 필요하다. 가장 먼저 풍황(바람의 성질)을 따져 봐야 한다.

돌풍이 자주 불면 안 된다. 연평균 바람의 세기가 초속 6m를 초과해야 한다. 풍력발전의 날개는 적어도 초속 2.5m의 바람이 불어야 움직이고, 4m/sec이어야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최초의 전기 생산은 날개가 1천8백 바퀴 회전한 후부터 이뤄진다. 날개는 25m/sec일 때까지 회전하고, 그 이상 거센 바람이 불면 동작을 멈춘다. 태풍은 풍력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셈이다.

인근에 위도와 만장굴, 김녕 해수욕장이 있다. 2003년 9월. 사진 / 박상대 기자
인근에 위도와 만장굴, 김녕 해수욕장이 있다. 2003년 9월. 사진 / 박상대 기자

제주 행원 풍력발전 단지 가는 길
제주시 -> 북제주군 구좌읍 -> 김녕 해수욕장 -> 행원리

Tip. 
기후 변화, 자원 고갈, 반핵 분위기로 화석 연료와 원자력 의존도를 확대할 수 없다. 태양열 풍력 지열(地熱) 조력(潮力) 등 대체 에너지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선진국들은 이미 ‘바람 에너지’를 안방으로 끌여 들이고 있다.

덴마크는 지난해 전력 비율 10%를 달성했고 2030년까지 40%까지, 영국도 2030년까지 40%목표를 설정했다. 미국은 캘리포니아주에 거대한 풍력단지를 조성했고, 독일 25%, 중국 일본도 5백mw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우리는 세계 12위 에너지 소비국이고, 네 번째로 많은 석유를 수입한다. 석유 값이 춤출 때마다 경제는 요동친다. 여름이면 선풍기·에어컨을 켜고 자다 감기 걸리고, 겨울에도 반바지에 메리야스 차림으로 사는 것이 얼마나 철딱서니 없는 일인지 알아야 한다.

해마다 견학을 오는 방문객 수가 늘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1만 7천여 명이 다녀갔다. 이제 수학여행단이나 가족 여행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풍력발전 단지에서는 미리 예약한 손님들에 대해 초등학생에게는 에너지 절약의 필요성, 중고생에게는 대체 에너지 개발, 대학생 이상에게는 산업으로서의 풍력발전에 대해 설명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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