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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미술관 기행] 유화, 도자기, 조각, 서예를 한 곳에서 감상할 수 있는, 무이예술관!
[미술관 기행] 유화, 도자기, 조각, 서예를 한 곳에서 감상할 수 있는, 무이예술관!
  • 여행스케치
  • 승인 2003.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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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무이 예술관 전경. 2003년 10월. 사진 / 이민학 기자
무이예술관 전경. 2003년 10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여행스케치=평창] 무이예술관은 봉평면 무이리에 있다. 메밀꽃 흐드러지게 핀 들판을 바라보는 폐교. 새로이 단장을 해서 예술관 이름을 달았다. 벌써 개관한지 2년이 넘었다. 이 곳은 화가와 도예가, 조각가와 서예가의 작업실이자 전시실이다.

한해 30만 명이 다녀간다는 메밀꽃축제, 효석문화제 덕분에 무이예술관도 꽤 알려졌다. 효석문화마을에서 10분이 채 안되는 거리, 지척에 흥정계곡과 100여종의 허브가 있는 허브나라가 있어 이 모두를 한 묶음 엮어 여행하기 좋은 코스다. 무이예술관의 특징은 다채로운 전시실이다.

정연서 화백의 연작 '메밀꽃 필 무렵'. 2003년 10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정연서 화백의 연작 '메밀꽃 필 무렵'. 2003년 10월. 사진 / 이민학 기자
도예 전시관. 생활도자기 위주로 전시되어 있다. 2003년 10월. 사진 / 이민학 기자
도예 전시관. 생활도자기 위주로 전시되어 있다. 2003년 10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소하 이천섭 선생의 작품 전시실. 가훈과 손도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2003년 10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소하 이천섭 선생의 작품 전시실. 가훈과 손도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2003년 10월. 사진 / 이민학 기자

한 곳에서 서양화와 도자기, 조각, 서예를 감상할 수 있다는 것. 그림 전시실은 정연서 화백의 메밀꽃 그림이 많이 걸려있다. 정 화백은 20여년을 메밀꽃을 소재로 작품활동을 해왔는데 군청에서 팸플릿을 만들며 10년을 더 얹었노라고 겸연쩍게 웃는다. 최근 20점의 연작을 완성했는데 다름 아닌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을 그림으로 재연한 것이다. 꼬박 2년이 걸렸다고 한다.

서예 전시실에는 소하서체를 개발한 서예가 이천섭 선생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단순한 전시만 하는 곳이 아니라 서예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가족의 가훈을 직접 써서 가져갈 수도 있다. 손도장 찍기는 덤이다. 도예전시실은 도예가 권순범씨의 작품이 진열되어 있다. 도예공방도 운영하고 있는데 마을 어린이들이 와서 도예를 배운다. 아이들은 손으로는 진흙을 주무르면서도 입으로는 쉼 없이 재잘댄다.

옛날엔 운동장이었을 앞마당은 야외 조각전시장이 됐다. 한눈에 보기에도 꽤 많은 작품이 있는데 모두 조각가 오상욱씨의 작품이다. 개인 조각공원으로는 최대 규모라는데 예술가에게 있어 가장 큰 행복은 작품을 항상 걸어놓을 수 있는 곳을 가지는 게 아닐까 싶다. 행복이 큰 만큼 대가도 만만치 않다.

따로 관리인이 없어 작가들이 직접 풀도 뽑고 눈도 치운다. 2003년 10월. 사진 / 이민학 기자
따로 관리인이 없어 작가들이 직접 풀도 뽑고 눈도 치운다. 2003년 10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예술관을 찾는 이들은 작업실에서 작품에 몰두하는 작가들의 모습을 기대하겠지만 작업은 주로 밤에 한다고. 그럼 낮에는? 좀 황당한 대답이 될지 모르겠는데 여름에는 풀 베고, 겨울에는 눈을 치운다. 작업복 차림으로 낫을 들고 왔다 갔다 하거나 화장실 청소를 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냥 인부나 청소부가 아니라 작가구나! 하고 생각하면 맞다.

풀은 베도 베도 자라고 한겨울에 눈은 말도 못하게 쏟아진다고. 관장을 맡고 있는 정화백의 부인 김인숙 씨의 표현에 따르면 겨울에 얼마나 추운지 눈이 ‘빠드득 빠드득’ 밟힌단다. 겨울철 스키장으로 유명한 보광피닉스파크가 들어 선 걸 보면 눈이 많이 오긴 하나보다.

가을에는 메밀꽃 밭과 효석문화제를 찾아온 여행객들을 맞느라 정신이 없다. 재작년, 2001년 4월 18일 개관한 이후로 한번도 휴관한 일이 없다. 명절에도 작가들이 돌아가면서 예술관을 지키기 때문에 얼마든지 관람을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작가들도 너무 힘에 부쳐 월요일 하루는 휴관하는 게 어떨까 고려중이다. 따로 관람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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