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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주말가족여행] 반짝이는 호수의 도시를 만끽하라! 춘천여행
[주말가족여행] 반짝이는 호수의 도시를 만끽하라! 춘천여행
  • 여행스케치
  • 승인 2003.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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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소양호의 아름다운 모습. 2003년 11월. 사진 / 김정민 기자
소양호의 아름다운 모습. 2003년 11월. 사진 / 김정민 기자

[여행스케치=춘천] 초등학교 3학년 때 부모님을 따라 춘천에 여행을 간 적이 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씨, 그래서 여행에 대한 추억도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그 당시 소양호에서 피어오르던 물안개만은 또렷이 기억한다. 물안개가 피는 도시, 내 기억 속에 남아있는 춘천의 모습이다.                        

춘천역에 도착했다. 기차를 타고 오는 동안 날씨가 좋지 않아 내심 걱정했었다. 반짝이는 도시를 보고 싶었는데 또다시 우울한 춘천만 보고 갈까봐. 어슴프레 안개가 낀 역 앞에서 일행을 만나 행선지를 향해 떠났다. 내 걱정을 하늘이 알아주셨는지 서서히 햇볕이 내리기 시작했다.

김유정 문학촌, 이곳에서 바라보는 황금들판도 또 하난의 눈요기가 된다. 2003년 11월. 사진 / 김정민 기자
김유정 문학촌, 이곳에서 바라보는 황금들판도 또 하난의 눈요기가 된다. 2003년 11월. 사진 / 김정민 기자
현대적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국립춘천 박물관. 2003년 11월. 사진 / 김정민 기자
현대적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국립춘천 박물관. 2003년 11월. 사진 / 김정민 기자

‘봄봄’의 작가, 김유정 문학촌에 갔다. 황금빛 들판이 넓게 펼쳐진 실레마을에 있다. 깔끔하기만 한 초가집만 보기가 심심해서 또 볼 것들이 없나 기웃 거렸다. 프로그램을 보니 주말에 이벤트가 있었다. 김유정 소설에 나오는 여러 가지 삶의 모습들을 체험한단다. 빛 잔치 노름판, 떡메치기, 주막집. 대단한 것은 아니어도 주말에 올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박물관이 생겼다는 데 지나칠 수 없어 춘천 국립박물관으로 향했다. 국립춘천박물관은 구석기 시대부터 오늘에 이르는 강원의 문화유산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곳이다. 전시기법이 비교적 다양하고 더 알고 싶은 것들에 대해 터치형 컴퓨터로 설명 되어있어 관람자체는 지루하지 않았다.

박물관에서 소양호로 가는 길에 잠깐 야경이 유명하다는 구봉산 전망대에서 멈춰 섰다. 여름철에는 서울의 팔각정처럼 시원한 바람을 맞을 수 있어 춘천시민에게도 최적의 코스로 통한다는데, 낮에 보는 전망대 광경도 제법 괜찮았다.

청평사 선착장. 2003년 11월. 사진 / 김정민 기자
청평사 선착장. 2003년 11월. 사진 / 김정민 기자

청평사 올라가는 길을 눈여겨보라
소양호를 구경하려면 소양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소양댐 위로 올라가야 한다. 그 왼쪽에는 모터보트와 양구, 청평사를 이어주는 선착장이 있다. 청평사로 들어가려면 왕복 4천원의 배삯을 내고도 마을에 도착해 문화재 관람료와 마을입장료를 천원씩 내야 한다. 그러나 배를 타보면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다는 것을 금세 느끼게 된다. 시원한 절경이 펼쳐진 소양호를 뚫고 가는 기분이란….

강을 따라 15-20분 정도 가다보면 청평사가 있는 마을에 도착하는데 산행은 마을 어귀에 서 있는 선녀와 상사뱀의 전설이 쓰여 있는 비석을 한번 들여다보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 중국 당태종의 딸 평양공주에게는 사랑하던 청년이 있었는데 이를 안 궁중에서는 그 청년을 잡아 처단하였다.

청평사 올라가는 길에서 만난 구곡폭포. 2003년 11월. 사진 / 김정민 기자
청평사 올라가는 길에서 만난 구곡폭포. 2003년 11월. 사진 / 김정민 기자

뱀으로 환생한 이 청년은 밤마다 찾아와 공주를 휘감았다. 이 뱀 때문에 시름시름 앓던 공주는 부처님께 불공을 드리며 병을 치료하려다 청평사까지 오게 되었는데, 이 곳에 와서야 뱀이 죽어 떨어져 나갔다. 이에 당태종은 크게 기뻐하며 법당을 짓게 하였고 공주는 부처님의 공덕을 기리며 구성폭포 위에 삼층탑을 세웠다.

이 탑을 후세 사람들은 공주탑이라고 하고, 공주가 법회에 참가하며 몸을 씻었던 곳을 공주탕이라고 불렀다. 이 공주탑이며, 공주탕은 지금도 청평사 주위에 있지만, 전설은 전설일 뿐 너무 큰 기대를 하면 실망이 클 수도 있다. 청평사를 올라가는 30여 분간의 길에서는 시원한 구성폭포와 오봉산이 연못 안에 다 비친다는 인공연못 영지도 만날 수 있다.

올라가는 데 급급한 나머지 이 곳의 풍경을 즐기지 못한다면 청평사는 반만 즐기고 나오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이 길은 천천히 즐겨야 후회를 남기지 않는다. 5시 40분에는 소양댐으로 돌아오는 마지막 배를 타야 한다지만, 만약 배를 놓쳤더라도 주위의 민박집에서 하루 묵으며 산세의 고요함을 느껴봐도 좋을 법 했다.

춘천에서 즐기는 조용한 산책
춘천에서 1박을 하고 일어난 아침이면 한적한 호숫가나 강가에서 피어난 물안개 속을 산책하는 것도 신비한 느낌을 준다. 공지천 근처에 있는 조각공원과 여러 가지 의미가 있어 더 신기하다는 물시계는 고요하고 편안한 이미지를 남긴다.

나무숲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는 화목원 내 삼림박물관. 2003년 11월. 사진 / 김정민 기자
나무숲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는 화목원 내 삼림박물관. 2003년 11월. 사진 / 김정민 기자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넓은 잔디구장이 펼쳐진 위도. 2003년 11월. 사진 / 김정민 기자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넓은 잔디구장이 펼쳐진 위도. 2003년 11월. 사진 / 김정민 기자
애니메이션의 진수를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박물관. 2003년 11월. 사진 / 김정민 기자
애니메이션의 진수를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박물관. 2003년 11월. 사진 / 김정민 기자

고슴도치 섬 위도 근처에 가면 강원도립화목원과 어린이극장이 있다. 어린이 극장에서는 사시사철 인형극이 펼쳐지고 있으므로 아이들에게 인형극 한 편을 보여줘도 좋고, 화목원 내 삼림 박물관은 구성이 잘 짜여져 있어 아이들과 함께 하기는 제격이었다.

이제 슬슬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 서서히 서면으로 향했다. 서면은 본래 섬처럼 외따로 떨어진 곳이었다. 그래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했는데 근래에는 위도 위에 놓여져 있는 신매대교가 개통되면서 차로도 편하게 갈 수 있는 곳이 됐다. 가는 길에 애니메이션 박물관에 들러서 애니메이션의 진수를 배우려고 했었는데 아직은 공사중이라 내부로 들어가 보지는 못했다. 그래서 대신 풍수지리가 좋아서 머리 좋은 박사들을 많이 배출했다는 박사마을에 잠깐 들렀다.

역사적 가치가 큰 유물을 많이 소장하고 있는 현암박물관. 2003년 11월. 사진 / 김정민 기자
역사적 가치가 큰 유물을 많이 소장하고 있는 현암박물관. 2003년 11월. 사진 / 김정민 기자

워낙 그런 동네라 신혼부부들이 첫날밤을 위해 많이 방문한다는데 그 조용한 동네에 그런 영험한 힘이 있다는게 믿기지 않는다. 서면은 특히 강가를 따라 달리는 춘천의 드라이브 코스로도 유명하다. 서울방면으로 가는 코스로 달리다 보면 강을 바라보고 서 있는 카페들을 만나는데, 그 중 까페 ‘강으로 향하는 문’ 아래에 있는 현암민속박물관에 들러봤다.

직원이 퇴근한 터라 주인을 졸라 박물관을 구경했다. 한 치과의사가 근 30여 년간 모은 골동품을 전시한, 개인 박물관이라고 하기에는 정말 알차다. 제 시간에 오면 사학과 출신의 안내인이 들려주는 재미있는 유물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고 해서 아쉬웠다. 시간은 저녁 6시까지.  

Traveler’s Guide
맛집  
옥미관 : 소양댐을 가는 세월교 약간 못미처 동면에 있는 수타식 짜장 전문점이다. 면발이 쫄깃쫄깃 하고 맛있어서 멀리 있는 사람들까지 방문을 한다는 데, 점심시간에 가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라고.

풀내음 버섯 : 집처럼 작은 초가집에서는 구수한 향기나는 청국장 정식이 일품이다. 소양댐에서 세월교 방면에 있는 명가 막국수에서 아파트가 있는 쪽으로 50m 들어가 있는 곳에 위치해 있어 이정표를 눈여겨보아야 한다. 

나무 닭갈비 : 닭갈비 맛이 유명해서 번호표를 들고 대기를 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는 집. 소양댐 주차장에서 1분 거리에 있다.

호반막국수, 명가막국수 : 막국수에 관해서는 일가견이 있다는 집. 호반, 명가 막국수. 비빔막국수에서 쟁반막국수까지 시원한 막국수 맛을 즐겨볼 수 있다. 통나무 닭갈비집 인근에 위치.

춘천댐 매운탕집 : 골목 싱싱한 회를 먹을 수 있는 춘천댐 매운탕집 골목에는 여러 횟집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회를 먹은 후 끓여내는 매운탕이 유명한 골목. 춘천댐을 건너가면 서울로 가는 도로 오른편에 매운탕 골목을 알리는 돌비석이 서있다. 가격대는 비슷하니 골목에 들어가서 주인과 잘 흥정을 해본다.

잠자는 곳
보통 민박촌은 소양댐 근처에 많이 몰려 있다. 2-3곳의 민박과 모텔이 밀집되어 있기도 하다. 운치있는 펜션을 원한다면 중도나 위도에 있는 방갈로를 이용해 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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