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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10월호
[드라이브 코스] 꽃은 여전한데 미인은 간데 없네, 헌화로
[드라이브 코스] 꽃은 여전한데 미인은 간데 없네, 헌화로
  • 여행스케치
  • 승인 2003.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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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헌화로에서 바라본 동해의 아름다운 풍경. 2003년 11월. 사진 / 이민학 기자
헌화로에서 바라본 동해의 아름다운 풍경. 2003년 11월. 사진 / 이민학 기자
마치 산맥을 축소한 듯한 기암괴석. 2003년 11월. 사진 / 이민학 기자
마치 산맥을 축소한 듯한 기암괴석. 2003년 11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여행스케치=강릉] 신라 성덕왕 시절. 절세미인이었던 수로부인은 강릉태수로 부임하던 남편 순정공을 따라 동해안을 따라 올라가고 있었다. 어느 해안가에 이르러 여장을 풀고 점심을 먹고 있는데 천길 절벽에 철쭉이 피어 있었다.                   

수로부인은 꽃을 가지고 싶었지만 절벽이 너무 험해 누구 하나 나서지 않았다. 그때 소를 타고 지나가던 노인이 올라가 꽃을 꺾어 바치며 부른 노래가 ‘헌화가’. 그 절벽이 어딘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아마 이 곳이 아닐까’ 라고 여겨 이름붙인 길이 ‘헌화로’이다.

지난 98년에 개통한지 몇 년 만에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입에 오르내리는데 사실 해안가 드라이브코스라고 부르기에는 좀 짧은 편이다. 강릉시 강동면 심곡항에서 옥계면 금진항까지 약 6km정도의 길. 그러나 강릉에서 정동진까지 가는 길과 헌화로를 벗어나 옥계 해수욕장, 망상해수욕장, 대진항, 묵호항으로 이어지는 길도 바다와 산, 해송 등 볼거리가 충분해 그리 섭섭하지는 않다.

옥계 해수욕장 뒤편 울창한 해송 숲. 2003년 11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옥계 해수욕장 뒤편 울창한 해송 숲. 2003년 11월. 사진 / 이민학 기자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에는 해송과 향나무가 길을 내려다보고, 한쪽은 바다다. 바람이 좀 불면 파도가 ‘철썩~’ 길 위로 넘친다. 도로에 ‘파도주의’라고 쓴 표지가 보인다. 구불구불한 도로 옆으로 기암괴석이 드문드문 이어지는 데 어떤 바위는 커다란 산을 줄여다 놓은 듯 하고 어떤 것은 웅크린 두꺼비 같다.

운전하다 한눈팔면 자칫 위험할 수 있으니 군데군데 쉼터에 아예 차를 세우는 게 좋다. 걸어가도 한 시간 반이니 산책에도 적당하다. 자그마한 항구마을 심곡리에서 나는 돌김은 왕가에 진상했다 한다. 길 입구에 바다쪽을 보는 모텔이 있는데 ‘여기서 자면 방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며 일출 볼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헌화로의 한쪽 끝. 금진항. 2003년 11월. 사진 / 이민학 기자
헌화로의 한쪽 끝. 금진항. 2003년 11월. 사진 / 이민학 기자

금진항은 기다란 방파제가 바다로 쭉 뻗어 나와 있어 바다낚시꾼들이 많이 찾는다. 어항답게 고깃배들이 많이 정박하고 있는데 부두에 대형횟집이 있고 뒤로도 횟집이 즐비하다. 금진항에서는 정동진까지 다녀오는 유람선이 있다.

푸른 물결 타고 출렁출렁이는 유람선이 바다를 미끄러지듯 가는 서해 유람선과는 다른 맛을 준다. 금진항을 벗어나 옥계 쪽으로 접어들면 왼편으로 기나긴 철책에 갇힌 바다를 볼 수 있다. 옥계 해수욕장 뒤편의 우거진 송림까지가 추천하는 코스. 더 달려서 묵호까지 가도 20여분이면 충분하다.  

獻花歌
紫布岩乎邊希
執音乎手母牛放敎遣
吾 不喩慙 伊賜等
花 折叱可獻乎理音如

짙붉은 바위 가에
손에 잡은 암소 놓게 하시고
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시면
꽃을 꺾어 받자오리다  
(양주동 해독 및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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