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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박물관 기행] 꼬마 친구들과 함께 다녀온 부안 자연사 박물관
[박물관 기행] 꼬마 친구들과 함께 다녀온 부안 자연사 박물관
  • 여행스케치
  • 승인 2003.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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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화석이란 옛날에 살았던 동물들이 죽어서 그대로 지층 속에 들어 있는 것입니다. 2003년 11월. 사진 / 김상미 객원기자
화석이란 옛날에 살았던 동물들이 죽어서 그대로 지층 속에 들어 있는 것입니다. 2003년 11월. 사진 / 김상미 객원기자

[여행스케치=부안] 성동초등학교 5학년 남완희와 3학년 남희주, 이은솔, 홍지연 그리고 유치원생인 홍준표 이렇게 다섯 어린이가 박물관 기행을 떠났다. 서울을 떠나 3시간 남짓 달렸을까 줄포 IC가 눈에 들어왔다.

미끄러지듯 고속도로를 벗어나 줄포면사무소 앞에서 23번 국도를 타고 10여분 지나자 개암죽염으로 유명한 개암사 입구가 보이고 모퉁이를 돌아섰을 때 자연사 박물관, 원숭이 학교 입간판이 지나치려는 우리를 붙잡았다. 지루함을 견디고 있던 아이들이 와! 하고 소리를 질렀다.

박물관 입구에 들어서자 잘 가꿔진 향나무가 단정하게 서서 환영을 하고 윤태술 선생님이 밝은 미소로 우리를 맞아 주었다. 인사를 나눈 뒤 안내를 받아 들어간 자연사박물관 1층은 화석박물관, 2층은 원석박물관으로 나뉘어 있었다. 1층에는 신생대, 고생대, 석탄기의 화석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해백합 화석. 2003년 11월. 사진 / 김상미 객원기자
해백합 화석. 2003년 11월. 사진 / 김상미 객원기자

그 중에서 암모나이트화석, 물고기화석, 오징어화석 공룡알화석, 거인조개화석을 아이들이 신기하게 들여다보고 있을 때 선생님은 질문을 했다. “화석이 무엇이죠?” 멈칫거리다가 오빠인 완희가 “옛날에 살았던 동물들이 죽어서 그대로 지층 속에 들어 있는 것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잘 알고 있네요. 흔히 화석에 석(石)자가 들어 있어서 돌로 되어 있는 것만 화석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화석은 돌로 되어 있지 않은 것도 있어요. 얼음이나 모래 속에서 나온 생물들도 약 1만년 이상의 것이면 화석으로 본답니다.” 평소에 과학책을 많이 보는 완희의 질문이 이어졌다.

“선생님, 그럼 얼음 속에서 나온 매머드도 화석이라고 볼 수 있나요.” “맞아요. 화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옛날에는 땅속에서 파낸 생물의 유해, 암석, 광물 같은 물질을 화석이라고 했는데 오늘날에는 생물체가 아니라 생물체의 활동 흔적이 지층에 보관되어 있는 것 예를 들자면 동물의 발자국, 기어다닌 자국, 꼬리가 끌린 자국, 배설물 등도 화석으로 인정합니다.”

뼈 구조물로 만들어 놓은 티라노사우르스 공룡 앞에서 준표가 신기한 듯 만져 보고 있을 때 선생님이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공룡은 2억 2800만 년 전에 출현하여 6500만년 전에 멸종하기까지 2억 년이나 지구상에 살아 있었던 동물입니다.” 준표가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질문을 했다.

“그런데 왜 없어졌어요”하며 질문을 했다. “그렇게 오랫동안 살았던 동물이 갑자기 지구에서 사라진 것은 운석의 충돌로 인한 기후의 변화로 멸종해 버렸다고 해요.” 잘 알아듣지 못하는 단어인데 준표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들었다. 은솔이와 희주, 지연이는 암모나이트에 흥미가 있는지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암모니아 화석. 2003년 11월. 사진 / 김상미 객원기자
암모니아 화석. 2003년 11월. 사진 / 김상미 객원기자

암모나이트는 봉합선이나 외부 모양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으면 있을수록 학술적인 가치가 더 높아진다고 한다. 함께 1층을 다 돌아보고 났을 때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질문을 했다. “잘 봤어요? 그럼 지구상에서 화석이 가장 많이 나는 나라는 어느 나라일까요.” 아이들이 모두 ‘모로코’라고 대답을 했다. 건성으로 관찰하는 것 같아도 아이들은 온몸에 안테나가 달려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2층에는 보석광물과 희귀원석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보석은 원석을 연마한 것인데 경도가 가장 높은 보석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완희는 ‘다이아몬드’라고 쉽게 대답했다. 사파이어, 터키석, 수정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터키석은 원석 중에 착색이 가능한 돌이며 터키석이라 터키에서 생산되는 줄 아는 사람이 많은데 주로 이란에서 많이 생산된다고 했다.

그밖에 수정과 옥 조각품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제작기간이 3년이나 걸린 비취옥조매화문병은 그 중에 제일 가치가 높은 조각품이라고 했다. 운모, 아쿠아마린, 크리스탈, 스틸바이트, 뎀브라이트 이름도 잘 모르는 보석과 원석들이 영롱한 빛으로 반짝였다. 웬지 깔끔하게 세공된 보석보다 원석 그대로가 무게도 있고 가치가 있어 보였다.

보석 전시관에서 본 옥을 재료로 만든 배추. 2003년 11월. 사진 / 김상미 객원기자
보석 전시관에서 본 옥을 재료로 만든 배추. 2003년 11월. 사진 / 김상미 객원기자

박물관 내부는 땅 속에 있던 화석과, 화려하게 전시된 보석광물을 자세하게 관찰하도록 자연 빛이 차단되어 있었는데 관람을 마치고 햇볕을 보자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몇 만 년대를 거슬러 올라갔다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박물관 옆에는 원숭이학교와 악어공연장이 있어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더해주었다.

이날도 귀여운 원숭이와 무시무시한 악어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다. 서해바다가 품고 있는 자연사박물관, 원숭이학교, 악어동물원은 아이들과 함께 다녀오기 좋은 자연 속의 테마파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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