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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펜션여행] 마음이 먼저 달려가는 곳, 바다! 서귀포 유로펜션클럽
[펜션여행] 마음이 먼저 달려가는 곳, 바다! 서귀포 유로펜션클럽
  • 여행스케치
  • 승인 2003.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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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서귀포 유로펜션클럽 전경. 2003년 12월. 사진 / 김상미 객원기자
서귀포 유로펜션클럽 전경. 2003년 12월. 사진 / 김상미 객원기자

[여행스케치=제주] 서귀포 해변도로를 달리다가 오름처럼 봉긋하게 올라선 언덕길에 바다를 바라보고 서 있는 유로펜션은 또 하나의 섬이다. 쨍하고 깨질 것 같은 하늘에 소금 바람을 맞으며 가부좌로  앉아 있는 하얀 집이 햇살을 감고 있다.

입구 팔각정 찻집 앞을 지나자 잔디밭을 사이에 두고 일곱 동의 하얀집이 보인다. 안도현 시인의 <바닷가 우체국>을 연상케 하는 빨간 우편함이 있는 집으로 갔다. 하늘을 밀어 올리는 듯 한 유럽풍뾰족지붕이 인상적이다.

산책길에서 만난 바닷가. 2003년 12월. 사진 / 김상미 객원기자
산책길에서 만난 바닷가. 2003년 12월. 사진 / 김상미 객원기자

 

바다가 보이는 창가에 앉으니 도시에서 가져온 무거운 것들이 가벼워진다. 넓은 베란다에 나가서 숲까지 이어진 햇살을 따라 가는 산책도 좋지만, 마음의 눈과 귀를 열고 묵은 그늘을 벗기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방마다 채광 좋은 창이 사방으로 뚫려 있다.

펜션의 산책로. 2003년 12월. 사진 / 김상미 객원기자
펜션의 산책로. 2003년 12월. 사진 / 김상미 객원기자

위층에서 내려다 본 잔디밭에는 나무그네와 여름의 흔적이 남아 있는 풀장이 있다. 한 여름 놀다간 아이들의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공간을 아끼지 않고 내어 준 베란다와 수제품 벽시계까지 생각한 정성이 잠시 바람 쏘다가는 곳이 아니라 언제든 찾고 싶은 섬이 될 만큼 포근한 펜션이다.

펜션 옆으로 난 산책로를 내려오다 이렇게 사랑이 가득한 집을 만든 사람은 누구일까 궁금했는데 마당에서 사장님을 만났다. 유로펜션클럽은 머릿속에 두고 오랫동안 구상을 하다가 귤 농사를 짓고 있던 몇 사람과 의견을 모아 건축하고 올 8월에 오픈을 했다.

펜션 내부 큰방의 모습. 2003년 12월. 사진 / 김상미 객원기자
펜션 내부 큰방의 모습. 2003년 12월. 사진 / 김상미 객원기자
펜션의 거실 모습. 2003년 12월. 사진 / 김상미 객원기자
펜션의 거실 모습. 2003년 12월. 사진 / 김상미 객원기자

건설회사에 몸담은 이력으로 유목민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 패턴에 좀더 안락함을 주고 싶어서 펜션을 짓게 되었단다. “여행 중에 만나는 좁은 호텔방의 카펫문화에 이질감을 느끼곤 했는데 펜션에 머무는 사람들에게는 넓은 공간과 서귀포의 뻥 뚫린 시야를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

해안선 밖으로 밀려났던 파도소리가 돌아오는 듯한 느낌이었다. 옵션으로 준비된 선물도 있다. 하나는, 흙 돼지 바비큐 구이를 먹으며 다른 여행객들을 만날 수 있고 둘은, 몸도 마음도 좀더 도시에서 멀리 벗어날 수 있도록 자전거를 들여놓고 바닷가 자전거 하이킹을 떠나게 한다. 바람꽃 갈대와 해지는 광경을 함께 볼 수 있다면 마음은 저절로 악기가 될 것이다.  

입구에는 귤 상자를 쌓아 두고 떠나는 손님들을 빈손으로 보낼 수 없다며 한 상자씩 선물한다고 한다. 넉넉한 마음으로 보내고 싶다는 사장님 마음이 바다다. 돌아서는 내게도 한 쪽으로 기울만큼 담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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