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양평] 용문산 서쪽 연수계곡 가에 있는 통나무집. 앞을 흐르는 강은 얼어붙어 있고 뒷산엔 눈이 쌓여 있다. 널찍한 앞마당에 있는 바비큐시설을 보니 멧돼지를 구워먹고 싶다. 고찰 상원사로 올라가는 길인데 고기 냄새를 피우면 혼나려나?
“한 6년 됐죠. 원래 그냥 우리가 살려고 만든 집이예요. 관광철이 되면 민박을 받을까도 생각을 하긴 했는데….” 홈페이지 아이디를 ‘주인아짐’으로 쓰는 안주인의 설명이다. 펜션이란 말이 나돌기도 전에 가족이 머물러 살려고 지었다는데 얼마나 대가족이기에 이렇게 큰집을 지었을까 한 번 더 물어보니 한 여름철 민박을 받을 요량을 했단다.
집 앞 길을 따라 올라가면 연수리. 용문산 연수계곡 마을이다. 그 길로 가면 상원사를 거쳐 용문사로 넘어가는 산길이 있어 용문사쪽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등산객이 심심찮게 오간다. 여름이면 계곡을 찾아 사람들이 몰려오는 곳이기도 하다.
6년 전이면 전원주택 바람이 불 때인데 선견지명이 있었나보다. 바깥주인 고향 마을이라는데 물려받은 밭에다 집을 지을 때 좀 넉넉히 지은 것이 펜션 바람이 불면서 딱 맞아 떨어진 것. 아예 리모델링을 해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을 하고 있다. 캐나다산 원목을 이용해 만들었는데 12평에서 30평까지 제각기 평수가 다른 다섯 개의 숙소가 있다.
12평형 주중 가격 8만원에서 30평형 성수기 주말 가격 25만원으로 가격대도 다양하다. 평수가 좀 큰 편이라 가족 또는 두 세 가족이 몰려와서 묵기에 좋을 듯. 교통이 편리하다는 건 큰 장점이다. 자동차가 없는 뚜벅이들도 기차를 이용해 올 수 있다는 것이나, 30분 거리에 대명 홍천스키장이 있고, 유명산 용문산, 양평 등 인근에 가볼만 한 곳이 많다는 것 등등….
펜션 앞을 졸졸졸 흐르는 강과 뒤쪽을 두른 야트막한 산도 여름철 물놀이와 아침에 일어나 가벼운 산책을 하기에 딱 알맞고. 그렇지만 그래도 뭔가 부족한데…. 부족한 2%를 찾아 두리번거리다 ‘주인아짐’ 얼굴을 보고 실마리를 찾았다.
편안한 낯빛에 간혹 ‘하하…’하고 나직하게 흘리는 너털웃음. ‘그렇지, 펜션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사람이고 운영이었지!’ 눈요기 감이 좀 부족하면 어떤가. 침구나 집기가 내 집처럼 깨끗하고 주인이 스스럼없이 대해주면 그게 좋은 거지.
숙소마다 입구에 바비큐 시설이 있는데 원하는 이들에게 멧돼지 고기를 제공한다. 용문 토박이라 인근 농원에 아는 이들이 많은데 그 가운데 멧돼지를 사육하는 농장도 있어 그 곳에서 고기를 가져온다.
로그캠프 맞은편에는 바깥주인이 운영하는 농장도 있는데 알래스카산 말라뮤트를 비롯해 여러 종의 개를 키운다고. 원하는 이들에게 분양을 하는 것도 사업의 한 분야(?). 개를 좋아해서 시작한 일인데 그 때문인지 로그캠프는 애견을 데려와도 된다고 한다. 단! 애견이 변을 가릴 줄 알아야 하고 사료와 밥그릇 등 필요한 애견용품을 가져와야 한다. 놀라운 것은 애견도 투숙객으로 대접(?)받는다는 사실!
투숙하는 인원수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기도 하니 손님 입장에서 보면 좀 불리한데 어쨌든 그렇다.
Tip. 가는 길
자가용 : 양평에서 홍천을 잇는 6번국도 용문터널을 지나 ‘용문 지제’ 가는 길을 타면 용문읍내가 나온다. 읍내 어디서고 심미아파트가 눈에 보이는데 그 옆길이 연수리 가는 길.
기차 : 청량리발 중앙선 용문역 하차 -> 택시 이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