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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추천! 해외여행] 잉카의 도시, 페루 쿠즈코(Cuzco) & 마츄피츄(Machu Pichu)
[추천! 해외여행] 잉카의 도시, 페루 쿠즈코(Cuzco) & 마츄피츄(Machu Pichu)
  • 이명구 여행전문가
  • 승인 2004.03.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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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마츄피츄 풍경. 2004년 3월. 사진 / 이명구 여행전문가
마츄피츄 풍경. 2004년 3월. 사진 / 이명구 여행전문가

[여행스케치=페루] 남미의 중부에 위치한 페루는 면적이 한반도의 약 5.8 배이다. 해안지대, 산악지대, 밀림지대로서 다양한 기후대와 관광 자원이 풍부하여 연중 전 세계로부터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페루는 남반구의 나라로서 우리나라가 겨울이면 여름이다. 우리나라에서 가기에는 멀고도 먼 나라이다. 인천에서 미국, 로스엔젤레스까지 항공으로 10시간 50분, 로스엔젤레스에서 페루의 수도인 리마까지 9시간, 기내에서 약 20시간을 보내야만 페루의 수도인 리마에 도착할 수 있다.

고원에 위치한 마츄피츄는 공중에 뜬 도시로 불린다. 2004년 3월. 사진 / 이명구 여행전문가
고원에 위치한 마츄피츄는 공중에 뜬 도시로 불린다. 2004년 3월. 사진 / 이명구 여행전문가

페루의 관광 도시는 여러 곳이 있지만 잉카 문명으로 유명한 쿠즈코와 마츄피츄를 권하고 싶다. 쿠즈코는 과거 잉카의 수도였던 곳이다. 리마에서 남동쪽으로 약 1천㎞ 떨어진 거리이다. 페루의 국내선 항공으로 약 1시간, 자동차로는 2박 3일정도 소요된다.

쿠즈코에서 3박 4일 체류하면 쿠즈코와 마츄피츄를 여유롭게 관광할 수 있다. 고원 도시인 마츄피츄는 쿠즈코에서 관광 열차로 약 2시간이면 도착한다. 페루는 스페인어와 원주민이 사용하는 케츄아어가 공식 언어이다. 쿠즈코는 케츄아어로 배꼽(또는 중앙)을 의미한다.

쿠즈코 공항에 도착하면 해발 3천3백99m, 안데스 분지의 도시임을 금방 실감할 수 있다. 고산증으로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어지럽기 때문에 서두르는 것은 금물이다. 천천히 여유롭게 걸으며 관광을 해야만 쿠즈코 관광을 즐길 수 있다.

안데스 분지에 푹 담긴 잉카의 수도 쿠즈코. 2004년 3월. 사진 / 이명구 여행전문가
안데스 분지에 푹 담긴 잉카의 수도 쿠즈코. 2004년 3월. 사진 / 이명구 여행전문가
잉카 전통복장의 원주민들. 2004년 3월. 사진 / 이명구 여행전문가
잉카 전통복장의 원주민들. 2004년 3월. 사진 / 이명구 여행전문가

어디선가 본 듯한 산 위의 황톳빛 기와집, 골짜기에 싱겁게 서 있는 유칼립스 나무와 순박한 인디오의 미소가 낯설지 않고 정겹게 느껴진다. 산골 마을에 온 것 같아 마음이 순해진다. 공기가 쾌적하여 기분도 상쾌하다.

쿠즈코의 중심광장. 스페인 풍의 건물들이 한때 이곳이 스페인의 식민지였음을 말해준다. 2004년 3월. 사진 / 이명구 여행전문가
쿠즈코의 중심광장. 스페인 풍의 건물들이 한때 이곳이 스페인의 식민지였음을 말해준다. 2004년 3월. 사진 / 이명구 여행전문가

미로의 골목을 따라 도심지 광장으로 나오면 스페인 풍의 하얀 건물이 역사를 이야기 해준다. 잉카인들은 하늘을 독수리, 땅은 퓨마, 땅속은 뱀이 지배한다고 믿고 있다. 이러한 정신세계를 반영하듯 쿠스코는 도시 전체가 퓨마 모양이다.

쿠즈코의 머리에 위치한 삭사이후아만 요새(Sacsayhuaman)는 쿠즈코 동쪽을 지키던 요새로서 전형적인 잉카의 건축 양식으로 지어졌다. 돌 하나가 3백60톤 되는 거대한 모습은 바라만 보아도 신기하다. 하루 3만 명씩 동원하여 80년에 걸쳐서 완성했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돌과 돌 사이를 바늘하나 들어갈 틈 없이 연결한 잉카인들의 뛰어난 기술은 감동적이다.

잉카 전통복장의 원주민들. 2004년 3월. 사진 / 이명구 여행전문가
잉카 전통복장의 원주민들. 2004년 3월. 사진 / 이명구 여행전문가

매년 이곳에서는 6월 24일 태양의 축제가 열려 가장 볼만한 시기이다. 잉카제국의 제례장이었던 켄코(quenko)도 유명하다. 쿠즈코의 북쪽을 지키기 위하여 세워진 요새 푸카푸카라 (Puka Pukara)도 필수 코스이다. 잉카시대의 목욕탕이었던 탐보마차이(Tambomachai)는 지금도 물이 항상 솟아나는데, 물의 근원지를 아직도 발견하지 못하였다.

산토 도밍고 성당(Santo Domingo)은 원래 코리칸차라 불리우는 잉카의 궁전이 있던 곳이다. 스페인 침략 후 궁전의 석조를 토대로 성당이 건립되었다. 쿠즈코의 연평균 기온은 11℃로 조금 춥고 건조한 편이다. 우기는 11월부터 3월까지이며 비가 많이 오는 달은 12월과 1월이다. 우리나라의 가을에 해당하는 4월과 봄철인 10월경이 쿠즈코 여행의 적기이다.

쿠즈코에서 관광 열차를 타고 약 2시간을 달리면 마츄피츄 근처의 역에 도착한다. 관광열차는 등급에 따라 하루에 여러 편 운행한다. 열차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안데스 산의 봉우리는 하늘을 찌를 듯 웅장하지만 자연 그대로의 꾸밈없는 소박한 모습이 편안하게 느껴진다.

마츄피츄는 계단식 밭을 기반으로 번영을 누렸다. 밭 위 건물이 파수대. 2004년 3월. 사진 / 이명구 여행전문가
마츄피츄는 계단식 밭을 기반으로 번영을 누렸다. 밭 위 건물이 파수대. 2004년 3월. 사진 / 이명구 여행전문가

만년설 아래 평화롭게 흐르는 우루밤바 강은 계단식 밭의 시골집과 잘 어울려 매우 서정적이다. 중간에 열차가 서면 잉카 복장의 원주민들이 옥수수와 수예품을 들고 열차로 몰려든다. 고향의 맛처럼 고소한 삶은 옥수수를 먹다 보면 어느새 마츄피츄 기차역이다.  

마츄피츄는 쿠즈코에서 1백12km, 기차역에서 미니 버스로 가파른 산길을 여러 번 휘돌면 해발 2천3백m의 지점에 도착한다. 절벽 아래엔 우루밤바 강이 뱀 꼬리처럼 흘러 멀리 사라지고 ‘공중도시’란 말이 실감난다. 어떻게 이 높은 산에 거대한 돌로 마을을 만들 수 있었을까?  

마츄피츄의 정확한 연대는 알 수가 없다. 유적지 일부는 2천년 전의 것이라는 학설도 있다. 원래는 아마존강의 원류인 우루밤바 강 위의 절벽에 세워진 요새였다. 1911년 예일대학 교수였던 미국인 하이람 빙검에 의해 발견되어 잉카의 ‘잊혀진 도시’로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당시 약 1만 명의 사람이 거주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쿠즈코의 동쪽을 두른 사크 사이와만 요새. 하루 3만 명을 동원하여 80년에 걸쳐 완성했다고 한다. 2004년 3월. 사진 / 이명구 여행전문가
쿠즈코의 동쪽을 두른 사크 사이와만 요새. 하루 3만 명을 동원하여 80년에 걸쳐 완성했다고 한다. 2004년 3월. 사진 / 이명구 여행전문가

발견 당시에는 대부분의 미이라가 여자들이었다. 남자들은 전쟁터에 싸우러 나가서 죽고, 여자들만 이곳에 살다가, 전염병으로 모두 죽은 것으로 생각되지만 누구도 진실은 알 수가 없다. 태양의 신전, 지붕이 없는 가옥들, 산비탈의 계단식 밭, 농사를 짓는데 쓰인 태양시계, 대광장 등의 대표적인 석조 건축물의 숨결을 들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잉카의 신비한 매력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없다.

원래 잉카 문명은 11세기 말 페루 남부 지역에서 발생되었다, 12세기에는 에쿠아도르, 볼리비아, 콜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의 일부 지방까지 확산되었다. 문자가 없는 문명이었기에 그 역사가 문헌에 나타난 것은 1400년대 이후로 민화와 노인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기록되었다.

쿠즈코의 야채시장. 귤과 감자, 바나나와 마늘 등 우리와 식단이 비슷하다. 2004년 3월. 사진 / 이명구 여행전문가
쿠즈코의 야채시장. 귤과 감자, 바나나와 마늘 등 우리와 식단이 비슷하다. 2004년 3월. 사진 / 이명구 여행전문가

잉카제국은 15세기 후반까지가 전성기였다. 잉카제국이 크게 번창할 수 있었던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계단식 밭에 의한 곡류의 생산 (주로 감자), 반란 방지를 위한 인구 이동, 키푸(매듭식 계산기)에 의한 통계관리, 발달된 도로망, 집단노동, 뛰어난 석조 건축기법, 발달된 외과 수술 등이다.

화려했던 잉카제국은 이제 철새처럼 사라졌지만 그 숨결은 아직도 관광객의 귓전에서 메아리 치고 있다. 페루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은 잉카의 역사서를 한번쯤 읽고 가면 좀 더 짜임새 있고 알찬 여행이 되리라 생각한다. 마츄피츄 관광은 쿠즈코에서 당일 코스로 가능하다.

아침 8시 쿠즈코 역을 출발하여 오후 8시30분, 다시 쿠즈코로 돌아오는 관광열차를 이용하면 적당하다. 마츄피츄 역에서 요새의 입구까지는 미니버스를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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