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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2월호
[가족여행] 1일 해병이 되던 날, 당진 함상공원
[가족여행] 1일 해병이 되던 날, 당진 함상공원
  • 김정민 기자
  • 승인 2004.06.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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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당진 함상공원에서의 해병 체험. 2004년 6월. 사진 / 김정민 기자
당진 함상공원에서의 해병 체험. 2004년 6월. 사진 / 김정민 기자

[여행스케치=당진] 퇴역한 함선 2척이 삽교호에 정박했다. 대한민국 해군이 당진군 측에 무상으로 임대를 해주었다고 하는데 회수를 하고 싶어도 돌려주지 못할 거라 한다. 이곳에 영원히 뿌리를 내렸기 때문이다.

공원 왼편에 상어처럼 입을 벌리고 있는 함선이 전시관인 상륙함, 오른편에 있는 함선이 체험관인 구축함이다. 문을 들어서면 이 두 함선에 대해서 소개해 놓은 보드가 있다. 상륙함은 화산암, 구축함은 전주함이라고 이름 지었다. 한국에서는 군함의 이름을 도시나 지방명으로 정한다.

함선 안에는 해병대의 내무반을 재현해 놓았다. 2004년 6월. 사진 / 김정민 기자
함선 안에는 해병대의 내무반을 재현해 놓았다. 2004년 6월. 사진 / 김정민 기자

좁은 복도를 따라 들어갔는데 벽면이 약간 이상했다. 협소한 공간 때문에 병사들의 침대를 벽면에 설치해서 그런 것이란다. “생각보다 벽면이 두꺼운 것 같지 않은데?” 푸름이 아버지가 한마디를 더한다. 수영선수가 몸에 달라붙는 옷을 입는 것처럼 마찰력을 최소화 하면서도 잘 견딜 수 있도록 함선의 재질은 얇고 견고하게 만든다.

“함선이 아무리 튼튼해도 2곳에 상해를 입으면 바로 침몰됩니다. 그것은 바로 두뇌역할을 하는 함교와 배의 심장인 엔진실이예요. 서해교전이 있을 때도 이런 곳이 포격을 당했기 때문에 가라앉은 겁니다.” 해군 준위출신이라는 전원철 주임의 신나는 설명에 가족들의 눈빛이 순간 반짝인다.

서해 연평해전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모형도가 있다. 2004년 6월. 사진 / 김정민 기자
서해 연평해전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모형도가 있다. 2004년 6월. 사진 / 김정민 기자
해병대의 다양한 역할을 설명해 놓았다. 수중침투, 설상산악복장, 공중강하복장을 관람할 수 있다. 2004년 6월. 사진 / 김정민 기자
해병대의 다양한 역할을 설명해 놓았다. 수중침투, 설상산악복장, 공중강하복장을 관람할 수 있다. 2004년 6월. 사진 / 김정민 기자

전시실을 둘러보니 함선의 종류도 참 여러 가지가 있다. 경항공모함, 잠수함, 상륙함, 고속정, 호위암 등 용도에 따라 그 규모나 쓰임이 다양하다. 전시관에는 해군의 활동상을 비롯하여 함정과 함포의 변천사, 연평해전을 재현해 놓은 모형도가 있어 해군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다.

사람들이 한번쯤 입어보고 싶어 하는 해군 제복도 관찰할 수 있고 남북한의 해군 계급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 “해병대의 머리가 독특하죠? 그것은 적에게 위압감을 주기 위해 일부러 그렇게 깎는 겁니다. 그리고 해병대의 상징 아세요? 그건 붉은색, 젊은이의 들끓는 피를 상징하는 거예요.”

귀신도 잡는다는 해병대. 함선 뒤편으로 가면 해병대과 관련된 전시실이 있다. 해군 특수부대요원의 모습도 살펴볼 수 있고 낙하산과 40kg나 하는 군장을 메어볼 수 있다. 특히 군 생활을 해보지 않았던 아이들과 여성들에게는 군생활의 1백분의 1이라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 된다.

베트콩들의 지하동굴. 어찌나 정교한지 기본 생활에 아무런 불편이 없었다고 한다. 2004년 6월. 사진 / 김정민 기자
베트콩들의 지하동굴. 어찌나 정교한지 기본 생활에 아무런 불편이 없었다고 한다. 2004년 6월. 사진 / 김정민 기자

“미군들이 그렇게 애를 먹었다는 베트남의 지하 동굴 보이세요? 굉장히 깊죠. 이곳에는 숙소를 비롯해서 치료소, 식당, 창고, 무기고 등 이곳에서 평생을 살아도 불편이 없었다고 해요. 요즘 베트남에서 관광 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죠.” 베트콩들의 지하동굴 모형도를 살펴보다가 푸름이가 한마디 거든다. “미군이 골치 아픈 지하 동굴을 파괴하기 위해 한 곳당 30만 달러를 썼대요.” 역시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

전투 정보실의 한편에 선명하게 쓰여 있는 '졸면 죽는다'. 그만큼 적군의 위치를 추적하는데 중요한 장소다. 2004년 6월. 사진 / 김정민 기자
전투 정보실의 한편에 선명하게 쓰여 있는 '졸면 죽는다'. 그만큼 적군의 위치를 추적하는데 중요한 장소다. 2004년 6월. 사진 / 김정민 기자

구축함은 상륙함과 달리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는 편이다. 사병들도 드나들기 힘든 함선 주요시설도 일반에 개방되어 있다. 구축함에서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곳은 바로 전투정보실. 레이더로 적의 위치를 파악하는 곳이다. 해군의 기밀이라고 해서 일반공개 여부를 놓고 말이 많았지만 점차 그 영역을 확대해 나가는 중이다.

함장의 자리는 대통령도 못 앉는다. 그만큼 함선에서 함장의 위치는 중요한 자리다. 2004년 6월. 사진 / 김정민 기자
함장의 자리는 대통령도 못 앉는다. 그만큼 함선에서 함장의 위치는 중요한 자리다. 2004년 6월. 사진 / 김정민 기자

관람로 표식을 따라가다 보니 함정의 수뇌부 조타실이 나타난다. 영화에서만 보아왔던 키를 직접 돌려볼 수도 있고 마이크로 밖에 있는 사람들과 소통할 수도 있다. “이 배에서는 대통령도 앉지 못하는 자리가 있습니다.” 전주임의 설명에 갑자기 조타실을 구경하던 사람들의 귀가 쫑긋해졌다.

“바로 함장님 자리입니다. 대통령이 함선을 순방중이라 하더라도 그 자리만큼은 앉을 수 없습니다. 그것이 배를 지휘하는 함장에 대한 예우이기 때문입니다.” 갑자기 그 말에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함장의 의자에 한 번씩 앉아보기 시작했다. “어때? 어울리는 것 같아?” 아이들 보다 어른들이 함장 자리에 앉으면서 더욱 뿌듯해 한다. 사병시절의 설움을 잠깐 떨쳐보려는 듯하다.

구축함 옆면에는 ‘구명정’이라고 쓰인 드럼통이 옆면에 달려있다. 아무리 봐도 구명정 같지는 않은데 설명을 듣고 보면 무릎을 탁 칠 만하다. “여기 고정되어 있는 레버를 풀면 자연스럽게 공기가 들어가면서 구명보트를 바다에 띄울 수 있죠. 여기에는 15일간 먹을 수 있는 식량과 낚싯대, 랜턴이 있어서 얼마간 표류를 해도 살아남을 수가 있습니다.” 유사시에 해군이 살아남는 방법인 셈이다.

함선의 의무실이다. 쓰던 병상과 의료기재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2004년 6월. 사진 / 김정민 기자
함선의 의무실이다. 쓰던 병상과 의료기재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2004년 6월. 사진 / 김정민 기자
6.25 전쟁 때 통신사로 근무했던 호병준씨의 일기와 편지글이 실제로 전시되어 있다. 2004년 6월. 사진 / 김정민 기자
6.25 전쟁 때 통신사로 근무했던 호병준씨의 일기와 편지글이 실제로 전시되어 있다. 2004년 6월. 사진 / 김정민 기자

구축함 내부는 해병들이 생활했던 그 모습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이 곳이 작전실이죠. 긴밀한 회의도 하고 작전도 짜고 그리고 급할 때는 수술용 테이블로 쓰기도 했습니다.” 작전실을 거쳐 통신실, 의무대, 장교들의 침실도 면밀히 살펴볼 수 있다. 통신실에 가면 6.25전쟁 중에 통신사로 근무했던 사병의 함상생활 일기와 편지들이 전시되어 있다.

바닥에 있는 문을 열고 들어가면 사병들의 침실이 나오는데 위험해서 현재는 입장불가. 2004년 6월. 사진 / 김정민 기자
바닥에 있는 문을 열고 들어가면 사병들의 침실이 나오는데 위험해서 현재는 입장불가. 2004년 6월. 사진 / 김정민 기자

“일반 사병의 침실은 어디 있어요?” 하고 물었는데 전주임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손가락으로 바닥을 가리켰다. “처음 공원을 개관했을 때는 개방했었습니다. 그런데 손님들이 길을 자주 잃으셔서 지금은 폐쇄를 해 놓은 상태죠.” 미로 같은 함선을 잘 표현한 말인 것 같다. 사병의 침실로 내려가려면 90도 직각의 계단을 내려가야 하는데 함선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사람들에게는 위험한 요소들이 많다고 했다.

함상공원의 최고의 인기체험. 함포 쏘기. 좌우 360도, 상하 180도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2004년 6월. 사진 / 김정민 기자
함상공원의 최고의 인기체험. 함포 쏘기. 좌우 360도, 상하 180도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2004년 6월. 사진 / 김정민 기자
함선에 설치된 함포의 포탄이다. 탄피만 남아 있지만 보기만 해도 무시무시하다. 2004년 6월. 사진 / 김정민 기자
함선에 설치된 함포의 포탄이다. 탄피만 남아 있지만 보기만 해도 무시무시하다. 2004년 6월. 사진 / 김정민 기자

무기에 유난히 관심이 많았던 푸름이와 초록이는 함포를 직접 돌려볼 수 있는 체험에 마음을 빼앗겼다. “북위 45도 전방의 애드벌룬을 겨냥하라!” 상하 180도, 좌우 360도를 돌릴 수 있기 때문에 원하는 표적에 조준할 수가 있다. 상상속의 포탄을 쏘아대는 것이지만 아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좋은 체험거리인 모양이다.

1백m가 넘는 함선 2척을 둘러보고 나면 아무리 빨라도 2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함선에서 내려오면 공원입구에 있는 3D 애니메이션 극장에서 재미있는 영화도 보고 함선 주위에 전시되어 있는 해상초계기와 수륙양용 장갑차를 둘러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다. “재미있었어요?” 푸름이와 초록이에게 물었더니 아이들이 흐뭇한 미소로 대신 화답한다. 육군병영체험도 부럽지 않은 하루간의 해병체험이었다.

함상공원 앞마당에 전시되어 있는 '바다의 추적자' 해상 초계기. 2004년 6월. 사진 / 김정민 기자
함상공원 앞마당에 전시되어 있는 '바다의 추적자' 해상 초계기. 2004년 6월. 사진 / 김정민 기자

Tip. 당진 함상공원 가는 길
·자동차 이용 : 외곽순환도로를 타고 서서울 I.C에서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송악 I.C로 빠져 나온 후 당진, 삽교호방면 34번 국도를 타고 오다가 삽교호관광지 또는 삽교호함상공원 이정표대로 따라 온다. 서울에서는 2시간 소요.
·대중교통 이용시 :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당진행 삽교호 경유 버스를 탄다.(경유하지 않는 버스도 있으니 필히 경유여부를 확인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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