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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나주에서의 초대⑤] 세계 최고 아파트형 고분, 반남고분군
[나주에서의 초대⑤] 세계 최고 아파트형 고분, 반남고분군
  • 이민학 기자
  • 승인 2004.07.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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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봉긋 솟은 고대 고분군, 반남고분군. 2004년 7월. 사진 / 김정민 기자
봉긋 솟은 고대 고분군, 반남고분군. 2004년 7월. 사진 / 김정민 기자

[여행스케치=나주] 여기저기 붕긋붕긋 솟은 능 사이를 거닐다 시간을 잃어버렸다. 능 뒤에서 고대 복장을 한 아리따운 여인이 불쑥 나타날 것만 같다. 이 지역이 고대세력의 근거지였음을 주장이라도 하듯, 산촌리와 덕산리, 홍덕리, 대안리에 걸쳐 솟아오른 수십 기의 고분들을 일러 반남 고분군이라 부른다. 회진마을 앞의 복암리 고분군과 더불어 이 지역 고대사의 중요 자료이다.  

이들 고분은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대형옹관고분이란 점에서 학자들을 괴롭힌다. 지상에 붕긋하게 흙을 쌓고 그 속에 시신을 안치한 커다란 항아리(옹기)를 매장하는 방식이다. 고분 하나에 여러 개의 옹기가 발견되기도 해 아파트형 고분이란 별칭이 붙었다. 대형옹관묘는 고구려의 적석총, 백제의 석실분, 신라의 적석목관분, 가야의 석관묘와는 확연히 다른 양식이다.

고대복장을 한 아이들이 고분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2004년 7월. 사진 / 김정민 기자
고대복장을 한 아이들이 고분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2004년 7월. 사진 / 김정민 기자

문제는 이들 고분의 연대이다. 옹관고분이 생긴 연대가 A.D 3세기에서부터 6세기라는 것. 이는 백제가 고대국가로 성장하여 고구려 신라와 다투던 시기이기도 하다. 따라서 학계에서는 백제의 영향권에 있으면서도 백제가 흥하면 복속되었다가 쇠하면 일어서는 독자적인 문화를 갖춘 지배 세력이 존재하였을 것으로 본다.

출토된 유물들 역시 영산강 유역의 독특한 문화외에도 백제계와 일본계, 가야계의 특징을 보인다. 이는 이 세력이 나주평야와 영산강을 바탕으로 백제와 가야 그리고 일본과 활발한 교류를 하였음을 나타낸다. 반남면을 내려다보는 자미산성에 산책 삼아 올라갔다가 반남면사무소에서 고분에 관한 정보를 얻고 한바퀴 둘러보는데 한나절 정도 잡으면 된다.

맑은 국물이 깔끔한 나주곰탕. 2004년 7월. 사진 / 김정민 기자
맑은 국물이 깔끔한 나주곰탕. 2004년 7월. 사진 / 김정민 기자

Tip. 맛집
맑은 국물에 속이 확! 풀리네, 하얀집(나주곰탕)

나주 곰탕은 맑다. 새벽 3시에 일어나 뼈를 넣고 푹 고아 거기에 소양지, 사태, 목살, 머리고기를 넣고 다시 끓이면 고기들이 뿌연 뼛국물을 빨아들인다. 그러면 국물은 맑아지고 고기는 부드러워지는 효과가 있다고. 맛이 깔끔하고 개운하여 해장국으로 인기가 높다.

영산포에서 유명한 홍어. 2004년 7월. 사진 / 김정민 기자
영산포에서 유명한 홍어. 2004년 7월. 사진 / 김정민 기자

홍어의 진수를 알려드립니다, 홍어 1번지(홍어)
나주에는 홍어로 유명한 영산포가 있다. 평야가 일색인 나주에서 흑산도 사람들이 건너와 홍어와 쌀을 바꾸어 가면서 영산포는 홍어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홍어장사 35년을 자랑하는 ‘홍어 1번지’는 이 곳 영산포의 터줏대감이다. 홍어삼합이 일반적이라면 이곳은 홍어오합이다. 마른 김에 돼지고기 놓고 홍어를 초장에 찍어 묵은 김치와 함께 싸서 먹는다.

남도 특유의 걸걸한 양념이 일품인 붕어찜. 2004년 7월. 사진 / 김정민 기자
남도 특유의 걸걸한 양념이 일품인 붕어찜. 2004년 7월. 사진 / 김정민 기자

걸쭉한 국물과 우거지가 일품, 다도친목횟집(붕어찜)
78년에 건설된 나주호에는 붕어들이 많이 산다. 그래서 나주호에는 민물고기 매운탕집이 활기를 띤다. 그 중에서도 단연 냄새 없는 맛있는 붕어찜이 인기.

붕어찜은 유독 특유의 냄새를 풍겨 꺼려하는 사람도 많은데 이 집의 붕어찜은 장시간 고아 냄새도 없고 남도 특유의 걸걸한 양념이 일품이다. 특히 붕어아래 깔려있는 우거지와 국물 맛은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른다. 붕어찜을 맛보려면 몇 시간 전에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나주는 드넓은 평야에서 생산하는 농산물들이 유명하다. 2004년 7월. 사진 / 김정민 기자
나주는 드넓은 평야에서 생산하는 농산물들이 유명하다. 2004년 7월. 사진 / 김정민 기자

특산품 : 쪽염색 · 샛골나이 · 나주반상
나주 배 말고도 자랑할만한 특산품이 한둘이 아니다. 토하젓을 비롯한 각종 젓갈류와 과일, 쌀 등 영산강을 통해 올라오는 풍부한 해산물과 너른 평야에서 나는 농산물은 하나하나가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맛을 자랑한다.

근 이천년간 지역의 중심 역할을 해온 유서 깊은 고장답게 부채와 붓, 다기 등 다양한 전통 공예품들도 내력이 깊다. 특히 염색장 정관채, 샛골나이 노진남, 나주반 김춘식 등 중요무형문화재 3인이 계승한 쪽염색제품과 무명베, 나주반장은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천연 쪽으로 염색한 의류는 아토피성 피부로 고생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나주샛골나이라 부르는 무명베는 과거 궁중 진상품이었고, 해주 통영반과 함께 우리나라 3대반으로 꼽혀온 나주반 또한 그 간결함과 견고함이 널리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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