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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12월호
[섬플러스⑭] 스님이 흘린 법의가 섬으로, 진도 가사도
[섬플러스⑭] 스님이 흘린 법의가 섬으로, 진도 가사도
  • 황병우 기자
  • 승인 2019.08.02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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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와 관련된 전설과 불교에서 유래한 이름을 가진 가사도(加沙島)
'살생하지 말라'는 불교 규율에 따라 '살생하지 않는 섬'
생태공원 매력적, 일제강점기 광물 자원 수탈의 흔적 남아 있어
가사도 생태공원 전망대에서 바라본 돌목마을과 돌목해변. 사진 / 황병우 기자
가사도 생태공원 전망대에서 바라본 해무 속에 잠긴 돌목마을과 돌목해변. 사진 / 황병우 기자

[여행스케치=진도] 불교에서 스님들이 입는 의복을 법의(法衣) 또는 법복(法服)이라고 하는데, 안에 입는 옷을 장삼(長衫), 장삼 위에 걸쳐입는 옷을 가사(袈裟)라고 한다.

‘한 스님의 가사가 바다에 빠져 섬이 됐다’는 전설이 깃든 섬이 바로 ‘가사도‘다. 가사도의 원래 한자이름은 스님의 법의를 의미하는 ’袈裟‘였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加沙‘로 변했다고 한다.

불교의 전설이 깃든 ‘살생’하지 않는 섬

목포에서 직선으로 45km 거리의 가사도로 건너가는 데에는 진도 쉬미항에서 3회 출발하는 여객선 ‘가사페리호’나 매일 비정기적으로 왕복하는 화물선을 타고 가는 것이 좋다. 1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어서 목포에서 출발하는 여객선(가사도까지 3시간)보다 이동시간을 아낄 수 있다.

가사도 선착장에 도착하면 왼편으로는 생태공원과 가사도 등대, 돌목마을로 가는 길이 있으며, 오른편으로는 가사마을로 가는 길을 만나게 된다. 오른편으로 가는 길 옆 산 기슭에는 바람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커다란 풍력발전기가 도는 것이 보인다. 그 어느 쪽으로 가도 가사도의 한적한 어촌 풍경을 만날 수 있다.

가사도 생태공원으로 가기 위해 선착장에서 왼편으로 가는 길을 따라 15분 정도 기슭을 올라가면 돌목마을 표지석이 관광객을 가장 먼저 반긴다. 표지석에서 돌목마을로 조금 떨어진 다섯갈래 길에서 다시 왼편 두 번째 길인 가사도 등대 방향으로 10분 가량 더 걸어가면 가사도 생태공원 입구에 도달할 수 있다.

생태공원 입구에서는 산 위로 오르는 십자동굴생태탐방로와 해안을 따라 남해의 풍광이 펼쳐진 해안경관산책로를 골라 걸을 수 있다. 십자동굴생태탐방로를 따라 조금 올라가면 아름다운 낙조와 함께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포토존이 있다. 

진도 쉬미항에서 여객선이나 화물선에 승선할 경우 가사도 선착장까지 1시간 가량이면 도착한다. 사진은 진도 쉬미항 여객터미널의 모습. 사진 / 황병우 기자
진도 쉬미항에서 여객선이나 화물선에 승선할 경우 가사도 선착장까지 1시간 가량이면 도착할 수 있다. 사진은 진도 쉬미항 여객터미널의 모습. 사진 / 황병우 기자
가사도 생태공원 포토존에서는 일몰이나 마도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사진 / 황병우 기자
가사도 생태공원 포토존에서는 일몰이나 가사도 건너 편에 있는 섬 '마도'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사진 / 황병우 기자

포토존에 있는 푯말이 섬이름과 관련한 전설을 알려준다. 세방낙조로 잘 알려진 진도 서쪽 지력산에는 옛날 동백사라는 절에서 수행하던 한 스님이 해질녘에 붉은 노을이 물든 서쪽하늘을 가로질러 날아가는 학들이 너무나 아름다워 학 떼를 따라 지력산으로 날아올랐다. 

그러나 수행이나 도력이 부족했던지 스님은 학을 따라가지 못하고 바다에 빠지고 말았는데, 그때 스님의 가사가 바다에 떨어져 가사도가 됐다고 한다. 스님의 장삼이 떨어진 곳은 장삼도, 바지가 떨어진 곳은 하의도, 윗옷이 떨어진 곳은 상의도, 발가락이 떨어진 데는 양덕도(발가락 섬), 손가락이 떨어진데는 주지도(손가락 섬) 그리고 심장이 떨어진 곳은 불도(부처 섬)가 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현재도 진도 조도면 바다에는 이들 섬들이 남아있는데 가사도리에 있는 섬들을 통틀어서 ‘가사군도’라고 부른다. 이렇게 불교와 깊은 연관성 때문인지 가사도에는 ‘살생하면 벌을 받는다’거나, ‘어업은 대량 살생이라 좋지않다’는 관념이 주민들 사이에 내려오고 있다.

김계섭 돌목마을 이장은 “예로부터 실제 가사도 사람이 고기잡이에만 나서면 실패했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며 “가사도 주변은 물고기가 풍부한 어장이지만 살생하지 않으려고 다른 섬 어선들에게 고기잡는 것을 맡기고 구경만 했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가사도 주민 대부분은 어업 대신 톳 양식으로 살아가고 있다. 많은 양의 톳을 수확해 도로에 펼쳐두고 말리는 모습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가사도 생태공원이 있는 산에는 일제강점기 채굴로 인한 수탈의 흔적이 아직도 남아있다. 사진 / 황병우 기자
가사도 생태공원이 있는 산에는 일제강점기 채굴로 인한 수탈의 흔적이 아직도 남아있다. 사진 / 황병우 기자
생태공원 십자동굴 앞에는 사각정자가 있어 잠시 쉬어갈 수 있다. 십자동굴은 일제강점기 때 규석을 채취하던 광산이었다. 사진 / 황병우 기자
생태공원 십자동굴 앞에는 사각정자가 있어 잠시 쉬어갈 수 있다. 십자동굴은 일제강점기 때 규석을 채취하던 광산이었다. 사진 / 황병우 기자

일제 수탈의 흔적과 슬픈 전설이 공존하는 곳

포토존에서 십자동굴생태탐방로를 따라 더 올라가면 사각정자와 십자동굴을 만나게 된다. 가사도 생태공원 십자동굴은 일제강점기 때 규석을 채취하기 위한 광산이다. 폭2.5~3.5m, 높이 1.6~2.8m, 동서로 170m 길이로 뻗어있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황금박쥐가 날아다니는 진풍경도 접할 수 있다.

가사도는 일제강점기 때에 도자기 원료인 고령토와 알루미늄(명반석)이 발견되면서 수탈의 아름을 겪은 곳이다. 당시에 지어진 등대 옆에는 일본군의 대공포대가 자리하고 있었는데, 현재도 돌담으로 된 그 흔적이 남아있다. 

지난 2013년에는 일제강점기 광물자원의 착취로 황폐화된 국토를 복원하고 산사태 등 자연재해를 예방하고 폐광을 활용한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기 위해 산림청과 진도군이 주도해 가사도 산림복원 사업이 진행됐다. 

십자동굴에서 전망대 방향으로 걸어가면 슬픈 전설을 간직한 작은 연못 ‘처녀강’을 볼 수 있다. 주지도의 청년과 사랑을 속삭이다 이루지 못한 사랑에 가사도 처녀가 몸을 던져 목숨을 끊었다는 전설이 깃든 곳이다.

김계섭 이장은 “당시 처녀의 원혼이 깃들어 있기 때문인지는 전혀 알 수 없지만, 처녀강은 아무리 가물어도 메마른 일이 없었다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곳”이라며 “가사도는 오래 전부터 물이 부족하지 않아서 주변 섬들에서 마실 물을 길으러 자주 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생태공원 전망대로 가는 도중 만날 수 있는 '처녀강'은 이루지 못한 사랑에 가사도 처녀가 몸을 던진 곳이라는 전설이 깃들어 있다. 사진 / 황병우 기자
생태공원 전망대로 가는 도중 만날 수 있는 '처녀강'은 이루지 못한 사랑에 가사도 처녀가 몸을 던진 곳이라는 전설이 깃들어 있다. 사진 / 황병우 기자
생태공원 전망대에서는 남해의 탁 트인 바다와 작은 섬들을 함께 볼 수 있다. 사진 / 황병우 기자
생태공원 전망대에서는 남해의 탁 트인 바다와 작은 섬들을 함께 볼 수 있다. 사진 / 황병우 기자
돌묵해변은 넓고 고운 모래로 된 백사장이 있어서 해수욕을 즐기기에 적당하다. 사진 / 황병우 기자
돌목해변은 넓고 고운 모래로 된 백사장이 있어서 해수욕을 즐기기에 적당하다. 사진 / 황병우 기자

처녀강을 지나 나무로 된 데크와 계단을 따라 전망대에 오르면 가사도 남쪽이 한눈에 들어온다. 해무가 많은 날에는 가까운 섬도 잘 안보이지만, 맑은 날에는 시원한 바람과 드넓은 바다, 그리고 작은 섬들이 마음까지 시원하게 만들어준다. 

전망대에서 돌목마을 쪽을 내려다보면 해안가에 넓은 백사장이 펼쳐진 돌목해변이 눈에 들어온다. 돌목해변 뒤편으로는 해안생태숲이 있어서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막는 방풍림 역할도 한다.

전망대에서 가사도 등대가 있는 생태공원 입구까지 내려와 돌목해변까지 이어지는 해안경관길을 걸으면 파도가 깎아 만든 이국적인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다소 울퉁불퉁한 길을 10분 정도 걸어가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사각정자와 시멘트로 포장된 길이 나온다. 

시멘트 길을 따라 더 걸어가면 또 다른 정자를 만나게 되는데, 정자 주변 흙에서 물이 흘러나오는 것과 붉은 집게 발을 가진 육지 게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가사도에는 이처럼 풍부한 물 덕분에 다양한 식물들이 자생하고 있다. 울릉도와 제주도 등 남해안 섬 지방에서 주로 분포하는 ‘털머위’, 먹을 수 있는 열매를 가진 ‘모새나무’를 비롯해 남해안 산기슭과 섬에서 자라는 낙엽관목인 ‘천선과나무’, 제주도와 완도를 중심으로 분포하고 있는 ‘돈나무’가 대표적이다.

가사도 주변은 1년 중 절반 가까이 해무가 끼는 곳으로 가사도 등대는 어민들과 선박들의 눈이 되어 준다. 사진 / 황병우 기자
가사도 주변은 1년 중 절반 가까이 해무가 끼는 곳으로 가사도 등대는 어민들과 선박들의 눈이 되어 준다. 사진 / 황병우 기자
생태공원 해안경관길을 따라가다 처음 만날 수 있는 사각정자. 사진 / 황병우 기자
생태공원 해안경관길을 따라가다 처음 만날 수 있는 사각정자. 사진 / 황병우 기자
가사도 곳곳에는 수확한 톳을 말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 / 황병우 기자
가사도 곳곳에는 수확한 톳을 말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 / 황병우 기자

태양과 바람이 만든 에너지 자립섬 

가사도 선착장에 도착하면 풍력발전기 4기가 공기를 가르는 듯한 소리를 내며 도는 것을 가장 먼저 보게 되는데, 태양광과 풍력발전소가 세워진 2015년 이전에는 디젤엔진 발전소가 가사도 전역에 전기를 공급했다.

김계섭 이장은 “태양광과 풍력발전소가 세워져 에너지 자립섬이 되면서 디젤엔진 발전소는 유사시에만 가동한다”며 “지난 2013년 발전소 직원들의 실수로 2만 리터에 달하는 경유를 바다에 쏟아버린 일이 발생해 온 동네 사람들이 두 팔 걷고 정화작업에 뛰어들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해무가 가득한 날에는 마치 수묵화 속 풍경을 현실에 옮겨둔 듯 가사도 주변 섬들이 구름에 가려진 육지의 높은 산들처럼 보인다. 청정한 바닷가 주변을 한가롭게 날아다니는 갈매기와 재빠르게 비행하는 제비가 한적한 어촌 풍경에 작은 재미를 더한다.

가사도에는 돌목해변을 비롯해 카클해변, 옥출광산해변, 궁항해변 등 네 곳의 해변이 있다. 이 중 돌목해변은 고운 모래와 잔잔한 파도로 야영을 하면서 해수욕을 즐기기에 좋다. 민박도 가능하지만 2~3곳 정도로 적어서 사전예약이 필수며, 마을 이장을 통해 마을회관에서 하룻밤 묵을 수도 있다.

INFO 가사도생태공원
주소 전남 진도군 조도면 가사도리 산 395-1
 

<가사도 주변 여행지>

세방낙조 전망대에서 본 일몰. 사진 / 진도군
세방낙조 전망대에서 본 일몰. 사진 / 진도군

세방낙조전망대

다도해의 아름다움과 이국적 정취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곳으로 진도 해안도로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도해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해질녘 섬과 섬 사이로 사라져가는 일몰의 붉은 모습은 가히 환상적이다. 전망대 주변 해안도로는 다도해의 아름다운 섬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우리나라 최고의 다도해 드라이브 코스이며, 많은 숲들과 청정 해역에서 뿜어내는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드라이브를 즐길수 있다.

주소 전남 진도군 지산면 세방낙조로 148
 

조선시대 수준이 주둔했던 진도 남도진성. 사진 / 황병우 기자
조선시대 수군이 주둔했던 진도 남도진성. 사진 / 황병우 기자

진도 남도진성

남도진성은 조선시대 초기 왜구의 노략질을 막고 조도해협과 신안 하의도 해역 등을 관할하기 위해 수군과 종4품 만호(萬戶)가 주둔할 수 있도록 평지 위에 돌로 축조한 성이다. 현재 성의 총 길이는 610m, 높이는 5.1m로 거의 원형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으며, 조선시대 수군진영의 진지로서 그 보존 가치가 매우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남문 앞 개울에는 ‘쌍운교’ 및 ‘단운교’라는 무지개를 닮은 아치형 돌다리가 있다.

주소 전남 진도군 임회면 남도길 8-8

 

국립 남도국악원에서는 매주 금요일마다 국악 공연이 펼쳐진다. 사진 / 황병우 기자
국립 남도국악원 '진악당'에서는 매주 금요일마다 국악 공연이 펼쳐진다. 사진 / 황병우 기자

국립남도국악원

진도아리랑, 강강술래, 남도들노래, 진도씻김굿, 진도북춤, 진도다시래기 등 남도 전통문화 계승과 연구를 위해 '보배섬' 진도에 세워진 국립남도국악원에서는 연중 매주 금요일 오후7시에 상설 국악공연을 진행한다. 공연이 열리는 600여석 규모의 국악전용극장인 '진악당'은 자연채광과 이동식 공연무대, 최첨단 음향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우리 국악을 경험하기에 최적이다.

주소 전남 진도군 임회면 진도대로 3818

 

진도타워에는 이순신 장군의 전적을 알리는 다양한 안내판들과 진도대교 및 울둘목 등을 조망할 수 있다. 사진 / 황병우 기자
진도타워에는 이순신 장군의 전적을 알리는 다양한 안내판들과 진도대교 및 울둘목 등을 조망할 수 있다. 사진 / 황병우 기자

진도타워

정유재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 승전을 기념하기 위해 진도대교 인근 망금산 정상에 건립된 진도타워는 전망대와 홍보역사관, 특산물 판매장 등이 있어 관광객들에게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7층 전망대에 오르면 울돌목과 세방낙조, 그리고 영암 월출산과 해남 두륜산까지 조망할 수 있다.

주소 전남 진도군 군내면 만금길 1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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