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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박물관기행] 숲은 하루 종일 바쁘다, 순창 산림박물관
[박물관기행] 숲은 하루 종일 바쁘다, 순창 산림박물관
  • 김정민 기자
  • 승인 2004.07.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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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순창 산림박물관 전경. 2004년 7월. 사진 / 김정민 기자
순창 산림박물관 전경. 2004년 7월. 사진 / 김정민 기자

[여행스케치=순창]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자연은 황폐해지기 시작했다. 인간이 문명의 혜택을 받을수록 기이한 자연현상들이 자주 출현하기 시작했다. 뒤늦게 자연의 소중함을 깨달은 인간은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보지만 자연의 분노는 극에 달한 듯하다.

산림박물관에 가면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자연을 훼손했는지 깨닫게 된다. 이미 초등학교 때부터 배워왔던 나무의 일생과 숲에 사는 생태계, 나무의 종류와 나무의 역할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면서.  

나무도 때로는 아이들의 머리 발달에 좋은 게임블럭이 된다. 2004년 7월. 사진 / 김정민 기자
나무도 때로는 아이들의 머리 발달에 좋은 게임블럭이 된다. 2004년 7월. 사진 / 김정민 기자

나무는 자신의 모든 것을 태워 아낌없이 인간을 돕는다. 각종 먼지와 화합물을 거른 신선한 공기를 제공하며 생태계를 유지를 위하여 새들과 짐승들이 살아가는 공간을 제공한다. 지상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소음들을 완화시켜 주는 스펀지 역할을 하며 자연의 기후를 알맞게 조절하는 능력도 가졌다.

어디 그 뿐이던가. 나무는 본인을 희생하여 인간에게 각종 생필품도 제공한다. 박물관은 나무의 역할 뿐만 아니라 산림을 이루는 나무와 숲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 좁은 공간에 많은 이야기들을 녹여냈기 때문에 주마간산식으로 스쳐 간다는 점을 빼면 산림에 관해서라면 꽤 괜찮은 공부방이다.

제1전시관에는 여러 가지 나무들의 종류를 만져보고 향기를 맡아봄으로써 구분할 수 있는 체험공간이 있따. 2004년 7월. 사진 / 김정민 기자
제1전시관에는 여러 가지 나무들의 종류를 만져보고 향기를 맡아봄으로써 구분할 수 있는 체험공간이 있따. 2004년 7월. 사진 / 김정민 기자

아담한 전시관은 첨단 기법을 동원하여 관람객이 나무와 산림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배려한다. 스크린을 터치해서 필요한 화면을 불러내며 여러 가지 다양한 형태로 나무의 종류를 구별한다. 체험공간에 가면 나무의 향을 맡아보거나 나뭇결을 손으로 직접 느껴볼 수도 있다.

전시관은 모두 3관으로 나뉜다. 메인 전시실인 제1전시장에서는 나무와 숲에 관해 개괄적인 설명을 한다.  나무의 일생과 나무의 구조, 한국의 산맥형성, 숲에 살고 있는 여러 가지 동물과 식물들, 종이의 형성과정을 담았다. 우리들이 흔히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여러 가지 기법을 통해 보는 나무 이야기가 제법 흥미롭다.

이곳에 가면 360도 서클 비전이 있는 영상관을 놓치기 말 것. 제 2전시장에서는 환경체험 교실이라고 하여 인간들에 의해 얼마나 많은 나무들이 희생되고 있는지 보여준다.

햄버거 하나를 만들기 위해 5m의 숲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작품. 2004년 7월. 사진 / 김정민 기자
햄버거 하나를 만들기 위해 5㎡의 숲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작품. 2004년 7월. 사진 / 김정민 기자

햄버거 하나에 5㎡의 숲이 사라진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값싸고 지방이 적은 소 사육을 위해서 중앙아메리카 초지가 그만큼 사라진다는 것이다. 전시물은 소고기의 소비 증가는 지구 온난화와 사막화를 앞당기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생필품을 만들기 위해서 얼마만큼의 나무들이 소비될까.

종이컵 1개는 나무 13그루, 책 한권에 나무 31그루, 가구를 위해서는 49그루, 집 한 채를 위해서는 94그루가 소비된다고 했다. 더욱이 한국 사람들은 세계에서 종이 사용량이 9위를 달린다. 한 사람당 매일 A4지 89장을 쓰고 있는 셈이다. 때문에 이곳에 가면 자원절약의 필요성이 온 몸으로 다가온다.

숲에는 여러가지 곤충과 동물, 새들이 산다. 이곳에 가면 각종 모형도가 있다. 2004년 7월. 사진 / 김정민 기자
숲에는 여러가지 곤충과 동물, 새들이 산다. 이곳에 가면 각종 모형도가 있다. 2004년 7월. 사진 / 김정민 기자

제 3전시실에는 꽃 일색이다. 씨앗이 어떻게 자라 꽃을 피우게 되며 꽃은 왜 화려한 색으로 벌레들을 유인하는가에 관해 설명한다. 뿌리와 줄기, 잎이 어떻게 생성되고 위치가 닥치면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 직접 몸을 부딪치면서 그 원리를 깨닫게 한다. 산림박물관은 오감을 이용한 전시기법을 사용한다.

숲의 생성원리를 비롯해 산림이 사라지면 겪게 될 재앙도 알려주어 자연보호의 필요성도 일깨운다. 관람은 무료다. 거대한 규모에 아기자기한 전시물에 비하면 정말 파격적인 대우이므로 아이들과 함께 꼭 한번 들러볼 만하다.

박물관 끝에는 우리 옛물건들이 전시되어 있다. 모두 나무를 이용한 작품이다. 2004년 7월. 사진 / 김정민 기자
박물관 끝에는 우리 옛물건들이 전시되어 있다. 모두 나무를 이용한 작품이다. 2004년 7월. 사진 / 김정민 기자

Tip. 가는 길
대중교통 : 정읍버스터미널에서 순창 가는 복흥행 버스를 타고 화양 정류장 앞에서 하차. 터미널에 시간을 꼭 문의할 것.   
승용차
-88고속도로 : 담양IC에서 29번 국도로
-호남고속도로 : 백양사IC에서 1번 국도를 따라 백양사 입구에서 49번 지방도의 내장산방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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