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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체험여행] ‘보물섬’ 남해에서 만나는 신나는 체험 한마당! 두모마을과 다랭이마을
[체험여행] ‘보물섬’ 남해에서 만나는 신나는 체험 한마당! 두모마을과 다랭이마을
  • 조아영 기자
  • 승인 2019.08.07 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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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에 ‘풍덩’…씨카약과 스노클링 체험
관음포 이충무공 유적부터 관음성지 보리암까지
마을 해설가와 걸으며 여름밤 낭만적인 추억 만들기
남해군 남면에 자리한 다랭이마을 전경. 사진 / 조아영 기자

[여행스케치=남해] 맑고 깨끗한 자연을 지녀 ‘보물섬’이라는 별명이 붙은 경남 남해에는 소박하고 정겨운 농촌체험마을이 여럿 둥지 틀고 있다. 초록빛 녹음과 푸른 바다가 공존하는 두모마을, 산비탈을 따라 층층이 일군 다랭이 논과 사이사이 모여 있는 삶터가 장관을 이루는 다랭이마을로 떠나보자. 

짜릿한 체험 가득한 두모마을 ‘바다 놀이터’
남해공용터미널이 있는 시내에서 농어촌버스를 타고 40분가량 굽이굽이 산길을 넘어가면 상주면 두모마을에 닿게 된다. 마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체험관과 논 사이를 가로지르는 개울이 눈길을 끈다. 꼬물거리는 물고기와 바닥의 돌멩이를 하나하나 헤아릴 수 있을 정도로 투명한 개천은 1급수 하천으로, 은어와 참게, 민물장어 등 수많은 생명이 어우러져 살고 있다. 청정 하천을 비롯해 체험관에서 5분 남짓 걸어가면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한 앵강만(바다)을 만날 수 있다.

두모마을에는 청정 1급수 하천이 흘러 은어, 참게, 민물장어 등을 볼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두모마을 체험관 전경. 사진 / 조아영 기자
강미라 두모마을 사무장은 "모든 체험은 마을 주민이 직접 운영하며, 운영자들은 수상인명구조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한다. 사진 / 조아영 기자

강미라 두모마을 사무장은 “두모마을은 옛날 ‘드므개’라는 이름으로 불렸다”며 “‘드므’는 궁궐 처마 밑에 있는 큰 항아리를 뜻하는데, 마을이 마치 큰 항아리처럼 바다를 둥그렇게 감싸고 있어 유래한 이름”이라고 설명한다. 

두모마을이 품은 바다는 여름이면 근사한 놀이터로 거듭난다. 방문객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바다 놀이터’라 이름 지은 마을 앞바다 체험 공간에서는 구명조끼를 입고 대기하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강미라 사무장은 “우리 마을의 대표 체험은 누구나 쉽게 노를 저으며 즐길 수 있는 씨카약 체험”이라며 “모든 체험은 마을 주민이 직접 운영하며, 운영자들이 수상인명구조(라이프가드)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에 대한 염려를 덜 수 있다”고 말한다. 

녹음이 우거진 산과 청명한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이 장관을 이룬다. 사진 / 조아영 기자
두모마을은 씨카약, 바나나보트 등의 체험을 할 수 있는 '바다 놀이터'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씨카약과 바나나보트 체험의 출발점인 계류장. 사진 / 조아영 기자
여행객들이 씨카약 체험을 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씨카약 체험과 더불어 인기가 좋은 체험은 바로 스노클링. 물안경을 쓰고 잔잔한 바닷물에 풍덩 얼굴을 담그면 눈앞에서 움직이는 다양한 물고기와 해양생물을 구경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바나나보트, 선상낚시 등 다양한 체험이 마련되어 있어 어른도 아이도 즐겁게 바다를 만끽할 수 있다. 체험 비용은 상이하며, ‘바카스(바나나보트+씨카약+스노클링)’ 등 인기 체험을 묶은 패키지에 참가하면 더욱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두모마을에서는 방문객을 위한 숙박시설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체험관 곁에 자리한 ‘드므개펜션’은 방 1개와 주방, 화장실이 딸린 원룸식 객실을 4개 갖추고 있으며, 투숙 기준 인원은 최대 5명으로 가족 단위 여행객이 이용하기 알맞다. 숙박비는 10만원 선으로, 주말에는 예약이 빨리 마감되기 때문에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하는 편을 권한다. 체험관에는 단체 여행객을 위한 큰 방 2개가 마련되어 있으며, 요청 시 1층 다목적홀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INFO 두모마을
주요체험
씨카약, 스노클링(4~11월), 개매기 체험(6~9월) 등
주소 경남 남해군 상주면 양아로533번길 18

남해군의 들머리인 남해대교ㆍ노량대교 인근에는 남해 관음포 이충무공 유적이 자리한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충무공 흔적 어린 바다와 이국적인 독일마을
두모마을에서 차량으로 30분 남짓, 남해의 들머리인 남해대교 또는 노량대교를 건너면 역사적 의미가 깊은 유적지에 닿게 된다. 바로 이순신 장군의 유해를 가장 먼저 모신 장소, 남해 관음포 이충무공 유적이다. 이곳 관음포 앞바다는 노량해전으로 널리 알려진 임진왜란의 마지막 격전지로 충무공 이순신이 승리를 거둔 곳이다. 

충무공을 기리는 사당 이락사(李落祠) 곁에는 조붓한 산책로가 나 있다. 흙을 돋우고 야자매트를 조성한 산책로 곁에는 소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져 그늘을 내어준다. 이 산책로를 따라 500m가량 걸으면 남해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첨망대에 닿게 된다. 햇볕을 받아 반짝이며 잔잔히 일렁이는 바다는 평화롭게 느껴지지만, 충무공이 왜군의 총탄에 맞서 승리를 거머쥔 곳이라는 사실을 떠올리면 마음 한편이 벅차 온다.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사당인 이락사. 사진 / 조아영 기자
이락사에서 산책로를 따라 500m가량 걸으면 '노량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첨망대가 나타난다. 사진 / 조아영 기자
독일마을에서는 이국적인 풍경을 감상하며 독일 맥주와 소시지 등 다양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파독 간호사와 광부들의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는 파독전시관. 사진 / 조아영 기자

관음포를 벗어나면 남해에서만 만날 수 있는 독일마을로 여정을 이어간다. 가난했던 1960년대, 독일로 떠나야만 했던 간호사와 광부들이 귀국 후 정착한 이 마을은 남해 여행의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했다.

이국적인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독일 맥주와 소시지 등 다양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다. 이곳에 얽힌 이야기를 알고 싶다면 광장 한편에 자리한 ‘파독전시관’을 함께 둘러보길 권한다. 낯선 타지에서 지난한 시절을 보내며 열심히 일했던 파독 간호사ㆍ광부의 생생한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다. 

원예예술촌은 원예 전문가들이 거주하며 가꾸는 마을이므로 주민들을 배려하며 관람하여야 한다. 사진 / 조아영 기자

독일마을 인근 언덕에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테마 정원이 모인 원예예술촌이 자리해 함께 여행하기 좋다. 예술촌에 들어서면 베르사유궁전의 정원을 본떠 만든 프랑스식 정원부터 세련된 영국식 정원, 풍차가 어우러진 네덜란드 정원 등 다채로운 풍경이 펼쳐져 눈을 즐겁게 한다. 다만 원예 전문가들이 직접 거주하며 가꾸는 마을인 만큼 주민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자유롭게 관람할 것을 권한다.

INFO 남해 관음포 이충무공 유적
주소
경남 남해군 고현면 차면리 산 125

INFO 독일마을
운영시간(파독전시관)
오전 9시~오후 6시(매주 월요일 휴무)
주소 경남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 1074-2

독일마을 출구 인근에서는 물건리 방조어부림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마을을 지키는 숲과 벼랑 끝 관음성지 보리암까지
원예예술촌과 독일마을 둘러보고 나서는 비탈진 출구에서 잠시 걸음을 멈춰보자. 식당가가 조성된 출구 인근에서는 물건리 방조어부림을 조망할 수 있다. 해안가와 마을 사이에 마치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방조어부림은 거센 바닷바람과 파도로부터 마을을 지켜온 해안 숲이다. 숲 가까이 다가가면 전체적인 풍경을 조망하기 어려우므로, 멀찍이 떨어져서 전경을 감상하는 것이 좋다.

원시 어업 방식인 죽방렴은 국가무형문화재 제138-1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방조어부림에서 차량으로 15분가량 떨어진 지족마을에서는 바다 위로 솟아난 ‘죽방렴’을 볼 수 있다. 죽방렴은 물살이 빠르고 수심이 얕은 곳에 대나무발 그물을 세워 고기를 잡는 원시 어업으로, 500여 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죽방멸치’ 역시 죽방렴으로 어획하기에 이름 지어진 것. 이채로운 죽방렴은 해 질 무렵 일몰과 함께 더욱 아름다운 풍광을 선사하므로 여행의 마지막 코스로 삼기 제격이다.

보리암의 해수관세음보살상. 사진 / 조아영 기자
익살스러운 표정의 동자승 모형이 절 곳곳에 놓여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많은 원불이 봉안되어 있다고 하여 '만불전'이라고도 불리는 극락전. 사진 / 조아영 기자

두모마을과 가장 인접한 여행지인 금산 보리암은 마을에서 하룻밤 묵고 난 뒤 다음날 아침에 방문하기 좋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올라 매표소에 닿으면 아랫동네와 달리 비교적 서늘한 공기가 온몸을 감싼다. 널찍한 산책로를 따라 15분 남짓 쉬엄쉬엄 걸어가면 암자에 닿게 되며, 암자에서 5분가량 더 걸어가면 금방 금산 정상에 오를 수 있어 가벼운 산행을 즐기기도 그만이다.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알려진 보리암은 반드시 소원 하나를 이루어주는 ‘관음성지’로도 유명해 간절한 소망을 품은 이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웅장한 해수관세음보살상에 절을 올리는 사람들도 쉽게 볼 수 있으며, 보살상 앞에는 전망 데크가 설치되어 있어 기암괴석과 금산의 절경을 눈에 담을 수 있다.

INFO 보리암
주소
경남 남해군 상주면 보리암로 665

남해가 자랑하는 또 다른 농촌체험마을인 다랭이마을. 토퍼 등을 활용하면 더욱 인상적인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자연에 동화되는 다랭이마을로 어서 오세요!
바다를 사이에 둔 채 두모마을과 마주 보고 있는 다랭이마을은 남해가 자랑하는 또 다른 농촌체험마을이다. 층층이 쌓인 다랭이논을 배경으로 멋진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어 여행객에게 사랑받는 만큼 평일에도 많은 이들로 북적인다. 마을 입구에 조성된 전망대에 오르면 다랭이논과 소박한 마을,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을 한 번에 감상할 수 있다.

김효용 다랭이마을 사무장은 “우리 마을은 2002년 남해군에서 가장 먼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며 “현재는 매달 마을 해설가와 함께 마을을 돌아보며 이야기를 듣고, 소원을 적은 풍등을 날려볼 수 있는 ‘달빛걷기’ 행사를 개최하고 있으며, 지난 행사가 끝난 뒤 진행한 조사에서 90%의 체험객이 만족 의사를 밝혔다”고 말한다. 이어 “여름에는 몽돌해안 체험장에서 멍게를 미끼 삼아 손으로 물고기를 잡는 ‘손그물 낚시’ 체험도 함께 진행 중”이라고 귀띔한다.

산자락을 따라 680여 개의 다랭이논이 조성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멍게를 미끼 삼아 손으로 물고기를 잡아보는 손그물 낚시 체험. 사진제공 / 다랭이마을
마을 해설가와 걸으며 이야기를 듣고, 풍등을 날릴 수 있는 '달빛걷기' 행사는 많은 여행객에게 사랑받는다. 사진제공 / 다랭이마을

체험관인 두레방에 비치된 팸플릿에는 마을의 먹거리와 체험, 민박집 등 상세한 여행 정보가 담겨 있어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한다. 마을 곳곳에 마련된 스탬프를 찍을 수 있도록 마련된 페이지도 있으며, 5곳의 스탬프를 모두 받으면 다랭이마을 걷는길 정회원 인증서와 기념 배지를 수령할 수 있어 여행의 설렘이 배가된다. 걷는길 정회원으로 등록되면 다랭이마을의 각종 행사나 특산물 할인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다랭이마을에서 맛볼 수 있는 해물칼국수와 유자막걸리. 사진 / 조아영 기자

꼬불꼬불 구석구석 이어진 마을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맛있는 음식 냄새가 코끝을 간질인다. 남해 앞바다에서 나고 자란 식재료로 만든 건강한 음식을 선보이는 가게가 골목 곳곳에 자리하기 때문. 멸치쌈밥, 해물칼국수, 멍게비빔밥, 톳비빔밥 등 가게마다 제공하는 메뉴가 다르므로 밖에서 미리 메뉴판을 확인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단, 얼큰하게 조린 멸치에 소박한 반찬을 곁들여 먹는 멸치쌈밥의 경우 대부분 2인분부터 주문 가능하다. 

속을 든든하게 채웠다면 해안가를 따라 조성된 ‘지겟길’로 걸음을 옮겨봄 직하다. 산비탈을 깎아가며 척박한 생활환경을 극복해낸 마을 사람들의 강인한 삶을 어렴풋이 그려볼 수 있으며, 파도에 부딪혀 독특한 모양새를 갖게 된 기암괴석을 살펴볼 수 있다.

마을의 지겟길을 따라가면 기암괴석과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김효용 다랭이마을 사무장은 "농촌 보존에 마을 주민들이 온 힘을 쏟고 있다"며 "아름다운 자연을 보며 힐링도 하시고, 푹 쉬고 가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한편, 다랭이마을에는 민박 28곳이 운영되고 있으며, 마을 주변 펜션도 200곳 이상 자리해 원하는 숙박시설을 골라 투숙할 수 있다. 김효용 사무장은 “다랭이마을은 농촌 보존에 마을 주민들이 온 힘을 쏟고 있는 마을”이라며 “아름다운 바다와 산, 다랭이논을 보며 힐링도 하시고, 푹 쉬고 가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INFO 다랭이마을
주요체험
손그물 낚시(6~9월), 소 쟁기질 체험, 전래놀이(연중) 등
(달빛걷기 행사 8월 10일, 17일, 9월 7일, 10월 5일 개최)
주소 경남 남해군 남면 남면로679번길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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