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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안성 특집⑥] 주말농장체험 명소, 안성 망울농장
[안성 특집⑥] 주말농장체험 명소, 안성 망울농장
  • 이민학 기자
  • 승인 2004.09.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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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이 함께 즐기기에 안성맞춤
[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망울농장. 2004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망울농장. 2004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여행스케치=안성] 38번 국도에서 17번 국도를 타고 광혜원 방향 12km, 장군식당이 보이면 좁은 골목길을 따라 0.7km 올라간다. 그곳에 안성시가 지원하고 있는 망울농장이 있다. 텃밭을 분양하거나 체험을 할 수 있는 농지만 해도 1천5백평에 달한다고 하니 이 동네 농작물은 이 집에서 재배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호박고구마, 토란, 야콘, 감자, 무, 배추…. 망울농장 텃밭에서 자라고 있는 작물들이다. 일년 단위로 일반인에게 텃밭을 분양하는데 여기에 야채라든가 노지채소를 심고 수확할 수 있다. 농산물창고를 개조한 민박시설도 있어 가족들이 와서 하루 머물다 갈 수도 있다. 방값은 2~3만 원 대라 아주 저렴한 편이다. 화장실과 부엌을 공동으로 써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지만 아이들과 함께 와서 밭에서 난 상추에 삼겹살 구어 먹으며 하루 지내기에는 딱 좋다.

망울 농장은 텃밭 임대료, 모종비용, 품삯이 포함된 가격을 지불한다. 그래서 만약 텃밭을 분양받은 사람들이 시간이 없다면 대신 밭을 가꾸어준다. 나중에 수확하러 올 시간도 안된다면 아예 집에까지 택배로 보내준다. 분양가격은 평당 4만원. 5평정도 분양받으면 충분하다고.

망울농장에서는 농장체험이 가능하다. 2004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망울농장에서는 농장체험이 가능하다. 2004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밭농사에 자신이 없다면 1일 농장체험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 물론 10명 이상의 인원수가 채워져야 하고 사전예약제라는 제약이 있지만 농작물을 심어보고 수확하여 직접 가져가는 기쁨을 누리기에는 충분하다. 1인당 만원이 소요되는데 농장 주위에서 키우는 동물들과도 어울릴 수 있는 기회도 있다.

개인이라면 ‘그린투어’를 이용하면 된다. 그린투어는 안성시에서 직접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1인당 1만 5천원으로 농장을 견학하고 체험도 해볼 수 있다. 요즘은 한 달에 2번 운영하는데 땀 흘린 후 먹는 꿀맛 같은 밥도 먹고 떡메치기 등의 소소한 이벤트도 즐길 수 있다. 이 모든 가격과 프로그램들은 안성맞춤 직거래장터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침샘 자극 잉어찜. 2004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침샘 자극 잉어찜. 2004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Tip. 맛 집
어른 팔뚝만한 잉어찜 꼴미가든

꼴미가든의 별미는 잉어찜과 잉어구이이다. 여느 민물고기집이 그렇듯 이곳에서 잉어찜과 잉어구이를 맛보려면 한 시간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이 집은 특이한 조리 도구를 사용한다. 커다란 생선모양을 한 잉어틀에 요리를 한다. 가족들이 먹기에는 양념 맛으로 먹는 잉어찜이 좋은데 남성들의 술안주로는 잉어구이도 괜찮다. 찜용은 35cm, 구이용은 45cm 되는 잉어를 사용한다.

한정식 한 상. 2004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한정식 한 상. 2004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안성맞춤 쌀밥집 ‘걸미골’
안성 쌀은 유명하다. 소비자가 직접 뽑은 품질관리 최우수 쌀로 한 가마니가 다른 지역 쌀에 비해서 십만 원이 더 비싸다고 한다. 그래서 막상 안성에 가면 안성 쌀 먹기가 힘들다. 안성맞춤 쌀밥집 ‘걸미골’은 한정식 식당이다.

반찬을 한 상 가득 차려 나와도 밥맛 자랑이 먼저다. 맛 좋다는 안성 쌀에 밤, 은행, 대추 등 몸에 좋은 것이 다 들어간 영양밥. 최근에 안성 쌀값이 더 올랐다고 하니 진짜 비싼 밥을 먹는 셈이다. 주인장 취미가 도자기 만들기라 식당 옆에 도예방이 있다. 가족이나 연인이 갔을 때 밥도 먹고 예쁜 도자기를 만들어도 좋을 듯 하다.

깊고 진한 설렁탕 한 상. 2004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깊고 진한 설렁탕 한 상. 2004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80년을 이어온 곰탕 안일옥
안성 시내에 있는 안일옥은 3대째 내려오는 곰탕집.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이란다. 장터 음식하면 국수, 국밥, 설렁탕이 아닐까? 펄펄 끓는 육수에 밥 한 주걱 퍼 담아 풋고추에 된장, 깍두기 반찬과 함께 내놓으면 후루룩 마시듯 한 그릇 뚝딱 해치우고 일어서는 게 장터 풍경이다. 한우의 품질이 좋기로 유명한 안성이다. 그래서 그런가? 국물이 담백하면서도 여운이 깊다.

조병화 시인의 문학세계를 엿볼 수 있는 편운재 문학관. 2004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조병화 시인의 문학세계를 엿볼 수 있는 편운재 문학관. 2004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주변여행지
① 조병화 시인의 문학세계, 편운재 문학관
수구초심이라고 했다. 일찍이 고향 안성을 떠나 객지생활을 오래한 시인은 뿌리를 잊지 않았다. 생전에는 서재 겸 별장으로 이용했는데 지금은 주옥같은 작품을 담은 문학관이 됐다. 별장은 혜화동 자택에 있던 그의 작업실과 서재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는데 일반인에게 개방하지는 않는다.

큰며느리가 관장으로 있는 문학관은 생전에 그가 남겼던 시와 수필 등의 작품과 세계를 유람하며 남긴 사진과 편지, 젊은 시절 주장으로 있었던 럭비팀의 유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매년 5월이면 그를 기리는 시낭송 대회가 열린다.

건강나라 찜질방 모습. 2004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건강나라 찜질방 모습. 2004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② 국내 최대 최고 시설의 찜찔방, 건강나라
건물 외관만 보면 찜질방이 아니라 지중해풍의 예쁜 펜션에 온 듯 착각이 든다. 소품 하나하나 꽤 까다롭게 신경을 썼다. 고급스런 인테리어가 찜질방에도 격이 있음을 보여준다. 2만여 평에 이르는 넓은 대지에 지은 찜질방 건물만 2천2백 평에 달한다.

1천5백 명이 한꺼번에 이용할 수 있는 전국 최고의 규모다. 천연옥찜질방, 옥불가마, 한방불가마, 피라미드체험실, 원적외선 등 찜질에 관한 모든 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장작불을 때서 달구어내는 12m 높이의 전통한증막은 들어가는 순간 ‘헉’소리가 저절로 날만큼 열기가 대단하다.

고삼저수지 풍경. 2004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고삼저수지 풍경. 2004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③ 고즈넉한 호수에 마음을 드리우다, 고삼저수지
김기덕 감독의 영화 ‘섬’의 배경이었던 저수지. 넓이만 94만평, 저수지 둘레로 드라이브를 하는데 족히 40여분이 넘는다. 낚시터만 일곱 여 곳. 자리만 잘 잡으면 50cm가 넘는 물고기 ‘베스’를 너끈하게 잡을 수 있다. 베스는 외국에서 건너와 토종 물고기를 위협하는 어종.

맛이 있어 외국에서는 요리 재료로 많이 쓴다니 열심히 잡아먹자. 고만고만한 마을들이 저수지 주위로 있다보니, 구멍가게에서 술 한 잔 드신 아저씨가 배를 타고 노를 저으며 유유히 집으로 돌아가는 풍경을 흔히 볼 수 있다. 물이 많이 찼을 때 운치가 더 하며, 고즈넉한 호수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안성맞춤박물관. 2004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안성맞춤박물관. 2004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④ 안성의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보는 안성맞춤박물관
안성하면 떠오르는 유기의 역사와 종류를 비롯하여 전통문화와 향토역사 등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는 곳. 2-30분이면 둘러볼 수 있는 작은 박물관이지만 미처 몰랐던 사실들을 많이 알 수 있다. 이를 테면 안성을 대표하는 작물로 포도만 생각했는데 배와 인삼도 최고 품질이라는 것 등. 안성 인삼은 6년근으로 모두 수매하여 약재로 쓰기에 일반인들은 안성에 인삼이 나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앙대학교 안성캠퍼스 안에 있다.

안성 3.1운동 기념관. 2004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안성 3.1운동 기념관. 2004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⑤ 안성의 혼이 담겨있는 안성 3.1운동 기념관  
안성은 3.1운동 당시 잠시나마 일본인들을 몰아냈던 곳이다. 이때 순국하거나 고문을 당한 영령들을 기리기 위한 광복사와 무궁화 동산, 기념탑과 전시관이 있다. 전시관은 3.1운동 당시의 광경과 고문 받는 장면들이 그림으로 그려져 있다.

“왜 사진이 없느냐”고 묻는 관람객도 있는데 그만큼 안성 지역에 박해가 심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문실을 그대로 재현해서 직접 체험(?)할 수는 체험관도 있는데, 벽에 사람을 가두고 선채로 옴짝달싹도 못하게 만든 고문실 등은 보기만 해도 끔찍하다.

안성천문대의 전자동망원경. 2004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안성천문대의 전자동망원경. 2004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⑥ 온 가족이 모여 별 헤는 밤은 어떨까? 안성천문대
사설 천문대지만 장비는 국내에서 최고라고 한다. 밖에서 보니 건물이 일반 가정집 비슷하고 원형돔도 작고, 망원경도 그리 크지 않아 별로 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란다. 크기는 망원경의 작동 방식이 달라 작을 뿐이고 실제로는 가장 우수한 최신식 전자동망원경이라는 것. 매주 토요일 6시부터 11시까지 별자리 이야기와 관측 교육을 하는데 2주전 쯤에 신청해야 한다고.

규모가 작아 한꺼번에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가 없기에 비용이 1인당 2만5천원으로 좀 비싸다는 게 아쉬운 점이다. 인원은 작아도 서울서 내려오는 강사들은 여러명이라 어쩔 수 없다고 한다. 한 가지 아이디어. 자녀들을 데리고 간 부모라면 아이들을 맡기고 밤 11시까지 가까운 청룡호수 근처의 카페에서 오붓한 시간을 즐기면 어떨까? 저녁도 준다고 하니 가능할 법하다. 숙박시설도 있는데 공동 세면실과 화장실을 사용하긴 하지만 깨끗한 방이 11개가 있으므로 아쉬운 대로 하루 묵을 수도 있다. 

청룡사 모습. 2004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청룡사 모습. 2004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⑦ 남사당패의 애환이 서린 청룡사
황석영의 소설 <장길산>에 청룡사가 나오는데 광대출신의 화적 장길산이 운부대사의 가르침을 받고 미륵의 세상은 기다리는 게 아니라 만들어나가는 것이란 깨달음을 얻은 곳이다. 대웅전 앞의 괘불대와 8백근이 넘는 동종, 심하게 휘어진 나무를 그대로 사용해서 지은 대웅전, 처마끝의 금강역사 등에서 깊은 내력을 짐작할 수 있는데 워낙 자료가 없어 그저 범상치 않은 곳이구나 하는 정도로 그치는 게 아쉽다.

옆 계곡은 안성 남사당패가 겨울이면 들어와 머물던 곳으로 중수비에 남사당패가 언급된 걸 보면 서로 상부상조하며 지냈음을 알 수 있다. 언뜻 돌아보면서 그 진가를 알아주는 안목 있는 이를 기다리는 사찰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트센터 마노. 2004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아트센터 마노. 2004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⑧ 나만의 예술체험공간 아트센터 마노
5년에 걸쳐 완성했다는 아트센터 마노에는 독특한 향취가 있다. 거꾸로 서있는 예술공방과 옆으로 누워있는 레스토랑 그리고 넓게 펼쳐진 야외조각 공원은 연인들에게는 오붓한 데이트 코스로, 가족들에게는 정겨운 나들이 코스로 인기 있다.

센터 한편에는 하룻밤 묵어갈 수 있는 펜션도 있고 여러 가지 공예를 배울 수 있는 교육관도 있다. 특히 마노의 큐레이터에게 배우는 유리공예는 1만5천원에서 3만원 정도 내면 자기만의 작품을 직접 만들어 가져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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