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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2월호
[학습기행] 태백 구문소, 5억년, 겨우 5억년 전 이야기
[학습기행] 태백 구문소, 5억년, 겨우 5억년 전 이야기
  • 김연미 기자
  • 승인 2004.10.22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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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태백 구문소로 떠나는 5억년 전으로의 시간여행. 2004년 10월. 사진 / 김연미 기자
태백 구문소로 떠나는 5억년 전으로의 시간여행. 2004년 10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여행스케치=태백] “5억 년 전 지구별에 무슨 일이 있었지?”라고 묻는다면, 손가락으로 헤아릴 수 없는 시간 앞에 머리는 백지장이 된다. 그 헤아릴 수 없는 5억 년 전의 세계가 태백 구문소에 있다면….

해발 6백50m에 자리한 태백은 태백산(1,567m), 함백산(1,573m), 삼방산(1,175m), 연화봉(1,053m), 매봉산(1,303m) 등 1천m가 넘는 산들에 둘러 싸여있다. 그래서 그런지 산 밑에 올망졸망 있는 마을이 마치 넓은 텃밭에 있는 원두막같이 보인다.

폐광의 검은 이미지가 남아있지만 태백의 산길을 걸어보라. 그 웅장함에 압도당한다. 산모퉁이를 돌면 다른 차원의 세상에 닿는 듯 하다. 구문소가 그랬다. 5억년전 고생대 선캄브리아대를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룡시대(공룡은 중생대 2억4천7백만년부터 6천5백만년전까지 약 1억8천2백만년 동안 살았다고 함)로 거슬러 올라가서 생각해 본다. 그때로부터도 약 3억년전이다.

고생대 한반도 위도를 측정하기 위해 지질학자가 뚫어놓은 흔적이다. 2004년 10월. 사진 / 김연미 기자
고생대 한반도 위도를 측정하기 위해 지질학자가 뚫어놓은 흔적이다. 2004년 10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소금흔적이다. 소금 결정 위에 퇴적물이 계속 쌓이면서 스며든 물에 의해 소금은 녹아 버리고 빈 공간에 방해석이 채워져 흔적이 남았다. 2004년 10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소금흔적이다. 소금 결정 위에 퇴적물이 계속 쌓이면서 스며든 물에 의해 소금은 녹아 버리고 빈 공간에 방해석이 채워져 흔적이 남았다. 2004년 10월. 사진 / 김연미 기자

구문은 구멍, 굴을 말하는데 ‘굴이 있는 소’를 뜻한다. 세종실록지리지에는 ‘척추지’, 대동여지도에는 ‘천천(穿川)’이라 쓰여 있다고 한다. 5백년전의 조상들도 이름을 붙여줄 만큼 구문소는 그 당시에도 퍽 신기했던가보다. 황지연못(낙동강 발원지)이 20km를 흘러서 연화산 산자락 끝을 뚫고 철암천과 합류하는 곳이다.

구문소 일대 4km 계곡을 따라가면 우리나라 고생대 지질을 관찰할 수 있는 기암괴석들이 많이 있다. 상상 속의 시대를 유추하는 코드, 물음표를 던져주는 암석들이다. 절벽에 구멍이 크게 나 있다. 물이 꽤 깊은지 녹빛을 띄고 물살이 세게 흐른다. 사진으로 보았을 때 꽤 커보였는데, 실제로 보니 그리 크지 않다. 구문소는 그렇다.

삼형제 폭포. 명주실 끝에 돌을 매달고 용소에 던지면 꾸러미가 다 풀리도록 끝이 닿지 않을 정도로 깊은 소였다고 ㅎ나다. 삼형제가 물놀이를 하던 중 모두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다고 전해진다. 지금의 폭포는 그 삼형제가 용이 승천할 때 용트림을 한 흔적이라고 한다. 2004년 10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삼형제 폭포. 명주실 끝에 돌을 매달고 용소에 던지면 꾸러미가 다 풀리도록 끝이 닿지 않을 정도로 깊은 소였다고 한다. 삼형제가 물놀이를 하던 중 모두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다고 전해진다. 지금의 폭포는 그 삼형제가 용이 승천할 때 용트림을 한 흔적이라고 한다. 2004년 10월. 사진 / 김연미 기자
건열구조. 비온 뒤 무른 땅이 굳어지면 거북 등 같은 균열이 생기는데 그런 흔적을 건열구조라고 한다. 2004년 10월. 사진 / 김연미 기자
건열구조. 비온 뒤 무른 땅이 굳어지면 거북 등 같은 균열이 생기는데 그런 흔적을 건열구조라고 한다. 2004년 10월. 사진 / 김연미 기자

구문소와 형제바위만 보고 가면 5분 여행이고, 계곡을 따라서 찬찬히 바위를 살펴보면 반나절 여행이 된다. 출렁거리는 물 사이로 살포시 글자가 보인다. 오복하천 자개문(五福河天 子開門). 근래에 모 단체에서 정감록에 나온 글귀를 인용해서 새기었다고 한다.

“낙동강 최상류에 올라가면 더 이상 갈 수 없는 커다란 석문이 나온다. 그 석문은 자시에 열리고 축시에 닫히는데 자시에 문이 열릴 때 얼른 그 속으로 들어가면 사시사철 꽃이 피는, 흉년이 없으며 병화도 없고 삼재가 들지 않는 이상향이 나타난다.”

다리에서 바라본 구문소. 2004년 10월. 사진 / 김연미 기자
다리에서 바라본 구문소. 2004년 10월. 사진 / 김연미 기자

그 곳이 구문소다. 구문소는 가까이 갈 수 없도록 내려가는 길을 막아놓았다. 물살이 세서 위험하기 때문이다. 대신 구문소 정면에 있는 다리에서 바라 볼 수 있다. 빛이 물과 함께 굴을 통과해서 용소에 머무른다. 구문소를 통과하면 다른 차원의 유토피아가 있는 것일까? 옆에 있는 인공터널을 지나면 자연학습장으로 간다. 일제시대 때 일본인이 석탄 광산을 개발하면서 뚫은 굴이다.

차도 함께 다니는 길이므로 조심해야 한다. 관광안내소 앞에는 넓은 주차장과 정자가 있다. 김도하 문화해설사를 만났다. 주말에는 학생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한다. 평일이라 조용하다. 간혹 삼형제폭포와 구문소를 보고 사진을 찍고 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딱 5분이다.

태백 곳곳에 삼엽충 화석이 많이 발견된다. 가지고 가면 안된다. 사진제공 / 태백시청
태백 곳곳에 삼엽충 화석이 많이 발견된다. 가지고 가면 안된다. 사진제공 / 태백시청

“태백은 지구상에 제일 먼저 출현했다는 삼엽충 화석이 많이 있습니다. 직운산 근처에는 지천에 널려있지요.” 삼엽충은 5억6천만년전부터 약 1억년 동안 바다에 살았던 생물이다.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동물 종중에서 84%를 차지한다고 하니 화석이 많이 발견될만 하다.

“바위에 짧은 줄무늬 흔적들이 보이지요. 석고흔입니다. 바다에서 격리된 바닷물이 증발하면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당시는 매우 건조했을 거라 추측하지요. 계곡물에 깎여서 계속 흔적이 없어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암석에 새겨진 문양을 쫓다보니 어느새 계곡을 따라서 움직이고 있다. 방해석, 용천, 복족류화석, 새눈구조, 물결흔 등 하나의 계곡 안에 다양한 무늬의 암석이 많이 있다.

꼭 보물찾기를 하는 기분이다. 계곡 옆으로 쌓인 모래는 또 다른 퇴적층을 만든다. 그 모래 사이로 슬쩍 발가락 부분만 보이는 신발이 묻혀있다. 5억만 년 후 이 신발은 어떤 화석으로 남아있을까. 다시 시간이 흘러가고 후세에 우리는 공룡이 아니 소인 1로 불리는 어느 화석이 되어있을지 모르겠다.  

김도하 문화해설사가 새눈 구조를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 갯벌의 유기물이 갯벌 속에서 썩게 되면 가스가 생겨 작은 공간이 만들어진다. 뻘이 굳은 후 그 공간에 방해석이 녹아들어 하얗게 굳어 마치 새눈 같아 보인다. 2004년 10월. 사진 / 김연미 기자
김도하 문화해설사가 새눈 구조를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 갯벌의 유기물이 갯벌 속에서 썩게 되면 가스가 생겨 작은 공간이 만들어진다. 뻘이 굳은 후 그 공간에 방해석이 녹아들어 하얗게 굳어 마치 새눈 같아 보인다. 2004년 10월. 사진 / 김연미 기자

Tip. 
구문소 자연학습 체험을 들으려면 태백시청 문화관광과에 신청을 해야 한다.
가는 길 : 버스 -> 시내버스터미널에서 통리·철암행이나 정성·철암행 버스를 탄다. 일반, 좌석버스가 15분마다 있다. 소요시간은 30여분 정도.
태백 가는 길 :
버스 동서울터미널(태백행) 첫차 6시 10분 막차 6시 30분 4시간 30여분 소요. 23회 운영.
자가용 중부고속 -> 호법IC 원주방향 -> 원주IC 제천방향 -> 제천IC 영월 거쳐서 77km 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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