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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가족여행] 남해 상족암-남일대-가인 & 공룡박물관
[가족여행] 남해 상족암-남일대-가인 & 공룡박물관
  • 이종원 객원기자
  • 승인 2005.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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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공룡박물관에서 바라본 한려수도의 바다 풍광. 2005년 3월. 사진 / 이종원 객원기자
공룡박물관에서 바라본 한려수도의 바다 풍광. 2005년 3월. 사진 / 이종원 객원기자

[여행스케치=남해] 남해 상족암 일대는 공룡들의 놀이터였다. 공룡들이 사라진 뒤 수억만 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그들을 위한 박물관이 세워졌다. 세계 공룡엑스포를 준비하고 있는 고성군청이 공들여 만든 공룡박물관이다.  공룡은 어떻게 탄생했으며 그 거대한 지배자가 어찌하여 하루아침에 사라졌을까? 그때 인간들은 어떻게 살아갔을까?

꼬리를 무는 의문들이 상상력을 자극한다. 그 상상력이야말로 공룡을 만나게 하는 자극제다. 하물며 아이들은 어떨까? 구구단이나 달달 외웠으면 하는 것이 부모의 바람이건만 그리스신화의 신들의 이름을 곧잘 외우고, 읽기조차 힘든 공룡 이름도 입에서 술술 나온다. 신화나 공룡 이야기는 상상력만 동원하면 바로 자신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공룡은 아이들의 꿈이었다.

공룡자연사박물관 전경. 2005년 3월. 사진제공 / 공룡박물관
공룡자연사박물관 전경. 2005년 3월. 사진제공 / 공룡박물관

공룡의 모든 것! 공룡박물관
2004년 8월 상족암에 공룡박물관이라는 새로운 명소가 생겼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공룡자연사박물관이다.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만 1천평이 넘는다. 전시관은 5개의 전시실과 3층 전시실, 야외 시설로 나뉘어진다. 1층은 백악기공원(3전시실), 디노랜드(4전시실), 과거의 흔적(5전시실), 뮤지엄숍으로 구성되어 있다.

백악기 공룡공원, 초식·육식동물의 삶, 공룡시대의 동반자들, 테마랜드, 이야기방, 뼈맞추기·크기 비교 등을 선보이는 게임랜드가 아이들의 흥미를 높여주고 시대별 화석, 화석발굴 현장은 공룡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2층은 공룡의 수도(1전시실), 고성의 공룡 발자국(2전시실), 로비 및 중앙홀, 영상실로 구성되어 있다.

로비에 전시된 공룡골조물. 2005년 3월. 사진제공 / 공룡박물관
로비에 전시된 공룡골조물. 2005년 3월. 사진제공 / 공룡박물관

상징조형물, 지구연표, 공룡 골격, 발자국 화석 및 재현품 등이 전시되어 있다. 3층에서는 발자국 화석지 및 화석을 볼 수 있다. 로비에 전시된 공룡 골조물이나 천정에 매달린 익룡들이야말로 아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한다. 야외시설로는 길이 34m, 너비 8.7m, 높이 24m의 브라키오사우루스를 형상화한 공룡탑과 분수대·전망대·탐방로 등이 이어진다.

공룡박물관에서 바라본 한려수도의 바다 풍광은 공룡 여행의 덤이다. 사량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서 있다.

Tip. 공룡박물관을 찾기 전에 미리 예약하면 문화유산해설사의 설명을 들을 수 있다. 관람시간 : 3~10월에는 9~18시, 11~2월에는 9~17시 (매주 월요일과 추석·설에는 문을 닫는다.)

상족암 공룡발자국. 2005년 3월. 사진제공 / 공룡박물관
상족암 공룡발자국. 2005년 3월. 사진제공 / 공룡박물관

공룡들의 놀이터 상족암
경남 고성 상족암은 우리 나라 최고의 공룡발자국 화석지이며 브라질, 캐나다와 더불어 세계 3대 공룡발자국 화석지로 알려져 있다. 상족암에서 실바위까지 6km 구간에 1만 9천여점의 화석이 발견되었다고 하니 이 곳이야 말로 공룡들의 놀이터였던 셈이다.

공룡이 살던 시기에 남해안 일대는 바다가 아니라 커다란 호수였고, 그 곳을 배회하던 공룡의 발자국이 뻘에 찍히면서 화석으로 굳어진 것이다. 1억 년 전의 상족암은 수많은 공룡들이 뒤엉켜 살았을 만큼 완벽한 생태계를 갖추고 있었다.

상족암에서 제전마을까지 탐방로가 형성되어 있다. 2005년 3월. 사진 / 이종원 객원기자
상족암에서 제전마을까지 탐방로가 형성되어 있다. 2005년 3월. 사진 / 이종원 객원기자

초식동물의 조각류, 거대한 초식동물인 용각류, 영화 <쥐라기공원>에 나온 무시무시한 육식동물인 수각류까지 다양한 종류의 공룡발자국이 뒤엉켜 있다. 아이가 서 있는 발자국은 몸길이 30m, 무게만 30톤이 넘는 초식공룡의 발자국이다.

덩치가 크다고 힘이 센 것만은 아니었다. 영화 <쥐라기공원>에서 포악성을 드러낸 티라노사우루스의 발자국은 20~30cm에 불과하지만 성격이 포악하고 싸움에 강해 다른 공룡들은 늘 두려움 속에 떨어야만 했다. 치열한 공룡세계는 파도 속에 흩어졌고 오늘날 상족암 해변은 너무도 고요하다 못해 적막하다.

발자국 속에는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바닷물이 고여 있어 파란 하늘이 담겨있다. 아이는 성큼성큼  발자국에 발을 맞추며 공룡이 되는 꿈을 꾸고 있다. 제전마을부터 실바위까지 멋진 탐방로가 이어진다. 해안가에 펼쳐진 2천여 개의 발자국을 감상하며 공룡세계에 흠뻑 빠져보기도 하고 수려한 바다 풍경에 마음을 내맡겨도 좋다.

공룡발자국 안에 하늘이 담겼다. 2005년 3월. 사진 / 이종원 객원기자
공룡발자국 안에 하늘이 담겼다. 2005년 3월. 사진 / 이종원 객원기자

나무판을 쿵쿵 굴리며 자신만의 발자국을 만들어 보기도 한다. 이런 멋진 곳이 우리나라에 있다는 것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다른 한쪽은 변산 채석강 마냥 바위가 켜켜이 쌓여 있어 어느 곳에 시선을 두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든다. 바다를 향해 촛대바위가 우뚝 솟아 있고 산수화를 펼쳐놓은 듯한 병풍바위가 위엄을 느끼게 한다.

촛대바위 근처에 무시무시한 티라노사우루스가 탐승객을 노려보고 있다. 예전에 이 곳을 찾았을 때는 거대한 초식공룡이 서 있었는데 태풍 때문에 날아갔는지 아니면 티라노사우르스에게 잡혀 먹힌 것인지 오늘은 보이지 않는다. 청소년 수련원을 지나 탐방로 끝까지 가면 해식동굴이 나온다. 해식동굴이 뚫린 바위 틈새 기둥이 상다리 모양을 닮았다고 하여 상족암(床足巖)이라는 이름을 가졌다.  

Tip. 가는 길
서울 -> 대전·통영간 고속국도 -> 남해고속국도 사천나들목 -> 3번국도 -> 사천시 -> 77번국도 -> 고성군 하이면 -> 공룡박물관 -> 상족암 

사천 남일대 해수욕장. 2005년 3월. 사진 / 이종원 객원기자
사천 남일대 해수욕장. 2005년 3월. 사진 / 이종원 객원기자

주변여행지
ㆍ사천 남일대 해수욕장
거북선을 최초로 이용해 승전고를 올렸다는 사천은 물이 맑아 해수욕장이 많다. U자형 모양인 남일대 해수욕장은 규모는 작지만 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로 물이 깨끗하다. 백사장은 분가루처럼 고와 여름철이면 모래찜질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역시 남일대 해수욕장의 가장 큰 자랑은 코끼리 바위다. 상족암에 공룡의 흔적이 몰려 있다면 이 곳은 맘모스의 후예인 코끼리가 바닷물을 마시고 있었다. 코끼리 입과 눈썹까지 절묘하게 새겨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그 앞에 놓여 있는 거북바위가 코끼리 보고 물을 그만 마시라고 참견을 하는 듯 하다.

코끼리 바위. 2005년 3월. 사진 / 이종원 객원기자
코끼리 바위. 2005년 3월. 사진 / 이종원 객원기자

남일대 해수욕장에서 코끼리 바위까지 해안선을 따라가는 5백m 산책길은 연인들의 데이트코스와 가족들의 나들이 코스로 제격이다. 해수욕장 서쪽해안선을 따라 들어가면 진널전망대가 나온다. 한려수도의 오밀조밀한 섬들과 그 사이를 헤치고 다니는 통통배의 모습은 한폭의 그림이다.

창선-삼촌포 대교. 2005년 3월. 사진 / 이종원 객원기자
창선-삼촌포 대교. 2005년 3월. 사진 / 이종원 객원기자

ㆍ창선-삼천포 대교
70년대 남해섬은 우아한 남해대교 때문에 전국에서 인파가 몰렸다. 나이가 들면 미인도 이름값을 하지 못하는 것일까? 전국에 아름다운 연륙교가 우후죽순 생기더니 남해대교는 예전만큼 세인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남해대교가 생긴지 30년이 지난 후 남해는 다리공화국의 명성을 되찾았다. 길이 3.4m의 삼천포시와 남해 창선도를 잇는 다리가 완성되었기 때문이다.

4개의 섬을 각기 다른 공법으로 지은 5개의 교량으로 연결하여 신들의 징검다리이자 다리박물관으로 변모했다. 삼천포 대교는 섬을 잇는 5개의 다리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우람하다. 창선-삼천포 대교 기념공원에는 이 곳 출신이자 서정시인인 박재삼 시인의 시비와 저명작가의 조각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다리를 보면서 시를 감상하는 것도 운치가 있다.

해질 무렵 바다에 물든 낙조가 일품이다. 다리 건너 창선에서 바라보는 야경이 끝내준다. 창선대교와 단항교에 화려한 조명이 설치되어 있어 낮에 보는 것과 달리 색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자동차극장, 범선형 활어 위판장, 회센타까지 갖추고 있어 야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가인리 공룡발자국. 2005년 3월. 사진 / 이종원 객원기자
가인리 공룡발자국. 2005년 3월. 사진 / 이종원 객원기자

ㆍ가인리 공룡발자국
창선에서도 가인은 창선에서도 고도로 불릴 정도로 후미진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좁고 긴 산길을 오르내려야 공룡세계에 들어 갈 수 있다. 수많은 고사리밭은 마치 쥐라기 공원 속으로 들어가는 착각에 빠진다. 가인마을의 장점은 조용히 공룡을 만날 수 있는 곳이며 한적한 어촌풍경에 흠뻑 빠질 수 있었다.

가인마을 해안은 1억 년 전 공룡이 번성했던 시대 각종 화석이 펼쳐져 있다. 발 길이가 55cm 초식성 용각류와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수각류 등 수십 개의 공룡 발자국을 더듬어 보면 신비감마저 인다. 특히 사람 발자국 모양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또 다른 상상력을 발휘하게 만든다.

그러고 보니 남해의 해안선은 공룡벨트인가보다. 고성의 당항포, 옥천사, 상족암까지 공룡의 흔적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아마 공룡시대에는 이 곳이 서울의 명동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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