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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호수 드라이브] 봄볕따라 사랑 속삭이는 길, 예당저수지
[호수 드라이브] 봄볕따라 사랑 속삭이는 길, 예당저수지
  • 노서영 기자
  • 승인 2005.04.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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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끝없이 펼쳐지는 예당저수지의 전경.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끝없이 펼쳐지는 예당저수지의 전경.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여행스케치=예산] 차를 타고 달리면 길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저 멀리 손바닥에나 들어올 듯한 좁디좁은 길은 몇 초 사이 확장공사 끝난 고속국도가 된다. 그리고 차는 사뿐히 즈려밟고 떠난다. 고무줄마냥 좁았다 넓어지는 길을 따라 달리는 차는 신나게 춤을 춘다. 지금 떠나라.

국내 저수지 가운데 제일 크다는 예당저수지. 사과와 함께 예산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예당저수지이다. 겨울이면 얼음 도려내고 낚시하는 사람, 봄이면 저수지 위를 덮는 노랑어리연꽃. 어둑해질 무렵이면 어김없이 태양을 삼키는 넓은 호수. 예당저수지변을 따라 길게 쭉 뻗은 도로를 달리면 볼 수 있는 풍광이다.  

차안에서 바라본 예당저수지 드라이브 길.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차안에서 바라본 예당저수지 드라이브 길.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충남 예산에 자리한 예당저수지는 1962년에 조성되었다. 면적은 약 3백30만평이며 예산군 신양, 광시, 대흥, 응봉 등 4개면에 걸쳐있다. 예당저수지를 한바퀴 도는 데 넉넉잡아 반 시간이 걸린다니, 이만한 드라이브 코스도 드물다. 자연과 사람이 한데 어우러져 공생하는 예당저수지. 정직하게 말하면 약육강식의 생태계를 고스란히 보여준다는 게 더욱 맞을 듯.

각종 물고기들이 많다는데. 그래서인가, 여름에는 백로떼가 날아들어 장관을 이룬다고. 백로에 질쏘냐, 고기잡이에 푹 빠진 낚시애호가들은 날씨와 계절에 아랑곳없이 이 곳에서 시간과 고기를 낚는다. 저수지변을 따라 죽 늘어서 있는 수많은 좌대. 그곳에서 가족 친구들과 바로 잡은 고기로 매운탕을 끓이면 특급 요리사 저리가라, 그 맛이 끝내준다고.

저수지를 진입해서 10여분 달리다보면 볏짚을 둘러 메고 상봉하는 형제를 만나볼 수 있다. 대흥면에 위치한 이성만. 이순 의좋은 형제상이 그 주인공.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렸던 효성 지극하고 우애 깊었던 ‘의좋은 형제’ 이야기가 전해지는 근원지. 도로에서 가까워 잠시 둘러보면 좋다.

형제상 뒤로 옛날 군수들이 집무를 보던 곳인 대흥동헌이 있다. 조선시대 대흥군의 현청으로 객사에는 정청, 동대청, 은사정, 서헌방, 하마대를 비롯해 총 49칸이 있었고 아사에는 구동헌, 신동헌, 남상방, 북상방, 대청, 초당, 행랑이 총 52칸이 있을 정도로 규모가 컸다. 현재 이 관아 내에는 동헌과 임성아문만이 남아 있다. 대흥동헌 뒤로 보이는 산은 봉수산. 초록옷을 갈아입을 날도 머지않았다.  

예당관광지. 보이는 것은 예당정. 봄이 오면 꽃과 나무가 우거져 장관을 이룬다.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예당관광지. 보이는 것은 예당정. 봄이 오면 꽃과 나무가 우거져 장관을 이룬다.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저수지를 따라 계속 달리다가 예당국민관광지에 차를 세우고 거니는 것도 좋다. 저수지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도록 산책로를 조성해 놓아 외부인은 물론 예산 주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장소이다. 게다가 저수지에서 부는 시원한 바람은 뼛속 깊숙이까지 상쾌하게 만든다.

이곳에는 산책로 외에도 부대시설로 야영장, 야외공연장, 조각공원 등이 있다. 공원에는 조각들마다 개성이 엿보이는 작품들이 많고, 주로 자연친화적인 내용이다. 차를 몰고 가다보면 오른편에 거대한 수문이 나오는데, 이곳의 물은 무한천으로 흐른다. 수위를 조절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수문의 수는 무려 26개. 전국 최대 저수지의 명성에 걸맞게 수문의 규모도 한몫 거든다.

예산에는 저수지 외에도 곳곳마다 관광지가 있어 둘러볼 것이 많다. 덕산의 충의사, 보부상 유품전시관 그리고 온천… .봄나들이 가기에 좋은 곳, 예산으로 출발!

예산 오일장 풍경.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예산 오일장 풍경.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Tip. 1박2일 코스  
오전 10:00 시끌벅적 예산 오일장으로
예산에 오전에 도착하면 볼거리, 먹거리, 놀거리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으니 이날만은 부지런해지자. 서울에서 예산까지는 승용차로 2시간이면 충분하다. 예산에는 매월 5,10일에 예산장이, 3,8일에 역전장이 열린다. 규모가 큰 예산장이 열리는 날에 가면 좋다.

사과가 유명한 예산.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사과가 유명한 예산.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예산을 대표하는 것은 역시 예산 사과. 붉고 큼지막한 예산 능금은 타 지역에 비해 당도가 높고 수분이 많아 맛있다. 예산장터 길목부터 발목을 잡는 것 또 하나. 구수하게 튀긴 옛날 도넛이다. 도넛 하나씩 가볍게 물고 장구경 해볼까.

사람들이 몰려있는 곳에는 꼭 구경거리가 있기 마련. 귀 막으라는 말에 귀를 쫑긋 세웠더니 “펑~”하고 귀청을 때린다. 옛날 뻥튀기다. 뻥튀기 그물 사이로 콩고물 떨어지지 않을까 기다리면 맘씨 좋은 아저씨가 한 줌 쥐어줄지도. 이 밖에도 예산장에는 떡 만들 때 속으로 넣는 호박꽂이와 즙으로 갈아 마시면 좋은 칡뿌리를 팔기도 한다.

한방오리탕.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한방오리탕.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ㆍ 12:00 출출한데 딱이야! 한방오리탕, 탄방가든
예산장을 둘러보고 1번 지방도를 타고 10분 정도 달렸을까. 오른편에 오리전문식당이 나온다. 한방오리탕을 파는 곳인데, 국물이 시원하면서도 얼큰하다. 맛있기로 입소문 난 이곳은, 단골이 많다고 한다. 신선한 채소와 직접 재배한 고구마. 몸에 좋은 한약재를 사용한 오리탕집에는 천안의 마라톤 선수 이봉주 어머니가 세 번이나 왔다 갔다는데. 직접 농사한 쌀로 지은 밥이 맛을 더한다. 이밖에 묵은 김치찌개도 추천할 만하다. 예산 전통 손맛이 느껴지는 곳이다.

블랙스톤하우스 내부 모습.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블랙스톤하우스 내부 모습.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ㆍ 오후 13:30 예당저수지에서 마시는 차의 향기, 블랙스톤하우스
1번 지방도 따라가다 무봉교를 지나고, 616번지방도로 들어선다. 여기부터가 예당저수지 드라이브의 첫걸음. 천천히 드라이브하면서 관광지도 둘러보고 차도 한잔 마셔가며 여유를 느껴보자. 의좋은 형제비 입구 못가서 예당저수지 변으로 예쁘게 돌로 인테리어된 커피숍이자 레스토랑이 나온다. 주차공간이 넓은 것이 드라이브 여행객을 위한 쉼터로 지은 것 같다. 흰색 그랜드 피아노와 고급 인테리어. 저수지가 보이는 창가에 앉아, 따뜻한 체리차 한 잔 마셔보는 것은 어떨지.

충의사.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충의사.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ㆍ 오후 16:00 덕산의 명소를 찾아서, 충의사 
예당저수지 수문을 지나 3번지방도를 타고 예산역 방향으로 오다가 45번 국도를 타고 덕산 방면으로 20분 정도 달리면 덕산 온천 관광지를 지난다. 관광지 끝나는 곳에 매헌 윤봉길 의사의 애국정신을 기리고자 세운 충의사가 있다.

중국 상해 홍구공원에서 일본 천황의 생일인 천장절에 상해사변 전승축하 식장을 폭파했던 윤봉길 의사. 1930년 3월 6일에 ‘丈夫出家生不還(장부출가생불환)’이란 유서와 함께 망명길에 올랐던 그가 태어나고 자란 생가는 길 건너에 자리하고 있다.

시장 활성화에 큰 몫을 했던 보부상(봇짐장수와 등짐장수를 한데 일컫는 말)유품전시관도 둘러볼 수 있다. 한국 고전문학인 <정읍사>나 <메밀꽃필무렵>의 주인공이기도 했던 보부상의 유품들과 보부상 인형을 볼 수 있어 학습장으로도 좋은 곳이다. 관람이 끝나면 온천관광지에서 온천욕도 즐기고 가족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어 보자. 이게 바로 행복 만점 추억여행이 아닐까.  

Tip. 가는 길
ㆍ자가용 서울 -> 경부고속국도 -> 천안IC -> 21번국도(35km) -> 3번 군도(3km) -> 예당저수지 서울 -> 서해안고속국도 -> 홍성갈산IC-29. 21번국도(35km) -> 3번군도(4km) -> 예당저수지 대전 -> 유성 -> 32번국도(80km) -> 예산.신양면 삼거리 -> 지방도 616(13km) -> 예당저수지 현지교통 예산시외버스터미널 -> 예당저수지
ㆍ기차 서울역 -> 예산역 2시간소요
ㆍ버스 서울(남부터미널) -> 예산터미널(2시간 30분소요) 대전(동부터미널) -> 예산터미널(2시간 10분소요) 대전(서부터미널) -> 예산터미널(2시간 20분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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