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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농촌체험] 지천으로 널린 딸기, 배터지는 체험! 논산 딸기밭을 찾아서
[농촌체험] 지천으로 널린 딸기, 배터지는 체험! 논산 딸기밭을 찾아서
  • 노서영 기자
  • 승인 2005.04.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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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다섯 장의 청초한 딸기꽃잎과 함께 어우러진 한줄기 속 딸기 일가.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다섯 장의 청초한 딸기꽃잎과 함께 어우러진 한줄기 속 딸기 일가.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여행스케치=논산] 무슨 냄새지. 논산이 옷에 잔뜩 향수를 뿌렸다. 달콤한 딸기향수. 호흡마다 폐 속까지 딸기향이 스며드는데, 아무리 맡아도 질리지 않는 그 향. 논산이 만들어 낸 자연의 맛, 논산딸기를 따러 농가를 찾았다.

“아빠, 잘 익었지. 서울이랑 맛이 달라. 한번 먹어봐.” 푸른 딸기잎 속에서 얼굴을 빼꼼이 내미는 인영이. 입가에 함박 웃음꽃이 피었다. 딸을 보는 아빠는 내심 흐뭇하다. 오길 잘했어.

딸기가 주렁주렁 매달린 이곳은 비닐하우스 안이다. 바람불면 아직도 등골이 싸한 밖과는 달리 훈훈한 기운이 가득하다. 버스 한 대가 딸기밭에 사람들을 풀어놓으니, 벌떼가 따로 없다. 가란 말도 안했는데 딸기밭으로 우르르 들어간다.

농가 주인이 손을 휘저으며 말리는데. “설명 좀 듣고 가여. 사람들 급하네 그려.” 자식농사 잘 지은 부모 자식자랑 끝이 없듯, 딸기농사 잘 지은 농부 맘도 똑같다. 입벌렸다하면 딸기자랑. 고럼 짧게 한번 풀어보구려.

비닐하우스 한 동의 길이는 1백m, 2백평이나 되는데, 1동에 40명 정도가 적당하다.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비닐하우스 한 동의 길이는 1백m, 2백평이나 되는데, 1동에 40명 정도가 적당하다.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국내 최대 생산지를 자랑하는 논산 딸기. 농약을 전혀 치지 않고 천적농법을 이용해서 딸기를 재배한다. 천적농법이란 해충을 잡아먹는 곤충이나 곰팡이를 재배해서 병충해를 방지하는 농법. 농약을 사용했더니 해충들이 면역성이 강해져 웬만한 농약에는 죽지를 않는다.

그러니 다시 강한 농약을 쓰게 되고 고스란히 피해보는 건 사람이더라고. 지나친 농약은 금물이라. 이럴 때 쓰는 말이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하나.

“일단 손댄 딸기는 무조건 가져가세요. 사람 손이 타면 곧 시들어 죽으니까요. 농약은 일절 없으니까 따서 그냥 드세요.” 배불리 실컷 먹고 나니, 담아가라고 플라스틱 용기를 하나씩 건넨다. 인심도 좋으셔라.

딸기밭의 물오른 딸기들이 농부의 손을 기다리고 있다.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딸기밭의 물오른 딸기들이 농부의 손을 기다리고 있다.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안그래도 혼자 먹고 빈손으로 가는 게 괜히 찜찜했는데. 집에 가져가서 생색 좀 내야겠다. ‘비싸더라도 몸에 좋으면 아깝지 않다’ 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웰빙 문화가 논산딸기에도 정착했다. 재배할 때 계피나 감초 등의 한방영양제를 준다는 것. 한약 한 재 못 드신 분 논산 딸기밭에 오세요.

빨갛게 익은 딸기가 잎 사이사이로 자태를 뽐낸다. 엄지와 검지로 딸기를 잡고 살짝 비틀면 끊어진다. 입속으로 퐁당. 딸기가 뭉그러지며 내는 딸기즙이 맘속까지 달콤하게 전해온다. “여기 비닐하우스가 얼마나 넓어요?” “길이는 1백m이고…. 그러니까 총 2백평 정도입니다.”

고등학생 때였나. 그 시절 꼴지를 면하려고 죽어라고 달리던 1백m달리기. 비닐하우스가 길기도 하다. 한걸음 가고 멈춰 딸기 먹고 또 한걸음 하던 것이 그새 1백m. 끄트머리까지 딸기 따러 간, 다영이의 웃는 모습은 꼭 딸기다.

농가에서는 신선하고 질 좋은 딸기를 시가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다.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농가에서는 신선하고 질 좋은 딸기를 시가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다.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딸기양갱.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딸기양갱.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딸기 꽃은 새끼손가락 한 마디 크기로 작고 희다. 다섯 장의 하얀 꽃잎과 가운데의 노란 꽃술은 청초하다고 할까. 꽃잎이 다 떨어지면 꽃술만 홀로 남는다. 이 꽃술은 익어서 딸기 표면의 씨앗이 되고, 포동포동 살이 오르면서 맛있는 딸기가 된다.  

딸기는 한 줄기에 대여섯 개 정도 열린 것이 가장 맛있고 영양가가 높다. 그래서 그 뒤로 열리는 새끼순은 바로 따준다. 비닐하우스의 딸기는 따면 금세 또 자라,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수확할 수 있다. 딸기 한줄기에서 딸기가족을 모두 만날 수 있다. 딸기 꽃, 어린 딸기, 잘 익은 딸기가 모두 한줄기에 있기 때문.

딸기체험이 한창인 비닐하우스 안.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딸기체험이 한창인 비닐하우스 안.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딸기를 따면서, 딸기를 알아가는 시간은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오래도록 남는 추억이 된다. 딸기밭에서 유난히 다정해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잘 익은 딸기 따서 서로 건네는 한 딸기연인. 그들이 먹는 딸기는 왜 유난히 빨갛고 커 보이던지. 논산 딸기밭에는 싱그런 봄이 오고 있었다.

Info 가는 길
대중교통 
기차를 타면 논산역 하차 -> 논산천 둔지            
버스(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 -> 논산
승용차 : 서울 -> 경부고속국도 -> 천안-논산간 고속국도 -> 서논산IC -> 논산천 둔지 본행사장

딸기체험에 참여한 어린이.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딸기체험에 참여한 어린이.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Tip.
논산녹색체험(Green Tourism)
논산시가 농촌체험을 원하는 참가자들에게 제공하는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논산시청 홈페이지 그린투어에서 예약하고 참가비를 내면 농촌체험을 할 수 있다. 도시민에게는 새로운 체험과 휴식공간이 되고, 농촌 주민에게는 소득원도 돼 앞으로도 계속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한다.

맛 집 <대동가든>
논산시청에서 주관하는 그린투어 코스에서 빠지지 않는 곳. 이 곳의 별미는 불낙전골. 건더기가 푸짐하고 국물 맛도 좋아 여행객들이 다시 찾는 곳. 스무여 가지가 되는 밑반찬은 고급 한정식 식당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충청도의 푸짐한 시골 인심은 휘어지는 상다리에서 느낄 수 있다. 단체손님을 위한 대형 연회석이 완비되어 있는 점도 특별하다. 한 동 건물의 1층은 식당, 그 위로는 숙박시설이라 논산의 매력에 푹 빠진 여행객들의 보금자리로 손색없다.
위치 : 논산시 양촌면 도평리

카페 '에띵'의 모습.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카페 '에띵'의 모습.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분위기 좋은 카페 <에땅>
탑정호에 가장 가까이 있는 예쁜 레스토랑이자 카페. ‘에땅’이란 불어로 아름답고 신비로운 작은 호숫가라는 의미. 들어가는 입구에 크고 작은 장독대를 쌓아 놓았는데 <에땅>의 외관과 잘 어울린다. <에땅>에서는 한척의 나룻배가 호수를 가로지르는 평화로운 풍경을 커다란 창문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에띵' 앞마당에 있는 그네.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에띵' 앞마당에 있는 그네.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버드나무로 인테리어 된 실내는 아늑한 분위기를 낸다. 흐르는 음악과 한 잔의 허브티는 가슴 속까지 따스하게 데워준다. <에땅> 앞마당에는 그네가 외로이 서 있다. 단오날 곱게 댕기 딴 처녀들이 탔던 것인 양 굵은 동아줄이 그네를 지탱하고 있다. 바로 옆이 호수라 그네에서 뛰면 빠질 수도 있으니 얌전히 호수를 감상하기를 권한다. 논산시내에서 관촉사를 지나다 강청사거리에서 좌회전한다. 굴다리 지나서 왼편에 <에땅>이정표가 나온다.
위치 : 충남 논산시 가야곡면 병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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