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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여름특집] 울산과 경주의 호젓한 피서, 몽돌과 기암ㆍ주상절리가 어울린 검푸른 바다
[여름특집] 울산과 경주의 호젓한 피서, 몽돌과 기암ㆍ주상절리가 어울린 검푸른 바다
  • 김진용 기자
  • 승인 2005.07.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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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정자 해수욕장 근처의 화암 주상절리. 대부분 수직 주상절리가 발달하지만 이곳은 수평으로 누워있는 유일한 주상절리다. 2005년 7월. 사진 / 김진용 기자
정자 해수욕장 근처의 화암 주상절리. 대부분 수직 주상절리가 발달하지만 이곳은 수평으로 누워있는 유일한 주상절리다. 2005년 7월. 사진 / 김진용 기자

[여행스케치=경북] 울산에서 경주에 이르는 31번국도. 이곳 해안은 동해 다른 지역과는 풍경이 조금 다르다. 화산활동과 용암 지형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현무암과 검은 모래, 그리고 몽돌이 퍼져 있다. 얼핏 제주 바다처럼 검푸른 빛을 띤다.

몽돌 해변 주전 해수욕장
주전 해수욕장으로 넘어가는 길은 울산 동구 남목 삼거리에서 구불구불하게 이어진다. 2km 몽돌 해변으로 제법 유명세를 타는 해수욕장이다. 그래도 그리 붐비진 않을 것 같다. 그만큼 넓다. 주전 해수욕장의 몽돌 해변은 울산 12경 가운데 하나란다. 멋진 산세를 뒤로 하고 바닷바람을 가득 머금은 울창한 송림과 크고 작은 기암이 또 하나의 절경이다.

주전 해수욕장에서 해안을 따라 정자 해수욕장으로 향하는 길에선 이름도 정겨운 해안 바위가 줄지어 다가왔다 멀어진다. 두루미 바위, 선돌 바위, 갈막염 바위, 굴밑 바위….

어물동 보건진료소 방향으로 좌회전해 오르면 마애여래좌상이라는 흥미있는 석불을 만난다. 거대한 바위벽에 높이 5m에 이르는 세 부처가 돋을새김된 마애불이다. 여러 흔적으로 미뤄볼 때 원래는 방 안에 안치돼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마애불이다.

5m가 넘는 마애불이 방 안에 들어갈 정도로 큰 건물이, 갖가지 기암괴석과 동해를 굽어보며 서 있었다? 한 보살이 갑자기 정신 나간 듯 칡넝쿨을 걷어내자 마애불 모습이 드러났다는 발견 유래도 왠지 신비롭다.

정자 해수욕장. 주전 해수욕장의 몽돌과 자갈이 여기까지 이어져 있다. 2005년 7월. 사진 / 김진용 기자
정자 해수욕장. 주전 해수욕장의 몽돌과 자갈이 여기까지 이어져 있다. 2005년 7월. 사진 / 김진용 기자

오붓하고 깔끔한 정자 해수욕장
울산 북구 정자 해수욕장 역시 주전 해수욕장 못지않게 넓다. 세면대와 주차시설을 비롯한 편의시설이 깔끔하게 갖춰져 있다. 해변을 따라 분위기 있는 카페도 죽 늘어서 있다. 최근 4천여 그루의 나무를 심은 해안 공원도 조성됐다.

가까운곳의 화암 수평 주상절리 해변도 볼 거리다. 이마저도 번잡하다 싶으면 신명 해변을 찾을 것. 북쪽으로 조금 오르면 다리가 하나 나오는데 다리를 건너자마자 우회전하면 해송 사이에 앙증맞은 해변 하나가 숨어있다. 언덕 위로 차를 계속 몰아 신명 휴게소에 닿으면 바다가 시원하게 뚫린다.

관성 해수욕장 주변에 흩뿌려진 바위섬들. 물빛이 검푸르다. 2005년 7월. 사진 / 김진용 기자
관성 해수욕장 주변에 흩뿌려진 바위섬들. 물빛이 검푸르다. 2005년 7월. 사진 / 김진용 기자

바위섬의 비경, 관성 해수욕장
경주까지 올라오면 관성 해수욕장에 가 닿는다. 깨끗하다 못해 썰렁하기까지 하다. 울산 사람은 여기까지 올라오지 않고, 경주 사람 역시 북쪽 감포읍 지역 해수욕장을 주로 찾기 때문이다. 주변의 바위 절벽과 자그만 바위섬이 멋있는 곳이다. 발끝의 긴장을 놓지 않고 바위 해안 이곳저곳을 헤집는 재미가 쏠쏠하지만, 초소에 가로막혀 멀리 가지 못해 아쉽다.

내륙 쪽에 관문성이라는 성곽이 있다. 신라 성덕왕 때 산성으로 12km에 달해 신라의 만리장성이라 불렸다 한다. 울산과 부산으로 들어오는 왜적으로부터 경주를 보호했던 산성이다. 관성이라는 명칭은 이 관문성으로부터 유래한 게 아닐까 싶다.

문무대왕 수중릉이 있는 봉길 해수욕장에는 지금도 소원을 비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는다. 2005년 7월. 사진 / 김진용 기자
문무대왕 수중릉이 있는 봉길 해수욕장에는 지금도 소원을 비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는다. 2005년 7월. 사진 / 김진용 기자

문무대왕이 용이 된 바다, 봉길
감포읍 봉길 해수욕장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바위섬이 떠 있다. 문무대왕 수중릉. 삼국통일을 이룬 문무왕의 “내가 죽거든 화장해 유골을 동해에 묻어라. 동해의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는 유언에 따라 만들어진 수중릉이다.

자리를 깔고 향을 피우고 고사를 지내는 사람들이 자꾸 눈에 띈다. 문무왕을 향한 토속신앙이라 여긴다면 이 또한 볼거리임에 틀림없다. 봉길 해수욕장에서 경주 시내로 빠져나가는 길에 감은사터 석탑을 둘러보고 나와도 좋겠다.

답사 보고서
주전 해수욕장은 많이 알려져 아무래도 사람이 많을 듯하다. 정자해수욕장은 그보단 유명세도 덜하고 편의시설과 숙식이 잘 갖춰져 한적하고 불편없는 피서를 원하는 가족에게 추천하고 싶다. 관성 해수욕장은 한적하긴 하지만 깔끔한 숙식을 해결하기는 힘들 것 같다.

봉길 해수욕장은 문무왕릉에 고사지내는 사람들 때문에 소란스러울 때가 있다. 가족 여행객에겐 권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수중릉을 품은 바다 경치가 낭만적이라 연인에겐 좋은 추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Tip. 숙박정보
봉길 해수욕장에는 민박을 겸한 올망졸망한 횟집이 늘어서 있다. 이 지역은 경주국립공원 대본지구로 묶여 있어 큰 규모의 식당이나 숙소를 기대하긴 힘들다. 양남면을 조금만 내려가면 모텔과 식당이 많다.

관성해수욕장의 <바다소나무> 펜션은 거실에서 보는 바다와 바위섬, 그리고 소나무숲이 일품인 이쁜 펜션이다. 객실은 별장 내부 같다. <바다모텔>은 객실이 게르마늄으로 시공돼 쾌적한 느낌이고 주차시설과 노래방 시설이 잘 돼 있다.

정자 해수욕장의 <프린스 호텔>은 바닷가 언덕에 있다. 뒤편으로 바다를 향한 통로가 나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깔끔하다.

주전 해수욕장의 <별천지 가든>은 청국장과 엄나무닭백숙 전문점이다. 옛날 방식 그대로 직접 띄운 장으로 끓인 청국장에 텃밭에서 기른 유기농야채가 곁들여 나온다.

<Sea's Park>는 몽돌해변 바로 앞에 있는 하얀 건물의 펜션이다. 4실 온돌이며 그중 1실은 방2, 거실과 주방이 딸린 완전 독채 형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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