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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식물원 기행] 미다스의 황금손, 여주 해여림 식물원
[식물원 기행] 미다스의 황금손, 여주 해여림 식물원
  • 노서영 기자
  • 승인 2005.07.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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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식물원의 고지대에서 바라본 장미원 전경. 곧 장미가 만발하겠다. 2005년 7월. 사진 / 노서영 기자
식물원의 고지대에서 바라본 장미원 전경. 곧 장미가 만발하겠다. 2005년 7월. 사진 / 노서영 기자

[여행스케치=경기] 온종일 해가 여주 아름다운 숲에 머무른다고 해서 ‘해여림’이다. 그럼, 해여림 식물원에는 비가 오지 않는 걸까. 아니면 비가 오더라도 쨍쨍 해뜬 여우비 정도나 되려나.

엄마 뱃속에서 꼬박 3년을 웅크린 채 자라다가 막 세상에 나왔다. 긴 시간 동안 식물원 부지를 마련하고, 옥토를 가꾸고, 3,000여종의 식물을 심었던 것.

“여기가 천연지에요. 수련하고 연 보이시죠. 혹시 구별하는 법 아세요? 연꽃 잎은 물위로 높이 솟고, 꽃은 지름이 15~20cm 정도지요.”

식물원의 살림을 맡고 있는 나도연 실장이 서두를 꺼낸다. 식물을 알아가는 재미에 빠져들고 있다고. 수련은 오후 2시경에 피는 꽃으로 잎몸은 말굽 모양이다. 수련은 물에서 피는 수련(水蓮)이 아니라 잠자는 연꽃이라는 의미의 수련(睡蓮)이다. 꽃의 지름은 약 5cm, 3일 동안 피고짐을 반복한다.

해여림 식물원 내 천연지. 2005년 7월. 사진 / 노서영 기자
해여림 식물원 내 천연지. 2005년 7월. 사진 / 노서영 기자

천연지는 1,000평으로 식물원에서 가장 넓은 연못이다. 다음으로 둘러본 곳은 습지원. 물옥잠, 부들, 갈대 그리고 부채붓꽃 등을 포함해서 40여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 습지식물과 함께 소금쟁이, 물방개, 올챙이도 만날 수 있다.

부들은 부들부들한 잎 덕분에 붙여진 이름으로. 부들의 암꽃에서 씨가 완전히 익으면 솜털같이 부푼다. 이를 모아 방석을 만들거나, 옛날 군인 방한복을 만드는 데 사용했다. 부들 꽃가루는 한방에서는 지혈제나 이뇨제로 사용한다.

소처럼 버릴 것 하나 없는 식물인 부들은 7월에 소시지 모양의 꽃차례가 나오고 10월에는 열매가 익는다. 이 식물원은 30년 이상 아동도서를 만드는 도서출판 <예림당>을 운영해왔던 나춘호 회장의 ‘꿈나무 어린이 사랑’에 의해 설립됐다.

경기도 여주군 산북면에 위치, 5만여평이 된다. 나 회장은 어린이들에게 책에서만 볼 수 있었던 식물들을 실제 선사하고 싶었다고.

해여림 식물원의 나윤택 주임과 나도연 실장. 2005년 7월. 사진 / 노서영 기자
해여림 식물원의 나윤택 주임과 나도연 실장. 2005년 7월. 사진 / 노서영 기자

“행복의 동산에 가볼래요? 이 꽃이 바로 작약입니다. 올해는 개화시기가 예년 같지 않아서, 지금에서야 피기 시작했지요.”

식물원의 주임을 맡고 있는 나윤택씨의 설명이다. 행복의 동산은 꿈, 희망, 미래, 보람의 동산과 함께 다섯 개 동산 중의 하나. 이곳을 찾는 모든 사람들이 다섯 가지 행복을 가지고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름을 지었으리라.

행복의 동산에 있는 작약원에는 함박꽃이라고도 불리는 작약(芍藥)이 만발하다. 식물원의 한 쪽에서는 꽃이 지고, 다른 쪽에서는 꽃봉오리가 피어난다. 계절별로 개화시기가 다른 덕분에 식물원은 사철 싱싱하다.

(시계방향으로)작약, 톱풀, 여우꼬리, 장미. 2005년 7월. 사진 / 노서영 기자
(시계방향으로)작약, 톱풀, 여우꼬리, 장미. 2005년 7월. 사진 / 노서영 기자

보람의 동산에 있는 장미원에는 장미의 종류만도 80여종에 달한다. 붉은색의 비탈에서부터 흰색의 파스카리, 노란색의 라이지아, 연분홍의 샤를드골 등 다양하다. 미래의 동산, 예술정원에서는 주말마다 찰흙 빚기 체험을 한다.

앞으로는 더 많은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마련할 거란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아이들의 흙범벅된 손이 꼭 미다스의 황금손 같았다.

Info 가는 길
자가운전 중부고속국도 곤지암IC -> 곤지암사거리 -> 98번지방도(양평 방향) -> 산북면삼거리 -> 해여림식물원
대중교통 서울 강변역 1113-1 좌석버스(곤지암 방향)/잠실역 500-1 좌석버스/양재역 500-2 좌석버스 -> 곤지암 시외터미널 -> 시내버스, 직행버스(양평 방향) -> 해여림식물원(상품리)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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