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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웰빙 건강 여행] 경주 꽃마을한방병원 의료투어프로그램
[웰빙 건강 여행] 경주 꽃마을한방병원 의료투어프로그램
  • 이민학 기자
  • 승인 2005.09.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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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도 하고 건강도 챙기는 일석이조 알짜여행
[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전통 한옥의 미를 살렸기에 머무르는 것 자체가 휴식이 될 수 있다. 2005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전통 한옥의 미를 살렸기에 머무르는 것 자체가 휴식이 될 수 있다. 2005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여행스케치=경주] 바쁘다. 여행은커녕 병원 가서 종합검진 받을 시간도 없다. 대개 그렇게 산다. 그러다 덜컥 큰 병이라도 얻으면…. 그때 가서 울고불고 난리쳐봐야 소용없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라고 했다. 주말 1박2일 일정으로 떠나는 종합검진여행. 경주 꽃마을한방병원에서 오라고 한다.

“내 몸은 내가 잘 알아” 자식들이 건강을 걱정하면 옛 어른들은 염려 말라면서 이렇게 말하곤 했다.

웰빙 바람을 타고 유기농 자연식이 각광을 받고 있다. 물 한잔도 생수를 찾고 건강에 좋다는 각종 영양제들도 집집마다 쌓여있다. 그래도 병원에 가면 환자가 미어터진다. 우리는 도대체 우리 몸에 대해서 얼마나 아는 걸까?

“양방과 한방 협진프로그램인데 두 시간 정도 검진을 하고 증상에 따라 다시 두 시간 정도 물리치료나 뜸, 침 시술을 받지요. 그 후에는 경주 곳곳을 둘러보는 겁니다.”

한방과 양방의 협진으로 정확하면서도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2005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한방과 양방의 협진으로 정확하면서도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2005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경주 꽃마을한방병원의 관광을 겸한 의료투어프로그램은 한번 다녀간 사람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권하는 ‘알짜 여행’이다. 대도시 병원에서 종합검진을 받으려면 환자들로 가득한 대기실에 앉아 기다리다 지쳐 버린다. 없던 병도 생길 지경.

이곳에서는 전통 한옥으로 된, 병원 같지 않은(?) 병원을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다보면 순식간에 진료가 끝나버린다. 어딘가 몸에 이상이 있을 경우 작은 증상도 자세하게 답을 들을 수 있다.

의사도 진단받는 이도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으니 가능한 일이다. 의료투어프로그램은 1박2일에 걸쳐 진행된다. 공식적으로는 첫날 9시부터 시작해서 둘째 날 6시까지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각양각색이다.

멀리 떨어진 서울 등지에서 오다보면 오후에 도착할 수 있고 또 일찍 떠나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 그래서인지 프로그램도 다소 느슨하게 운영된다.

대개 첫날 검진과 치료를 하고 이튿날 경주 관광을 하는데 관광지도 가고 싶은 곳을 상의해서 정한다. 꽉 짜여진 패키지 투어가 아니기에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원하면 관광 대신 이튿날도 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

검진을 받고 나면 처방에 따라 침이나 뜸, 물리치료를 받는다. 2005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검진을 받고 나면 처방에 따라 침이나 뜸, 물리치료를 받는다. 2005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한의 3인과 양의 1인 모두 4명의 의사가 진료를 하고 있다. 검진 항목은 사상체질진단, 경락기능검사, 생혈액분석, 적외선체열촬영, 스트레스분석, 초음파와 골다공증검사 등. 간단해 보이지만 이것만으로도 몸의 이상유무는 모두 파악이 된다.

생혈액분석은 혈액 한 방울을 채취하여 적혈구와 백혈구, 혈소판, 콜레스테롤 등의 상태를 봄으로써 현재의 건강 상태와 발병 이전의 예후를 알 수 있어 유용하다.

한방과 양방 협진프로그램의 가장 큰 장점이 자신의 건강상태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정밀검사를 통해 현재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양방의 진료결과와 음식이나 생활습관 개선 등을 통해 근본적으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한방의 조언이 뒤따른다.

원적외선 찜질을 받고 나면 몸이 가뿐해진다. 2005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원적외선 찜질을 받고 나면 몸이 가뿐해진다. 2005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처방에 따라 바로 약을 지어주기도 하는데 약값은 투어프로그램에 포함되지 않는다. 2005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처방에 따라 바로 약을 지어주기도 하는데 약값은 투어프로그램에 포함되지 않는다. 2005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처방과 치료는 침, 뜸, 물리치료를 하는데 받고 나면 날아갈 듯 몸이 개운해진다. 사실 하루 치료를 받는다고 아팠던 몸이 깨끗하게 나을 수는 없는 일. 그러나 기분만은 확실히 상쾌해진다. 복잡한 일은 모두 도시에 두고 떠나와 휴양지에서 치료를 받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추가로 신청을 하면 기본 검진 외에 보다 정밀한 검진을 받을 수도 있다. 금연 금주침 프로그램, 피부미용이나 비만프로그램, 아토피 알러지 프로그램 등도 있다. 특이하게 남녀 불임치료 프로그램도 있는데 이는 불임치료로 이름 있는 서울 서초동 꽃마을한방병원의 분원이기 때문이다.

가끔 여행사에서 고객을 모집하여 단체로 찾아오기도 한다는데 프로그램의 성격상 개인적으로 찾는 게 훨씬 한가하고 실속 있다. 불편한 게 있다면 병원 자체에 숙박시설이 없다는 것. 현재 병원 뒤편으로 ‘자연치유센터’라는 이름으로 숙박을 할 수 있는 시설을 짓고 있는데 9월에 완공을 할 예정이다.

자연치유센터. 병원에서 검진과 숙식을 해결할 수 있어 보다 편한 여행이 될 것이다. 2005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자연치유센터. 병원에서 검진과 숙식을 해결할 수 있어 보다 편한 여행이 될 것이다. 2005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지금은 병원에서 5분 가량 떨어진 경주 시내에 있는 민박집이나 깨끗한 모텔을 이용하고 있다. 물론 병원에서 미리 예약을 해둔다. 민박집은 전통가옥을 개조한 ‘사랑채’와 ‘신라방’을 주로 이용하는데 한옥이면서도 방에 욕실이 딸려 있어 색다른 밤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다.

민박집 바로 옆이 ‘대릉원’인데 천마총을 비롯한 고분이 모여 있는 곳이다. 숲과 고분, 그리고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산책을 하기에 딱 알맞다. 실제로 경주사람들이 아침에 많이 찾는데 이 시간에는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전통 한옥을 개조한 민박집 '사랑채'. 공동 주방에 토스트와 커피 등 간단한 아침식사를 셀프서비스로 제공한다. 2005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전통 한옥을 개조한 민박집 '사랑채'. 공동 주방에 토스트와 커피 등 간단한 아침식사를 셀프서비스로 제공한다. 2005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병원은 경부고속국도 경주 IC에서 10분 거리에 있는데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를 모신 오릉(五陵) 바로 옆에 있다. 소나무가 우거진 산책로를 따라 한바퀴 돌아보는 데 30분이면 충분하다. 진료를 받다 시간을 내서 어슬렁어슬렁 걸어 가볼만하다.

Info 가는 길
경부고속국도 경주IC를 나와서 직진 쮝 두번째 사거리인 오릉 입구 사거리에서 좌회전 후 1km 정도 직진

서출지 풍경. 2005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서출지 풍경. 2005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Tip. 서출지
신라 21대 소지왕 10년 남산 기슭 ‘천천정’이라는 정자로 가는데, 쥐가 한 마리 튀어나오더니 옆에 까마귀를 가리키며 ‘이 까마귀가 가는 곳을 쫓아 가보라’ 했다. 이를 괴이하게 여겨 신하를 시켜 따라 가보게 했다.

신하는 이 못에 와서 헤매던 중 못 가운데서 한 노인이 나타나 봉투를 건네주었다. 봉투에는 ‘열면 두 사람이 죽고 안 열면 한사람이 죽는다’고 씌여 있어 왕은 “둘 보다 하나가 죽는 게 낫다”고 열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점치는 관원이 “둘은 서민이고 하나는 왕”이라면 열기를 청했다. 왕이 봉투의 내용에 따라 궁에 돌아와 화살로 거문고집을 쏘았는데 그 안에 왕실에서 향을 올리던 중과 궁주가 있었다.

둘이 내통을 하며 왕을 해칠 흉계를 꾸미고 있다가 죽음을 당한 것. 연못에서 글이 나와 계략을 막았다 하여 서출지(書出池)라 하고, 정월 보름날은 오기일(烏忌日)이라 하여 찰밥을 준비해 까마귀에게 제사지내는 풍속이 생겨났다.

1644년 임적이라는 이가 ‘이요당’이라는 건물을 짓고 글을 읽으며 연못을 정취를 즐겼는데 그 건물이 아직 남아있다.  

"여행과 건강, 두 마리 토끼를 잡으라"고 말하는 김동렬 한의학박사, 경주 꽃마을한방병원 원장. 2005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의료투어프로그램을 통해 여행과 건강,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이라고 말하는 김동렬 한의학박사, 경주 꽃마을한방병원 원장. 2005년 9월. 사진 / 이민학 기자

Interview 김동렬 한의학박사·경주 꽃마을한방병원 원장
“가볍게 여행 겸해서 왔다가 몸에 큰 병이 있는 걸 알게 된 분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인사들도 꽤 됩니다.”

경주 꽃마을한방병원 김동렬 원장은 감사전화를 가끔 받는다. 의료투어프로그램 덕분에 암같은 큰 병을 조기에 발견하여 시기를 놓치지 않고 치료를 할 수 있었던 사람들이 잊지 않고 전화를 하는 것이다.

“기본 검사이긴 하지만 몸 전반에 대해 두루 검사를 하기 때문에 이상 여부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처음엔 진단 결과를 곧바로 알려주었는데 지금은 관광을 모두 마치고 돌아갈 때 알려준다고 한다.

하긴 심각한 병이 있다는데 누가 한가하게 여행을 할 마음이 생기겠는가. 사색이 되어 관광이고 뭐고 곧바로 짐 싸서 돌아간단다. 때문에 하루라도 마음 편히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돌아가는 길에 소견서를 준다는 것이다.

어떤 경우는 나중에 전화로 알려주기도 한다. 가는 길 내내 스트레스 받고 가면 병이 더하면 더했지 좋을 일이 없으니 말이다. 예상외로 많은 이들이 간단치 않은 병이 있다는 결과를 받는다고 한다.

열 명 중에 두세 사람 꼴이라는 것. “평소 건강에 뭔가 이상이 있다고 느끼고 있었으니 의료투어프로그램에 참가했을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상이 있는 경우가 종종 발견되는 게 아닌가”라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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