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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인제 방동 약수, 물소리 새소리에 웃음 되찾는 약수
인제 방동 약수, 물소리 새소리에 웃음 되찾는 약수
  • 김진용 기자
  • 승인 2005.10.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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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방동 약수터 전경. 2005녀 10월. 사진 / 김진용 기자
방동 약수터 전경. 2005녀 10월. 사진 / 김진용 기자

[여행스케치=인제] 자가용이 늘고 포장이 됐는데도, 깊은 산 약수맛보기가 오히려 더 어려워진 것 아닌가 싶다. PT병 수십 개, 아니 아예 드럼통을 들고 오는 사람들 탓에 정작 방동 약수 한 모금이 그리운 수객은 씁쓸히 발길을 돌린다.

기다리다 지쳐 약수터 바로 아래 민박집을 찾았다. 간 파열로 고생하다 방동 약수 덕에 새 삶을 얻었다는 강숙녀 할머니를 만나기 위해서다. 20여년 전 교통사고로 간이 파열된 할머니다.

‘세상에 좋은 거 많다지만, 건강 잃으니 아무 소용없더라’며 부산에서 큰 병원을 돌며 살던 차, 인제의 공병대에서 복무하던 큰 아들을 보러 왔단다. 파열된 간을 안고 아들 군 뒷바라지를 한다며 이곳 객지에서 2달 넘게 민박을 전전한 것. 별난 어머니 참 많다.

우연히 방동 약수터에 왔고, 물맛과 개울물, 그리고 새소리 때문에 아예 눌러 앉게 됐다. 그 뒤로 15년을 하루같이 이 약수와 살았는데, 어느 순간 간이 씻은 듯 나아버렸단다. 71세가 믿기지 않는 윤기있는 피부, 벙글벙글 웃음이 떠나지 않는 얼굴이었다.

톡 쏘는 맛의 방동 약수. 2005년 10월. 사진 / 김진용 기자
톡 쏘는 맛의 방동 약수. 2005년 10월. 사진 / 김진용 기자

“이 물로 밥 해봐. 얼마나 고소하고 찰진데. 돼지고기, 닭고기 다 이걸로 삶아.” 심지어 라면까지 맛이 다르다나. “철분이고 탄산이고 뭐 그런 게 많다는데, 그런 거 잘 모르고 하여튼 질리지가 않아. 애기 있어? 땀띠, 무좀? 다 이걸로 씻겨봐.”

아들들은 혼자 사는 어머니가 걱정이라지만, 적적하나마 이렇게 사는 게 너무 좋단다.

맘에 안 드는 건 딱 한 가지. 예전엔 약수를 먹으러 몇 달씩 민박하는 수객으로 방이 모자랐는데, 지금은 자가용 몰고 와 제 것처럼 온종일 물을 담는 사람 때문에 물이 모자랄 지경이라는 게다. “혼자만 마시나? 물이 이렇게 좋은데….”

약수를 맛보기 위해 방동 약수터를 찾은 등산객들. 2005년 10월. 사진 / 김진용 기자
약수를 맛보기 위해 방동 약수터를 찾은 등산객들. 2005년 10월. 사진 / 김진용 기자

Tip. 방동 약수에 어린 전설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방동리에 있다. 미산계곡과 내린천, 방태천을 끼고 달리는 방동 약수 가는 길은 무척 아름다워 드라이브 길로 손색이 없다. 차에서 내려 5분 정도 약수터로 오르는 길은 계곡이다.

방태천 물이 흐르는 한적하고 아담한 계곡이다. 300여년 전 한 심마니가 꿈에 나타난 산신령의 말대로 산속으로 갔다가 한 동자를 만났다. 갑자기 동자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수백 년 묵은 산삼이 있었다.

산삼을 캐자 그 자리에 이 약수가 솟아났다 한다. 바로 아래 강 할머니의 민박 <방동약수터집>이 있고, 방동1리 버스 정류장 앞에 <오류동 막국수>가 있다.

주변 여행지
방태산 자연휴양림

방동 약수에서 차로 15분 거리. 수량이 풍부한 구룡덕봉 계곡과 주억봉 계곡을 끼고 있다. 열목어와 꺽지가 사는 맑은 물이다.

피나무와 박달나무, 소나무와 참나무 등 수종이 풍부한 휴양림에 속한다. 천연림과 인공림이 잘 어우러져 있어 철마다 수려한 경관을 볼 수 있다. 마당바위와 2단폭포가 절경이다.

7월과 8월을 제외한 달에는 매주 화요일 정기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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