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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가을축제] 안동 국제탈춤페스티벌, 얼쑤! 양반탈, 각시탈, 외국탈 다 나와라
[가을축제] 안동 국제탈춤페스티벌, 얼쑤! 양반탈, 각시탈, 외국탈 다 나와라
  • 박영오 객원기자
  • 승인 2005.10.03 0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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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중국 탈춤놀이 한 장면. 얼굴분장이 재미있다. 2005년 10월. 사진 / 박영오 객원기자
중국 탈춤놀이 한 장면. 얼굴분장이 재미있다. 2005년 10월. 사진 / 박영오 객원기자

[여행스케치=안동] 양반탈, 각시탈, 외국탈 모두모두 한자리에 모이면, 열흘 동안 안동고을에는 북과 꽹과리 소리, 탈춤의 춤사위 소리, 흥겨운 함성 소리가 내내 끊이질 않는다. 탈춤 축제장을 찾는 외지 사람들의 북적임과 흥겨움으로 모두들 한바탕 열기 속으로 빠지게 된다. 신명이 신명을 불러 신명난다.

매년 10월 초순이 되면 안동에는 고을이 떠나갈 듯 흥에 겨운 잔치가 한바탕 벌어진다. 올해도 어김없이 9월 30일부터 10월 9일까지 열흘 동안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열린다.

첫날 농악과 풍물을 앞세우고 탈춤축제에 참가하는 각국의 공연팀과 시민들이 어울려 길놀이를 나선다. 덩실덩실 어깨춤을 함께 추며 안동 시내를 한 바퀴 돌아 축제의 시작을 알린 다음에 낙동강변에 자리잡은 축제장에서 흥겨운 탈춤 잔치의 서막이 드디어 오르게 된다.

농악경연대회 입장식. 다들 긴장한 표정이 역력하다. 2005년 10월. 사진 / 박영오 객원기자
농악경연대회 입장식. 다들 긴장한 표정이 역력하다. 2005년 10월. 사진 / 박영오 객원기자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1997년에 시작해 올해로 9년째 접어든 긴 연륜만큼이나 노하우가 축적돼, 열흘이라는 긴(?) 축제기간동안 탈춤공연뿐만 아니라 국악, 오케스트라, 전통 굿과 안동지방의 민속놀이인 차전놀이 놋다리밟기 등 여러 장르의 볼거리와 문화체험 행사가 빼곡히 순서대로 이어진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라는 이름답게 우리 나라 곳곳의 탈춤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스리랑카, 멕시코, 러시아 등 여러 나라의 탈춤이 매일 공연되고 있어 각국의 탈춤을 비교하고 관람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처음 탈춤축제의 시작은 안동과 경북지역 주민들을 위한 축제였으나 이제는 전국의 모든 사람들을 위한, 그리고 우리의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싶어하는 외국 관광객과 대사관 관계자도 즐겨 찾는 축제로 발전하였다.

하회탈춤놀이의 이매탈. 풍자와 해학이 넘쳐 공연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2005년 10월. 사진 / 박영오 객원기자
하회탈춤놀이의 이매탈. 풍자와 해학이 넘쳐 공연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2005년 10월. 사진 / 박영오 객원기자

내가 사는 고향에서 열리는 축제라서 우리 집 아이들 손을 잡고 초등학교 무렵부터 고등학생이 된 지금까지 해마다 가족과 함께 탈춤 축제마당을 찾았는데 해가 갈수록 풍성해지고 업그레이드되고 있어 예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즐겁고 흥겨운 축제다.

낙동강을 끼고 있는 축제장에는 ‘탈춤 주무대’ ‘민속예술무대’ ‘댄스경연무대’ ‘탈마임무대’ ‘체험무대’ ‘인형극장’ 등 여러 무대에서 각종 공연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공연일정표를 꼼꼼히 살펴보며 시간에 맞춰 관람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여러 공연장에는 어린아이와 청소년이 즐겨할 수 있는 탈 만들기, 도자기 만들기, 탈춤 그리기 대회, 한지공예, 춤 경연대회 등이 마련되어 있고 어른들과 노인들을 위한 국악공연과 장승을 직접 깎고 탈춤 춤사위를 배워 볼 수 있는 체험공간이 펼쳐진다.

탈춤놀이에 즐거워하는 유치원생들. 2005년 10월. 사진 / 박영오 객원기자
탈춤놀이에 즐거워하는 유치원생들. 2005년 10월. 사진 / 박영오 객원기자

또 무당이 구슬프게 넋두리하거나 신명나게 춤을 추며 맺힌 한을 풀어주는 굿 공연, 어깨춤이 절로 일어나는 농악경연대회, 안동지역의 전통놀이 차전놀이와 놋다리밟기 시연 등이 매일 번갈아 가며 펼쳐지고 있다.

그래서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아이부터 노인어른들까지 남녀노소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는 흥겨운 축제마당이기에 열흘 중 언제 방문해도 만족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특히 가족과 함께 문화체험과 전통체험을 할 수 있는 장마당이 곳곳에 펼쳐져 있어 할아버지 할머니를 모시고 부모님 손을 잡고 찾은 어린아이들, 전국 곳곳에서 찾아온 단체 관광객과 체험학습하는 학생들로 축제장이 늘 북적거리고 흥겹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축제마당에서 뭐니 뭐니해도 최고 볼거리는 당연히 탈춤공연이다. 우리나라 탈춤에는 황해도와 함경도에서 전해 내려오는 봉산탈춤과 북청사자놀이, 경기도 지방의 별산대놀이, 경남지역의 오광대놀이, 안동 하회마을에서 전승되어오는 별신굿탈놀이 등이 있다.

하회탈춤놀이, 스님이 각시를 유혹하고 있는 장면. 2005년 10월. 사진 / 박영오 객원기자
하회탈춤놀이, 스님이 각시를 유혹하고 있는 장면. 2005년 10월. 사진 / 박영오 객원기자

다들 풍물을 앞세우고 우리 가락에 맞춰 추는 춤사위이기에 어깨를 들썩이는 신명이 있어 어느 공연을 봐도 좋지만, 그 중에 풍자와 해학으로 웃음을 주고 가장 신명나게 하는 것은 역시 하회별신굿탈놀이라고 생각된다.

이왕 탈춤축제마당을 찾는다면 하회별신굿탈놀이 공연 일정에 맞춰 방문해 꼭 보고 가길 권한다. 다른 나라의 탈춤공연팀도 초청해 매일 공연 하는데, 언어가 다르고 문화가 다르다고 해도 춤이라는 공통언어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여전히 흥겹고 이국적 문화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탈춤 축제장에 마련된 장승 앞에 소원성취를 비는 사람. 2005년 10월. 사진 / 박영오 객원기자
탈춤 축제장에 마련된 장승 앞에 소원성취를 비는 사람. 2005년 10월. 사진 / 박영오 객원기자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의 시발점은 당연히 하회마을 별신굿탈놀이다. 하회마을이라는 특수한 지형과 양반촌 동성부락에서 형성된 놀이이다. 하회마을에 직접 방문해서 하회마을 풍경과 공연을 함께 보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어디 있겠는가?

안동 탈춤 축제장에서 하회마을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축제기간 동안 아침 8시 이후부터 매시간마다 축제장에서 하회마을로 가는 투어버스가 마련되어 있다.

축제기간 동안 하회마을에서는 다양한 이벤트 공연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가장 하이라이트는 역시 10월 1일 저녁 7시에 재현되는 선유줄불놀이이다.

하회마을에서 시연되는 선유줄불놀이 장면. 2005년 10월. 사진제공 / 안동탈춤축제추진위원회
하회마을에서 시연되는 선유줄불놀이 장면. 2005년 10월. 사진제공 / 안동탈춤축제추진위원회

낮 12시부터 하회별신굿을 비롯해 다른 나라의 탈춤이 공연되고 저녁 7시 무렵 어두워지면 마지막으로 선유줄불놀이가 시연되는데, 하회마을 건너편 부용대 절벽 위에서 낙동강을 가로질러 여러 가닥 줄을 매고 그 줄 따라 뽕나무 숯을 이용한 줄불놀이가 이루어지는데 놓칠 수 없는 장관이다.

탈춤 축제장에 마련된 각종 공연과 전시회, 체험마당을 다 둘러보기가 빠듯하지만 안동까지 방문해서 어찌 탈춤공연장에 마련된 볼거리만 보고 가겠는가? 축제장에서 걸어서 10여분 거리에 고성 이씨 종갓집이며 독립운동의 산실인 ‘임청각’과 안동지역의 전탑을 대표하는 국보 제16호 신세동 칠층전탑이 있다.

그리고 영국여왕이 다녀가 더욱 유명해진, 우리나라 최고(最古) 목조건물인 극락전을 보유한 ‘봉정사’ 등이 다들 가까운 거리에 있다.

Info 가는 길
중앙고속국도 서안동 IC -> 34번국도 안동 방향 -> 안동 탈춤축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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