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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1박2일 주말가족여행] 강릉-동해-삼척 그리고 겨울 바다
[1박2일 주말가족여행] 강릉-동해-삼척 그리고 겨울 바다
  • 박지영 기자
  • 승인 2006.01.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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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보고 찜 먹고 기차와 함께하는 알짜배기 해맞이 여행
[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망망대해가 펼쳐지는 통일공원 앞 해안도로. 2006년 1월. 사진 / 박지영 기자
망망대해가 펼쳐지는 통일공원 앞 해안도로. 2006년 1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여행스케치=강원] 동해안 1박 2일은 겨울에 가면 더 운치 있다. 강릉, 동해, 삼척으로 이어지는 겨울바다와 빨간 해돋이의 장관, 해안을 따라 달리는 기차, 풍부한 동해의 먹거리가 만나 영화 속의 한 장면을 재연한다. 아! ‘욘사마’ 배용준의 <외출>과 ‘라면 먹고 가요~’의 <봄날은 간다> 촬영지도 있으니 즉석에서 영화배우가 되는 건 선택문제?

동해 북부 1박 2일 타임 스케쥴

첫째 날
ㆍ11:30 강릉 도착(수도권 기준)
ㆍ11:50~12:50 정동진역과 타임스토리, 모래시계공원 둘러보기.
ㆍ12:50~13:40 초당 순두부로 점심식사.
ㆍ13:40~14:20 통일 안보공원.
ㆍ14:40~16:00 대관령 옛길과 대관령 박물관.
ㆍ16:20~17:30 경포 호수와 경포대
ㆍ17:30~19:30 해수온천
ㆍ19:30~20:40 대게찜과 활어회로 저녁식사.
ㆍ21:00 숙소 도착(강릉 정동진 하슬라 아트월드)

둘째 날
ㆍ6:30~7:30 하슬라 아트월드에서의 해돋이 쪾
ㆍ7:30~9:00 하슬라 아트월드 예술공원 산책 및 정동진에서 간단한 아침식사.
ㆍ9:10 정동진역에서 9시 20분 출발하는 동해가는 기차탑승.
ㆍ9:50 동해역 도착.
ㆍ10:00~11:00 천곡천연동굴.
ㆍ11:20~12:50 묵호항, 묵호등대와 <봄날은 간다> 촬영지, 어촌마을.
ㆍ12:50~13:50 점심식사 - 동백식당 해물찜.
ㆍ14:10~15:00 추암 해수욕장과 촛대바위.
ㆍ15:10~15:30 삼척 새천년 해안도로.
ㆍ15:40~16:30 <외출>의 촬영지 죽서루, ‘욘사마’의 위상을 실감할 수 있는 <영>카페에서 커피 한 잔.
ㆍ16:50~18:00 해신당 공원과 어촌민속전시관
ㆍ18:00~18:20 공원 입구의 좌판에서 ‘메가리구이’, 감자떡과 오뎅으로 몸 녹이기.
ㆍ18:30 집으로 출발~.

'나 떨고 있니?' 명대사로 기억되는 드라마 '모래시계'. 그 덕분에 일출 장소로 인기있는 정동진 소나무. 2006년 1월. 사진 / 박지영 기자
'나 떨고 있니?' 명대사로 기억되는 드라마 '모래시계'. 그 덕분에 일출 장소로 인기있는 정동진 소나무. 2006년 1월. 사진 / 박지영 기자

1day 11:30 강릉 도착
버스 터미널 뒤편의 강릉시청 18층 홍보관에서는 강릉 시내가 보이는 전망대와 여행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강릉에 왔으니 바다 먼저 봐야하지 않을까? 15분 거리, 정동진으로 향한다.

세계에서 가장 바다와 근접해있는 정동진역은 드라마 <모래시계>의 촬영지로 널리 알려졌다. 기차 탑승객이 아니면 500원의 입장료를 받는다. 태양을 상징하는 모래시계는 지름이 8m, 폭이 3m인데, 모래의 무게만 10톤이며 전체 무게가 40톤이 넘는 세계최대 모래시계이다.

모래가 떨어지는 데 꼬박 1년, 한 해가 끝나는 순간 반 바퀴를 돌려 새로운 한해를 향해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1년에 단 한번 볼 수 있는 볼거리이다.

그 뒤편에는 12월 중순에 오픈하는 타임스토리 박물관이 있다. 다양한 형태의 시간측정 도구를 진열한 전시관이다. 연중무휴로 오전 10시에서 오후 6시까지 개장하며 잠시나마 시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바다 밑 암반수로 만든 초당순두부. 바다내음이 몸속까지 전해져 온다. 2006년 1월. 사진 / 박지영 기자
바다 밑 암반수로 만든 초당순두부. 바다내음이 몸속까지 전해져 온다. 2006년 1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정동진 역 옆으로 즐비한 음식점 중 초당순두부집은 관광안내센터로 지정이 된 곳으로 사장이 직접 관광지 안내도 해준다. 이곳의 순두부는 바다 밑 암반수를 끌어올려 사용하며 옥계 시골장에서 매일 아침 신선한 재료를 가져와 반찬을 만든다.

고소하고 담백한 두부전골, 새치 고기 먹다 재산 말아먹었다는 전설이 있는 새치구이 정식으로 점심 해결.

통일 안보 공원의 안보전시관에 올라서면, 넘실대는 동해바다와 베스트 드라이브구간이 손쉽게 눈앞에 펼쳐진다. 함정전시관에는 지난 96년 무장간첩이 침투하려다 좌초된 325톤급의 잠수함과 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 전쟁 시 사용되었던 4,000톤의 전북함이 그대로 전시되어 있다.

14:40 강릉 대관령
동해바다의 기운을 만끽하고 대관령으로 향한다. 아흔 아홉 구비마다 수많은 전설을 간직한 대관령의 입구에는 대관령 박물관이 자리한다.

고미술품 수집과 연구에 몰두하였던 홍귀숙 선생이 네 방위를 수호하는 사신의 이름을 본따서 지은 다양한 전시실에는 선사, 역사, 민속유물 등 1천 여점이 전시되어 있다.

야외에는 물레방아를 비롯해 남근석 등 각종 석조 미술품과 흐르는 물에 노니는 청둥오리가족들도 심심찮게 보인다. 소나무 숲으로 우거진 박물관 옆의 산책로에는 사색에 잠길 수 있는 벤치와 계곡이 있어 아이들이 뛰어 놀기에도 좋다.

대관령 박물관에서 양떼목장까지는 차를 타고 30분 이내의 거리이다. 양들에게 건초를 먹이는 체험도 있으니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이라면 일정을 조절하여 가보도록 하자. 물레방아 옆의 대관령 옛길에서는 짧은 트레킹도 할 수 있다.

대관령에서 차로 20분 거리의 경포호수는 관동팔경의 제 일경으로 꼽히는 경포대와 어우러져 풍경이 멋이 있다. 호수를 빙 두른 산책로를 자전거를 타고 질주하며 셀 수 없이 많은 청둥오리떼가 노니는 광경을 보노라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경포해수욕장~안목해수욕장까지 2.5km 구간은 양쪽에 소나무가 터널을 이루는 가운데 ‘길 카페’라 불리는 자판기 커피 기계가 죽 늘어서있다. 커피 한잔 뽑아 백사장의 경치를 즐기며 마시는 것도 운치 있다.

경포 워터드림랜드 온천장 모습. 2006년 1월. 사진 / 박지영 기자
경포 워터드림랜드 온천장 모습. 2006년 1월. 사진 / 박지영 기자

17:30 경포 해수온천
강릉에 오기위해 아침부터 서둘렀으리라. 많이 움직여 피곤해진 몸을 동해안의 유일한 해수온천에서 풀어보자. 경포해수욕장과 경포호수 사이, 워터드림랜드 온천물은 수심 630m의 암반층에서 뽑아올린 승인받은 천연 광천수다.

미네랄과 광천성분 함량이 높은 식염천으로 아토피성 피부염과 피부질환에 효과가 있고 류머티스성 관절염 등의 신경통에도 좋다. 먼저 전통방식을 고수한 불 한증막에서 노폐물을 쫙 빼고 난 후 온천물에 몸 담그면 매끄러워진 피부로 해수온천의 효과를 느낄 수 있다.

또 하나 매력적인 점은 4~5인이 들어가는 가족 수면실이 있어 숙면을 취하기 힘든 찜질방의 단점을 보완했다. 24시간 운영된다.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다는 '바위섬' 음식점. 대게, 킹크랩, 랍스타, 털게 등의 요리를 즐길 수 있다. 2006년 1월. 사진 / 박지영 기자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다는 '바위섬' 음식점. 대게, 킹크랩, 랍스타, 털게 등의 요리를 즐길 수 있다. 2006년 1월. 사진 / 박지영 기자

18:30 바위섬 대게찜
한결 몸이 가볍다. 저녁식사는 바로 옆의 <바위섬>에서 하기로 한다.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이곳은 해산물을 싸고 싱싱하게 먹을 수 있다. 4인 가족이라면 바위섬 스페셜을 추천한다.

게 2kg과 광어와 우럭이 담긴 푸짐한 회를 먹고 나면 게 껍질에 밥을 비벼주고 매운탕도 준비된다. 대게, 킹크랩, 랍스타, 털게 등 게 요리 전문점이지만, 활어회를 서비스로 더해 푸짐한 차림이 만족스럽다.

워터드림랜드의 가족실을 포함해 이 주변 모텔은 경포지역보다 저렴하다. 동해의 일출을 고대하며 일찍 잠자리에 든다.

정동진 일출. 2006년 1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정동진 일출. 2006년 1월. 사진 / 박지영 기자

2day 7:00 정동진 일출
강릉에서는 어디서나 일출을 볼 수 있다. 가까이 보기에는 정동진·경포 해수욕장,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기는 하슬라 아트월드, 썬 크루즈 리조트, 사찰인 등명락 가사 등이 있다. 예술가가 만든 예술정원인 하슬라 아트월드.

겨울에는 일출이 오전 7시 10분 경부터 시작되므로 사진촬영을 하려면 서둘러야 한다. 아트월드는 주말만 해돋이를 위해 새벽 6시 반에 문을 열고, 평일에는 8시 반에 연다. 차분하게 내면을 돌아보며 2006년 병술년 붉은 해를 가슴으로 받아들인다.

새로운 각오를 다지며 짧은 순간 한 해 계획을 짜보는 것도 좋을 터. 일출을 본 후 산과 비탈을 이용해 조각 작품을 전시한 곳을 가볍게 산책하면 상쾌한 푸른 기운이 온 몸을 통해 전해져 온다.

정동진역까지 차로 5분 거리지만, 9시 20분 기차를 타려면 너무 지체하지 않는다. 정동진역 주변은 일찍부터 영업하는 음식점이 많다. 동해역 주변은 마땅한 음식점이 없어 택시를 타고 시청주변으로 나가야 한다.

주말에는 정동진역에서 하슬라 아트월드까지 미니버스가 운행된다.

'미워도 다시 한번'의 촬영지로 유명한 묵호등대는 앞은 푸른 바다, 옆은 어달리 어촌 마을이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 속에 흘러간 가요가 나오고 있었다. 2006년 1월. 사진 / 박지영 기자
'미워도 다시 한번'의 촬영지로 유명한 묵호등대는 앞은 푸른 바다, 옆은 어달리 어촌 마을이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 속에 흘러간 가요가 나오고 있었다. 2006년 1월. 사진 / 박지영 기자

9:50 동해역 도착
기차역에서 천곡천연동굴까지는 차로 10분. 동해항 이전에 제1의 무역항이었던 묵호항은 해안을 따라 횟집들이 2km 늘어서 있고 즉석에서 갓 잡은 활어를 바로 먹는 즐거움이 있다.

앞으로 봐도 뒤로 봐도 명태며, 오징어를 말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고, 어판장에서 해풍을 받은 반건조 오징어를 싸게 살 수도 있다. 버스도 하루에 5대만 들어오며 가꿔진 여행지에 비하면 다소 심심하지만, 어촌풍경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푸근함이 있다.

등대에서 어촌마을을 따라 내려오면 보이는 낡은 ‘삼본’아파트는 <봄날은 간다>에서 이영애의 집으로 나왔던 곳이다. 이영애가 유지태에게 ‘라면먹고 가세요’라는 한 문장으로 작업(?)을 걸었던 촬영지에서, 새로운 추억을 만드는 젊은 연인들이 드문드문 보인다.

등대에서 어판장 방향으로 내려가면 동백식당이 있다. 해물탕, 해물찜을 전문으로 한 해물 전문 요리집이다. 대게, 대하, 백합, 꼬막, 골뱅이, 미더덕 등 7가지의 해물이 콩나물과 함께 푸짐하게 나온다.

20명 남짓 앉을 수 있는 공간에다 싱싱한 해물찜을 싸게 먹을 수 있어 점심시간이면 자리가 없다.

차에서 하루 숙박을 하며 겨울바다와 일출을 즐기는 오토캠핑은 특별한 추억을 안겨준다. 2006년 1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차에서 하루 숙박을 하며 겨울바다와 일출을 즐기는 오토캠핑은 특별한 추억을 안겨준다. 2006년 1월. 사진 / 박지영 기자

14:00 삼척 도착
동해에서 삼척 구간도 둘러볼 곳이 많으므로 망상 오토캠핑장에서 하루 숙박하고 여유 있게 돌아볼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유일한 오토캠핑장이며 해수욕장 내에 있고 시설이 잘 되어 있다.

7번국도 변에 자리한 망상오토캠핑장은 산에 자리한 오토캠핑장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탁 트인 망상해변에 숙박도 가능한 캠핑카들이 바다와 마주하고 있는데 근처에 온천도 있고 시설도 좋아 하루 더 묵어볼만한 가치가 있다.

개조한 차인 캐러반은 미리 예약 후 사용가능하다. 7번국도를 타고 삼척 방향으로 가다 보면 추암 촛대바위를 지나 새천년 해안도로로 접어든다. 해안을 따라 시원한 드라이브를 즐기다 보면 신남마을 처녀, 총각의 애절한 사랑 전설이 전해 내려오는 해신당 공원이 나온다.

어촌민속 전시관에서는 성 신앙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 삼척의 특성에 맞게 성민속 문화를 볼 수 있는 신선한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두 곳 모두 절벽 위에 만들어져 해안의 절경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절대 놓치면 안 될 해물찜. 2006년 1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절대 놓치면 안 될 해물찜. 2006년 1월. 사진 / 박지영 기자

내려오는 길에는 좌판에서 파는 ‘메가리’라 불리는 전갱이, 꽁치구이와 감자떡을 먹어보자. 금방 불판에 구워 지글지글 익은 생선을 먹으며 1박 2일, 내키면 2박 3일까지도 연장되는 동해 북부 여행을 별미 먹거리를 먹으며 마무리한다. 한 해의 시작은 여행지에서!

Info 동해 유정청국장
정동진의 일출을 보고 아침도 거른 채 동해까지 와버렸으나 주변에 음식점이 없었다. 동해시청 주변에 맛있는 음식점이 많다는 택시기사의 말을 듣고 갔는데 어디선가 나는 고소한 냄새를 따라 들어간 곳.

노란색 간판이 인상적인 유정청국장은 연탄 화롯불에 구운 화로구이 주물럭을 상추쌈에 싸서 청국장과 함께 먹을 수 있다. 여사장이 친정엄마에게 전수받은 동해식 비법 그대로 만들어 진한 구수함이 느껴진다.

장작불에 콩을 삶아 청국장 띄워 고춧가루, 마늘, 콩가루를 넣어 비율을 맞췄다. 직접 만든 생청국장은 택배로 배달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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