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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달콤쌉사름한 초콜릿 이야기, 초콜릿도 잘 먹으면 건강식품!
달콤쌉사름한 초콜릿 이야기, 초콜릿도 잘 먹으면 건강식품!
  • 박지영 기자
  • 승인 2006.04.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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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달콤쌉사름한 초콜릿은 기분이 우울하거나 몸이 피곤할 때 먹으면 행복감을 준다. 2006년 4월. 사진 / 박지영 기자
달콤쌉사름한 초콜릿은 기분이 우울하거나 몸이 피곤할 때 먹으면 행복감을 준다. 2006년 4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여행스케치=서울] 설탕 보트를 타고 초콜릿 강을 지나 초콜릿이 콸콸 쏟아지는 폭포에서 손가락으로 맛본 초콜릿.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 초콜릿은 인간의 욕망과 쾌락을 부드럽게 자극한다.

달콤함만 좇으려다 초콜릿 강에 빠져 허우적대는 모습이 돈과 명예에 눈이 먼 요즘 세태를 꼬집기도 하지만, 영화 내내 곁을 맴도는 달콤한 초콜릿 유혹은 뿌리치기 힘들다.

초콜릿에 들어가는 술의 원료인 리큐르와 견과류가 정리된 곳. 20096년 4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초콜릿에 들어가는 술의 원료인 리큐르와 견과류가 정리된 곳. 20096년 4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이유 있는 초콜릿의 항변
딱딱해 보이는 고체 덩어리지만, 입에 넣으면 따뜻한 기온과 침에 의해 부드럽게 녹아내리며 찰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초콜릿. 발렌타인데이다 무슨 데이다 해서 초콜릿을 너나할 것 없이 주고받는 세상이지만, 초콜릿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아직 바뀌지 않은 듯하다.

아직도 초콜릿 하면 살이 찌고 이가 썩고 여드름이 벅벅 나는 그런 불량식품쯤으로 취급하니 말이다. 잘 골라 먹으면 초콜릿도 충분한 건강식품이 될 수 있는데….

초콜릿에는 탄수화물이 풍부하고 기운을 주는 카페인과 테오브로민, 건강을 유지하게 하는 칼슘, 나트륨, 철분, 마그네슘 등이 들어있다. 여성들 중에는 한 달에 한번 있는 특별한 주기마다 초콜릿을 찾는 경우가 있는데 몸에서 혈액이 빠져나가 기분도 우울해지고 쉬이 지친 몸이 당을 요구하는 것이다.

달달한 맛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고형 초콜릿바 하나를 다 먹는 사람을 보고 놀라기도 하지만, 그들에게 초콜릿은 때때로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달달한 친구가 되는 것이다.

베이커리, 초콜릿 숍, 카페로 구성된 벨기에와 네덜란드의 전형적인 건축물. 2006년 4월. 사진 / 박지영 기자
베이커리, 초콜릿 숍, 카페로 구성된 벨기에와 네덜란드의 전형적인 건축물. 2006년 4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초콜릿 왕국’의 초콜릿 법안
나라마다 선호하는 초콜릿이 따로 있는데, 프랑스인들은 거무스름한 빛깔의 씁쓰름한 초콜릿, 영국인들은 홍차와 먹으면 부드러운 맛을 내는 밀크초콜릿을 즐겨 먹는다. 우리나라에는 아직까지 초콜릿에 대해 식품이라고 정의한 규정이 없고 전문으로 만드는 곳도 몇 군데 없는 실정이라 전문 숍을 찾기 힘들다.

벨기에에는 초콜릿 관련 법안이 있다. 초콜릿의 주재료인 카카오 버터의 함량이 충분히 들어있지 않으면 초콜릿의 명칭인 ‘Chocolate’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스스로 초콜릿의 왕국을 자처하며 그 명맥을 잇기 위한 노력이 초콜릿의 장인들에게 전해지는 것이다.

또한, 카카오 버터의 대용물인 식물성 섬유를 사용한 초콜릿은‘Chocolate Products’등의 명칭을 쓰도록 강력히 규제하여 소비자들이 구분해서 선택할 수 있도록 방법을 제시한다. 성분 함량과 표시를 정확히 알고 바로 먹게 하기 위함이다.

다양한 형태의 초콜릿. 2006년 4월. 사진 / 박지영 기자
다양한 형태의 초콜릿. 2006년 4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초콜릿 제대로 즐기자!
대용물을 쓰지 않고 카카오 버터로 만들며 카카오 원료 함량이 32~39% 이상 들어간 것은 고급초콜릿으로 분류된다. 카카오 버터 대신 대용물을 조금 섞거나 카카오 버터와 대용물을 소량 섞은 것을 준 초콜릿, 즉 인스턴트 초콜릿이라 하는데, 시중에 유통되는 저가의 초콜릿은 극소량의 코코아 파우더에 대용물을 섞어 초콜릿이 가진 고유의 풍미를 느끼기 어렵다.

라쎄 할스트롬 감독의 영화 <초코렛>은 프랑스 어느 시골마을에 비엔(줄리엣 비노시 분)이 들어와 엄격한 가톨릭 규율 속에 갇힌 채 살고 있는 마을 사람들에게 초콜릿을 판다. 초콜릿을 먹은 할머니, 할아버지를 비롯한 연인들은 그동안 잃었던 사랑의 정열을 되찾고, 마을은 생동감 넘치는 곳으로 변모해 간다.

처음에는 냉대를 받던 비엔은 그녀가 만든 초콜릿 덕분에 마을 사람들에게 환영 받는 존재가 된다. 이른바 ‘초콜릿 엑스터시’라고 불리는 초콜릿의 성분인 ‘트립토판’이 기분을 ‘업’시키는 물질을 분비하기 때문.

달콤한 초콜릿 덕에 생겨난 에피소드를 그리는 영화지만, 사람의 마음도 치료하는 기특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초콜릿. 달콤함과 씁쓸함을 두루 갖추었지만, 이젠 그 달콤함도 가려먹을 때가 온 것 같다.

초콜릿이 무조건 몸에 해로운건 아니다. 들어가는 재료를 잘 보고 섭취한다면 오히려 몸에 좋다. 2006년 4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초콜릿이 무조건 몸에 해로운건 아니다. 들어가는 재료를 잘 보고 섭취한다면 오히려 몸에 좋다. 2006년 4월. 사진 / 박지영 기자

Info 초콜릿에 대한 편견
● 초콜릿을 많이 먹으면 뚱뚱해 진다?
물론이다. 설탕과 버터가 들어있어 양치질하지 않으면 이도 썩기 쉽다. 하지만 고칼로리 식품도 섭취방법에 따라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초콜릿을 식전에 약간 먹어두면 체내에 바로 흡수되고 혈당치가 높아져 전체 식사량을 줄일 수 있다. (설탕 함량보다 카카오 버터가 많이 들어간 초콜릿 기준)

● 여드름이 많이 생긴다?
그렇지 않다. 사람의 체질마다 다르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고급 초콜릿과 일반적인 초콜릿의 차이다. 진짜 재료가 아닌 대용물이 많이 함유된 초콜릿의 경우 아무래도 부작용이 생기기 마련이다.

● 신경안정제 성분이 있다?
그렇다. 초콜릿의 페닐에틸아민이라는 성분은 중추신경을 자극하는 암페타민을 복용했을 때처럼 기분을 전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격한 운동이나 신경을 매우 쓰는 일을 끝낸 뒤, 조그만 일에도 예민해지는 경우 초콜릿을 먹으면 어느 정도 신경을 안정시켜주고 피로를 풀어준다.

초콜릿을 아몬드 크기로 자른다. 2006년 4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초콜릿을 아몬드 크기로 자르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웰빙 초콜릿 만들기. 2006년 4월. 사진 / 박지영 기자

Tip. 3無(색소,방부제,첨가물) 웰빙 초콜릿 만들기
● <가나슈 크림>Ganache Cream (한 입 크기로 만든 고급 초콜릿인 프랄린의 가장 기본이 되며 부드럽고 풍부한 맛이 특징)
재료 : 다크초콜릿 700g, 생크림 300g, 거품기, 냄비, 유선지, 코코아 파우더 (재료들은 서울 방산시장이나 인터넷 베이커리 재료상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① 초콜릿을 아몬드 크기만큼 자르고 생크림 300g을 냄비에 넣어 끓인다.
② 다진 초콜릿 위에 생크림을 넣고 끈기가 생길 때까지 거품기로 잘 섞는다.
③ 쟁반 위에 유산지나 비닐을 깔고 1cm 두께로 넓게 편다.
④ 반나절을 시원한 곳에서 굳힌 뒤 원하는 크기만큼 칼로 자른다.
⑤ 코코아 파우더(100% 성분표시된 것)에 굴린다.
* 생크림이 들어있어 가능하면 일주일 내로 먹는다.

쇼콜라티에 고영주씨. 2006년 4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쇼콜라티에 고영주씨. 2006년 4월. 사진 / 박지영 기자

Interview
“초콜릿의 매력에 빠져보세요” 쇼콜라티에 고영주

<쇼콜라티에>는 초콜릿을 전문으로 만드는 초콜릿의 장인이다. 벨기에 유학 간 남편을 따라 한국어 교사를 하며 초콜릿에 서서히 빠져들었다.

달기만한 초콜릿을 선물로 주는 풍습을 이해하지 못했던 그녀가 초콜릿의 효능과 특성을 알게 되면서 그곳에서 초콜릿 전문가 과정을 수료하고 한국에 돌아와 얼마 전 벨기에 초콜릿 아틀리에를 열고, <real chocolate>을 발간.

개인 숍도 없고 솔직히 돈 벌고 싶지 않으세요?
“초콜릿과 관련된 문화를 한국으로 가져와 알리고 싶었어요. 같은 길을 가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시장이 커지는 게 기뻐요. 경쟁자들이 많아야 서로 발전이 되잖아요.”

이제 막 관심을 가지는 직종이지만, 뛰어난 미각을 갖추고 요리를 좋아하며 창의적인데다 체력이 좋은 사람이면 쇼콜라티에에 도전해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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