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호 표지이미지
여행스케치 12월호
[가을 여행] 체험 여행으로 평생 기억에 남을 가평 로캉스
[가을 여행] 체험 여행으로 평생 기억에 남을 가평 로캉스
  • 김샛별 기자
  • 승인 2019.10.01 18: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평 아홉마지기 마을 입구. 사진 / 김샛별 객원기자
가평 아홉마지기 마을 입구. 사진 / 김샛별 객원기자

[여행스케치=가평] ‘로망의 철도’였던 추억의 경춘선 열차가 사라졌어도 가평은 여전히 청춘들에겐 매력적인 여행지다. 특히나 10월은 더욱더 그렇다. 계절마다 제철 음식을 먹듯, 계절에 어울리는 음악과 여행이 있다. 가을 하늘은 높고, 바람은 선선한 10월. 자라섬에서 3일간 열리는 국제 재즈페스티벌을 비롯해 가평에서만 즐길 수 있는 가을 로캉스(Local+Vancance)를 떠나보자. 

짜릿한 짚와이어 타고 자라섬 한 바퀴
경춘선 대신 ITX를 타고 가평에 도착했다면, 자라섬 입장도 짜릿하고 새롭게 해보는 건 어떨까. 남이섬 가평 선착장에 우뚝 서 있는 짚와이어는 아파트 25층 높이인 80m 타워에서 출발해 자라섬까지 640m를 와이어로프에 의지한 채 무동력으로 활강한다. 

남이섬 선착장에 자리한 가평 짚와이어. 사진 / 김샛별 객원기자
남이섬 선착장에 자리한 가평 짚와이어. 사진 / 김샛별 객원기자
짜릿하게 자라섬 안으로 입장할 수 있는 짚와이어. 사진 / 김샛별 객원기자
짜릿하게 자라섬 안으로 입장할 수 있는 짚와이어. 사진 제공 / 스카이라인 짚와이어
자라섬 남도에서 멀리 보이는 남이섬과 짚와이어의 모습. 사진 / 김샛별 객원기자
자라섬 남도에서 멀리 보이는 남이섬과 짚와이어의 모습. 사진 / 김샛별 객원기자
9월부터 11월까지 가을을 핑크빛으로 물들이는 핑크뮬리. 사진 / 김샛별 객원기자
9월부터 11월까지 가을을 핑크빛으로 물들이는 핑크뮬리. 사진 / 김샛별 객원기자

엄청난 속도에 무서워서 눈을 질끈 감지 않았다면, 수상 레저를 즐기는 이들을 내려다보인다. 웨이크보드, 땅콩 보트 등을 즐기는 이들을 발견함과 동시에 순식간에 자라섬 남도로 떨어진다. 

자라섬 남도 하차장엔 풍경을 작품으로 만드는 커다란 하얀 액자 조형물이 반긴다. 멀어진 남이섬의 풍경을 잠시 감상하고, 뒤를 돌면 꽃동산이 펼쳐져 있다. 

총 4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자라섬 중 남도는 꽃테마 공원으로, 여기저기 색색의 백일홍과 하얗게 핀 구절초가 시선을 잡아끈다. 남도에서 본섬까지 이어지는 화려한 꽃길을 걷다 보면, 핑크빛 파도가 복슬복슬 넘실대는 것이 보인다. 핑크뮬리다.

여름에는 초록색 잎이었다 9월부터 천천히 분홍빛으로 물드는 핑크뮬리는 9월부터 11월, 가을에만 만날 수 있는 억새다. 가을을 사랑스러운 분홍빛으로 물들인 핑크뮬리 안에서 찍은 사진 한 장에 추억도 핑크빛으로 물든다. 

TIP
갑자기 쌀쌀해진 가을 날씨나 겨울이 되었다면, 자라섬 내 실내 식물원인 이화원으로 걸음을 옮겨보자. 온실 속 사계절 푸른 실내정원에는 색색의 나비들이 날아다녀 가볍고 편하게 산책하듯 즐기기 좋다. 

아홉마지기 마을에서의 ‘낯설렘’
새로운 가평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단순히 풍경을 훑고 가는 것이 아니라 직접 로컬 경험을 오감으로 체험하고 ‘낯설렘’을 느껴야 제맛이다. ‘낯선 경험이 주는 설렘’을 뜻하는 ‘낯설렘’을 느낄 수 있는 가평 여행지 중 하나가 아홉마지기 마을이다.

아홉마지기 마을에서는 매년 가을마다 작지만 알찬 차조밭 축제가 열린다. 사진 / 김샛별 객원기자
아홉마지기 마을에서는 짚 풀공예를 체험할 수 있다. 사진 / 김샛별 객원기자
유제순 아홉마지기 마을 사무장. 사진 / 김샛별 객원기자
가평 아홉마지기 마을에서는 9월부터 11월까지 사과따기 체험을 진행한다. 사진 / 김샛별 객원기자

가평 시내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연인산 바로 아래에 위치한 아홉마지기 마을은 여러 농촌 체험프로그램을 경험해볼 수 있는 곳. 특히 가평 특산물인 사과와 잣을 이용한 농사·생활·문화를 조금씩이나마 체험해볼 수 있어 인기다.

사과밭 마을로도 유명한 아홉마지기 마을은 한쪽으로는 빨갛게 익어가는 사과밭이, 한쪽으로는 고개를 숙이며 여물어가는 차조밭이 눈길을 끈다. 

사과체험은 간단하다. 사과를 그냥 당기면 꼭지가 떨어지거나 가지가 부러지기 때문에 꼭지 사이로 손가락을 넣어서 옆으로 당기면 쉽게 딸 수 있다. 또는 초보자를 위해 사과 따는 기계를 이용하기도 한다.

목이 마르면 수돗가에서 사과를 씻어 한 입 베어 먹어가며, 인심 좋은 사과밭 주인이 맛 좀 보라며 건넨 사과즙도 마셔가며 박스에 한가득 사과를 채우면 체험이 완료된다. 이게 얼마나 되나 싶었더니 3kg, 5kg 상자가 금방 찬다. 

가평도 사과가 유명한 줄 몰랐다는 체험객의 말에 유제순 아홉마지기 마을 사무장은 “가평 사과는 일교차가 큰 산간지방에서 재배해 당도가 높고 과즙도 많이 나와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고 소개한다.

그는 “가평은 잣도 유명하다”며 “전국 생산량의 절반에 가까운 잣이 모두 가평 잣”이라고 말한다. 잣의 고장, 가평에서 잣을 맛보지 않고 갈 수가 없다. 특히나 아홉마지기 마을에서는 잣을 이용한 잣찐빵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 특허를 낸 잣찐빵은 이곳이 아니면 만나보지 못하는 진정한 로컬 체험 프로그램이다.

가평의 명물, 잣을 이용한 잣찐빵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아홉마지기 마을
나무에 각자 새기고 싶은 글귀와 그림을 새기는 우드버닝 체험. 사진 제공 / 아홉마지기 마을
가평 아홉마지기 마을은 100년이 넘은 한옥에서 숙박이 가능하다. 사진 / 김샛별 객원기자
사과 모양을 닮은 재미난 펜션에서도 숙박을 경험해 보자. 사진 / 김샛별 객원기자

잣을 갈아 넣은 반죽을 적당한 크기로 떼어내 동글동글 궁굴려 평평하게 만든 뒤, 팥을 넣고 다시 동글동글 모양을 만든다. 속을 만들 땐 숟가락으로 퍼서 넣는 것이 아니라 뒤로 퍼서 팥을 넣어야 깨끗하게 들어가는 것이 팁이다. 그냥 숟가락으로 팥을 퍼넣으면 팥을 넣다 반죽 여기저기에 묻을뿐더러 다질 때도 불편하다. 

솜씨 좋게 팥을 잘 넣은 찐빵의 모양을 예쁘게 잡아주고, 반죽 위에 잣을 두세 개 올려 예쁘게 꾸며준 뒤 잣나무 틀에 잣잎을 넣으면 이제 쪄낼 시간이다. 만들 땐 작아 보여도 30분 정도 발효 과정을 거쳐 쪄낸 찐빵은 2~3배 부풀어 올라 먹음직스러운 영양만점 간식이 완성된다. 한 입 베어 물기도 전에 특유의 고소하고 진한 잣향이 코를 간질이고, 호호 불어 한 입 먹으면, 특유의 잣향과 고소함이 입안에 가득하다. 

TIP
사과따기, 잣찐빵만들기 체험 외에도 아홉마지기 마을에서는 우드버닝, 짚 풀공예 만들기, 수목사냥 올림피아드, 나무물고기목걸이 만들기, 옥수수따기와 고구마캐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가을 숲이 선사하는 치유의 시간
계절별 농작물을 수확하는 체험뿐 아니라 아홉마지기 마을에서는 연인산 숲체험도 떠난다. 마을 앞 용추계곡이 흘러 다리를 건너 시작하는 가평 올레길을 걷고, 연인산 용추계곡을 살피며 잣나무 숲길을 걷는 프로그램이다. 코스별로 시간이 상이하지만, 1~3시간 정도 평탄한 잣나무 숲길을 걸으며 잠시 바쁘게 지냈던 마음 대신 ‘나’에 대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본다. 

잣나무숲길 사이의 나무 테크에서 매트를 펴놓고 가만히 숲을 느껴보는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아홉마지기 마을
아홉마지기 마을 숲 미술체험 중인 모습. 사진 제공 / 아홉마지기 마을
가평 8경 중 제3경에 해당하는 용추계곡. 사진 제공 / 아홉마지기 마을
다목적 캠핑장이 있어 가을 캠핑을 즐기기에도 좋은 연인산 도립공원. 사진 / 김샛별 객원기자

불어오는 숲의 바람과 시원하게 쏟아지는 물소리. 이 풍경 속에 잠시 눕고 싶다는 생각이 들 무렵, 나무 데크가 보인다. 커다란 나무 데크에 준비해간 매트를 깔고 누워 있는 것이 무슨 체험이냐고 할 수도 있지만, 막상 누워 보면 나무 그늘 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과 잣나무들이 스치며 내는 소리, 앞에 흐르는 계곡물 소리가 섞여 그야말로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유제순 사무장은 “여러 숲 체험 중 의외로 숲에 누워서 멍때리는 체험을 가장 좋아하는 것 같다”라며 “명상 음악을 틀어드리는데, 다들 자연의 소리를 듣는 게 더 좋다면서 노래를 꺼달라고 할 정도”라고 말한다. 

아홉마지기 마을의 숲체험에서 좀 더 길을 잇고 싶다면, 연인산도립공원 탐방안내소를 찾아 몇 가지 코스를 더 추천받아볼 수 있다.

이형재 연인산 자연환경해설사는 “용추계곡은 9개의 절경이 있어 '용추구곡'으로도 불리는 곳”이라며 “굽이굽이마다 새로운 풍경이 아름답지만, 가을 여행이라면 제6곡인 추월담과 제7곡인 청풍협을 들려보라”고 추천한다. 연못 같은 소(沼)에 달 밝은 가을밤이 담겨 있다는 뜻의 제6곡 추월담과 푸른 숲이 우거져 푸른 단풍을 물들인 듯한 제7곡 청풍협.

이형재 자연환경해설사는 “용추계곡을 둘러보려면 넉넉히 왕복 3시간 정도를 잡아야 한다”며 “그러나 시간이 부족하다 해도 풍광이 수려하고 아름다워서 가는 만큼 갔다가 돌아와도 괜찮다”며 “주어진 시간만큼 둘러봐도 충분히 여러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레일바이크로 가평 풍경 눈에 담고, 잣고을 시장 구경은 덤!
레일바이크를 타고 가평의 풍경을 만끽하는 것도 좋은 선택지다. 북한강 수면 위로 파란 가을 하늘과 다리, 산이 그대로 비춰 아름다운 풍경의 감탄이 2배가 된다. 힘차게 다리를 굴리면, 가평의 여러 풍경을 만나게 된다. 도로 건널목을 지나고, 일상의 풍경을 지나 숲길을 지나면 예스러운 경강역이 나타난다. 

가평 잣고을 시장 안, 청춘 88열차 푸드박스몰. 사진 / 김샛별 객원기자
가평 잣고을 시장 안, 청춘 88열차 푸드박스몰. 사진 / 김샛별 객원기자
가평 풍광을 천천히 둘러보기 좋은 레일바이크. 사진 제공 / 강촌레일파크

돌아오는 길엔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만나는데, 전동모터의 도움을 받아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구간이 되기도 한다. 잠깐의 자전거 여행을 하는 것처럼, 천천히 가평 경치를 즐기며 함께 탄 이와 풍경을 감상하기도 하고, 여행의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되어준다. 

레일바이크를 타는 곳엔 상설 시장인 잣고을 시장이 늘 북적북적하다.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는 지역 시장 구경인 만큼, 한 바퀴 가볍게 걷다 보면 어느새 양손이 묵직해진다. 특히나 5일, 10일이면 가평 오일장이 함께 서 구경하는 데만도 꽤 시간이 걸린다.

잣고을 광장 안에는 청춘88열차라는 이름의 푸드 박스 8동이 있어 잣닭강정, 잣핫도그 등 청년들의 번쩍이는 아이디어가 담겨 있는 특색 있는 먹거리를 판매하니 놓치지 말자. 

Info 가평 아홉마지기 마을
주소 경기 가평군 가평읍 용추로 238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