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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가을 여행] 속리산 트레킹과 산채비빔밥으로 건강한 가을 여행, 충북 보은
[가을 여행] 속리산 트레킹과 산채비빔밥으로 건강한 가을 여행, 충북 보은
  • 유인용 기자
  • 승인 2019.10.02 1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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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어처공원과 속리산조각공원 등 볼거리 다양한 보은
보은 특산품 대추 따기 등을 체험할 수 있는 북실마을
박 공예, 인두화 그리기 등 가능한 잘산대마을
사진 / 유인용 기자
보은 북실마을은 가을에 찾기 좋은 농촌체험마을이다. 사진 / 유인용 기자

[여행스케치=보은] 교통의 요지에 자리해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차량으로 3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충북 보은. 특히 가을의 보은은 빨갛다. 오동통한 대추와 당도 높은 사과가 붉게 익어가고 속리산은 단풍이 울긋불긋 물든다. 산채비빔밥으로 건강한 끼니도 즐길 수 있는 충북 보은으로 떠나보자.

600년의 역사를 간직한 북실마을
북실마을은 가을의 보은과 잘 어울리는 곳이다. 산골짜기 사이의 평지에 자리한 북실마을에서는 마을 주민 대부분이 농사를 짓고 있어 황금빛으로 익은 논이 넘실댄다. 북실마을은 경주 김씨의 집성촌으로 600년의 역사를 가진 곳이기도 하다. 

좋은 터 때문인지 인물도 많이 났다. 조선 중종 때 조광조와 개혁정치를 준비했던 충암 김정 선생의 고향이 바로 북실마을이다. 또 조선시대 영남학파의 큰 획을 그었던 남명 조식, <토정비결>을 지은 토정 이지함 등이 북실마을을 거쳐갔다. 예부터 효자, 효부도 많이 났다고 하며 서당이나 제실 등이 아직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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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남 북실마을 사무장이 마을 사무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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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꽃이 분홍빛으로 수놓은 북실마을의 풍경. 사진 / 유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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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숙박시설의 내부 모습. 황토로 벽을 칠한 찜질방도 보유하고 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북실마을에서는 다양한 농촌 체험도 운영하고 있다. 봄에는 모내기, 여름에는 복숭아 따기 등을 체험할 수 있고 10월에는 대추 따기나 더덕 캐기 등이 인기 있다. 대추는 보은의 특산품인 만큼 과육이 실하고 당도가 높다.

김기남 북실마을 사무장은 “일반적으로 대추는 흔히 먹는 열매는 아니지만 보은에서는 대추를 사과, 배 같은 과일처럼 여긴다”며 “잘 익은 대추는 당도가 사과보다 더 높을 정도”라고 말했다.

마을에서는 도토리묵이나 케이크 만들기, 천연비누 만들기, 전통 민속놀이도 운영하고 있으며, 저수지 둘레길 걷기, 밤하늘 별 보기 등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사전 요청 시에는 통돼지바비큐, 한방백숙, 청국장, 한정식 등 먹거리도 준비된다. 체험 내용이나 금액은 협의에 따라 유동적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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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북실마을에서 복숭아 따기 체험을 하고 있는 가족들. 사진제공 / 북실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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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실마을에서 통돼지바비큐를 굽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 / 북실마을

김기남 사무장은 “마을이 산에 둘러싸여 있고 축사가 한 곳도 없어 공기가 무척 맑다”이라며 “가족들이나 모임에서 휴양 여행으로 즐겨 찾는다”고 말했다.
마을 사무실 옆으로는 60평 규모의 숙박시설이 있으며 성인 2~30명도 수용 가능한 크기다. 주방 시설을 갖추고 있어 음식을 직접 조리해 먹을 수 있으며 황토로 벽을 칠한 작은 찜질방이 딸려 있어 어르신들에게도 인기가 좋다.

INFO 북실마을
주요체험 과일 수확하기, 산나물 캐기, 천연비누 만들기, 민속놀이 등
주소 충북 보은군 보은읍 종곡길 101

보은의 주요 관광지를 한 눈에
북실마을에서 차량으로 20분 거리에 자리한 보은 미니어처공원은 보은의 주요 관광지들을 미니어처로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공원으로, 본격적으로 보은을 여행하기 전 잠시 들르기 좋다.

사진 / 유인용 기자
보은 미니어처공원의 삼년산성. 적군을 향해 활을 쏘는 병사의 모습이 실감난다. 사진 / 유인용 기자
사진 / 유인용 기자
세조가 보은 정이품송 아래를 지나 행차하는 모습을 재현한 미니어처. 사진 / 유인용 기자

보은의 대표 문화재인 천년고찰 법주사는 거대한 금동미륵대불과 팔상전, 뒤편의 대웅보전까지 고스란히 옮겨놓았다. 3000명의 인부가 3년에 걸쳐 쌓았다는 삼년산성은 튼튼하게 지어진 성벽과 성 밖의 적군들을 향해 화살을 쏘는 병사들, 성벽 아래로 떨어지는 적군들까지 실감나게 조성됐다. 정이품송 아래로는 가마를 타고 지나가는 세조의 행차를 재현했고 구불구불한 말티재 고갯길을 한눈에 보는 것도 재미있다.

우당 고택이라고 알려진 선병국 가옥도 볼 수 있다. 전통적인 건축 기법이 일제강점기를 지나며 변화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어 역사적 가치가 높은 고택이다. 안채와 사랑채, 사당의 세 곳으로 분리된 고택의 풍경을 하늘에서 내려다볼 수 있어 의미가 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류재면 잘산대마을 대표가 박공예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사진 / 유인용 기자
잘산대마을의 마루치자연학교에서 숲 해설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유인용 기자

미니어처공원은 잘산대마을의 한편에 자리한다. 문화 류씨의 집성촌 마을인 잘산대마을은 둥글게 익는 박이 유명한 마을이다. 매해 여름에는 박 축제가 개최되고 박의 겉면을 깎아 조각품도 만들어볼 수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농촌 체험과 인두화 만들기, 마루치자연학교, 인성학교 등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류재면 잘산대마을 대표는 “마루치자연학교는 1년 커리큘럼으로 진행되며 자연에서 만들고 배우는 모든 것들을 직접 겪어보는 프로그램”이라며 “여름에는 물총을, 겨울에는 썰매를 손수 만들어보는 등 각 계절별로 자연친화적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INFO 잘산대마을
주요체험 박 공예, 인두화 체험, 자연학교 등
주소 충북 보은군 산외면 내북산외로 661

보은에 남은 세조의 흔적들
보은은 조선시대 7대 왕인 세조가 요양을 위해 즐겨 찾던 곳이다. 이러한 연유로 보은의 지명이나 관광지 중에는 세조와 관련된 이름들이 몇 가지 있다. 구불구불한 고갯길인 말티재는 고개가 너무 가파른 나머지 세조가 가마에서 내려 말로 갈아탔다는 데에서 이름이 유래됐다. 

사진 / 유인용 기자
세조의 행차 때 스스로 가지를 들어 길을 터 주었다는 보은 정이품송. 사진 / 유인용 기자
사진 / 유인용 기자
속리산 둘레길 중 한 코스인 세조길 입구. 세조길은 비교적 완만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정이품송은 세조의 가마가 나무 아래를 지나가다 가지에 걸릴 것 같아 ‘연 걸린다’고 말하니 나무 스스로 가지를 올렸다고 해 정2품 벼슬을 내렸다는 소나무다. 원래는 우산을 쓴 듯 둥그런 모양새를 보존하고 있었지만 2000년대 들어 눈과 태풍 등 영향을 받으면서 가지가 부러져 반쪽만 남았다. 그럼에도 600년 이상 한 자리를 지켜온 나무인 만큼 맵시가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정이품송은 보은군내에서 말티재를 넘어 법주사로 가는 길목에 서 있다.

속리산 둘레길 중에는 ‘세조길’이라는 코스도 있다. 법주사에서 시작해 세심정까지 이어지는 약 2.62km의 길로, 과거 세조가 직접 걸었던 길이라고 전해진다. 왕복 두세 시간이면 걸을 수 있고 비교적 완만해 속리산 둘레길의 여러 코스 중 방문객이 많은 길이기도 하다. 세조길을 가볍게 걸은 뒤 법주사를 둘러보면 반나절 코스로도 알맞다.

신라시대에 창건된 천년고찰 법주사는 평평한 분지에 자리해 주요 건물들이 일자형으로 배치돼 있다. 사천왕문을 지나 들어오면 왼편으로 금동미륵대불이 먼저 눈에 들어오고 그 앞으로는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유일한 목탑인 국보 제55호 팔상전이 서 있다. 팔상전을 비롯해 법주사 경내에는 쌍사자석등, 석연지 등 국보와 보물이 다양해 천천히 둘러볼 것을 권한다.

사진 / 유인용 기자
법주사에 들어서면 보이는 풍경. 왼편으로는 금동미륵대불이 서 있고 오른쪽은 팔상전이다. 사진 / 유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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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주사 대웅보전의 모습. 보물 제915호다. 사진 / 유인용 기자

INFO 법주사 탐방지원센터
입장료 어른‧대학생 4000원, 청소년‧군인 2000원, 초등학생 1000원
주소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법주사로 84

산채비빔밥거리에서 건강한 한 끼
법주사에서 내려오면 작은 조각공원을 만날 수 있다. 충청권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들이 길의 양편을 따라 즐비하게 세워져 있는 속리산조각공원이다. 공원 한편으로는 속리산에서 흘러 내려오는 시냇물이 흐르고 머리 위로는 나무가 우거져 그늘을 만들어준다. 속리산조각공원은 법주사와 세조길로 올라가는 길에도 볼 수 있고, 등산을 마치고 내려와 마무리를 지으면서 천천히 둘러보기도 좋다.

트레킹으로 허기진 배는 산채비빔밥으로 건강하게 채워보자. 속리산조각공원을 지나 정이품송이 있는 곳으로 내려가는 길에는 양편으로 식당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데 이곳이 바로 산채비빔밥거리다. 속리산에서 자라는 다양한 재료를 넣은 산채비빔밥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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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조각공원에서는 충청권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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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채비빔밥거리에서 맛볼 수 있는 비빔밥. 속리산에서 나는 다양한 산채나물들을 넣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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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채비빔밥거리 인근에서는 빨갛게 익은 대추 등 보은과 속리산 일대에서 난 특산품들을 구입할 수 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능이버섯, 싸리버섯 등의 버섯류부터 취나물, 비릅나물, 당귀까지 식당마다 재료는 조금씩 다르지만 평균 10가지 이상의 산채나물이 들어간다. 인삼 등 약재를 넣은 약초비빔밥을 메뉴로 하는 곳도 있다. 갖은 나물과 고추장을 넣고 쓱쓱 비벼 한 숟가락씩 먹다 보면 한 그릇을 뚝딱 비운다. 보는 것만으로도 푸짐하지만 먹은 뒤엔 배도 든든하고 소화도 잘 된다.

비빔밥거리 주변으로는 속리산과 보은에서 자란 약재와 농산물들을 판매하는 상점도 많다. 가을에 제철을 맞아 빨갛게 익은 대추나 사과, 쫀득한 호박엿과 말린 약재 등을 구입할 수 있다.

한편 속리산 일대에서는 오는 11일부터 20일까지 보은 대추축제가 개최된다. 보은의 청정한 자연에서 자란 명품 대추를 만날 수 있으며 대추왕 선발대회, 대추떡 만들기 등 다양한 공연 및 체험 행사가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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