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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10월호
노들섬에 서면, 한강의 노을이 더 아름답다 
노들섬에 서면, 한강의 노을이 더 아름답다 
  • 조용식 기자
  • 승인 2019.10.04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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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과 음악 중심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나다
‘오랜, 첫 만남 노들섬’이란 테마로 지난 달 28일 개장 
오는 5일 열리는 '서울세계불꽃축제' 명당 자리로 인기
지난 3일 한강 노들섬 다목적홀 숲으로 가는 길에서 바라본 한강의 일몰. 사진 / 조용식 기자 

[여행스케치=서울] 송강 정철은 <노량연수>라는 시에서, 인조 때의 문장가인 이명한도 노을 지는 노들섬을 시로 표현했다. 예로부터 노들섬은 휴식과 힐링의 공간이요, 자연을 벗 삼아 노래하는 문화의 공간이었다. 지난 달 28일 새롭게 개장, ‘자연 생태 숲과 음악 중심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롭게 선보인 노들섬을 다녀왔다.

예로부터 한강 노을의 대명사로 불렸던, 노들섬 
달빛 야행을 위해 노들강(노량진 앞의 한강)을 찾은 송강 정철은 안개 낀 사이로 보이는 나무들과 한강 변의 모래언덕을 보며 <노량연수(露梁烟樹)>라는 시를 남겼다.

漁舟下浦沙(어주하포사)  고깃배는 개펄 모랫가로 내려가고
暝色生江樹(명색생강수)  어둑한 빛이 강 숲에 비춰오는구나
待月欲鉤簾(대월욕구렴)  발 걷어두고 달을 기다리니
淸光恐隔霧(청광공격무)  맑은 빛이 안개에 가릴까 두려워라

안개로 인해 노들강변의 아름다운 정취와 달빛 풍경을 바라보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을 노래한 것이다. 송강 정철이 바라보고 싶었던 노들강변의 모습이 오랜 세월을 지나 일반인에게 공개됐다. 

지난달 28일 새로 개장한 노들섬을 찾은 시민들이 노들강변의 버드나무 사이로 해넘이를 감상하고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노들섬(Nodeul Island) 이정표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는 시민들. 사진 / 조용식 기자
아이콘으로 만든 노들섬 지도. 사진 / 조용식 기자

‘오랜, 첫 만남 노들섬’이란 주제로 지난 9월 28일 새롭게 개장한 노들섬은 자연 생태 숲과 음악 중심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했다. 태풍이 지나간 3일 한강은 해넘이 시간인 저녁 6시를 시작으로 서서히 물들기 시작했다. 

붉게 물든 해는 한강철교 뒤로 떨어지며 어두어지는 하늘을 푸른색에서 보랏빛으로 물들이더니, 마침내 서울 도심을 짙은 주황색으로 물드이며 절정을 이루었다.

신정일 우리 땅 걷기 이사장은 “지금의 한강대교 아래 북쪽으로 용산구와 남쪽으로 사육신 묘가 있는 그 사이를 흐르는 한강에 노량진이라는 나루가 있었다”며 “원래는 흑돌(黑石) 늙은 돌, 노돌(老乭)이라고 불리다가 노들강이 되고, 노량진이 되었다고 하지만, 일설에는 백로가 노닐던 나루터라서 노량진이 되었다고도 한다”고 전했다.  
 
노들이 섬이 된 것은 일제강점기인 1917년 한강 북단의 이촌동과 남단 노량진을 연결하는 ‘철제 인도교’가 세워지면서다. 당시에는 다리가 지나는 모래언덕에 흙을 돋워 다리 높이로 쌓아 올리고, 이곳을 ‘중지도’라고 명명했다.

노들섬에 그려진 수많은 설계도에 종지부
1925년 을축년 대홍수로 유실된 둑을 1934년 복구했을 때, 이 타원형 인공섬(중지도)의 남북 길이는 165m였고, 1958년에는 1만평 정도의 크기였으며, 주변에는 100만평의 ‘한강 백사장’이 형성되어 있었다. 1970년대 한강 개발 속에서 소유권이 민간으로 이전되고 중지도 유원지, 대규모 관광타운 계획이 세워졌지만, 개발이 보류되며 노들섬은 시민들에게 점점 잊혀갔다.

노을섬에 3층으로 조성된 음악 중심 복합문화공간 건물. 사진 / 조용식 기자
뮤직라운지, 레스토랑 등이 들어선 건물을 라이브하우스가 있는 데크에서 본 장면. 사진 / 조용식 기자
데크에서는 공연이나 전시 또는 자유롭게 한강을 바라볼 수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노들마당에서 자유롭게 휴식을 취하거나 놀이를 하는 시민들의 모습. 사진 / 조용식 기자

그리고 2004년 노들섬을 매입해 오페라하우스 건립을 추진했지만, 국제지명초청 설계경기 당선 건축안들이 5000억 원이 넘는 대규모 공사비를 요구하며 계약이 파기됐다. 2008년 ‘한강예술섬’ 사업이 추진되다가 1조원이 넘는 대규모 공사비로 2012년 최종 보류됐다.

노들섬이 다시 개장되기까지는 ‘노들섬 포럼’ 구성과 함께 시민 모두가 언제나 함께 가꾸고 즐기는 장소, 단계적으로 완성하는 방식이라는 원칙이 정해지고, 2015년 6월부터 3차에 걸친 공모를 통해 설계와 운영계획 등을 확정해 지난 2017년 10월 착공, 2년여의 공사 기간을 거쳐 새롭게 재탄생했다.

음악 섬으로 재탄생한 노들섬, 노을 명소로도 인기
한강대교에서 용산 쪽을 바라보고 다리 서편에 새롭게 들어선 ‘음악 복합문화공간’은 기존 노들섬의 자연환경과 어우러질 수 있도록 최대 3층 높이의 건축물을 다양한 레벨로 소박하고 아기자기하게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한강 북쪽에서 바라본 노들섬의 전경. 사진 / 조용식 기자
라이브하우스 1층에 자리한 독립서점 코너. 사진 / 조용식 기자
2층에는 작가들이 원고를 집필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2층 객석에서 바라본 라이브하우스의 내부 장면. 사진 / 조용식 기자
김정빈 노들섬 운영 총감독은 "라이브하우스는 음향과 조명, 악기 시설과 리허설 스튜디오를 갖추고 있어 다양한 무대 연출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사진 / 조용식 기자
노들마당에서 자유롭게 한강을 산책하거나 휴식을 즐기는 시민들. 사진 / 조용식 기자

김정빈 노들섬 운영 총감독은 “한강 위 유일한 대중음악 전문 공연장인 라이브하우스는 음향과 조명, 악기 시설과 리허설 스튜디오를 갖추고 있어 다양한 무대 연출이 가능하다”며 “음악은 물론 책, 패션, 마켓, 미식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통해 노들섬에서 즐거움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음악 복합문화공간을 구성하고 있는 주요 시설은 대중음악 전문 공연장인 라이브하우스, 서점 겸 도서관인 노들서가, 음식문화공간인 엔테이블, 식물공방이 있는 식물도 등이다. 

음악 복합문화공간에서 나와 한강대교 반대편으로 약 3000㎡ 규모의 너른 잔디밭인 ‘노들마당’이 펼쳐진다. 1000명에서 3000명까지 수용 가능한 야외공연장이 되기도 하고, 공연이 없는 평상시에는 돗자리를 펴고 한강을 바라보며 피크닉을 즐길 수 있다. 오는 5일 여의도에서 펼쳐지는 ‘한화와 함께하는 서울세계불꽃축제’를 관람하기 좋은 장소로도 손꼽히고 있다.

한강대교위로 별도의 보행전용교인 '백년다리'가 들어설 예정이다. 사진 / 조용식 기자 
노들섬은 차량 주차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노들섬 정류장에서 내리거나 한강대교를 걸어서 갈 수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노들섬 안내도. 사진 / 조용식 기자
노들섬 안내도. 사진 / 조용식 기자

한편, 서울시는 노들섬 개장과 연계해 시민들의 보행 접근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한강대교에 별도의 보행전용교를 신설하는 내용의 ‘백년다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다리는 정조 임금이 그의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가 있는 화성의 현륭원을 참배하고자 행차할 때마다 배다리를 가설했던 기록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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