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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7월호
[섬플러스⑰] 대나무가 속살거리는 오붓한 섬, 홍성 죽도
[섬플러스⑰] 대나무가 속살거리는 오붓한 섬, 홍성 죽도
  • 조아영 기자
  • 승인 2019.10.14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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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의 유일한 유인도이자 둘레길이 조성된 섬
저마다 다른 풍경 볼 수 있는 세 개의 조망대
바다와 면한 자연 속에서 하룻밤 즐길 수 있어
동바지 조망대에서 바라본 죽도 전경. 사진 / 조아영 기자
동바지 조망대에 올라 바라본 죽도 전경. 사진 / 조아영 기자

[여행스케치=홍성] 홍성의 유일한 유인도인 죽도(竹島)는 천수만 한가운데 자리한 조그만 섬이다. 남당항에서 2.7km 남짓 떨어진 이 섬은 곳곳에 대나무 숲이 우거져 있어 운치를 더한다. 선선한 바람에 사각사각 나부끼는 댓잎 사이를 가르며 섬의 가을을 만끽하러 떠나보자. 

대나무가 많이 자생하는 섬을 흔히 죽도라 하는데, 우리나라에 같은 이름을 지닌 섬은 유인도 9개, 무인도가 50개에 달한다. 홍성의 죽도는 2018년 5월 정기여객선이 개통되며 누구나 쉽게 닿을 수 있는 섬이 되었고, 지난 6월 해양수산부 ‘여름에 썸 타고 싶은 섬’에 선정되며 여행객들에게 더욱 사랑받고 있다. 

풍경 따라, 벽화 따라 섬마을 한 바퀴
여객선을 타기 위해 남당항으로 향하면 낮게 떠 있는 죽도의 윤곽이 어렴풋이 보인다. 손을 뻗으면 잡힐 듯 가까운 거리로, 작은 나룻배와 이장님의 어선을 이용해 섬과 육지를 오갔다던 과거의 이야기가 실감이 난다. 여행객과 주민을 실은 여객선은 15분 남짓 짧은 뱃길을 달려 죽도 선착장에 닿는다. 

선착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방파제에 그려진 벽화가 시선을 잡아끈다. 색이 바래고 지워진 부분도 있지만, 바지락 캐는 풍경, 만선의 기쁨 등 섬 이야기가 담겨있어 정답게 느껴진다. 

사진 / 조아영 기자
길가에 피어난 색색의 꽃이 여행자를 반겨준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사진 / 조아영 기자
22동의 주택 담벼락에 그려 넣은 벽화는 마을의 또 다른 볼거리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사진 / 조아영 기자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를 떠올리게 하는 죽도 주택가의 벽화. 사진 / 조아영 기자

선착장을 벗어나 옹기종기 지붕을 맞대고 있는 주택가로 걸음을 옮겨본다. 길가에는 코스모스와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피어나 있고, 마을경관개선사업을 통해 그려진 담장벽화 또한 드문드문 눈에 띈다.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를 떠올리게 하는 벽화는 소박한 섬 풍경과 조화롭게 어우러져 여행자의 발걸음을 멈춰 세운다. 총 22동의 주택 담벼락에 그려진 벽화를 구석구석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대나무 숲 탐방로에 닿게 된다. 

죽도는 ‘대나무 섬’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신우대라 불리는 가느다란 대나무를 쉽게 볼 수 있다. 대나무 숲 사이로 잘 정비된 탐방로에 들어서면 바람결 따라 댓잎이 스치는 소리만 들릴 정도로 고요하다. 이따금 여행객들의 두런두런 말소리가 섞여 들리기도 하지만, 한적하기는 마찬가지다. 청량한 공기를 담뿍 들이마시며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편안해진다. 

섬 이름에 걸맞게 곳곳에 우거진 대나무 숲을 볼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바닷가에 정박된 주민들의 소형 어선. 사진 / 조아영 기자

여행자에게 곁을 내어주는 대나무는 한때 주민들에게 유용한 수입원이기도 했다. 이희자 홍성군 문화관광해설사는 “죽도 주민들은 30~40년 전만 해도 섬에 많이 자라나는 대나무로 복조리를 만들어 팔아 생계를 유지했다”며 “복조리는 광천장, 남당리 도매상에게 넘기곤 했는데 모산포 방조제가 건설되기 전에는 결성장까지 배를 타고 가서 내다 팔기도 했다”고 설명한다. 현재 대부분의 주민은 어업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으며, 바닷가에 소형 어선이 여럿 정박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죽도
한국해운조합이 제공하는 섬 정보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죽도 중 유인도는 9개이다. 홍성의 죽도를 비롯해 충남 보령시, 태안군, 전북 군산시, 전남 진도군, 고흥군, 영광군, 신안군, 경남 통영시에 같은 이름의 섬이 있다. 경북 울릉군에 딸린 죽도는 유인도로 집계하지 않는다.

INFO 죽도 선착장
주소
충남 홍성군 서부면 죽도길 126

홍성 죽도 지도. 일러스트 / 김지애 디자이너
홍성의 유일한 유인도인 죽도 지도. 일러스트 / 김지애 디자이너
죽도행 정기여객선을 운항하는 남당항 풍경. 사진제공 / 홍성군청
죽도행 정기여객선을 운항하는 남당항 풍경. 사진제공 / 홍성군청

TIP 죽도 가는 배편
홍성 남당항에서 죽도로 들어가는 배는 하루에 평균 2시간에 1대씩 정기여객선 가고파호가 운항된다. 운항시간은 물때와 기상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며 매주 화요일은 휴항한다. 휴항일이 국가 공휴일과 겹칠 시에는 정상 운항한다.
입도시간 오전 9시, 11시, 오후 1시 30분, 2시 30분, 4시
출도시간 오전 9시 30분, 11시 30분, 오후 2시, 3시 30분, 5시 30분
이용요금(편도) 성인 5000원, 학생 4500원, 경로 4000원, 소아ㆍ장애인 2500원(도서민은 50% 할인)
주소 충남 홍성군 서부면 남당항로213번길 25-60

섬 모서리마다 세워진 세 개의 조망대
죽도에는 해발 10m 안팎의 나지막한 봉우리가 세 개 솟아있다. 섬의 모서리마다 자리 잡은 봉우리에는 각각 조망대가 조성되어 있어 시원한 전망이 펼쳐진다. 마을과 조망대를 잇는 완만한 둘레길을 걸으며 다양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섬의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천천히 걸어도 넉넉잡아 두 시간이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첫 번째 조망대는 마을회관에서 출발하거나 선착장에서 이어지는 목제 계단을 이용하면 쉽게 닿을 수 있다. 계단을 오르면 곧장 보드라운 흙길과 솔숲이 나타나며, 숨을 깊게 들이쉬면 상쾌한 솔향이 코끝을 간질인다. 솔숲을 지나 목제 데크길을 따라 10여 분 더 가면 ‘용이 물길을 끊은 섬’이라는 뜻을 지닌 ‘옹팡섬’ 조망대가 보인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선착장 곁에 조성된 목제 계단. 많은 이들이 여행을 시작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사진 / 조아영 기자
만해 한용운 선생의 조형물이 반겨주는 옹팡섬 조망대. 사진 / 조아영 기자
사진 / 조아영 기자
옹팡섬 조망대에서는 죽도의 부속 섬들을 볼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조망대 한편에는 대나무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물인 판다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판다 조형물과 마주 보는 곳에는 시 <님의 침묵>으로 널리 알려진 만해 한용운 선생의 조형물이 자리한다. 선생의 어깨 너머로 탁 트인 천수만 풍경과 그 위로 올망졸망 떠 있는 크고 작은 부속 섬들이 보인다. 이희자 해설사는 “본섬과 근접한 곳에 자리한 큰달섬, 작은달섬, 충태섬은 썰물 때가 되면 진입로가 생겨 걸어서 둘러볼 수 있다”고 말한다. 그중 충태섬만은 유일하게 정상에 소나무 군락이 형성되어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죽도 둘레길을 걸으며 만나는 솔숲. 사진 / 조아영 기자
사진 / 조아영 기자
옹팡섬 조망대 한편에 조성된 판다 조형물. 사진 / 조아영 기자
사진 / 조아영 기자
주택가와 가까운 동바지 전망대에서는 마을 풍경을 담을 수 있다. 사진은 동바지 전망대에 세워진 최영 장군 조형물. 사진 / 조아영 기자

옹팡섬 조망대뿐만 아니라 각 조망대에는 홍성을 대표하는 인물 조형물이 세워져 있어 쏠쏠한 재미를 더한다. 두 번째 ‘동바지’ 조망대는 최영 장군이 칼을 든 채 지키고 있으며, ‘담깨미(당개비)’라 이름 붙은 세 번째 조망대에는 백야 김좌진 장군이 여행객을 반겨준다. 조망대마다 보이는 풍경이 조금씩 달라 각기 다른 느낌을 주며, 주택가와 가장 가까운 동바지 조망대에서는 오붓한 마을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커다란 칠판이 설치돼 먼저 다녀간 이들의 흔적으로 가득한 담깨미 조망대는 너른 바다와 대나무 숲을 감상하기 제격이다.

죽도에서 만나는 또 다른 즐길 거리
담깨미 조망대까지 둘러보고 나면 마을로 걸음을 이어간다. 마을회관 근처에는 횟집과 식당이 여럿 영업 중이어서 신선한 해산물로 만든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짭조름한 갯내음을 품은 바지락칼국수, 얼큰한 우럭 매운탕, 고소하고 걸쭉한 서리태 콩국수 등 다양한 메뉴가 마련되어 있으며, 입맛에 따라 골라 즐기면 된다. 단, 단체 손님이 몰려 식당이 바쁠 때에는 2인부터 주문 가능하거나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옹팡섬 조망대 인근에 커피나 차를 즐기며 식사 메뉴를 곁들일 수 있는 카페도 있어 간단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도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바다를 끼고 걸을 수 있는 해안 데크 산책로. 사진 / 조아영 기자
사진 / 조아영 기자
자연 속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노지 야영장. 사진 / 조아영 기자
사진 / 조아영 기자
죽도 홍보관에는 매점과 화장실 등이 마련되어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죽도는 반나절 만에 둘러볼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섬이지만, 당일치기 여행이 아쉽다면 민박을 이용하거나 야영장의 문을 두드려보자. 섬의 남쪽 끄트머리에 자리한 야영장은 바다와 면해 있어 자연 속에서의 하룻밤을 즐길 수 있다. 야영장 인근에는 매점과 화장실, 노래방 등을 갖춘 죽도 홍보관이 있어 편의를 더한다. 

INFO 죽도 야영장
야영장은 사전에 유선상으로 예약 후 이용할 수 있으며, 데크 시설 이용료는 1박에 3만원, 노지 야영장은 1인당 1만원이다. 
주소 충남 홍성군 서부면 죽도길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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