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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대중교통으로 떠나는 여행, 속초(1)
대중교통으로 떠나는 여행, 속초(1)
  • 김다운 기자
  • 승인 2016.04.28 1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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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바다 사이, 강원 속초를 가다

대중교통으로 떠나는 속초여행 발자취 한눈에 보기

속초고속버스터미널속초중앙시장ㆍ감나무집아바이마을 영금정등대전망대영랑호장사항 어촌계펜션 → 장사항 배낚시체험 → 설악산 국립공원ㆍ신흥사
 

[여행스케치=강원]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다음으로 어려운 질문이 있다. 당신은 바다가 좋은가, 산이 좋은가? 선뜻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면 동해안과 설악산을 두루 품은 속초가 정답이다.

속초 영랑호의 모습. 사진 제공 / 속초시.

속초만큼 가깝게 느껴지는 동해안이 있던가. 친근한 만큼 교통편도 편한 그곳.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는 하루 50여 회,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는 30분 간격으로 꼬박꼬박 속초행 고속버스를 운행한다. 더불어 속초 내에도 시내버스 노선망이 잘 짜여져 있으니 좋은 구경 못 할세라, 얼마 없는 차 놓칠세라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된다.

서울에서 2시간 30분, 속초에 도착하자마자 터미널에서 가까운 속초중앙시장으로 직행했다. 투박한 강원도 사투리가 귓전을 때리고, 동해산 수산물이 싱싱함을 뽐내니 현지의 풍물을 느끼기에 역시 시장이 제일이렷다.

투박한 듯 정겨운 속초중앙시장 풍경. 사진 / 김다운 기자.

벌써 많은 이들이 호떡, 튀각, 감자떡, 수수부꾸미 등 별미 앞에 길게 줄을 섰고, 닭강정 상자를 든 사람들은 중앙시장 안 ‘닭강정 골목’의 유명세를 실감케 한다.

수많은 식당들에 눈빛으로 양해를 구하고 ‘감나무집’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여행자보다 토박이가 즐겨 찾는다는 30년 전통 맛집 감나무집의 메뉴는 오로지 하나, 7000원짜리 감자옹심이다.

항아리에 담겨 나오는 감나무집 감자옹심이. 사진 / 김다운 기자.

푸짐한 양에 식감은 쫄깃쫄깃, 구수한 국물까지 삼박자가 아주 만족스럽다. 가게 입구에 ‘2인분 이상 주문을 받는다’고 쓰여 있지만 인원수에 맞춰 주문해달라는 뜻이지 1인분이 안 된다는 뜻은 아니다.

식사 후엔 속초 관광 필수 코스로 자리 잡은 ‘갯배선착장’으로 향한다. 갯배는 속초시내와 아바이마을을 이어주는 무동력선으로, 설악대교와 금강대교 개통 전까지 두 지역을 잇는 유일한 이동수단이었다.

속초시내와 아바이마을을 연결하는 갯배. 사진 / 김다운 기자.

승선료는 단돈 200원. 양쪽 선착장에 연결된 밧줄을 쇠고리로 끌어당겨 배를 움직인다. 그렇게 도착한 아바이마을은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정착한 곳이다. 함경도식 ‘아바이순대’로 유명하여 마을 안에 순대 골목이 형성돼 있다.

실향민의 고된 삶이 그대로, 아바이마을 벽화. 사진 / 김다운 기자.

아바이마을에서 도보 20분 거리의 ‘영금정’은 본래 거대한 석산이었다고 전해진다. 과거 이 석산에 파도가 부딪혀 거문고 소리가 났다는데, 일제강점기에 훼손돼 지금은 나지막한 바위 터에 후손들이 세운 정자만 자리를 지킬 뿐이다.

과거 석산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가 거문고 소리 같았던 영금정 모습. 사진 / 김다운 기자.

거문고 소리를 잃은 영금정을 굳이 찾아야 하는 이유는 속초 시가지와 바다, 그리고 수묵화 같은 설악산의 능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환상적인 조망의 ‘등대전망대’ 때문이다.

입장료조차 없어 더욱 고마운 등대전망대의 유일한 흠은 진입로가 험하다는 것. 올라갈 땐 동명항 방향을, 내려갈 땐 북동해안 방향을 이용해야 체력 소모가 덜하고 주변 풍경을 오래도록 감상할 수 있다.

속초 바다의 환상적인 조망이 가능한 등대전망대 모습. 사진 / 김다운 기자.

신라시대 화랑인 영랑이 호수의 풍치에 도취해 무술대회조차 잊고 머물렀다는 ‘영랑호’는 봄철 벚꽃 만발한 호반길로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고니와 청둥오리 등의 철새 도래지로도 알려져 있다.

시내에서 설악산으로 가는 길. 벚꽃이 활짝 피어있다. 사진 제공 / 속초시.

배경지식은 이쯤에서 줄이고, 본격적으로 7.8km의 둘레길을 걸어, 아니, 달려보자. ‘자전거타기운동연합 속초지부’와 ‘영랑호리조트’에서 자전거를 빌려준다. 대여료는 1시간에 4000원, 하루 1만5000원 선. 꽃내음 뒤섞인 봄바람 가르며 호반길을 한 바퀴 누비면 이곳을 떠나지 못했던 영랑의 마음이 곧 내 마음이 된다.

여장을 풀 곳은 장사항의 어촌계펜션. 확 트인 바다 전망에 커플룸과 패밀리룸을 고루 갖췄으며 숙박료는 하룻밤에 5~18만원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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