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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세계 작은 도시 산책] 네팔 포카라
[세계 작은 도시 산책] 네팔 포카라
  • 박효진 기자
  • 승인 2014.12.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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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사진 / 박효진 기자

[여행스케치=네팔] 내가 머무는 방의 앞 창문을 열면 만년설을 머리에 인 해발 8000m가 넘는 웅장한 산이 눈앞에 펼쳐지고, 그 방의 반대편 창문을 열면 빙하처럼 맑고 고운 영롱한 호수가 날 반겨준다면 어떤 기분일까. 꿈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라고? 아니다. 네팔의 포카라에 가면 영화에서나 봤을법한 아름다운 풍경이 실제로 눈앞에 펼쳐진다.

카트만두에서 출발한 버스는 목적지인 포카라를 향해 낭떠러지를 끼고 굽이굽이 산길을 돌아 한참을 달리고 또 달린다. 카트만두에서 포카라까지의 거리는 약 200km지만, 도로 사정이 열악한 네팔에서는 버스로 일고여덟 시간은 달려야 도착할 수 있다. 따분함에 문득 차창 밖을 바라보니 저 멀리 히말라야의 만년설을 머리에 인 거대한 산봉우리가 눈에 들어온다. 목적지인 포카라가 가까워졌다는 증거다.

포카라 시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뱀꾼의 코브라 쇼. 사진 / 박효진 기자
포카라 도심 멀리로 보이는 안나푸르나와 마차푸차레. 만년설을 인좌측의 산이 안나푸르나고 가운데 뽀족 솟은 산이 마차푸차레다. 사진 / 박효진 기자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로부터 서북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포카라는 인구 16만 명이 살고 있는 작고 한적한 도시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전 세계 배낭여행자들을 끌어 모으는 매력적인 도시다. 여행자들이 이 도시를 찾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안나푸르나 주변의 히말라야 산악트레킹을 하기 위해서이고, 또 하나는 경치 좋고 여유로운 곳에서 심신을 다 내려놓고 재충전을 하기위해 이 도시를 찾는 것이다.


포카라의 도심은 크게 레이크사이드(lakeside)와 댐사이드(damside)로 나눌 있다. 포카라의 도심 서쪽에는 페와(Phewa)라는 이름을 가진 맑고 투명한 호수가 있다. 히말라야 빙하가 녹아서 만들어진 이 호수가 포카라라는 도시의 이름을 탄생시킨 곳이다. 네팔어로 ‘포카리’는 호수를 뜻하는데, 페와 호수가 이 도시에 있어 포카라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페와호의 동쪽 변에 붙은 도심지가 레이크사이드이고, 페와호의 동남쪽 댐 부근에 접한 곳이 댐사이드로 분류된다. 보통의 여행자들은 게스트하우스와 음식점이 몰려 있고 풍경이 더 좋은 레이크사이드를 선호하지만, 번잡한 곳보다는 한적한 곳을 좋아하는 여행자들은 물가가 저렴한 댐사이드 쪽에 자리를 잡기도 한다. 

대비라는 스위스 여행객이 실종되었다는 데비 폭포. 우기에는 물이 엄청나게 불어 대단한 광경을 보인다. 사진 / 박효진 기자
포카라의 또 다른 진주인 페와 호수. 히말라야 빙하가 녹아 만들어진 호수다. 사진 / 박효진 기자

그렇다면 여행자를 끌어들이는 포카라의 매력은 무엇일까? 포카라의 매력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도 포카라 도심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꼽을 수 있다. 포카라 도심 주변 30km이내에는 안나푸르나(8091m), 다울라기리(8167m), 마나슬루(8156m) 등의 8000m급 고산준봉과 포카라의 상징인 마차푸차레(6993m) 산이 있어 도심 어디서나 사시사철 설경을 품은 웅장한 고봉을 볼 수 있다. 게다가 포카라 도심 서쪽에 자리한 맑고 고운 페와 호수는 포카라의 아름다움에 화룡정점을 찍는다. 도심 주변 이토록 가까운 곳에 높은 산과 맑은 호수가 자리한 도시는 전 세계적으로 찾아봐도 거의 없다. 

포카라 도심 내에도 소소한 볼거리가 많아 데비라는 스위스 여행객이 감상하다가 물에 빠져 실종되었다는 데비 폭포, 동굴 속에 힌두사원이 있는 굽테스와르 마하데브 동굴, 티베트에서 네팔로 망명한 티베트인의 마을 티베트촌, 마차푸차레와 안나푸르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로맨틱한 이름의 사랑곳(Sarangkot) 언덕 등의 관광지가 휴양관광도시로서의 포카라에 명성을 더해준다. 

이 웅장하고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직접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즐길거리가 많다는 점도 또 다른 장점이다. 히말라야의 8000m급 고봉을 등정하는 전문 산악인의 고산 등정은 제외하더라도 짧게는 2박3일부터 길게는 14박15일까지 히말라야와 안나푸르나 주변의 마을을 연계해 돌아보는 히말라야 산악트레킹을 비롯해 사랑곳에서 패러글라이딩을 체험할 수도 있고, 페와호수에서 배를 저으며 호젓하게 즐길 수도 있다. 포카라 도심과 외곽을 가로지르는 자전거트레킹을 즐기는 여행자들도 많다. 

포카라의 매력에 방점을 찍는 마지막 포인트는 저렴한 가격으로 예쁜 게스트하우스에 머물며 맛있는 요리를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네팔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저개발국가로서 물가가 무척 싸다. 게다가 몬순의 영향을 받는 아열대 기후에 속한 탓에 사시사철 아름다운 꽃과 신선한 과일, 채소는 기본이다. 형형색색의 화초로 장식된 예쁜 게스트하우스에 머물며 해 질 녘 안나푸르나와 마차푸차레에 어리는 신비로운 황금빛 노을을 감상하며 신선한 재료로 만들어내는 맛있는 요리는 포카라를 찾는 여행자들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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